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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보다 흥미만점 플레이볼

GM수연아빠 (july***)
2015.05.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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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보다 흥미만점, 고양시장배 2부 결승전!

 

경기북부 지역에서 생활야구인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야구할 수 있는 최적의 인프라와 환경이 갖추어진 수도권 지자체 중에 감히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고양시, 그리고 야구하기 더 없이 좋은 계절의 여왕 5월, 초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그라운드에 가득했던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고양시의 최강자를 가리는 제12회 고양시장배 2부 결승전이 펼쳐졌다. GBA리그에서 함께 정규시즌을 소화하면서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상대인 조커스 야구단과 텍센 야구단이 마지막 우승을 향한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결전에서 조우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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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양 팀은 2월 28일 리그 개막전에서 만나 서로의 실력을 겨루어 본 경험이 있다. 당시 결과는 너무나 싱겁게도 조커스가 김진철이라는 극강의 에이스를 앞세워 단 1안타의 빈공에 그친 텍센을 13-3의 콜드게임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확실한 기선제압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날의 뼈아픈 패배를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는 텍센의 조규일 감독은 이번 결승전만큼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불러 모아 당시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의 총력전으로 게임에 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조커스의 김현기 감독의 인터뷰에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묻어났다. 경기 전부터 양 팀 선수들의 팽팽한 기 싸움과 신경전으로 불꽃 튀는 명승부를 예고한 고양국가대표 야구장으로 함께 달려가 보자.
 
과연 조커스의 에이스 김진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조커스의 마운드에는 배명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5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쌍방울 레이더스 ‘프로야구 선출투수’ 김진철이라는 언터처블의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었고 텍센에는 이번 대회 예선전에서 단 한 점의 실점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는 ‘미스터 제로’ 송광온이라는 뛰어난 투수가 건재하고 있기에 조커스와 텍센의 결승전은 조심스럽게 큰 점수가 나지 않는 명품 투수전이 예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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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전날인 토요일에 펼쳐진 고양시장배 준결승전에서 배현우가 이끄는 ‘나이야가라’와의 혈전에서 텍센의 에이스 송광온은 팀승리를 위해 3.2이닝을 피칭하면서 체력을 소비한 반면 경기감각을 살리기 위해 경기 후반 단 한 타자만을 여유롭게 상대하며 컨디션 조절에 나선 조커스의 김진철은 오롯이 온전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된 승부의 변수가 발생했다. 역시 평상시 하던대로가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조커스는 에이스 김진철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텍센은 체력소모가 컸던 송광온 대신 리그전에서 패전의 쓰린 경험을 가지고 있던 전희훈을 마운드에 세우는 전략을 내세우며 경기초반보다는 후반부에 승부수를 던져 집중하겠다는 의미가 비춰졌다. 결국 승부의 관건은 직전의 맞대결에세 철저하게 봉쇄당한 텍센의 타선이 조커스의 에이스 김진철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 질 수 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무시무시한 화력쇼를 선보이는 조커스의 방망이
 
경기의 뚜껑이 열리자 조커스는 듣던 것과는 달리 단순히 지키는 팀이 아니었다. 1번 타자 김민석부터 부터 9번 타자 정성진까지 상하위 타선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타석에서 선 아홉명의 타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텍센의 선발 전희훈은 조커스의 선두타자 김민석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후속타자 신원진에게 좌익수 키를 넘는 3루타를 맞고 첫 번째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진 조커스의 중심타자인 최석훈, 임태은, 김기배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면서 1회에만 넉 점을 내준 채 마운드를 심진섭에게 넘겨야 만 했다. 이 때까지 전광판에 새겨진 아웃카운트는 박동규의 외야 희생플라이가 유일했다. 만약 마운드를 넘겨받은 두 번째 릴리프 심진섭이 경기시작부터 활화산처럼 폭발한 조커스의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추가실점을 내준다면 승부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명백한 위기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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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센은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이어 받은 심진섭이 구속을 앞세우기 보다는 절묘한 좌우 코너웍을 내세운 노련한 볼배합과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승부구 삼아 더 이상의 실점 없이 1회 초 수비를 막아낸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게다가 1회말 빗맞은 타구가 라인선상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로 출루한 리드오프 조규일과 1루수의 실책으로 출루한 서용상이 내야를 흔들면서 곧바로 두 점을 만회하며 분위기를 추스릴 수 있었던 것 역시 상당히 중요했다. 하지만 조커스의 김진철은 텍센의 클린업 트리오를 내야땅볼 2개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첫 이닝을 마무리 짓는 좋은 피칭으로 더 이상의 추가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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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를 지키려는 자와 경기를 뒤집으려는 자의 볼 만한 기싸움
 
2점의 리드를 등에 업은 조커스는 2회에도 신원진과 김현기가 만든 찬스에서 4번 타자 박동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고 텍센이 아껴두었던 송광온을 일찌감치 마운드로 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텍센의 벤치는 마운드의 심진섭을 믿고 맡기는 모험을 강행했다. 자칫 결정적인 한방이면 승부의 추가 크게 기울 수 있었던 1사 2,3루의 위기를 텍센이 혼신의 힘을 다해 다시 한 번 모면하면서 사정권내에 점수차이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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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낸 텍센의 조규일이 상대의 집요한 견제에 걸려 아웃되는 장면과 비록 한 점을 추격했지만 적시 3루타를 기록하며 홈을 노리고 있던 김도윤을 중심타선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경기초반의 분위기는 확실히 조커스 쪽이 우세한 상황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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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회 초 조커스가 1사 1,3루의 찬스에서 박동규의 3루 땅볼을 잡아 5-4-3의 병살을 노리는 것으로 판단한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다가 아웃되면서 오히려 5-4-2의 더블플레이로 득점에 실패하며 이닝을 마친 것이 경기후반부의 새로운 양상을 예고하는 복선으로 작용한다. 도망가야 할 때 도망가지 못한 조커스가 주춤하는 사이 텍센은 발야구를 펼치며 1안타와 내야땅볼로 한 점을 추격하면서 어느새 스코어는 5대4의 짜릿한 한 점차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조금 늦은 승부수에 등장한 텍센의 미스터 제로 송광온의 역투
 
결정적인 승부처는 6회 초 조커스의 공격에서 벌어진다. 5회 텍센의 조규일의 빠른발로 한 점을 따라 붙은 상황이었지만 조커스는 정성진이 좌익선상의 2루타로 출루하면서 다시 달아날 채비를 한다. 분명한 투수교체 타이밍이었지만 어쩐일인지 심진섭은 후속타자인 김민석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무사 1,2루의 위기상황이 벌어진 후에서야 송광온이 마운드를 넘겨 받게 된다. 전날 연투의 피로가 남아 있었다고는 해도 결승전임을 감안할 때 두 박자 정도 늦은 송광온의 등판 시기는 혹시나 몸 상태의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법한 경기운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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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조커스의 테이블세터 신원진이 송광온의 빠른공을 상대로 보내기번트를 시도하다가 1루 쪽의 내야 플라이 아웃이 되면서 미리 스타트를 끊은 2루 주자마저 아웃되는 조커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고 경기후반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며 강력한 직구를 뿌리는 송광온은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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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뒤에 찬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텍센은 경기 내내 침묵하던 4번 타자 이형진이 2루타를 뽑아내면서 동점의 발판을 만들었고 슈퍼소닉 이익준의 빠른 발을 의식한 조커스의 내야가 3루 실책을 범하면서 마침내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한다. 6회말 마침내 텍센이 꿈꾸던 스코어 5대6의 대역전드라마가 완성된 것이다.
 
우승청부사, 경기를 지배한 것은 결국 텍센의 리드오프 조규일
 
팽팽한 한 점차의 결승전의 명승부는 이대로 끝이 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중심타순부터 시작하는 조커스의 타순이 좋아보였다. 타격감이 좋았던 3번 타자 김현기가 중전안타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엿보는 사이 8할타자 박동규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센터 앞으로 빠지는 깨끗한 중전안타라고 생각하던 순간 텍센의 유격수 조규일이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발휘하며 몸을 던져 필사적으로 직선타구를 막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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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맞은 직선타가 상대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자 1루 주자 김현기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재빨리 귀루했지만 다이빙 캐치과정에서 글러브에서 흘러나온 타구는 “노캐치 상황”이였고 결국 조커스는 마지막 찬스에서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아웃되는 불운에 땅을 쳐야만 했다. 승리의 여신은 텍센을 향해 미소를 지었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타선을 이끌던 조규일은 마지막 순간 경기를 지배하며 열 두 번째 고양시장배의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프로야구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난 명승부를 펼친 양 팀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도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결승전은 텍센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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