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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2011 KBO 신인 드래프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1라운드 지명자를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축하와 환호성으로 가득해야 할 장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에 의아함과 당황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낯섦이 가득했던 그 이름에 팬들은 의문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상무 야구단에 합격했을 때도, 전역 후 유력 마무리 후보로 보고 있다는 감독의 말에도 의구심 섞인 눈초리는 계속됐다. 이를 떨쳐내는 건 오롯이 그 자신의 몫이었으니 스스로 증명해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여러 곡절을 지난 지금, 전광판에 서진용의 이름이 뜨는 순간 인천 SSG 랜더스필드는 믿음과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 찬다. 어느새 흔들림 없는 필승조 투수로 거듭난 서진용은 그렇게 자신의 힘으로 불신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Nahyeon Kim Location Incheon SSG Landers Field
#기다리던 순간
반갑습니다! 2019시즌 100회 특집 이후 대면 인터뷰는 4년 만이네요.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해요. (8월 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SSG 투수 서진용입니다. (처음으로 표지 모델을 하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실감이 잘 안 난다고 해야 할까?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저 인터뷰하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당시 100회 특집 타이틀이 ‘각 구단의 10년을 책임질 선수’였어요. 3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때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성장한 느낌이 있어요. 여유도 좀 생겼고요. 3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어느새 제가 불펜 투수 쪽에선 고참이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7년도 기대해봐도 될까요?) 네, 기대해주세요.
지난 시즌은 아쉽게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어요. 올해를 준비하면서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스프링 트레이닝을 할 때는 모든 멤버가 무조건 우승을 바라보면서 훈련에 임해요. 물론 작년에 아쉬웠던 마음도 있었지만, 늘 해왔던 것처럼 우승을 목표로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수를 줄여나가기 위해 부진했던 것들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떤 부분을 보완하려 했는지 궁금해요.
가장 우선으로 보완하고 싶었던 건 제구였죠.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했고, 제구와 함께 스피드도 놓치지 않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구속에 대한 욕심도 있었거든요. 보다 빠른 볼을 던지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어요.
하지만 결국 빠른 구속을 포기하고 맞춰 잡는 피칭 스타일로 바꿨다고 봤어요.
물론 준비한다고 해도 맘처럼 되는 건 아니니까요. 구속을 늘리는 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결국 스피드는 예전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제구는 좋아졌기 때문에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봐요. 그래서 포기했다고까지는 아니고, 정교한 피칭을 하는 데 신경 쓴다는 뜻으로 얘기했던 겁니다.
과거 슬라이더를 연마하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는 거의 직구와 포크볼을 주로 구사하는 투 피치에 가까워요. 다른 구종에 욕심이 있진 않나요?
다른 구종을 아예 던지지 않는 건 아니에요. 연습 투구를 할 때나 경기 중에도 커브랑 슬라이더는 가끔 던지곤 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 주 무기가 포크볼이니까요.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며 타자와 승부하고 싶을 때는 포크볼이랑 직구를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지금 상태에서 굳이 무리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벌써 올 시즌의 3분의 2가 지나가고 있어요. 체력적으로 무리가 올 시기인데, 요즘 컨디션과 몸 상태는 어떤지 궁금해요.
컨디션은 항상 좋아요. 그런데 불펜 투수라는 역할이 언제 어느 순간에 나갈지 모르는 거잖아요. 그래서 몸 관리를 열심히 해도 시즌 후반쯤 가다 보면 체력이 떨어질 때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팀에서 잘 관리해준 덕분에 꾸준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크게 무리하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3연투를 하기도 하고,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때도 많았어요.
아프지만 않으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어요. 3연투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고요. 일단 지금 마무리 보직에 있으니 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감독님, 코치님께도 던질 수 있을 때는 던지겠다고 항상 말해요. 몸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는 끝까지 책임지고 싶습니다.
또 SSG 불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 중이에요.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매일 물어보세요. ‘몸 상태가 어떠냐, 오늘 좀 힘든 상태면 하루 쉬게 해주겠다’ 하고요. 그렇게 관리를 해주시기 때문에 저 자신도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힘들다고 해서 쉰 적이 있나요?) 아뇨, 제가 말해서 쉰 적은 없어요. 전날 던진 개수가 많았을 때 한번 먼저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적은 있어요. 오늘은 무조건 경기에 나가지 않는 날이라고. 그렇게 쉰 적은 있습니다.
여름철에 특별히 하는 체력관리가 있다면?
옛날에는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결국 꾸준히 운동하는 게 답이더라고요. 웨이트 열심히 하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팀에서 준비해주는 비타민 음료도 잘 챙겨 먹고 있고요. (따로 보양식 같은 거를 챙기는 편은 아닌가요?) 네. 저는 음식이라면 다 잘 먹는 편이라서요. 그냥 밥이 보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초반 얘기를 해볼게요. 4월 3일이 첫 등판이었는데, 구위가 아직 올라오지 않아 조금 불안한 모습을 보였어요. 당시 컨디션이 어땠나요?
그때 당시에는 밸런스가 잘 맞지 않은 느낌이 강했어요. 그래서 제 공을 제대로 던질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요?) 그냥 많이 던지는 게 방법이더라고요. 경기에 자주 나가게 되면서 예전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걸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지금까지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5월 17일 마무리였던 김택형이 부상으로 내려가면서 마무리 자리가 비게 됐어요. 본인이 맡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솔직히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제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경험이 조금 더 있으니까요. (웃음)
결국 마무리 보직을 이어받았을 때 심정은 어땠나요?
‘아, 역시 나구나’라고 먼저 생각이 들더라고요. 걱정도 물론 살짝 들었지만 어렵게 여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 편한 기분으로 던지다 보니 결과도 계속 좋게 나오더라고요. 덕분에 자신감도 꾸준히 쌓였고요. 그렇게 저도 제 공을 믿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전반기 SSG는 불펜이 약하다는 평이 많았어요. 홀로 지탱하느라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불펜이 약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전반기만 어떻게든 버텨보자! 했습니다. 후반기에는 돌아올 선수들이 있었잖아요. 다행히 다들 건강히 돌아왔고, 전반기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 오히려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말한 것처럼 노경은과 박종훈, 문승원이 차례차례 합류했어요. 투수진에 많은 힘이 될 것 같은데요.
정말 편합니다. 확실히 연투나 멀티 이닝을 하는 경우가 없어지면서 부담도 덜었고요. (선후배 관계는 어떤가요?) 전부 돈독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죠. 7회나 8회쯤 점수가 크게 벌어져 있지 않으면 누가 나갈까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웃음) 서로 힘이 돼주는 관계라고 말하고 싶어요.
올해 생애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어요.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아, 지금까지 그거밖에 못 했나?’였어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올해 잘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안심도 됐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해야죠.
또 승리가 6개나 있어요. 두 자릿수 승리, 홀드, 세이브를 기대해볼 만한데 어떻게 보고 있나요?
생각을 안 하고 있진 않습니다. 솔직하게 욕심도 있고요. 하지만 불펜 투수가 승을 챙기는 상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승부가 나지 않은 상태로 동점 상황에 올라갔다거나 혹은 제가 블론을 했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좋겠지만 목표로 두고 있진 않습니다.
요즘 타이트한 시합이 잦아 피로도도 더 높을 것 같아요.
1, 2점 차 경기에서 엄청나게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오히려 긴장을 많이 할수록 더 좋은 공을 던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피로할 때도 있지만, 좋은 결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2017시즌부터 많은 감독이 마무리로 키우고 싶어 했잖아요.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는데, 이제는 완벽하게 안착했다고 봐도 좋을까요?
아뇨, 저는 아직도 멀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확실히 마무리에 안착하려면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몇 년은 유지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그냥 마지막 투수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 마무리 위치에 있고 싶은 거네요?) 네. 투수를 시작할 때부터 선발보다는 마무리 욕심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몇 번 실패하다 보니 미련을 내려놓으려고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 같은 기량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의 플레이에 점수를 매겨본다면?
올해만 얘기하는 거죠? 그렇다면… 65점을 주겠습니다. (활약한 거에 비해 너무 낮지 않나요?) 아뇨. 아직 갈 길이 멀었거든요. 저 스스로는 이것도 높게 줬다고 봅니다. 시즌이 끝나면 100점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계속 나아가다 보면
올해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는데,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사실 2019시즌에도 감독님 추천으로 나갈뻔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도 많은 경기를 소화하던 상태라 쉬고 싶기도 했고, 투표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하셔서… 거절할 수 없어 나간 것도 있지만 기분은 좋았죠. 감독님 추천이라도 아무나 나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잖아요. 그래도 언젠가는 꼭 투표로 나가고 싶습니다.
구단 유튜브에서 슈퍼레이스 비하인드를 봤는데, 원래는 박성한과 포지션이 반대였다고요?
맞아요. 제가 그날 성한이보다 조금 늦게 갔거든요. 도착해보니까 성한이가 이미 포지션 다 결정해놓고 형 편한 거 하시라고, 자기가 무거운 낙하산 매달고 뛰는 거 선택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비도 내린 상황에서 올라가는 게 더 힘든 것 같은 거죠. 그래서 다시 제가 낙하산 매달고 뛰는 걸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성한이가 와서 어떻게 아셨냐고, 들켰다고 너스레를 떨어서… 꿀밤 한 대 먹여줬습니다.
2018시즌 우승 때 활약한 게 없어 마음에 걸린다는 인터뷰를 했어요. 올해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 같은데 어떤가요?
물론 우승은 너무나도 기뻤지만, 그때는 스스로한테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어요. 전반기는 괜찮은 플레이를 했는데 후반기에 무너지다 보니 가을야구에서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까요. 올해 한국시리즈에 가게 된다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활약을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상상한 것도 있긴 한데, 우승을 결정짓는 투수의 모습이 정말 멋있잖아요. 2018시즌에도 (김)광현이 형이 멋지게 끝냈고요. 그걸 보면서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어떨까, 혹시 내가 마지막으로 던져서 우승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 혹시 상상해 본 것이 있나요?
무릎 꿇고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부끄) 근데 그러면 선수들이 달려 나올 때 함께 안아주거나 호응해주지 못하잖아요. 만약 혹시라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생각할 틈도 없이 제 몸이 멋대로 움직이지 않을까요.
SSG가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시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1위 유지)에 도전 중이에요. 팀원 모두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더 으쌰으쌰하는 것도 있지만, 1등 자리를 지킨다는 건 꽤 부담되는 일이기도 해요. 저희는 쫓기는 처지이잖아요. 2위, 3위 팀도 강팀이라 계속 올라오고 있고요.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가 2위 키움 히어로즈전이었는데, 선수들끼리 다른 경기와 똑같다는 마음으로 하자고 했어요. 승차가 얼마가 되든, 우리가 잘해서 이기면 되니 신경 쓰지 말자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정말 많아요. 지금 1군에 있는 택형이부터 시작해서 (최)민준이, (장)지훈이, (오)원석이까지. 이 친구들은 이미 너무 잘해주고 있고요. 가끔 1군에 올라오는 친구들도 다 괜찮은 기량을 지니고 있다고 봐요. 전부 좋은 투수라 한 명 콕 짚을 수 없습니다. (그런 후배들에게 해주는 조언이 따로 있다면?) 그냥 후회 없이 던지고 가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요.
#어느덧 여기까지
김원형 감독이 코치로 있었던 시절 애지중지 키우며 상무까지 보낸 일화가 유명해요. 당시 어떤 관계였는지 궁금해요.
제가 처음 입단했을 때 감독님이 선배님으로 계셨거든요. 같이 캐치볼도 자주 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본받을 게 많은 선배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은퇴하면서 바로 코치님이 되셨죠. 어떻게 보면 제가 첫 제자였거든요. 그래서 저를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좋았던 기억밖에 없어요. 상무 갔을 때 제가 등번호 16번을 단 것도, 김원형 감독님을 롤 모델로 삼고 존경하는 마음에서 한 거였고요. (감독과 선수로 다시 만났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이제 좀 어려워지겠구나 싶긴 했어요. (웃음) 예전처럼 편하게 장난치는 관계가 될 순 없잖아요. 다행히 편하게 대해주시고, 이제 2년째다 보니 지금은 어려운 점은 별로 없습니다.
팬서비스가 굉장히 좋은 편인데, 본인만의 팬서비스 철학이 있다면?
야구는 시즌이 길잖아요. 추울 때도 있고 더울 때도 있는데 항상 오셔서 응원해주시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알아요. 그만큼 감사하게 느끼고 있고요. 그래서 해드릴 수 있는 건 다 해드리고 싶어요. 사인은 물론, 같이 사진 찍는 것도요. 또 불펜에 있을 때 팬분들이 저를 찍고 있는 게 느껴지면 장난도 치고 하거든요. 웃어준다거나 일부러 정색하기도 하고. 재밌고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어느덧 베테랑의 반열에 올랐어요. 신인 때와 지금의 서진용은 어떻게 다른가요?
일단 나이를 먹었고요. (웃음) 체격도 더 커졌고, 정신적인 면에서 성장한 면도 있다고 느껴요. 언젠가부터 후배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까 고민하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해요.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꾸준히 자라고 있었구나 싶습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나요?
훗날 은퇴하더라도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현역일 때는 경기에 나오니까 계속 이름이 불리잖아요. 하지만 나중에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 오지 않아도, ‘아, 서진용이라는 선수가 있었는데 참 잘했다’ 그런 말을 듣고 싶네요.
벌써 SSG과 10년 넘게 동행중이에요. 본인에게 팀 SSG는 어떤 의미인지?
저는 고향이 부산인데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바로 인천으로 올라와 계속 사는 중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제2의 고향처럼 느껴져요. 이제 여기가 집이고 편안한 마음이 듭니다. SK 와이번스 시절 때부터 지금 SSG 랜더스까지. 제 인생의 커다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어느덧 후반기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우리 선수들과 팬분들의 마음이 같다고 봐요. 우승이라는 목표 하나를 위해 쉬지 않고 계속 달려가겠습니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승리라는 기쁨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기가 무사히 승리로 끝나고 방송사의 수훈 선수 인터뷰는 보통 결승타를 친 타자, 혹은 승리를 거둔 선발 투수에게로 돌아간다. 불펜 투수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선발이 내려간 자리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야 결국 팀이 이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날의 MVP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스포트라이트가 잘 비추지 않는다. 8월 중순 기준 서진용은 75경기 출전 페이스를 보이며 단 1번의 패전을 기록했다. 144경기의 절반 이상에 나서며 팀의 수많은 승리를 돕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그의 방송사 인터뷰를 찾아보긴 힘들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자리가 불펜 투수라고 말한다. 셋업맨이든, 마무리든 그저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고 팀의 승리를 도와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그런 꾸준함이 어느새 그를 믿을맨으로 성장시켜준 건 아닐까. 모두를 수군거리게 했던 지난 11년 전 팀의 선택이 절대 틀리지 않았음을, 아니 옳았음을 그는 매일 증명해내고 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7호 (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