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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eople] SSG 랜더스 최지훈 DUGOUTV

dugout*** (dugout***)
2022.11.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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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진


 

올해 한 번이라도 SSG 랜더스 경기 직관을 갔다면, 분명히 이 선수의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거다.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젊은 짐승은 지친다는 걸 모르는 듯 드넓은 외야를 뛰어다녔다. 시즌이 시작되고 단 한 순간도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던 SSG. 그 중심에 최지훈의 활약이 있었다는 걸 어느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야구에는 수많은 규칙과 상황이 있지만, 결국은 이기냐 지냐의 싸움이다. 그저 이기고 싶다는 직관적인 각오 하나로 달려온 데뷔 3년 차 시즌, 최지훈은 어느새 랜더스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큼 성장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Nahyeon Kim Location Incheon SSG Landers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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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버텨


반갑습니다. 먼저 정규시즌 우승 축하해요! 기뻐하고 있을 팬들께 인사 부탁해요. (10 14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 벌써 네 번째 만남이더라고요.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입니다. (우승에 힘입어 표지 모델까지 하게 됐어요. 기분이 어때요?) 표지 모델이 뭐예요? (11월 호 표지에 실리게 됐어요.) 정말요? 표지 모델인 줄 모르고 인터뷰하러 왔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기분이 좋네요.


조금 늦었지만, 우승 소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올해는 정신없이 시즌을 치른 느낌이에요. 사실 정규시즌 우승도 숙소에서 쉬고 있을 때 결정됐잖아요. 그래서 실감이 안 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KBO리그 역사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시즌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1위 유지)라는 의미 있는 우승을 하게 돼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첫 가을야구를 하게 됐어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또 긴장되진 않는지 궁금해요.

아직 긴장하고 있진 않습니다. 일단 시간이 더 있으니까요. 플레이오프가 끝나면 실감나지 않을까요? 지금은 기대 반, 걱정 반인 기분이에요. 가을야구가 처음이라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되는 게 더 많습니다.


이제 3년 차지만 다양한 시즌을 경험했어요. 데뷔 때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았고, 작년에는 마지막까지 순위 싸움을 했죠. 이전과 비교했을 때 본인은 어떤 점이 달라진 것 같나요?

야구에 관한 태도나 자세는 매 시즌 똑같았다고 봐요. 저는 그냥 항상 열심히 하려고 했거든요. 그래도 매년 성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올해는 제가 잘해서 우리 팀이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고요. (웃음) (자신도 본인이 이바지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나요?) 작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긴 했지만, 결국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잖아요. 제가 작년에도 올해처럼 했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내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아직은 조금 남아있어요.


올해는 육성 응원을 처음 경험한 시즌이기도 해요. 직접 들어보니 기분이 어땠나요?

처음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유튜브를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프로 선수가 되고 2년 동안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함성이었거든요. 영상에서만 보던 소리가 들리니까 신기하기도 했고요. 확실히 응원이 들리니까 기운이 더 나요.


144경기 전 경기 출장을 달성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없었나요?

힘들죠. 당연히 힘은 들어요. 하지만 경기에 지장이 갈 정도로 힘들었던 적은 없었어요.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년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열심히 했거든요. 그리고 또 올해 성적이 좋았던 덕분에 힘들다고 느낄 새가 없었어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다 보니까 몸도 힘입어 따라와 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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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성적에 대해 자신감이 붙은 느낌이네요. 다른 인터뷰에서 미친 것 같다는 표현을 썼더라고요?

정말 제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팬분들이나 다른 사람들도 아마 예측하지 못했을걸요? 그래서 그런 느낌으로 말했습니다. 근데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잖아요. 다른 분들도 저를 보며 정말 미친 한 해를 보냈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실 수비는 데뷔 시즌부터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타격에선 아쉬운 점이 있었잖아요. 올 시즌 이렇게 스텝 업 할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요?

이건 숨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잘 모르겠어요. 영상을 보다 보면 작년, 재작년과 비교해 무언가 미세하게 달라진 점은 보이거든요? 근데 그 미세한 점이 말로 표현하기가 되게 어려워요. 사실 다르게 말하자면 그만큼 변한 게 없다는 뜻인 것 같아요. 그저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심히 했기에 자연스레 성적도 따라온 게 아닐까 싶은데요. 중계에서 코치들에게 물어보는 모습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제가 프로에 왔을 때부터 이진영 코치님이 타격 코치로 계셨거든요. 이진영 코치님은 제가 어떻게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레전드 선수셨잖아요. 첫 스프링 트레이닝을 갔을 때도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고, 옆에 계실 때 뽑아 먹을 수 있는 건 다 뽑아먹으려고 합니다. (주로 어떤 질문을 하나요?) 너무 많아요. 어떤 특정한 걸 물어보는 게 아니라, 이런 플레이를 했을 때 저런 플레이를 했을 때 그냥 다 물어봐요.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았을까요?”, “이렇게 하는 게 맞았나요?” 이런 식으로요. 상황마다 계속 여쭤보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진영 코치에게 감사를 전해볼까요?

첫해부터 저를 믿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더 나은 플레이에 대해 가르쳐주셔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역시 최지훈 하면 수비를 빼놓을 수 없죠. 올 시즌은 보살 1위를 기록했어요. 이제 수비는 정상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에이 아니에요. 정말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봐요. 저는 한참 더 배워야죠. 그런데 올해 보살 1위를 기록한 건 스스로 좀 뿌듯하더라고요. 강한 어깨에 자부심이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그걸 보여드릴 기회가 많이 없었거든요. 그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제 증명해내지 않았나 싶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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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야수가 공을 커트할 때도 있잖아요. 솔직히 바로 던질 수 있었는데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나요?

그건 내야수의 판단이기 때문에 제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 어차피 내야수가 공을 잡아서 더 정확하게 던져주는 상황도 보살로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관해서는 크게 신경 쓰고 있진 않습니다.


작년까지는 출루율이 다소 아쉽다는 평이 있었어요. 올해 이에 관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출루율을 높이고 싶다는 목표가 있던 건 아니고요. 타율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고 봐요. (사실 테이블세터지만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편이잖아요?) 맞아요. 제가 원래 초구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또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졌잖아요. 그래서 코치님들께서도 초구나 유리한 카운트에 적극적으로 휘둘러야 타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얘기하셨거든요. 그게 제 스타일이랑 잘 맞아떨어졌어요.


좋은 성적을 기록한 만큼 골든글러브 수상 욕심을 내 볼 만한데요. 외야수 부문이 워낙 쟁쟁해서 억울한 마음이 들진 않나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욕심낸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잖아요. 골든글러브는 무엇보다 각종 지표가 증명해줘야 하는 상이라고 봐요. 그래서 올해는 이미 단념하고 있고요. 그리고 개인적인 성적보다도 팀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좋아요. 저 혼자 잘해서 상을 받는 것보단, 우리 팀이 잘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올해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또 언젠가 제가 더 잘하는 해가 있으면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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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겠다고


이제 올 시즌 경기 이야기를 해볼게요.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경기를 빼놓을 수 없죠. 1회 말 선두타자 박건우의 공을 멋진 호수비로 잡아 윌머 폰트의 9이닝 퍼펙트 경기의 서막을 알렸어요.

박건우 선배님의 타구가 센터로 자주 온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날아온다면 잡아야겠다고 이미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 덕분에 마침 날아온 타구를 잘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개막전부터 좋은 수비를 했다는 게 개인적으로 기쁘기도 했고, 그에 힘입어서 잘 던져준 폰트 선수에게도 감사한 마음이에요.


4 14일은 개막 후 10연승을 거둔 다음 날이었죠. LG 트윈스전이었는데 다소 아쉬운 오심으로 연승이 멈췄어요.

아마 제가 굉장히 분해하는 모습이 잡혔을 거예요. 조금, 아니 사실은 아주,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 타석에서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날 승리를 했다면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었는데 그게 제 잘못으로 무산된 것도 아니었잖아요. 제 실력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로 그렇게 된 거니까요. 게다가 전 병살타도 잘 치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서러운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돌이켜봐도 아쉬워요.


평소에도 경기장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편인가요?

참으려고는 하는데 솔직히 잘 되진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긴 하는데 애초에 잘 참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선배님들이 꾸지람도 해주시고, 좋은 얘기도 계속 듣고 있습니다. 특히 ()유섬이 형이 도움 되는 말을 자주 해주시거든요. 혼나야 할 때는 혼도 내주시고 저도 응당 들어야 하는 얘기라는 걸 잘 알고 있고요. 그런 부분에서 항상 선배님들께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데뷔 시즌과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오히려 데뷔 시즌 때는 감정 표출을 더 못했어요. 아무래도 첫 시작이기도 했고 어색한 점들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지금 편해졌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점은 제가 고쳐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충동적인 행동들을 참고 성장해나가는 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9 22일 한화 전에서는 8회까지 1 1 스코어를 이어오던 중 기습 스퀴즈 번트로 타점을 올렸어요. 당시 번트는 본인의 판단이었나요?

. 제가 독단적으로 한 행동이었어요. 사실 저는 늘 공을 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하지만 그때 당시는 LG 트윈스에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경기였고, 경기 자체도 흐름이 굉장히 팽팽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든 점수를 내고 싶었고, 제가 잘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한 겁니다. (그 외에도 번트 시도를 자주 하는데 대부분 자신의 선택인가요?) 맞아요. 감독님께서 사인을 내주시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거의 다 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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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9일에는 마침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어요.

사실 저는 장타나 홈런에 대한 욕심이 그렇게 크진 않거든요. 제가 장타를 잘 치는 선수도 아니고, 주로 선두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더 많은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해요. 그런데 9홈런째가 되니까 살짝 욕심이 나긴 하더라고요. 9개가 되고 나서부터는 조금 강하게 스윙을 돌리긴 했습니다. 멀리 치고 싶다기보단 정확하고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장타도 따라와 준 것 같아요.


올해 이슈 중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취소가 있었죠. 솔직하게 서운한 마음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쉬운 마음이 저만 들었을까요? ‘나가고 싶다, 나갈 수 있겠다하고 예상한 선수들은 아마 모두 그렇게 속상했을 거예요. 저 역시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사실 그렇게 아시안 게임이 취소되고 기분이 정말 안 좋았었어요. 거의 일주일 동안 처지고 기운도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털어내려고 노력했죠.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이제 내년에는 WBC(World Baseball Classi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경기가 있어요. 대표팀 승선을 노려볼 만도 한데요?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대표팀을 꿈꾸고 있을 거예요. 저도 대학생 때 대표팀을 두 번 했는데 정말 욕심 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자리잖아요. 그래서 지금 당장 어떻게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기는 조금 조심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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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해


지난 132(4월 호) ‘더그아웃 팬터뷰에서 인기를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이제는 실감하지 않나요?

. 하고 있죠. (웃음) 그냥 팬분들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덕분에 경기장에서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봐요. (지난 시즌 유니폼 모델을 했던 박성한과 김택형에게 질투하기도 했는데?) 작년에 성한이랑 택형이 형이 너무 잘했잖아요. 그래서 진심 반, 장난 반으로 얘기했던 겁니다. 모델로 야구 잘하는 사람만 찾네?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올해 유니폼 모델 제안이 들어왔을 때 안 한다고 좀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 야구를 잘하니까 찾아주시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뿌듯하기도 해요.


박성한과 함께 독기와 광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어요. 알고 있나요?

그럼요. 팬분들이 별명을 진짜 잘 지으시지 않아요? 그 별명처럼 저는 광기보단 독기에 가깝긴 해요. 성한이는 광기가 맞는 것 같고요. 가끔 성한이 눈 보면 섬뜩할 때가 있거든요. (스스로 독기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요?) 제 성격이 그래요. 원래 승리욕도 엄청나게 세거든요. 야구 외에도 친구들이랑 게임 할 때나 당구 칠 때도 지면 분해하고 그래서 친구들이 저랑 당구 안 치려고 할 때도 많아요. 독기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야구를 하기 전까지는 야구를 아예 몰랐다고요?

야구를 모르기도 했고, 안 하려고 했어요. 제가 어릴 때는 축구 인기가 되게 컸거든요. 운동장만 나가면 진짜 모든 애가 다 공을 차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축구 선수가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야구를 하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왜 이걸 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종종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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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언제부터 야구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도 야구가 재밌진 않아요. 그냥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까 잘하고 싶다는 오기로 여기까지 왔거든요. 저는 무언가를 막 재밌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저 시작했으면 끝을 볼 때까지 잘해야 한다는 성격이거든요. 그 마음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팬서비스가 좋기로 유명하기도 해요. 특히 구단 유튜브에서의 활약이 대단하더라고요.

제가 유튜브에 참여하는 만큼 팬분들께서 즐거워해 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걸 느껴요. 거기에서 보람을 많이 받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돼요. (지금까지 만났던 팬 중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그동안 많은 편지를 받았거든요. 그중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글들이 몇 개 있어요. ‘제가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살아가는 데 힘이 된다’, ‘제가 경기하는 걸 보면서 본인도 더 노력하게 된다 그런 글들이요. 읽다 보면 제가 되려 힘을 받기도 하고, 더 멈추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받고 싶은 상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받고 싶은 상도 있긴 하지만 제가 상복이 없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따라오겠지 하는 마음이에요. 그냥 이 자리에서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경기를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슈퍼스타까진 아니더라도 잔잔하게 한 팀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그런 선수요.


그렇다면 SSG는 본인에게 어떤 팀인가요?

정말 감사한 팀이죠. SK 와이번스 시절, 한 번 실패했던 저를 지명해준 팀이잖아요. 그리고 지금 SSG까지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팀이니까요. 개인적으로 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느껴요. 아직 미래는 모르고 먼 얘기지만, 정말로 아주 만약에 떠나야 하는 날이 온다면 참 슬플 것 같은 그런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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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거창하게 각오를 남기고 싶진 않아요. 우승해야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는데 우승 못 하면 안 되잖아요. 세상에서 제일 짜증 나는 게 2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올라간 김에 무조건 우승하겠습니다. 그리고서 팬분들과 다시 만나 뵙는 거로 할게요.


마지막으로 최지훈을 응원하고 있는 팬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우선 144경기라는 긴 여정을 함께 달려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직 중요한 경기들이 남았는데, 4경기 깔끔하게 이겨볼게요. 계속하시던 것처럼 응원해주시면 저희는 그라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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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단 한 순간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편안한 페넌트레이스를 보냈냐면 그건 결코 아니다. 압도적인 초반 페이스가 무색하게 시즌 중반 1~2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고, 부진에 빠진 시즌 막바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에 간담이 서늘하기도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팬들에겐 144경기가 참으로 길게 느껴졌을 거다.


선수들에게도 분명 피 말리는 시즌이었을 터. 그만큼 주전 테이블세터이자 외야수로 전 경기에 나선 최지훈을 향한 팬들의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질 수 없다는 열망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서 활약한 정규시즌.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도, 다음 시즌에도 지쳐 쓰러지지 않는 한 변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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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3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9호 (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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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ssg랜더스 #ssg랜더스필드 #최지훈 #야구선수 #와이어투와이어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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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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