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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두산 베어스 이유찬 DUGOUTV

dugout*** (dugout***)
2020.10.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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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고, 버텨서, 이겨내기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루이 파스퇴르의 유명한 명언이다.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가 찾아와도 기회인 줄 모르며, 기회를 기회의 모습으로 바꿀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 항상 밝게 웃는 얼굴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비상할 준비를 하는 선수가 있다. 지난해 ‘7번 이병휘’라는 글자 대신 ‘14번 이유찬’을 등에 새긴 두산 베어스의 이유찬이다. 감독과 코치진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그의 성실함은 올해 들어 유난히 빛을 보고 있다. 꾸준히 기량을 쌓아 올린 덕에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군 출전 경기 수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투수로서의 고독한 싸움보다는 치고 부딪히며 죽어보는 타자로서의 삶이 좋다고 말하는 이유찬. 있을 유, 옥빛 찬. 새로운 이름처럼 그라운드에서 빛날 그의 미래를 주목해보자.


사진 두산 베어스 에디터 황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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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고영민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에요. 팬들에게 인사해주세요. (8월 31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팬 여러분!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얼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화돼서 팬들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또래인 박치국, 이영하 선수 등 <더그아웃 매거진>에 나왔던 선수들이 조언은 해줬나요?

아뇨, 나왔는지도 잘 몰랐는데. 조언도 못 들었습니다.


최근 허경민 선수의 자리를 메우면서 선발 출전이 잦아졌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경민이 형이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제가 기회를 받아서 많이 나갔는데, 준비를 잘하고 있어서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생긴 고민이나 보완점도 있나요?

경민이 형이 빠져서 일주일 정도 선발로 나갔는데,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더라고요. 일주일밖에 안 뛰었는데도 힘들어서 선배님들이 대단하다고 느꼈고, 체력을 많이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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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일단 먹는 걸 잘 챙겨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보충제도 따로 사서 많이 먹고 있는 편이고요. 그런 식으로 체력 보충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1루수를 제외한 내야 포지션을 두루 경험해봤는데, 가장 본인과 잘 맞거나 자신감이 생기는 포지션은 어떤 거로 생각해요?

원래 2루수가 제일 편하긴 했는데요. 요즘은 송구가 아주 괜찮아져서 어느 포지션을 나가든 불안한 것은 없어요. (안정적인 송구를 위해 따로 노력한 것이 있나요?) 야구공을 손에서 거의 안 놨고, (김)재호 선배님이나 경민이 형이나 조성환 코치님한테 조언을 들으면서 많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송구가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군 경기를 뛰면서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느낀 투수는 누구인가요?

제가 상대한 투수가 많이 없긴 하지만, 저한테는 LG 트윈스의 케이시 켈리 선수가 제일 까다로웠습니다. (어떤 점에서요?) 속구 스피드도 있는 편이고, 커브가 생각보다 좋아서 타이밍 맞추기 어려웠어요.


이유찬 선수 하면 주루 능력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래서 고영민 코치나 정수빈 선수 등 닮았다고 언급되는 선배들이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기엔 어떤 선배를 가장 닮았나요?

저는 수빈이 형도 그렇고, 고영민 코치님도 그런데…. 특히 고영민 코치님을 닮았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아무래도 고영민 코치님한테 좀 더 애착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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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이유찬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워낙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하긴 했는데, 제 고향이 인천이어서 아버지랑 같이 문학 경기장으로 야구를 보러 갔다가 초등학교 야구부 모집 전단을 보고 시작했어요. (그럼 타자를 선택한 이유는요?) 첫 번째는 키가 작아서 투수를 못 했고…. 투수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타자가 더 재밌어서 타자를 선택했어요. (타자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투수보다는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야수로서는 수비도 잘해야 하고, 타석에 섰을 때는 배트도 잘 휘두르고 잘 뛰기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공·수·주 세 가지를 다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고향이 인천이면 SK 와이번스 팬이었던 건가요?

아버지가 SK 팬이셔서, 저도 어렸을 때는 SK를 좋아했답니다. (천안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는 마음에 변화가 있으셨나요?) 고3 때부터는 두산을 좋아했어요. (그럼 혹시 최애 선수도 있었나요?) 저는 그때도 고영민 코치님을 되게 좋아했어요.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6경기 4할 2푼 1리를 기록하고, 타자 중엔 유일하게 ‘미스터 미야자키’로 뽑혔어요.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저는 올해 1군 캠프를 처음 가봐서 ‘미스터 미야자키’라는 걸 잘 몰랐어요. 그런데 제가 캠프에서 타격이 잘 되니까 형들이나 코치님들이 “미스터 미야자키 되는 거 아니냐”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더 집중하려고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미스터 미야자키를 예측했던 선배들은 누구인가요?) 수빈이 형도 있었고, (박)건우 형도 그랬어요. (되고 난 다음에 따로 선물은 없었나요?) 선물 같은 건 안 받았습니다.


작년에 ‘이병휘’에서 ‘이유찬’으로 개명을 했어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궁금해요.

20, 21살 때 제가 많이 아프고 부상도 잦았는데, 고등학교 때도 자주 다치고 아팠거든요. 부모님과 상의하다가 이름을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와서 개명을 하게 됐습니다. (이름은 어떤 분한테 받았나요?) 어떤 분한테 받았는지는 모르겠고요. (웃음) 어머니가 알아보시다가 ‘이유찬’이라는 이름 어떠냐고 해서, 예쁜 것 같아서 바꾸게 됐어요.


이름이랑 같이 등 번호가 7번에서 14번으로 바뀌었어요. 등 번호를 바꾼 것도 의미가 있나요?

중, 고등학교 때부터 7번을 달아서 신인 때도 7번을 썼어요. 그런데 형들한테 두산에서 7번은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부상도 잦아서 번호를 바꾸려고 했는데 때마침 고영민 코치님의 14번이 남아있더라고요. 그래서 옛날부터 좋아하던 고영민 코치님의 번호인 14번을 달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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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고영민 코치님이 많이 언급되었는데, 이유찬에게 고영민 코치란?

주루에서의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분이에요. (고영민 코치가 주루 면에서는 어떤 조언을 해주나요?) 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죽어봐야 나중에 더 크게 된다고 많이 죽어보라고 하시는데, 그 말씀 덕분에 제가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하게 돼요.


징크스는 신경을 쓰는 편인가요?

아뇨, 저는 징크스는 딱히 없어요.


예전 인터뷰에서는 롤모델로 허경민 선수를 얘기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도 제 롤모델은 허경민 선배님입니다. (허경민 선수와는 어떤 사이예요?) 로커를 바로 옆에서 쓰는 사이요.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세요. (주로 무슨 조언을 해주나요?) 제가 야구를 하면서 잘하든 못했든, 다 겪어가는 과정이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또, 제가 잘할 수 있도록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정말 좋은 선배라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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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이유찬


팀에서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인가요?

다 친한데, 요즘에는 (서)예일이 형이랑 (권)민석이랑 많이 다녀요. (그럼 룸메이트는 누구예요?) 그때그때 다른데 요즘엔 민석이랑 룸메이트를 하고 있어요. (권민석 선수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에피소드까지는 아니고, 2군에 있을 때 민석이랑 자주 다녔거든요. 2군이 아니라 1군에서도 같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자신이 생각하는 평소 성격은 어때요?

낯을 많이 가리긴 하는데요. 친해지다 보면 말도 많고 장난도 많은 편입니다. (혹시 MBTI는 해봤나요?) 아뇨, 잘 몰라요.


쉬는 날에 시간 보낼 때는 주로 뭘 하나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잠자기, 휴식? (게임은 어떤 거 해요?) ‘리그 오브 레전드’ 합니다. (티어는요?) 실버 티어요. (웃음)


야구 외에 관심 있는 스포츠가 있나요?

저는 스포츠는 다 좋아하는데, 그나마 좀 아는 게 축구? 축구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도 있나요?) 축구는 손흥민 선수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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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찌지 않는 게 고민이라고 했는데, 요즘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요즘에 날씨가 덥고 습해서 입맛이 없긴 한데, 그래도 계속 자주 먹으려고 하고요. 보충제나 프로틴 같은 것도 꼬박꼬박 챙겨 먹고 있어요.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라 빠지지만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은 어떤 것을 좋아하나요?) 다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면 종류를 좋아해요. 그런데 면이 밥보다는 몸에 좋지 않으니까, 살찌우기 위해서 면보다는 밥이나 고기 위주로 먹고 있어요.


SNS에서 초롱이(강아지) 사진을 보게 됐는데, 초롱이 얘기 좀 해주세요.

초롱이는 11살이고, 저희 집에서 11년째 살고 있습니다. 종은 몰티즈예요. 성격은… 좋지는 않아요. (좋지 않다고요?) 좋아하는 사람은 잘 따르는데, 아빠랑 저한테만 좀 그래요. 초롱이가 엄마랑 여동생은 잘 보살펴주고 보호하는데 아빠랑 저만 물더라고요. (간식을 안 줘서 그런 거 아니에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여자한테는 안 그러는데 남자한테만 유독 그러더라고요.


요즘 팬들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기억에 남는 팬이나 팬들과의 일화가 있나요?

인스타그램에 제 사진을 많이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사진 자주 챙겨보고 해서, 항상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어요.


좌우명이나 인생 명언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해요.

좌우명은 딱히 없고요. 제가 아버지한테 항상 듣는 말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에요. 잘한다고 건방 떨지 말고 항상 겸손하게 행동하라고 말씀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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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를 모르는 남자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에 와서 출전했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제가 1군에서 첫 경기를 나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때 얘기 좀 해주세요.) 처음 올라갔을 때가 2018년 5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었는데, 처음 올라가다 보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리고 저는 야수고, 치국이는 투수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챙겨줬어요. 또, 그날 점수 차가 많이 나서 제가 9회 말 수비 때 2루수로 대수비를 나가게 됐는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고, 너무 긴장해서 제가 붕붕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올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제가 1군에 풀타임으로 지금까지 있는 게 처음이어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야구선수 이유찬’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항상 포기하지 않고, 야구장에서만큼은 열정 있고 열심히 뛰는 선수요.


그렇다면 ‘사람 이유찬’으로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궁금해요.

겸손하고, 검소하게 살고 싶어요. 부모님한테도 잘하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는, 밑에 있는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이유찬에게 ‘야구’란?

이유찬에게 야구란… 내 ‘인생’이다.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제가 야구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야구만 해왔기 때문에 제 인생의 절반이 야구인 것 같아서요. 저에게 야구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팬 여러분,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드실 텐데 잘 이겨내면 곧 야구장에서 뵐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야구장에서 보게 되면 좋게 웃는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스물세 살 이유찬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는 ‘버티고 이겨내기’였다. 삶이라는 게 버티는 것의 연속이고, 높고도 견고한 것이 프로의 벽이지만 어린 나이에 버티고 이겨냈어야 하는 삶을 떠올리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자기 생각을 전하던 그는 걱정만큼 어리지 않았고, 생각만큼 쉽게 꺾이지 않을 강단 있는 사람이었다. 또 선배들의 말도 귀 기울여 들으며 뼈와 살로 만들고, 더 나아가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었다. 그의 이런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그라운드 밖에서의 앳된 얼굴과 달리 경기에 임하는 매 순간 진지했던 그의 표정이 스쳤다. 선배 허경민이 말했듯, 잘하든 못하든 다 겪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버텨서, 이겨낼 이유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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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4호(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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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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