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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혁, 3년만에 누의공과 실수
KBO리그 35년 통틀어 총 31번
[OSEN=이상학 기자] 우측 펜스를 맞힌 2루타가 졸지에 우익수 땅볼로 바뀌었다. 주자의 누의공과 때문에 타자는 안타 하나를 빼앗겼다.
지난 25일 대구 KIA-삼성전. 1회초 KIA 공격 1사 1루에서 김주찬이 우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로 2루까지 나갔다. 그 사이 1루 주자 오준혁은 3루까지 가며 1사 2·3루 찬스가 만들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삼성 벤치의 어필 이후 오준혁은 아웃 처리됐고, 김주찬의 2루타는 우익수 땅볼이 됐다.
베이스를 밟지 않는 행위 '누의공과' 때문이었다. 1루 주자 오준혁은 2루 베이스 근처에 가서 타구가 안타인지 뜬공인지 확인했다. 타구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1루 돌아가려다 우익수 박한이가 공을 떨어뜨린 것을 본 뒤 3루로 뛰어갔다. 이 때 오준혁의 발이 2루 베이스를 건너뛰었고, 삼성 벤치가 이를 놓치지 않고 어필해서 공과 아웃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첫 번째이자 KBO리그 역대 31번째 누의공과가 기록된 순간.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13년 9월17일 SK 정상호에 이어 3년 만에 나온 누의공과였다. 아직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오준혁이 급한 마음에 주루를 서두르다 베이스를 건너뛰는 실수를 범했다. 상대팀이 어필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규칙이지만 삼성은 공과 어필로 오준혁을 태그아웃시켰다.
오준혁 때문에 김주찬의 안타가 날아간 것처럼 누의공과로 인해 안타가 취소된 것은 최초의 누의공과 사례로 기록된 1984년 9월22일 구덕 삼성전 롯데 김석일 이후로 15번째.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안타 취소, 누의공과 사례는 넥센 채태인의 삼성 시절 흑역사 중 하나로 기억되는 '채럼버스' 사건이다.
2011년 5월3일 사직 롯데전, 1루 주자 채태인은 신명철의 우중간 펜스 향하는 타구에 2루를 밟고 지나간 뒤 뜬공으로 보고 다시 1루로 귀루하려 했다. 그러나 타구가 중견수 전준우와 우익수 손아섭 사이에 떨어지자 채태인은 1루로 가던 길을 멈추고 황급히 3루로 뛰었다. 2루 베이스는 보지도 않은 채였다. 이에 롯데 2루수 조성환이 공을 넘겨받아 공과 어필로 채태인을 태그아웃시켰다. 신명철은 우익수 땅볼로 처리됐다.
누의공과로 홈런이 날아간 일도 있었다. 지난 1999년 4월21일 한화 송지만은 청주 쌍방울전에서 6회 투런 홈런을 때렸지만 홈 베이스를 밟지 않으며 3루타로 인정됐다. 당시 쌍방울 김성근 감독이 나광남 구심에게 강력 어필하며 누의공과로 홈런이 취소된 최초 사례가 됐다. 2003년 8월7일에는 LG 외국인 타자 이지 알칸트라가 문학 SK전에서 7회 투런포을 터뜨렸으나 홈으로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다가 홈 베이스를 지나쳤고, 상대 포수 박경완이 유심히 지켜본 뒤 문승훈 심판에게 어필하며 아웃 처리됐다.
역주행 누의공과도 4차례 있었다. 최초의 사례는 KIA 이종범으로 지난 2006년 5월2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이용규의 좌익수 깊숙한 안타성 타구에 2루를 지나 3루로 질주했다. 그러나 타구가 뜬공으로 잡히는 바람에 다시 1루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2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 유격수 손시헌이 공을 받아 2루 베이스를 찍은 뒤 2루심 조종규 심판에게 어필하며 아웃 선언됐다. 그 이후 2007년 SK 조동화, 2009년 히어로즈 장민석, 2013년 SK 정상호가 역주행 누의공과로 아웃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