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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는 지난해 강화 SK 퓨처스파크 시대를 열고 장기적인 육성 토대를 닦기 시작했다. 아직 성과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단계는 아니지만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3군 시스템의 정착, 2군 트레이닝 시스템의 정비 등은 현재까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는 과업으로 손꼽힌다.
다만 모든 일이 그렇듯 2군 육성도 결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아래로부터 좋은 선수가 나와야 궁극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 올해 SK는 미완이지만 가능성은 보고 있다.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많은 2군 선수들이 1군에 공급됐다. 물론 1군 주전 선수들의 기량보다는 아직 처지는 것이 사실. 그러다보니 제대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다시 2군에 내려오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2군에만 머무는 것보다는 그래도 낫다”라는 내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윤희상의 부진을 틈타 2승을 기록, 임시 5선발 몫을 비교적 잘 했던 문승원이 투수 쪽에서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최근에는 사이드암 김주한이 맹활약을 펼치며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야수 쪽에서는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은 경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최승준 이진석 김재현 김동엽 조성모 최정용 유서준 임석진 노관현 등 초반에 2군에 있었던 선수들이 한 차례씩 1군 무대를 밟으며 첫 발걸음을 뗀 점은 그나마 수확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 유망주 혹은 2군 선수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이 선수들을 총괄하고 1군 코칭스태프에 추천하는 책임자인 김경기 SK 퓨처스팀(2군) 감독의 어투는 조금 냉정하다. 아직 1군 선수들의 기량에 이르려면 한참 더 남았다는 뜻. “당장 1군에 갈 만한 선수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답은 미뤘다. 다만 당장 추천보다는 9월 확대 엔트리를 보며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투수 쪽에서는 ‘퓨처스팀 에이스’인 우완 조영우(21)가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다. 조영우는 올해 8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 중이다. 5이닝 이전 강판이 단 한 번도 없었고 4실점 이상 경기도 한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안정적인 페이스를 가져가고 있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커브의 각이 좋고 로케이션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현재 페이스가 아주 좋다. 카운트 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다. 투수를 한 지 얼마 안 되는 어깨라 지금은 투구수 90개 정도에서 조절하고 있다. 투수로서의 어깨가 다 형성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지만 조만간 100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닝을 끌어줄 수 있는 능력과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있다. 구속이 4~5㎞ 정도 늘어 140㎞ 중반대만 때려준다면 1군에서도 선발 대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조영우와 더불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들은 드래프트 상위 픽을 받았던 이건욱(21)과 조한욱(20)이다. 아직 경험이 일천한 두 선수는 퓨처스리그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9월(확대엔트리를 의미)에 추천할 수 있는 선발 요원으로 조영우 조한욱 이건욱을 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2군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는다면 분명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들임은 부인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이건욱이 가장 좋아졌다. 이건욱의 경우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한 게 있었다. 그런데 각이 작은 슬라이더와 큰 슬라이더를 모두 던지더라. 그리고 공이 들어오는 라인이 참 좋아졌다. 1차 지명을 한 이유가 있다 싶었다. 이건욱을 최근 선발로 쓰는 이유”라면서 “조한욱은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한 턴씩 쉬게 하고 있다. 어린 선수라 아직은 무리하면 안 된다”라면서 역시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타자 쪽에서는 이미 올라갈 만한 선수들은 한 번씩 1군 무대를 밟았다.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는 김동엽이지만 김 감독은 “갖다 맞히는 스윙이 아닌, 자기 스윙을 해야 한다”라며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고 있는 상황. 나머지 선수들도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의 특별한 장기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2차 1번 지명을 받아 큰 기대를 모으는 임석진(19)도 좀 더 2군 생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5~7번 타순을 오르락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 감고 4번으로 옮겼다. 붙박이다”라면서 “물론 1군에 못 가서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석진이 같은 경우는 차라리 2군서 300경기 이상을 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1군에 올라갔을 때 순간 대처 능력이 생길 수 있다. 1루와 3루를 번갈아가면서 기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불안한 내야의 경우는 마땅한 선수가 없어서 고민이다. 2군 내야수들은 수비가 떨어진다는 공통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김성현이 심리적으로 흔들려 큰 실책을 많이 해서 그렇지, 그만한 유격수를 키워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 공을 던지는 수준이 여기 선수들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내야수들이 1군에서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격은 좋은데 수비가 부족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사실 이는 SK 퓨처스팀 야수 전반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다만 육성선수 신분이었던 노관현 최정용이 최근 차례로 콜업되면서 기존 선수들인 유서준 박계현 조성모 등이 좀 더 긴장하고 경기에 임한다는 점은 김 감독이 뽑는 수확이다. 이제 곧 공익근무를 마치는 내야수 박승욱도 본래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인 만큼 기대를 걸 만한 선수로 뽑힌다. 김 감독은 “얼마 전에 봤는데 몸이 되어 있더라. 성실하고 연습도 많이 한다. 1~2년 안에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눈여겨봤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