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생활야구 금속배트 규제와 배트 컨퍼런스(上) 플레이볼

GM수연아빠 (july***)
2014.11.21 10:37
  • 조회 31912
  • 하이파이브 2

생활야구 금속배트 규제와 배트 컨퍼런스(上)

 

 최근 언론과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생활야구의 최대 이슈는 금속배트 사용규제에 대한 논란이다. 얼마 전 한국경제신문 김태호 기자가 던진 “규제 없는 사회인야구, 단무지배트 공포”라는 기사가 네이버 메인뉴스에 오르면서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진 반발력이 기준치를 훌쩍 넘는 무시무시한 야구배트의 사용을 전면 규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사실 반발력이 좋기로 소문난 일부 도깨비 방망이로 인한 심각한 부상위험 우려와 사용금지에 대한 이슈는 이전부터 사회인야구를 즐기던 생활야구인들 사이에서는 결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여기에 더해 서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 “반발력만큼은 최고!”라는 주장을 펼치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브랜드를 가진 금속배트 제작사들이 주문자생산방식으로 중국공장에서 찍어내는 야구배트에 대한 과장광고와 가격 거품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 신상야구배트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IMG_6005.jpg
 
과연 논란에 중심에 서있는 생활야구 금속배트의 사용규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금속배트의 과도한 성능에 대한 문제점을 심도 있게 이야기하기에 앞 서 과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앞으로 두 차례의 이슈앤대세를 통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생활야구의 화두! 안전사고 무방비, 단무지배트 경계령

 

지난 7월 서울의 한 사회인야구 리그 경기 중 직장인 A씨가 공에 눈을 맞아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루수였던 A씨는 상대팀 타자가 친 내야 땅볼을 잡으려다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타구 속도가 A씨의 생각보다 훨씬 빨랐던 게 문제였다.


당시 타자는 ‘단무지배트’(사진)로 불리는 노란색 배트를 사용했다. 단무지배트는 일반 배트에 비해 반발력이 좋아 사회인야구 리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야구봉사리그’에서 뛰고 있는 직장인 김지현 씨(31)는 “‘단무지배트가 없으면 필패’라는 공식이 생겨 대다수 팀이 사용하고 있다”며 “노란색 배트로 공을 치면 수비수들이 겁을 먹고 뒷걸음질을 칠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사회인야구에 등장한 ‘단무지배트’에서 비롯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반 알루미늄 소재 배트보다 탄성이 뛰어나 내야 강습 타구가 잦은 탓에 제대로 볼을 잡지 못한 수비수들이 주로 사고를 당한다.(한국경제 2014-10-29 A33면에 수록된 김태호 기자의 원문 내용중 일부)

 
AA_9225616_1.jpg
 
 최근 들어 쳤다하면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어 내는 사기배트로 알려진 이스턴사의 XL1, 이른바 단무지배트로 인해 야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주변의 지인이 실명사고를 당한 사건이 실제로 벌어졌다. 기사속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 온 주말야구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상상하기도 싫은 치명적인 부상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을 고려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데 자성의 목소리에 대한 이견은 결코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쓰지 말라면 뭔가 더욱 특별해 보인다”는 사람들의 잘못된 심리가 반영되어서인지 반발력이 높은 컴포짓 계열의 야구배트로 알려진 이스턴의 노랑 단무지 배트를 일부 리그에서 사용할 수 없게 금지조치를 내림과 동시에 오히려 온라인상에서의 그 인기는 상한가를 치고 있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반발력이 기대이상이라는 입소문이 언론을 통해서 공식적인 인증을 해 준 꼴이 되어 버린 웃지 못 할 해프닝으로 상대의 안전보다는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부작용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물인 셈이다.
 
IMG_2620.jpg
 
 이스턴사의 XL1은 정말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야 할 만큼 특수한 비밀을 간직한 특수한 배트일까? 이 배트는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특수한 유통구조를 가진 배트라고 맹신하고 있는 일부 생활야구인들의 오해와는 달리 배럴자체는 반발력 제한수치인 BPF 1.15를 통과한 미국 내에서 사용가능한 범위내의 배트로 재질과 반발력이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배트자체의 생김새부터 언발란스함이 느껴질 만큼의 극단적인 롱배럴을 채용하여 스윗스팟을 최대한 키우고 배트의 관성 모먼트(MOI)를 극대화시킨 변형된 스타일의 야구배트라고 보는 편이 올바른 시선일 듯싶다.
 
 그리고 가벼울수록 더욱 스윙이 강력해진다는 잘못된 인식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성인이 사용했을 경우 32인치 길이를 기준으로 할 때 시니어용인 -8드롭(좌측)보다는 -5드롭(우측)의 XL1을 사용했을 때 만들어진 타구들이 수비수 입장에서는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사실 정도라는 것으로 요약을 하면 될 듯싶다. 어쩌면 배트에 프린팅된 -5라는 수치와 실제 무게가 크게 다른 독특한 이스턴만의 마케팅 전략이 신비스러움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IMG_4996.jpg
 
2015년은 생활야구 금속배트 규제의 원년이 될 예정
 개인적으로는 반발력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과학적인 실측 자료 없이 단지 안전사고의 발생빈도가 높고 단지 타구의 질이 빠르고 강력하다 라는 주관적인 느낌을 잣대삼아 단무지 배트의 사용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특정배트의 사용금지가 합당한가에 대한 찬반의 논란이 아직 남아있지만 “안전제일”이라는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반영해서인지 생활야구를 관장하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에서는 얼마 전 ‘알루미늄 배트 규제의 건’이라는 한 통의 공문을 산하 기관에 발송하였다. 향후 전국 연합회에서 공식적으로 주최 혹은 주관하는 대회에서는 금속배트의 사용규제를 명확히 하겠다는 분명하고 적극적인 의사 표현으로 보여진다.
 
1415004171572.jpg
 
 앞으로 규제되는 배트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용 방망이는 5드롭 이하만의 것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국민스펙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33inch-28oz 규격의 금속배트는 계속 사용이 가능하지만 33inch-25oz나 32inch-24oz와 같은 극단적으로 길이에 비해 무게를 과도하게 줄인 시니어용 금속배트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카본소재 배트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전야연에 문의해 본 결과 컴포짓 계열의 배트를 카본소재로 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추후에 재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했지만 일단 애초보터 단무지배트의 규제가 목표였다면 배럴부분은 알로이 소재에 손잡이가 카본 재질이 보강된 투피스 형태의 야구배트에 대한 사용규제도 포괄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조항인 불법 개조 배트 사용 금지는 롤링이나 쉐이핑같은 비공식적인 튜닝을 전면 금지한다는 의미를 뜻한다.
 
IMG_2796.jpg
 
 전야연의 입장에서는 증가되는 생활야구경기에서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금속배트의 규제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활야구인들의 야구가방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야구배트는 위의 조항을 지키지 못한 부정배트가 되어 버리는 상황에 놓여 있고 실제로 국내에 유통 중인 배트들의 스펙이나 소재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함과 동시에 현장에서 사용되는 야구배트의 불법개조 여부를 일일이 입증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규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기에 앞 서 명확한 스펙을 밝혀내야 하는 과정과 배트의 반발력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한 정량적인 계량화의 방법 등의 다양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하지만 이 공문이 갖는 중요한 의미는 2015년이 생활야구에서 사용되는 방망이에 대한 규제기준의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원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img_1680.jpg
 
배트에 대한 생각들, 대한민국 야구발전을 위한 배트 컨퍼런스
 이러한 야구배트를 바라보는 좀 더 과학적인 시선이 필요해 진 시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배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들어보기 위한 대한민국 야구발전을 위한 배트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혹자들은 일부 야구용품 제작사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제품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생활야구가 직면한 안전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고 배트규제에 대한 사전지식을 공유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 진 유익한 자리였다는 점이다.
 
DSC_0236.jpg
 
 특정 제품이 좋다 나쁘다 혹은 반발력이 너무 강해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중대한 의사결정을 하기에 앞서서 생활야구인들이 사용 중인 배트가 가진 다양한 지식이 기초되어야 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알루미늄 합금과 섬유재질인 카본으로 구분되는 배트의 기본 재질의 특성과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고 원피스, 투피스와 같이 배트를 구성하는 요소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일부리그에서 시작된 특정 모델에 불과한 단무지 배트의 전면 사용금지라는 성급한 판단은 안전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있어 숲을 보지 못하고 그저 나무만을 바라보는데 그친 마녀사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z2k.JPG
 
 배트의 경우 개인적인 성향에 의해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고 만약 타구의 질이 다른 차원이 다른 배트의 사용을 규제한다면 미국에서 BESR(Ball Exit Speed Ratio)의 필요성을 제기하게 만든 도깨비 방망이의 원조라고 불리는 Z2K에 대한 사용규제부터 검토해봐야 함이 맞지 않을까? 배트 컨퍼런스에 참가한 생활야구인들이 말하는 배트를 고르는 기준점은 반발력이 최우선, 스윙 발란스가 좋은 배트, 당일 컨디션에 따라, 본인의 힘과 스윙을 감안해서, 제작사의 기술력과 신뢰도, 저렴한 가격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달랐던 것처럼 강한 타구를 양산하는 이유가 특정모델에 대한 문제점으로 한정짓기보다는 일단은 현재 유통 중인 야구배트에 대한 명확한 분류와 판정기준부터 차분히 마련해 나가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은 자리였다.
 
우리도 이제는 객관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한 빅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번 배트 컨퍼런스의 자료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금속배트를 사용하고 있는 미국 대학리그의 지난 30년간의 배트의 성능과 타격 트랜드와 관계를 살펴본 결과였다. 타격의 기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던 1986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홈런 수는 배트의 무게제한을 시작으로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에는 길이와 무게에 대한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3드롭 이하의 배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빅배럴의 지름의 최대치를 규정하는 등의 반발력의 규제를 시작한 BESR이 시행된 이후에 게임당 홈런수와 타율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rec272.jpg
 
 어느 정도 감소하던 홈런수와 평균타율이 올라가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컴포짓 배트가 대량으로 풀린 계기가 된 2009년 Composite Bat 사용금지와 2011년 나무배트와 비슷한 성능의 배트를 표준으로 만든 BBCOR 0.5의 기준이 제시되면서 금속배트가 보급되기 시작한 1974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재미난 사실이다. 배트 컨퍼런스에서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면 확실히 금속배트의 사용규제는 경기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고교야구부터 금속배트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국야구는 이러한 빅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리 없다. 과연 어느 정도의 수치가 필요이상의 반발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타격의 재미를 잃지 않는 선에서의 성능에 대한 표준치를 제시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지금 배트의 사용규제를 논하는 우리의 생활야구 관계자들은 균형감 있는 시각과 데이터에 기초한 야구배트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하편으로 계속>


하이파이브 2 공감하면 하이파이브 하세요!

댓글 3

    • 등급 nypsi
    • 2015.09.01 09:43
    • 답글

    안전 제일...연식구도 적극 검토하는 것이 좋을 듯.

    취미로 하는 운동에 실명을 한다든지 안면함몰이 된다든지...이건 좀 오버.

    어릴때 짬뽕도 재밌게 했잖아요.. 안전하게 즐겁게.

    • 등급 KlEDMian
    • 2015.09.22 03:25
    • 답글

    3드롭만 확실히 규제해도 besr bbcor 사실 상관 없음.

    3드롭은 무거워서 못 돌리겠다는 사람들이 막상 주력 배트는 28온스 27온스임. 그럼 31인치 30인치를 쓰면 되는데 배트 길이는 죽어도 33인치여야 하니 한국 사회인야구에서 배트장사만 신이 나는거에요. 현실도 아템빨로 커버치려는 사이버타자들이여...

    말로는 다년간 연구개발 sc합금이지만 현실은 중국 알뱃 뺑끼칠해 파는 사장님들 내년엔 도깨비말고 집행검으로 배트 이름 추천 드려봅니다. 마침 5드롭이니 +5집행검으로 마킹하고 아덴으로 살수있게하면 대박날것 같아요.

    • 등급 박승용
    • 2016.03.30 09:22
    • 답글

    베트규제는 아무의미가 없는거구요 중출~나이풀린선출까지 나무베트 사용하게만 한다면 안전사고 50%는 줄인다고 생각됩니다.
    베트규제보다는 선수조회 시스템을 강화하는게 현실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네요 유령선출이 워낙 많아서 이거 참 ㅋㅋ

등급
답글입력
Top
등급
답글입력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수정취소 답글입력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