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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드래프트 시절 윤명준 이후 최초 대졸 1지명
리빌딩 필요 없는 두산, 불펜 즉시전력 보강 의도
[OSEN=조인식 기자] 시대와 리그를 불문하고 프로야구 구단의 노선은 크게 보면 둘 중 하나다. 당장 우승 혹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리빌딩을 한다. 반대로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있고 우승까지 바라보는 팀들은 ‘윈나우(win now)’ 모드에 들어간다. 지금 이기겠다는 뜻이다.
두산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윈나우 팀이다. 지난해 우승을 거둔 뒤 전력 이탈이 있었지만 공백을 최소화했고, 기존 선수들의 분발로 더욱 나은 성적을 올리며 21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현재 2위 NC에 5경기차로 앞서 희망은 충분하다.
이는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이후 과감히 세대교체를 단행한 결과다. 당시 FA였던 이종욱과 손시헌, 최준석을 다른 팀으로 보낸 두산은 더욱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송일수 전 감독이 사령탑에 있던 2014년 침체기를 겪었지만 김태형 감독이 부임해 팀을 빠르게 재건하며 지금은 기틀이 잡혔다.
1군의 성적은 신인 드래프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리빌딩을 하는 팀들은 길게 보고 유망주 위주의 지명을 하지만,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팀들은 즉시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선호한다. 두산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매년 팀 상황에 따른 선택을 했다.
지난 27일 발표된 2017 신인 1차지명에서 서울 구단 중 LG와 넥센에 이어 3번째 지명권을 가진 두산은 신일고-동국대 출신의 사이드암 최동현(22)을 선택했다. 두산 스카우트팀의 이복근 팀장은 최동현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 즉시전력 사이드암이다. 불펜에서 1이닝 정도는 막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교 1학년 시절부터 많이 던지며 올해 우측 팔꿈치 MCL(내측 측부 인대)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2017 시즌 5월부터는 실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이 팀장의 의견이다. 최상의 결과를 만든다면 개막 1개월 뒤부터 1군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1군 엔트리에 사이드암이 한 명도 없는 두산은 곧바로 투입 가능한 선수를 지명했다.
두산이 대졸 예정자를 1지명으로 선정한 것은 5년 만이다. 전면 드래프트 시절 두산은 고려대의 윤명준을 2012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찍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고교 최고 외야수로 꼽히던 천안북일고의 김인태를 1라운드에 뽑았다. 1차지명 부활 이후엔 고교 정상급 우완투수인 덕수고 한주성, 서울고 남경호, 선린인터넷고 이영하를 차례로 선발했다. 그러나 이번엔 대졸로 돌아섰다.
이번 지명엔 고우석(충암고, LG 1차지명)을 제외하면 탐나는 고졸 자원이 적었던 환경도 영향을 미쳤지만, 팀 상황과 정책에서 크게 동떨어지지 않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했다. 이 팀장은 “타자보다는 투수, 선발보다는 불펜이 부족한 팀 사정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의 말대로 지금 두산은 타자가 필요하지 않다. 선발도 다른 팀에 비해 넉넉하다. 상대적으로 수혈이 필요한 불펜을 보강한 두산은 윈나우 모드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