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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경성대학교 DUGOUTV

dugout*** (dugout***)
2022.07.2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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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넘어 전국구로

 

한때 부산의 대학야구팀을 대라면 십중팔구 동아대학교를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그도 그럴 게 무려 1940년대에 태동해 장기간 지역 야구계에 뿌리내려온 팀이기 때문이다하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며 이러한 판도가 크게 요동치게 되는데이때가 바로 지역 라이벌 경성대학교 야구부의 창단 시기다. 1981년에 첫발을 뗀 경성대의 성장 속도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훗날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된 공필성박정태 등을 필두로 대학야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랐고창단 10년째인 1990년에는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에 이르렀다.

 

에디터 이찬우 사진 KUBF(한국대학야구연맹),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경성대.jpg

 

 

#두 번의 황금기

 

이후 그들의 행보는 윤영환 감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82학번으로 경성대 야구부에 입단해 모교의 3대째 사령탑 자리에 오른 인물로, 1997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26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윤 감독과 더불어 이번 인터뷰에 응한 구용길 현 수석코치(2001년 부임등 코치진은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란 노력의 힘을 필두로 팀을 강하게 훈련해나갔다.

 

1997년도에 KBA회장기 춘계리그와 천마기 대회에서 동시에 왕좌에 오르는 등 이미 부산을 넘어 명성을 날리고 있던 경성대혹독한 훈련과 많은 연습량이 더해지니 머지않아 그들의 첫 번째 전성기가 활짝 열렸다. 2002년 대통령기, KBA회장기 추계리그전국종합야구선수권대회(이하 백호기)에서 세 차례나 준우승을 이뤄냈고우승을 향한 갈증을 발판 삼아 이듬해에는 춘계리그 우승과 백호기 준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그리고 2005년까지 2년간 전국대회 우승 2회와 준우승 4회를 기록하는 등대회에 출전했다 하면 숱하게 순위권에 이름을 남기는 저력을 뽐냈다.

 

이후 두 번째 전성기는 2010년대 중반에 찾아왔다어느덧 20년 가까이 한 팀을 지휘하게 된 윤 감독의 철학은 팀 내에 깊게 배였고변함없는 노력의 성과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2015년을 춘계리그 예선 탈락이라는 아픔으로 맞이했으나 금세 팀을 추슬렀고연맹회장기와 전국대학야구선수권추계리그를 연달아 제패하며 3관왕의 금자탑을 쌓았다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으니기세를 몰아 다음 해에도 춘계리그왕중왕전전국체육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이견이 없는 전국구 강팀 반열에 오른 것이다.

 

#영광의 주역

 

다른 학교들에 비해 길지 않은 역사에도 두 차례의 황금기를 이룩하는 동안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탄생했다창단 초기에는 앞서 언급한 공필성과 박정태가 있었고, 2000년대 초반에는 프로 통산 121승을 수확한 레전드 좌완투수 장원삼이 경성대 소속으로 대학야구를 평정했다그 외에 훗날 퓨처스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을 얻게 되는 이용훈 현 NC 다이노스 2군 투수코치흔치 않은 좌완 언더핸드 투수로 좌승사자라 불린 임현준 현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 등이 경성대를 거쳐 프로 무대로 향했다그리고 현재도 다음과 같은 선들이 현역으로 KBO리그를 활발히 누비는 중이다.

 

이지영.jpg

 


1. 이지영

출생 1986.02.27 신체조건 177cm/88kg 학번 04학번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포지션 포수 투타 우투우타

 

2022시즌 성적 (6월 16일 기준)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58

.238

172

41

0

15

10

.284

.302

.586

 

 

지난 3시즌 성적

 

시즌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2021

108

.275

233

64

0

31

29

.328

.305

.633

2020

101

.309

262

81

0

36

22

.364

.363

.727

2019

106

.282

308

87

1

39

40

.317

.315

.632

 

 

첫 번째 주인공은 삼성 왕조 시절 준주전급 안방마님으로 활약한 이지영이다연습생으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FA(자유계약선수계약까지 체결한 육성선수 성공사례 중 한 명이다포수로서 무난한 타격과 주루 능력을 갖췄으며 안정감 있는 수비력과 리드 능력이 최대 장점덕분에 이승호최원태 등 현재 팀 내 젊은 투수들로부터 무한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모교 구용길 코치의 기억 속에 이지영은 처음부터 수비력이 좋은 포수는 아니었다대학 시절엔 타격에 강점이 있던 반면 수비에서 아쉬움을 보여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단하게 됐다고 한다그러나 이후 꾸준한 노력으로 약점을 보완해냈으며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이 훌륭하다고 전했다.


한유섬.jpg

 

 

2. 한유섬

출생 1989.08.09 신체조건 190cm/105kg 학번 08학번 소속팀 SSG 랜더스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2022시즌 성적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60

.300

207

62

6

46

29

.398

.493

.891

 

 

지난 3시즌 성적

 

시즌

경기

타율

타수

안타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2021

135

.278

442

123

31

95

71

.373

.534

.907

2020

62

.249

193

48

15

31

35

.364

.508

.872

2019

125

.265

427

113

12

52

52

.375

.396

.771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거포로 거듭난 한유섬은 올 시즌 SSG 랜더스의 선두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역대급 페이스를 보이던 4월에 비하면 다소 조정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그런데도 OPS가 0.9에 육박하는 활약을 펼치며 중심타선에서 제 몫을 하는 모습이다.

 

구 코치에겐 아직 한유섬보단 개명 전 한동민이란 이름이 조금 더 익숙했을까. “한동민이는” 하고 운을 떼며 여전히 한 번씩 학교에 찾아오는 제자라며 애정을 드러냈다대학 때도 매일 남아서 훈련할 만큼 참으로 열심히 하던 선수였고배트를 잡은 손을 보면 곰 발바닥처럼 굳은살이 박여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막상 4학년 때 다소 부진해서 지명 순위가 밀렸지만프로에 가서 잘 풀리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다는 소회를 내비쳤다.

 

이민우.jpg

 


3. 이민우

출생 1993.02.09 신체조건 185cm/97kg 학번 11학번 소속팀 한화 이글스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2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WHIP

경기

홀드

세이브

이닝

사사구

탈삼진

7.12

1.91

12

1

1

0

0

30.1

14

13

 

 

지난 3시즌 성적

 

시즌

평균자책점

WHIP

경기

홀드

세이브

이닝

사사구

탈삼진

2021

8.05

1.91

16

1

6

0

0

57

36

28

2020

6.79

1.66

22

6

10

0

0

106

53

67

2019

5.43

1.63

32

2

6

2

1

61.1

30

56

 

 

KIA 타이거즈 1차 지명 출신 투수 이민우는 포지션 전향이 신의 한 수가 된 케이스다고교 시절까지는 포수였으나강견을 십분 활용하는 정통파 투수가 돼 대학 무대에서 크게 이름을 날렸다프로 입단 후 매년 토종 선발 후보로 언급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꾸준함을 보여주진 못했고올 시즌 초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돼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구 코치는 처음 만났을 때의 그를 훌륭한 수비형 포수가 될 재목이었다고 평했다좋은 체격 조건과 강한 어깨를 갖추고 볼 빼는 속도까지 빨랐는데타격에서 아쉬움이 커 투수 전향을 제안했다고 한다최근에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이야기를 꺼내며 새로운 팀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김명신.jpg

 

 

4. 김명신

출생 1993.11.29 신체조건 178cm/90kg 학번 13학번 소속팀 두산 베어스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2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WHIP

경기

홀드

세이브

이닝

사사구

탈삼진

2.39

1.09

27

1

1

3

0

37.2

13

25

 

 

지난 3시즌 성적

 

시즌

평균자책점

WHIP

경기

홀드

세이브

이닝

사사구

탈삼진

2021

4.30

1.28

58

3

2

2

0

67

21

43

2020

3.52

1.57

16

0

1

0

0

15.1

7

11

2017

4.37

1.46

39

3

1

5

0

45.1

19

38

 

 

앞선 이민우와 마찬가지로 김명신 역시 투수 전향으로 빛을 본 케이스다본래 내야수로 뛰었으나 고교 시절 포지션을 변경했고경성대에 와서는 2015년과 2016년 3관왕 달성에 있어 핵심 투수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이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전천후 불펜으로 없어선 안 될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구 코치는 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줘서 고마운 선수로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팀이 필요할 때 많은 공을 던지기도 했고언제나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노력하는 제자였다고 평했다추가로 두산에서 중간 계투로 꾸준히 나서고 있지만그동안 고생하고 열심히 한 만큼 더욱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경성대2.jpg

 

 

#구용길 코치와의 일문일답

 

경성대에서 오랜 시간 코치로 몸담고 있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2001년 12월에 처음 코치로 부임했다이후 고교야구계에 몸담은 3년을 제외하고 쭉 이곳에 있었다젊은 시절에 시작해 벌써 40대 후반이 됐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지금은 수석코치 겸 야수 파트 총괄로 윤영환 감독님을 보좌하고 있다.

 

근 20년의 세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본격적으로 코치 일을 시작한 2002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이전 몇 해 동안 팀이 부진했는데다시 성적을 내기 위해 스파르타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나 역시 20대 혈기 왕성한 나이였던 만큼 열정이 넘쳤다첫 대회에선 예선 탈락하고 다음 백호기에선 결승까지 올라갔는데 동의대학교를 만나 패했다제자들도 잘 따라와 주고 모두가 열심히 했는데 힘들었던 과정이 떠오르며 눈물이 나더라그해 준우승만 세 번을 했다.

 

지도 철학이 궁금하다코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수비타격주루 등 모든 면에서 역시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해가 가면서 학생들의 체격 조건은 좋아지는데기본기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간과되는 거 같다또 팀을 위하는 마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어릴 때부터 진학이나 입시가 목표가 된 야구를 하다 보니 기록을 크게 의식하는 예도 많더라승리를 위해 희생이나 작전 수행도 필요한 법인데 내키지 않아 하기도 한다그 외에는 기초 체력을 잘 다지길 강조하는 편이다.

 

윤영환 감독은 어떤 스타일의 사령탑인지 궁금하다.

연세가 올해로 61세이신데, 30대 중반부터 감독직을 맡으셨다당시부터 연구도 참 많이 하시고메모도 생활화하는 등 정말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편이시다또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고언제나 한 수 앞서서 판단하는 데 능하시다장기간 함께하며 배운 게 많다.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며 지도 방식 등에서 변화한 점도 있을 법한데.

앞으로도 계속 고쳐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경상도 사람이라 그런지 표현을 잘 못 한다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속으로 잘했다’ 생각하면서도 입 밖으로 쉽게 나오진 않더라예전에는 제자들과 술 한잔하면서 속마음도 얘기하곤 했는데 이제는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다 보니 그러기도 쉽지 않다소통에 있어서 더 적극적이어야겠다고 느낀다.

 

다른 학교 야구부와 비교했을 때 경성대만의 자랑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우리 야구부 인원수가 좀 적다. 2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알다시피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이 있다그런데도 선수들이 정말 밝고 다들 참 끈끈하다우리 제자들이라 하는 말이 아니라 선후배 관계가 무척 돈독하고 형제처럼 잘 지낸다운동부와 관련해서 흔히 접하는 폭력 등의 문제도 전혀 없고서로서로 잘 도우며 생활하고 있다.

 

지방 학교들은 수도권보다 선수 수급이 어렵다는 점이 예로부터 지적돼왔다이 문제는 좀 개선됐는가.

그보다는 현재 모집 인원과 모집 방식 측면에서 애로사항이 좀 있다일단 이번 연도 같은 경우 신입생 모집 인원이 8명 정도밖에 안 됐다티오가 적다 보니 선수층을 유지하기 어려울뿐더러지금의 수시 모집 방식으로는 필요한 포지션의 자원을 찾기도 쉽지 않다스카우트를 할 수 있던 옛날과는 달리 원서상의 기록을 보고 학교에서 신입생을 뽑는 식인데우리로서는 선수가 팀에 합류해서야 어떤 유형인지 알 수 있다좌타자인지 우타자인지발이 빠른지강점이 뭔지 등… 쉽게 말하면 복불복에 가깝다지금은 제도상 이런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그 외에도 대학야구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현장에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여러 가지 있지만전국대회를 수도권에서 개최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대학야구 대회를 전남 순천충북 보은강원도 등 지방에서만 하니까 언론에도 잘 안 나오고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다고교야구처럼 서울 목동에서 경기할 수 있으면 유튜브 중계도 있고 노출 기회가 생길 텐데 말이다대학야구에도 즉시 전력감이 여럿 있는데 주목받지 못해 아쉽다.

 

올해부터 시행될 얼리 드래프트에 대한 의견은 어떤지 궁금하다.

장단점이 있는 제도겠지만사실 대학보단 프로구단에 더 이득인 제도 같다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저학년 선수가 지명됐을 때 그 자리를 새 얼굴로 채우기도 쉽지 않을 거다그 전에 신인 드래프트 전반적인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등학교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해보며 느꼈는데솔직하게 기량은 대학생들이 낫다하지만 알다시피 구단들은 최대한 고졸 위주로 뽑으려는 추세다그렇게 하위 라운드에서 고교 선수를 뽑았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1~2년 뒤에 방출한다면그 친구는 대학 입학도 어렵고 선수 생활이 끝날 위기에 처하는 거다하위 몇 라운드부턴 대졸 중에서만 지명하는 방안은 어떨까 하는 의견이 있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우리 경성대 제자들도 그렇고대다수 대학 선수들이 고등학교 때 한번 아픔을 겪었을 거다그 아픔과 간절함을 잊지 말되너무 실망하지 말았으면 한다여기서 노력하고 발전해서 먼저 프로에 간 친구들을 넘어서겠단 마음으로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찾아올 거다열심히 노력해 실력을 쌓고덧붙여 인성을 갖춘 올곧은 선수들이 되길 바란다.



135_web.jpg

▲ 더그아웃 매거진 13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5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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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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