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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를 찾아서! 플레이볼

GM수연아빠 (july***)
2015.04.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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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파이브 1

빅매치를 찾아서! 한양캠프와 쏘쿨의 명품투수전

 

2015년의 첫 달력을 넘긴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왔다. 언제나 5월 이맘때가 되면 본의 아니게 가정을 등한시하게 만드는 “동심파괴 프로젝트”인 서울시장기 야구대회가 난지야구장 혹은 신월야구장에서 개최된다. 올 해는 서울시장기와 연합회장기가 서로 순서를 맞바꿔 서울시 야구연합회장기가 4월 18일부터 시작되었고 그나마 야구하는 아빠가 늘 야속하기만 했던 어린이날만큼은 대회 일정이 없다는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럽다고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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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야구하기 더없이 좋은 초여름의 푸르름이 가득했던 난지야구장에서 펼쳐진 서울시 연합회장기 2부 1회전에서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든 명품 투수전이 벌어졌다. 올 시즌부터 선수출신자의 나이제한을 만 45세로 상향조정한 것은 물론 타석에서는 알로이 금속배트 대신 나무배트만을 사용하게 하는 등 규정이 크게 엄격해진 2부대회의 경우 예년 대회에 비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연합회장기 최고의 빅매치 중에 하나로 예상된 강호들의 피해갈 수 없는 토너먼트의 끝장승부, 한양캠프와 쏘쿨야구단의 대회 1회전 맞대결의 현장을 찾아보았다.
 
한양캠프의 이민우와 쏘쿨의 정봉무, 막상막하의 투수전!
 
전국구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정봉무가 이번엔 쏘쿨팀의 소속으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쏘쿨의 전력은 단연 돋보이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에 하나였다. 예상대로 핵잠수함 정봉무는 한양캠프의 강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면서 7이닝동안 탈삼진을 무려 9개를 뽑아내며 이름값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겨울내내 동계훈련을 착실히 하면서 힘을 키운 한양캠프의 선발 이민우는 지금까지 본 피칭 중 감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정봉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란히 7이닝을 모두 소화하면서 완투대결을 펼친 두 명의 선발투수로 인해 경기는 7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었던 명품투수전이 대회 1라운드부터 전개되었고 덕분에 봄볕이 따사로웠던 난지야구장의 그라운드는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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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야구의 고민거리, 만약에 지각선수가 없었다면?
 
쏘쿨은 리드오프 가두영이 몸이 풀리지 않은 한양캠프의 선발투수 이민우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면서 출루한 뒤 2번 타자 김기태가 좌전안타로 흐름을 이어가면서 1회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을 했다. 하지만 클립업 트리오에 포진된 믿었던 중심타자들이 연속 범타로 물러나면서 첫 번째로 얻은 귀중한 찬스를 무득점에 그치고 만다. 반면 한양캠프는 테이블세터진인 강은규와 김현준이 만든 2사 2,3루의 찬스에서 5번 타자 편성준이 중견수방면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선취하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걸음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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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잡을 뻔 한 외야플라이를 아쉽게 포구에 실패한 쏘쿨의 김세훈 감독은 경기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한 원석윤을 곧바로 중견수에 투입하면서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었다. 난지야구장의 특성상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찾으면서 주차문제 때문에 평소보다 30분 이상 서둘러야 함에도 경기시간에 맞추지 못한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만약 원래 팀이 구상한 라인업처럼 찬스에 강하고 외야 수비 범위가 넓은 원석윤이 1회부터 5번 타자와 중견수로 공수에 모두 투입되어 센터라인을 지질수 있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이어졌을지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 틀림없었다. 특히 양팀 선발투수들이 수준급의 제구력과 강력한 무브먼트를 가진 볼 끝을 가진 연타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에이스임을 감안할 때 경기초반 2점의 리드는 일단 한양캠프쪽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한다.
 
낯선 나무배트를 든 선수출신자들도 적응이 필요하다!
 
1회 양 팀이 경기시작과 동시에 한 차례씩의 좋은 찬스를 주고받은 경기였지만 2회부터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찾은 선발투수의 호투 속에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띄게 된다. 쏘쿨이 3회 좌전안타로 출루한 공격의 첨병역할을 수행해 준 김기태가 상대의 내야실책에 편승하면서 천신만고 끝에 홈베이스를 밟으면서 득점에 성공, 어렵게 한 점을 따라 붙었을 뿐 양 팀 투수들은 상대의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으로 모처럼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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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먼저 2점을 내준 쏘쿨의 정봉무가 2회부터 필승의 의지를 다지면서 아웃코스의 홈플레이트를 걸치는 절묘한 제구력의 뱀직구로 기록지에 K를 새겨나가면서 이민우에게 내준 사구를 제외하면서 18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으로 경기를 지배해나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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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경기 내내 보여준 양 팀 선발투수인 정봉무와 이민우의 구위가 워낙 좋았지만 선수출신이 3명이나 뛸 수 있는 2부 경기임에도 이렇게 마운드에서 투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피칭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직 적응기를 갖지 못한 나무배트의 영향이 없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까지 선출들이 도깨비 방망이와 같은 고반발력의 금속배트를 휘두르면서 장타력 한방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일순간에 뒤집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확실히 오랜만에 든 나무배트로는 풀스윙이 쉽지 않고 힘에서 밀린 타구들이 번번이 야수에게 잡히는 경우가 많이 나오다 보니 투수들의 입장에서는 선출의 힘을 의식하지 않고 보다 자신감 있게 몸 쪽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팀의 중심타선을 도맡아 맹타를 선보이던 각 팀의 선출 타자들은 선수생활을 접고 처음 만져본다는 낯선 나무배트의 이질감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독한 타고투저 현상과 선출과 비선출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는 연합회의 결정은 분명 절반의 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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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기관차 정봉무,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다!
 
한양캠프가 1회 얻은 2점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경기는 어느새 7회 마지막 이닝에 도달했다. 경기의 스코어는 여전히 2-1, 무려 탈삼진을 9개나 빼앗으며 호투를 펼친 9번 타자 정봉무가 7회 초 1사 이후에 천금 같은 중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답답한 흐름으로 공격의 활보를 트지 못한 팀 동료들을 대신에 타자로써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누구보다 달리기에 자신이 있다는 빠른 주자 정봉무는 거침없이 2루를 훔쳤고 가두영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마침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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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선발투수들이 7이닝을 홀로 완투하면서 사회인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스코어 2대2의 명품 투수전을 연출한 양 팀의 경기는 결승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법한 수준 높은 경기이자 투수전의 묘미를 안겨 준 경기였다. 양팀 모두에게 2회전 진출의 티켓을 주고 싶지만 토너먼트의 특성상 결국 우열을 가려야만 하는 1회전이기에 운명의 OX추첨을 통해 활짝 웃을 수 있었던 쪽은 한양캠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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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6회 초 쏘쿨의 7번 타자 이준형의 타구가 마이볼을 크게 외친 한양캠프의 1루수 최창우의 미트에 굴절이 되면서 분위기상 큰 위기가 찾아 올 뻔 한 미묘한 상황에서 백업에 들어 온 2루수 김현준이 내민 글러브에 거짓말같이 빨려 들어간 행운의 장면에서 이미 승리의 여신은 한양캠프를 향해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금주의 대세 플레이로 김현준의 "더 캐치"를 선정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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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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