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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인터뷰] '집념의 세이브' 곽정철, "오늘 아침 밥이 달더라" 프로야구

한용섭 (onemana***)
2016.04.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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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창원, 한용섭 기자] KIA 곽정철은 3일 우천 취소된 마산 NC전에 앞서 몸을 풀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다 동료들의 핀잔을 들었다. "표정관리 좀 해라." "밤에 아마 혼자 울었을 거야." "인터뷰 하지말고 라커룸으로 곧장 들어가라." 등등. 

무려 5년 넘게 재활을 한 곽정철은 전날 NC전에서 무려 1792일만에 세이브를 거뒀다. 팀 동료들은 축하를 에둘러 농담으로 표현했다. 곽정철은 "싸이클 훈련을 마저 해야 한다"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20분 후 훈련을 마치고 나타난 그의 표정은 환했다. 벌써부터 팬들로부터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참 말을 잘 했다. 오랜 재활을 통해 한층 성숙된 내면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 담겨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복귀전을 하고 하루 지났는데 기분은.

"나는 시범경기 부터 실전모드였다. 나에게 복귀 첫 경기는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다.

-그래도 1792일만의 세이브를 거둔 기분은.

"매일 아침을 먹는데. 오늘은 유난히 밥이 달더라. 마음이 배부르니 밥도 맛있더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는데.

"불펜에서 팬들이 보인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듬성듬성 있었다. 광주에서 아이를 데리고 온 팬이 공을 하나 달라고 부탁했지만, 경기에 나갈거라 주지 못했다. 그 분에게 조금 빚을 갚은 듯 하다."

-재활 기간에 가장 어려운 점은.

"마운드에 못 올라가는 것. 기계와 싸우는 것이 힘들다. 참아야 하니까. 오늘 할 것을 하고 넘어가야 내일, 모레가 있는 시기였다."

-재활 때 한번씩 야구장을 찾았는데. 어떤 느낌이었나.

"너무 힘들 때, 쇠(기계)와 싸우면서 너무 힘들 때 한번씩 갔다. 마음이 흔들릴 때 야구장 가서 상상을 해봤다.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는 것을 생각하니 머리가 삐쭉 서더라. 세리머니도 상상해보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버킷리스트가 있다는데.

"신기하다. 이렇게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는 것도 버킷리스트에 있었다. 실현되니 신기하다. 시범경기 복귀도 바로 이뤄졌다."

-어떤 것들이 아직 남아 있나.

"100가지 중에 36가지 정도는 실현됐다. 기자들과 인터뷰, 시범경기 복귀 등. 아내에게 좋은 남자가 되겠다, 야구는 초심잃지 말자. 나는 이전과 다른 투수가 된다. 안정된 제구력을 가진 투수가 된다 등등이 있다."

-복귀를 자신한 시점이 있나.

"지난해 함폄에서 마무리캠프를 할 때. 1군 마무리를 못 가면서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봤다. 공을 던지면서 아픈 느낌이 없더라. 스스로 주문하고 채찍질하면서 이겨냈다. 100구, 200구를 던지는데도 안 아팠다. 긴가민가했는데 다음날도 안 아프고 연투도 괜찮더라. 투구 후 테이핑이 찢어진 걸 봤다. 아, 아제 몸이 괜찮구나 생각됐다."

-몸이 예전보다 줄은 것 같다.

"체중 조절을 하고 있다. 2009년 우승 당시에는 97kg이었다. 수술 받고 재활 과정에서 104kg까지 나갔다. 내가 좋았을 때 몸무게로 돌아가자고 마음먹었다. 체중을 줄이면 무릎에 하중도 적게 걸리고, 다칠 확률도 줄어들 것 같았다. 지금 96kg에 맞춰놓고 매일매일 체크한다."

-어제 축하는 얼마나.

"메시지가 200통 정도 왔더라. 2군 후배들이 많이 해줬다. 사실 2군 후배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기도 해서 '2군 선수들 힘내라'고 말했는데, 후배들이 메시지도 보내줘도 더 기분이 좋았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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