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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ream]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DUGOUTV

dugout*** (dugout***)
2022.04.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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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는 좌절하지 않는다

 

작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신인이 있다시즌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많은 팬은 너 때문에 일부러 꼴찌 했다라는 농담과 함께 그가 리그에 새로운 돌풍이 될 것을 점쳤다그러나 예상보다 높았던 프로의 벽개막 전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슈퍼 루키는 기대에 비해 초라한 성적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니라초등학생 때부터 오직 롯데만을 바라보며 응원팀에 1라운드로 지명되는 동화를 써낸 그가 아니던가남다른 입단 스토리에 더불어 데뷔하자마자 올림픽 무대까지 밟은 비범한 루키김진욱은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Photo Lotte Giants Editor Hagyeom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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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

 

조금 늦었지만프로에서 첫 시즌을 마무리한 소감부터 들어볼까요? (3월 7일 인터뷰)

아쉬운 것도얻어가는 것도 많았어요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1년 동안 경험을 쌓으면서 앞으로 내게 어떤 점이 필요한지또 어떻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일 년 동안 어떤 노하우가 쌓였나요루틴도 생겼나 궁금한데요.

딱히 특별한 건 없고 그냥 예전부터 하던 대로 했습니다또 선발로도불펜으로도 자주 나서보며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고또 여러 구장에서 던져보면서 적응력을 높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스스로 루키 김진욱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한 50그래도 도쿄올림픽에도 차출돼 4게임을 뛰었고리그에서는 홀드도 어느 정도 쌓고 승리 투수도 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50점 정도 주겠습니다.

 

개막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요즘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팀에서 시뮬레이션 게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또 이제 곧 시범 경기가 시작되니 그에 맞춰서 던질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고 있어요(몸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아픈 데도 없고순조롭게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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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를 15번으로 바꿨는데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단 고등학교 때 15번을 달기도 했고단장님이 15번 달면 야구 잘할 것 같다고 하셔서 바꿨습니다또 올림픽 때도 그 번호를 달았고요번호에 대한 집착이 별로 없는 편이긴 한데그래도 마침 번호가 남아서 달라고 했어요.

 

관중석에 본인 이름을 마킹한 팬들도 보일 텐데어떤 기분이 드나요?

아직은 그렇게 흔히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뿌듯하고더 잘해야겠단 마음이 들죠올해는 더 좋은 모습 보여서 제 유니폼이 작년보다 많이 걸려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 본인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게 또 있을까요?

선배님들이 해주는 이야기에 동기부여를 얻을 때가 있고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야구장에서 들리는 팬들의 함성이나 응원 소리가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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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꿔온 순간

 

작년 데뷔전으로 돌아가 볼게요키움 히어로즈전 홈 경기였죠첫 출전부터 선발로 등판했는데 긴장되진 않았나요?

그래도 잘 해낼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떨리기보단 재미있었어요. ‘진짜로 내가 프로 선수가 됐구나’ 하고 속으로 되뇌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군요그런데 5이닝을 채우긴 했지만, 6실점으로 점수를 꽤 내줬어요끝나고 나서 아쉬움이 남았겠어요.

1, 2회 때까지만 해도 정말 잘 던지고 있었거든요근데 3회부터 조금씩 흔들리면서 점수를 줬습니다그래도 끝나니까 내가 프로에서 첫 경기를 마쳤구나라는 생각에 후련하더라고요. (실점이 늘어나며 흔들렸을 것도 같은데 어떤 마음으로 던졌나요?) 신인이기 때문에 이후 계속 로테이션을 돈다는 보장이 없잖아요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안타를 맞더라도 도망가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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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 SSG 랜더스전 원정 경기도 인상적이었어요구원 등판해 만루 상황이 됐지만추신수와 최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어요.

사실 그때 불펜에서 제구도 잘 안 되고 컨디션이 너무 별로였어요그래서 걱정이 좀 많았는데막상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타자가 누구건 간에 공을 포수한테 전력투구하는 데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처음에는 그냥 막았구나’ 했는데 더그아웃에 들어오니까 최현 배터리 코치님이 안아주더라고요그때야 내가 위기를 잘 넘겼구나’ 싶었습니다딱 내려가니까 실감 났어요.

 

긴장되는 상황에도 막상 크게 부담을 갖는 편은 아닌가 봐요.

실제로 그런 상황을 즐기는 편이에요물론 위기상황에서 실점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반대로 막으면 기분 좋고요부담을 느낀다기보단 즐기는 타입에 가깝습니다.

 

그 외에 또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아까 얘기했던 첫 등판이 가장 생생히 기억나고요그리고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전 홈 경기였는데아웃 카운트 하나 남기고 홈런을 맞는 바람에 승리 투수 요건을 날린 적이 있어요그때도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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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차 국가대표

 

작년에 도쿄올림픽에 선발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었어요추가 발탁으로 빈자리를 채우게 됐는데 기분이 어땠어요?

당일 아침에 갑자기 알게 됐거든요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 굉장히 얼떨떨했습니다김경문 감독님이 저를 예쁘게 보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그래도 예상은 절대 못 했어요첫 엔트리 발표 때 당연히도 없길래 이제 리그에만 집중하면 되겠다’ 했는데추가 발탁 소식을 듣고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올림픽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처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요다른 나라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을 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엄청나게 큰 경험인 만큼 배운 점도 많았겠어요한국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을 이루기도 했고요.

당시 제 룸메이트가 오승환 선배님이었어요덕분에 몸 관리법이나 운동 방법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었습니다(대표팀 내 최연장자와 최연소자가 같은 방을 썼다니 신기한데요.) 출국하기 전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하던 중에 선배님들끼리 룸메이트를 짰거든요그때 승환 선배님이 진욱아나랑 룸메이트 하자” 하고 먼저 말씀해서 함께 쓰게 됐습니다처음에는 왜 나랑 쓰시지?’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생각해보니 선배님의 배려가 아니었나 싶어요엔트리에 선배가 대부분이라 처음에 좀 어려워했거든요그래서 함께 방을 쓰면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제안해주신 것 같습니다덕분에 올림픽 동안 많이 가까워졌어요.

 

올림픽이라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 큰 무대를 소화하고 온 소감 한번 얘기해볼까요?

메달을 땄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저도 죄송스러운 게 컸어요또 선배님들이 정말 고생하셨는데 제가 잘 서포트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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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에이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데 비하면 썩 만족스러운 첫해 성적은 아니었어요스스로 어떤 점이 부족했던 것 같나요?

제구가 가장 아쉬웠어요선발로 등판할 때 이닝이 길어질수록 볼 스피드가 떨어지고 제구력도 흔들리는 약점을 보였던 것 같아요.

 

올해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고 하잖아요제구에 대해 고민했던 만큼 꽤나 기대되겠어요.

작년에도 제가 볼 땐 스트라이크였는데 안 잡아주시는 공이 종종 있었어요반면 구석으로 들어간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때 자신감을 얻은 경우도 많았죠존이 넓어지면 자신감이 생길 일이 많아질 거니까 그만큼 저만의 투구를 더 잘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중점적으로 준비 중인 게 있나요?

선발이기 때문에 변화구 제구도 중요하고이닝을 끌어갈 때 템포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하고요또 타이밍 싸움도 신경 써야 하고… 준비하는 게 많지만 그래도 일단 제구력에 제일 중점을 두고 있어요.

 

본인 말고도 올 시즌 5선발 자리에 쟁쟁한 후보들이 있어요본인의 자리로 만들 자신이 있나요?

()승헌이 형도 있고, ()균안이 형이나 ()영환 선배 등 좋은 후보가 많아요그 자리에 누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죠아직 로테이션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한창 준비 중이니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제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죠.

 

지난 시즌 팀 내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던 최준용은 현재는 불펜이지만 언젠가는 선발로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말하기도 했어요본인은 어때요?

아직은 다른 포지션보다는 선발로 자리 잡고 싶어요롯데에 왼손 투수가또 선발 투수가 별로 없다고들 얘기하잖아요제가 이런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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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보다 향상된 성적을 노리고 있을 텐데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최대 목표고퀄리티 스타트도 자주 하고 싶습니다. ()세웅이 형도 작년에 퀄리티 스타트를 많이 해내면서 10승을 따냈잖아요저도 그렇게 활약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팀의 승리가 따라올 거고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을 수 있겠죠.

 

박세웅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언젠가 완봉승을 거둬보고 싶은 소망도 있는지 궁금하네요작년 박세웅이 데뷔 첫 완봉승에 성공해 화제가 됐잖아요.

물론 개인적인 욕심은 있지만 그런 기록들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서 온다고 생각해요이후로도 완봉승 같은 기록을 의식하기보단 5이닝, 6이닝을 잘 던져서 불펜 투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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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김진욱이 되기까지

 

지명받고 과거 롯린이’ 시절 사진도 주목받았어요어린 시절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많던데팬이었던 팀의 일원이 된 기분은 어때요?

처음에는 정말 실감이 안 났어요그런데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어릴 때 봤던 이대호 선배전준우 선배가 계시고또 TV로 보던 ()동희 형이나 준용이 형도 있고그제야 실감이 나더라고요.

 

팬일 때 좋아했던 선수는 누구인가요?

그때는 특정 선수보단 그냥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 자체를 좋아했어요예전에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있을 때 한창 야구를 열심히 봤거든요그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선수보다 팀 자체를 좋아했다면 정말 찐 팬이었나 본데요그런데 부산 출신은 아니더라고요.

아버지가 부산 출신이시거든요그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직관도 종종 하러 갔나요?) 수도권에 살았다 보니 잠실야구장이나 인천SK행복드림구장(현 인천SSG랜더스필드)에 자주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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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롤 모델은 누구예요?

롤 모델이 많은데정해야 한다면 ()원중 형이랑 전준우 선배님을 꼽겠습니다타자인 준우 선배님을 뽑은 이유는 팀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최고의 주장인 것도 있고베테랑임에도 늘 일찍 운동장에 나오시거든요그런 꾸준함이나 성실함을 많이 배웠고닮고 싶습니다(그렇다면 친한 동료는요?) 동기인 ()승엽이도 친하고투수 중엔 준용이 형이 팀에 적응하는 데 많이 도와줬거든요나이 차가 적은 형들과 특히 가까워졌어요.

 

올해 신인 중 강릉고 후배인 김세민이 입단했죠고등학교 후배이자 프로팀 후배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 자기 걸 하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올 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결과가 빨리 안 나온다고 해서 마음이 급해지거나 상실감을 느끼진 말라고 전하고 싶네요.

 

앞으로 팬들한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믿음직스러운 선수가 되고 싶어요팬분들이 저를 항상 승리를 가져다주는 투수꾸준히 이기는 야구를 보여주는 투수로 기억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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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입니다김진욱에게 롯데 자이언츠란?

제가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롯데를 보며 야구를 접했고어릴 때부터 응원해온 이 팀에 지명돼서 아주 행복했어요제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드네요.

 

끝으로 곧 다가올 시즌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포부 한마디 남겨봅시다!

개막이 얼마 안 남았어요. 2022시즌엔 좋은 경기력과 함께 이기는 야구를 자주 보여드릴 테니 꼭 많이들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

 

***

엄청났던 기대에 비례해 아쉬움도 컸을 거다잠재력을 보인 시즌이었지만 약점도 뚜렷이 드러났다하지만 오히려 일찍이 부족한 점을 보였기에 앞으로의 성장을 더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주눅 든 기색 하나 없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발전하겠다 이야기하는 모습에 사뭇 든든함까지 느껴지며그의 미래에 더 큰 확신을 하게 됐다.

 

예로부터 왼손 선발 자원이 부족했던 롯데에 나타난 대형 좌완 루키게다가 롯린이 출신의 성골이라니 한동안 팬들은 그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어 보인다이제 2년 차가 된 김진욱은 루키’ 이름표를 떼고 다시 마운드에 설 준비 중이다어찌 첫술부터 배부르랴자이언츠 미래의 좌완 에이스 김진욱은 작년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 올해 더 높이 도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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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2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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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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