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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쎈 집중분석] '외야천재' 김호령, 슈퍼캐치의 비결 프로야구

이선호 (onemana***)
2016.06.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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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선호 기자]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9회초 2사3루 롯데 공격. KIA 투수 홍건희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던 롯데 정훈이 가운데에서 살짝 낮게 몰리는 직구를 통타했다. 타구는 그라운드를 반으로 쪼개면서 가운데 담장의 왼쪽을 향해 날아갔다.  맞는 순간 수비시프트 때문에 우익수 쪽으로 치우쳐 있던 김호령이 공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마치 먹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치타 같았다. 김호령은 수십미터를 뛰어가더니 담장 바로 앞에서 몸을 날리며 왼팔을 쭉 뻗었고 하얀 공은 글러브 안으로 쏘옥 들어갔다. 달려가던 스피드를 이기지 못하고 담장에 그대로 부딪혔다. 그러나 그 순간에서도 순발력을 발휘해 몸을 한바퀴 돌면서 충격을 완화했다. 그리고 떨어진 모자를 주어 쓰고 더그아웃으로 뛰었다.  "이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 6-2 KIA의 승리였다. 관중들은 열광했고 KIA 동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 웃었다. 중계를 담당한 캐스터는 "김호령이 잡아냅니다. 슈퍼캐치!"라고 외쳤고 해설위원들을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엄청난 수비네요 정말"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호령의 이같은 명품 수비는 한 두 번이 아니었다. 4월30일 두산과의 광주경기에서는 7회초 1사후 양의지의 빠른 안타성 타구를 잽싸게 달려나와 다이뱅캐치로 걷어내는 묘기를 보였다. 5월 8일 고척돔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끝내기 안타성 타구를 전력 질주해 잡아냈고 끝내는 줄 알고 물을 뿌리러 그라운드로 달려나왔던 넥센선수들을 멋쩍게 만들었다. 

작년 신인시절부터 그의 수비는 명성을 떨쳤다. 유투브에서는 김호령 호수비 모음집 영상도 돌아다닌다. 잡기 어려운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능력은 국내 외야수 가운데 톱클래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타자들이 김호령에게 잡힌 직후 멍하게 김호령을 보는 것은 "십중팔구 안타인데 어떻게 저걸 잡냐"는 억울함의 표시이다. 그렇게 안타를 지우는 김호령은 상대에게는 사신(死神)이지만 KIA 투수들에게는 천사(天使)나 다름없다. 

김호령은 작년 103경기, 257타석만 소화했다. 타율은 2할1푼8리에 그쳤다. 그런데도 연봉이 27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고속상승했다. 타격고과는 낮았지만 수비고과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었다. 작년 운영팀장으로 연봉협상을 맡은 노대권 부장은 "수비에서 고과점수가 대단히 높았다. 수비로 상대방 안타를 지운 것이 많았다. 팽팽한 경기흐름을 유지하거나 뒤집히는 경기를 막는 호수비를 자주 보여주었다. 팀내에서 동일 포지션에 100경기 이상 출전한 유일한 외야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타구에 맞는 순간 동물처럼 반응하는 순발력, 바람처럼 달려가는 스피드, 그리고 인정된 포구 솜씨까지 삼박자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년째를 맞아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고 투수의 구종과 코스까지 생각하며 계산하는 능력까지 보태졌다. 본능적인 수비력에  학습능력까지 겸비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해태시절 중견수 수비의 대가였던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편하게 공을 처리하는 야수였다. 어떤 타구가 가든 몸의 중심을 잡고 잡는다. 미리가서 공을 대기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래서 다이뱅캐치 등 슈퍼캐치같은 장면이 많지 않았다. 그도 빠른 판단력과 센스로 타구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철 위원은 "호령이의 수비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리그에서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 삼성 박해민과 우열을 가르기 힘들 것 같다. 머리 뒤로 가는 타구를 보지 않고 쫓아가서 잡는 일은 아무나 못한다. 어깨는 강하고 좋은데 송구의 정확성을 키워야 한다. 열심히 송구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체의 밸런스를 이용한 송구 훈련을 잘 하면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쉬운 타구를 어렵게 잡는 외야수가 있다. 마치 명품수비를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반대로 어려운 타구를 쉽게 잡는 외야수가 있다. 평범한 수비로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명품이다. 그리고 불가능한 타구를 잡는 외야수가 있다. 진정한 진기명기 수비수이다. 김호령이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게다가 올해는 3할대 타격을 자랑하고 있다. 팀내에서 가성비 으뜸 선수이다. /sunny@osen.co.kr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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