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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KIA 타이거즈 김현수 DUGOUTV

dugout*** (dugout***)
2020.03.13 13:07
  • 조회 2608
  • 하이파이브 1

 

꾸준함이 매력인 야구 모범생

 

세상에 이름 석 자 알리기란 참 힘들다. 그런데 여기 다양한 이유로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린 스물 한 살의 선수가 있다. 대선배와 이름이 같은 탓에, 또 다른 선배의 보상선수가 된 탓에. 바로 KIA 타이거즈 김현수의 이야기다. 사실 그는 실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유망주다.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 받았고, 고졸 신인임에도 지난해 1군에서 잠깐이나마 가능성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0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호랑이 군단의 유니폼을 입게 돼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스프링 캠프에서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꾸준함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김현수의 무한한 가능성을 미리 들여다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송서미 Location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 & 스위트 포트마이어스


김현수_(4).jpg

 

2019시즌 퓨처스 성적

 

경기

이닝

피안타

볼넷

피홈런

실점

자책점

ERA

23

47.2

3

2

49

22

5

34

31

5.85


#두 번째 스프링 캠프

 

만나서 반갑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인터뷰예요. (2월 9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이제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 2년 차 투수 김현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LG 트윈스 김현수와 이름이 같아요.

데뷔 첫 상대 타자가 김현수 선배님이셨어요. 제겐 그저 존경스러운 분이죠. (첫 타석 결과는요?) 안타 맞았어요. (웃음) 그날 긴장을 엄청 했거든요. 끝나고 반성을 많이 했어요.

 

2019년에는 롯데에서, 올해는 KIA에서 스프링 캠프를 오게 됐어요. 고졸 신인인데도 2년 연속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게 됐는데 기분이 어때요?

정말 좋아요. 1군 캠프에 와서 가장 좋은 건 선배님들과 운동을 한다는 거예요. 몸 관리하는 방법부터 루틴까지 배우는 것도 다양하고 도움도 많이 돼요.

 

지난해와 올해, 캠프에서 스스로 달라진 점이 느껴지나요?

멘탈이 가장 달라졌어요. 1년 차에는 감정 기복이 심했어요. 잘 던진 날은 한껏 들뜨고 못 던지면 풀죽어 있었죠. 1년을 지나오면서 점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어요. 다음 경기가 또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강해졌어요.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요?


김현수_(5).jpg

 

그래도 팀이 바뀌었으니까 새로운 느낌은 처음과 비슷할 것 같아요.

맞아요. 야구 외적으로는 첫해와 정말 비슷해요. 아직 나이도 어린 편이고, KIA에서는 새롭게 출발하는 거니까 더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누가 제일 잘해줘요?) 제일 친한 친구인 (김)기훈이가 있어서 계속 붙어 다니고 있어요.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하)준영이 형도 있고, 룸메이트인 (문)경찬이 형도 잘해주세요. 대투수인 (양)현종 선배님도 정말 잘해주시고요.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훈련 중인가요?

아직 정확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아서 선배님들을 보며 훈련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시는지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제 걸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요. 확실한 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도록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외국인 감독과는 첫 호흡이잖아요. 다른 점이 있나요?

좀 더 친근감이 느껴져요. 수석 코치님도 그렇고요. 아침 미팅 때마다 농담도 던져주시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나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할게요. 지금은 통역사분들이 있잖아요. (웃음)


김현수_(2).jpg

 

#인상적인 2019시즌

 

지난해 1군 성적이 좋았어요. 6.1이닝뿐이었지만 1자책점에 피안타율도 좋은 편이었어요. 스스로 지난해의 활약을 평가해 본다면?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2군 성적은 좋지 못했거든요. 2군에서 많이 맞고 흔들리고 무너져도 봤어요. 그 경험이 1군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는 데 발판이 됐어요.

 

어떤 점이 부족했어요?

멘탈 관리요.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늘 자신과 싸웠어요. 그러다 보니 마운드에서 용기가 부족했죠. 실패와 극복을 반복하면서 내 공을 믿으면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앞으로도 그런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속구와 커브가 주무기인데, 또 어떤 구종에 욕심이 있나요?

체인지업, 서클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고요. 커브는 제일 자신 있는 구종이라 이대로 유지하려고 해요. 슬라이더랑 체인지업을 좀 더 제 거로 만들면 타자를 상대하기 수월해질 것 같아요.

 

깔끔한 투구 폼에 대한 칭찬도 많아요.

현종 선배님이 폼이 예쁘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다른 선배님들도 좋게 봐주시니 ‘내 폼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구나’라며 안심했어요. 보완할 점은 분명 있겠지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김현수_(9).jpg  

 

본인의 어떤 부분이 롯데와 KIA, 두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나요?

성실함과 꾸준함이요. 롯데에 있을 때는 스프링 캠프에서 좀 잘했어요. (웃음) 경기에 나갔는데 정말 이렇게 야구가 잘 돼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되더라고요. 당시에는 스피드도 잘 나오고 제구도 좋고 자신감도 넘쳤어요. 막상 1군에 올라가니까 또 다르긴 했지만요. (지난 시즌 함께했던 롯데 선수들은 김현수를 ‘착실한 연습벌레’라고 표현하더라고요.) 꾸준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겨요.

 

특히 롯데 박진형 선수에게 고민 상담을 자주 했다는데 어떤 고민이었나요?

(박)진형이 형이 재활할 때 2군에서 룸메이트였어요. 그런데 형이 1군에 올라가니까 갑자기 야구가 잘 안 되더라고요. 정신적 지주를 잃은 느낌이었어요. 시즌 막바지에 1군에 올라갔을 때는 형에게 더 의지했어요.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묻고, 멘탈을 어떻게 잡을지도 물어봤죠. (이제 적으로 만나야 해서 아쉽겠어요.) 네, 그렇지만 이제 이겨야죠. (웃음)

 

KIA로 가게 되니 뭐라고 하던가요?

제가 펑펑 울었다고 기사가 났더라고요. 물론 정든 동료들과 헤어지게 돼 속상했던 건 사실이지만, KIA에 가게 돼서 운 건 아니에요! 좋은 기회고 그게 속상할 일은 아니잖아요. 진형이 형이 자꾸 놀려서 울음이 터진 거예요. “현수야 가서 더 좋은 형들 만나고, 더 못 해줘서 미안하다”라면서 놀리더라고요. 1년 동안 믿고 의지했던 형과 헤어지게 돼서 속상했던 거지 절대 여기 오기 싫어서 운 건 아닙니다! 팬 여러분이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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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고 오타니

 

장충고등학교 2학년 시절에 145km/h의 속구를 던지고, 타석에서는 홈런을 치기도 했어요. 덕분에 ‘장충고 오타니’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알고 있죠?

알고는 있었는데 그 별명 때문에 질타를 엄청 받았어요. 기사가 나간 이후에 기자님께서 미안하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댓글에 욕이 많았거든요. 오타니만큼은 아니더라도 고등학교 때 성적이 나쁘지 않아서 생긴 별명이라고 생각해요. 영광스러워요.

 

장충고 하면 떠오르는 KIA 선수가 많아요.

KIA에만 황윤호, 백용환 선배님, (박)찬호 형이 장충고 출신이에요. 제가 고등학교 때 찬호 형이 군대에 가 있어서 졸업 후에 학교로 다시 운동하러 갔을 때 뵀어요. 그리고 KIA에 와서 또 만났고요. 정말 잘해주세요. 인사를 드리면 더 살갑고 따뜻하게 받아주시고요. (‘장충고 라인’이 있는 거 아니에요?) 라인은 없습니다. (웃음)

 

아직 김현수 선수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어요. 경기나 훈련 외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요.

거의 집에 있는 편이에요. 술은 못 마시기도 하고 자리 자체를 안 좋아해요. 이제 KIA로 왔으니까 기훈이랑 자주 놀아야죠.


김현수_(1).jpg 

쉴 때도 야구만 생각한다는 소문이 맞네요. 그럼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힘들 때는 어떻게 해결해요?

동영상 보는 걸 좋아해요. (야동?) 네, 야구 동영상. (웃음) 또 이번에 생긴 취미가 있는데요. 혼자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 가는 거예요. 부산에서 개인 훈련을 할 때 자취를 했는데 집에 혼자 있으려니 좀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영화도 보고 카페도 갔는데 왠지 모르게 스트레스가 좀 풀렸어요.

 

경기할 때 특별한 루틴이나 징크스가 있나요?

징크스는 없고 그 전날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해요. 실전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긴장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몰입을 하면 도움이 되더라고요. (멘탈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나 봐요.) 네, 엄청 써요. 긍정적인 반면에 생각이 많은 편이거든요. 잡념을 줄이려고 주변 형들이나 선배님, 코치님한테 질문도 자주 해요.

 

좋은 성적을 냈을 때는 본인에게 어떤 포상을 내려주나요?

가족들과 함께해요. 그러면 포상을 받는 느낌이에요. 가족들이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게 제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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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현수

 

앞으로 KIA에서 함께하는 게 기대되는 동료가 있나요?

기훈이요. 작년에는 기훈이가 좀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서로 의지하면서 더 잘할 거예요. 경쟁하면서 시너지도 같이 내야죠. (살도 많이 뺐던데요.) 정말 독하게 했더라고요. (웃음)

 

김기훈은 어떤 친구인가요?

제 반쪽이에요. 공통점이 많아요. (학교가 다른데 어떻게 친해졌어요?) 학교는 다른데 청소년대표 때 룸메이트였거든요. 그때 친해졌고 서로 고민도 자주 털어놨어요. 이번에 팀에 오자마자 기훈이랑 둘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어요. (언젠가 두 친구가 1선발, 2선발을 하게 되면 좋겠네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문경찬 선배와 같은 방을 쓴다고 들었는데 선배가 잘해주나요?

정말 잘 챙겨주세요. 처음에 너무 어색하고 불편했거든요. 신인으로 들어왔을 때보다 더 불편했어요. 그런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김현수_(8).jpg 

평소 본받고 싶었던 선배가 있나요?

양현종 선배님, 경찬이 형, (전)상현이 형, 준영이 형 다 본받고 싶어요. 작년에 KIA가 불펜이 좋았잖아요. 다들 자신감이 넘쳐 보였어요. 다른 팀이지만 가서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존경의 대상이었어요.

 

KIA로 오게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어땠어요.

정든 동료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다 좋았어요. ‘축하한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고요. 지금도 함께 훈련하면서 ‘명문 구단인 이유가 있구나’라고 느끼고 있어요.

 

임기영 선수처럼 보상선수 성공사례가 되길 바라는 팬들이 있어요. KIA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요.

팀에서 필요한 역할을 잘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더 단단히 준비해서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4년 후 KIA의 우완 정통파 선발이 돼 달라’는 댓글도 인상 깊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싶어요?

양현종 선배님처럼 모두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다치지 않으셨잖아요. 실력뿐 아니라 그런 몸 관리, 정신 관리 방법도 배우고 싶어요. 같은 팀이 돼서 정말 영광스럽고 앞으로도 계속 쫓아다니면서 배우려고요.


김현수_(3).jpg

 

# 야구선수 김현수

 

야구선수가 아닌 본인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야구를 안했어도 운동선수가 됐을 것 같아요. (좋아했던 운동이 있어요?) 축구를 정말 좋아했어요.

 

김현수에게 야구란?

제 인생의 절반. 제 몸의 반. 제 머릿속의 반이에요.

 

앞으로 꼭 받고 싶은 상이나 타이틀, 세우고 싶은 대기록이 있다면?

투수 골든글러브요. 그리고 지금 양현종 선배님께서 갖고 계신 타이틀을 다 갖고 싶어요. 목표는 크게 가져야 하니까요! 언젠가 선배님의 기록에 도달하고 싶은 큰 꿈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함께하게 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아직 생소하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로 KIA에 오게 돼서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KIA팬분들은 워낙 열정이 뜨겁고 야구도 좋아해 주시잖아요. 그에 걸맞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렇게 예의 바르고 착실한 선수가 또 있을까. 선배들도 입을 모아 연습벌레라고 칭하는 야구 모범생. 진지한 표정으로 꾸준함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외치는 강단 있는 신인. 그러면서도 정든 동료와의 헤어짐이 아쉬워 펑펑 울었다는 그의 일화는 얼마나 마음이 따뜻하고 여린 사람인지 알려준다. 아직은 아이 같은 순수함이 더 잘 어울리는 그가 이제는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닌 스스로의 실력을 입증받아 그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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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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