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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side The Park] LG챔피언스 파크 이보람 영양사 DUGOUTV

dugout*** (dugout***)
2023.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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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이천 부필리편


시즌이 시작되면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들에게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하지만 그들의 활약에 오직 그들의 몫만 있는 건 아니다선수들이 경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가 많다선수들은 이들이 있기에 보다 멋진 경기력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이런 숨은 조력자 가운데에서도 미래의 1군 선수를 육성하고 있는 LG 트윈스 2군 영양사가 이번 더그아웃 인사이드 더 파크의 주인공이다모든 식단과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영양소 그리고 선수들의 건강과 컨디션을 하나하나 책임지고 있는 이보람 영양사의 부필리 맛집’ 이야기를 들어볼까 한다.


Photographer Inbi Na Editor Ilwoo Kim Location Icheon LG Champions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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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필리 맛집


만나서 반갑습니다인터뷰 시작 전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1월 1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LG 트윈스 2군 영양사 이보람입니다만나서 반갑습니다.


운동선수의 식단을 관리하는 스포츠영양사는 어떤 직업인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해요.

영양사라고 하면 식단을 짜고 요리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요급식에 관한 전반적인 경영을 하는 사람즉 급식관리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그중에서도 스포츠영양사는 앞서 말한 업무에 더해 운동선수의 식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직업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함께 업무를 하는 팀원들은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영양사인 저와 조리 책임자이신 조리 실장님이 계시고요그리고 조리를 같이 도와주시는 조리원 여사님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시즌 중에 보통 5명이 한팀으로 꾸려서 업무를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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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천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가 종료됐는데요즘엔 어떻게 일과를 보내고 있었나요?

몇 달 안 됐는데 엄청 오래된 얘기 같네요. (웃음마무리 캠프가 끝나고 밀린 휴가도 다녀오고 시즌 때보다는 조금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최근엔 신인선수들이 LG 챔피언스 파크에 입소해서 그 선수들의 식사를 챙겨주고 있고요이제 곧 2월에 시작되는 스프링 캠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시즌 때에는 어떻게 일과를 보내나요?

우선 오전 5시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7시 정도에 아침 식사가 나가요그리고 자판기셀프바 등을 관리하고 그다음엔 똑같아요아침 먹고점심 준비하고 또 저녁 준비하고요. (웃음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시즌 때와 훈련 기간에 제공할 식단과 음식량을 준비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양한 기호와 선수 개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제공하기가 제일 어려워요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이 급식의 제일 큰 어려움인 거 같아요또 선수들이 좋아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메뉴반대로 싫어하지만 몸에는 좋은 메뉴 사이에서 고민을 항상 많이 해요제가 아무리 좋은 건강식을 준비하더라도 선수들 입맛에 안 맞으면 먹지를 않거든요어떻게 하면 다양하게 섭취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편이에요.


일반인들과는 다른 운동선수의 음식을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나요?

기본적으로 탄단지(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균형 맞게 식단을 구성하고 있어요운동 전에는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탄수화물을운동 후에는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제공합니다이런 식으로 선수들이 운동 전후로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편입니다.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식 메뉴가 있다면요?

역시 고기죠고기가 들어간 메뉴라면 볶든졸이든튀기든 전부 좋아하거든요그리고 양식보다는 한식을 더 선호하는 편이고요따뜻한 국밥이 제공될 때 뚝배기까지 기울여서 먹는 모습을 보면 어린 선수들에게서 아저씨의 모습을 보곤 해요. (웃음(그렇다면 좀 꺼리는 메뉴가 있다면요?) 아무래도 채소류를 좀 꺼리죠어떻게 하면 채소류를 조금 더 섭취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항상 하고 있어요.


외국인 선수 음식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해요.

갑자기 변화한 식단이 컨디션에 영향을 줄 거 같아서 처음에는 현지식하고 최대한 비슷하게 준비하려고 공부를 깊이 했어요근데 조금씩 한식을 제공하다 보니 생각보다 한식을 좋아하고 잘 먹더라고요그래서 그 이후로는 차별을 두지 않고 따로 요청할 때만 현지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요(외국인 선수에게 어떤 음식이 인기가 많았나요?) 특히 갈비찜이나 불고기가 인기 많았고닭갈비도 좋아했어요현재는 다양하게 한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선수들의 입맛을 파악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을까요?

제가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은 피드백이 좋은 편이에요맛있었던 음식이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바로 얘기를 해주거든요그럼 저는 바로 메뉴에 반영하고요신메뉴나 개발메뉴를 제공할 때 솔직한 피드백을 알고 싶다면 퇴식구에 있는 잔반통을 봐요남긴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요많이 남겼다 싶은 음식들은 나중에 팀원들과 같이 대화를 나눠보고 뭐가 부족했는지 어떻게 바꿀지 소통하면서 개선해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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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조력자


학교일반 회사가 아닌 스포츠 구단 영양사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제가 평소에 야구를 좋아하기도 했고성격이 선수들과 너무 잘 맞을 거 같다면서 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저를 무척 잘 아는 회사 팀장님이 추천해줬어요오기 전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와서 해보니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평소에 야구를 관심 있게 봤었나요?

앞서 얘기했듯이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장에도 자주 가곤 했어요여기서 근무하게 된 이후로 못 가서 너무 아쉬워요.


비교적 최신식 구장인 챔피언스 파크만의 장점이 있다면 자랑을 해볼까요?

구장 시설이 좋은 거는 워낙 유명해서 다들 잘 아실 것 같고요제가 주로 있는 식당 시설도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무엇보다 챔피언스 파크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해가 질 무렵이에요노을이 정말 예쁘거든요가끔 저녁 배식할 때 넋을 놓고 구경할 때도 있어요여름에 야간경기할 때 와서 다들 보셨으면 좋겠어요그리고 여기엔 귀여운 멍멍이 파크가 있답니다. (웃음(언제부터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근무했나요?) 2020년 5월부터 근무했으니까 벌써 3년이 다 돼가네요.


야구단에서 근무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나요?

지금은 은퇴한 박용택정근우 선수요. 2020년 시즌 재활로 이천에 같이 온 적이 있는데요정말 동네 아저씨 같았고 재미있어서 특별히 기억에 남네요또 정근우 선수는 한화에 있었을 때 진짜 좋아했는데 이천에서 보게 돼서 신기하고 좋았던 거 같아요.


지난 2년 동안은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 캠프를 진행했잖아요그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국내에서 처음 시행하는 거라 처음에는 정말 걱정이 많았어요제가 제공하는 식사가 선수단에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마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거든요캠프가 시작하고 다행히 반응이 너무 좋아서 뿌듯했어요선수들이 식사 시간마다 즐거워하는 모습도 좋았고요제가 만든 식단이 화제가 돼서 기사도 나고 유튜브 촬영도 하고 열심히 준비한 만큼 다들 만족해해서 감사했어요.


2019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북부리그 2-1-1-2호성적의 비결은 밥심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정말 감사하죠. 2군 선수들 식사를 챙겨주면서 정도 꽤 들어서 야구를 잘하면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특히 이천에 있다가 1군에서 자리 잡고 잘하는 모습을 보면 괜히 뿌듯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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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위해서


업무를 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선수들이 음식이 맛있다고 해줄 때요아무래도 선수들은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삼시세끼를 여기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요그러면 질릴 법도 한데 식당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해주거든요직원분들도 항상 좋은 말을 해주시는데 진심이 아니더라도 말만이라도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고 다짐하게 돼요.


반대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을 때 힘든 거 같아요일하다 보면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더라고요지금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여서 그런지 변수가 생기는 상황이 오면 어느 정도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근데 과거 신입 시절에는 그 상황에 너무 사로잡혀서 아무것도 못 하고 그랬던 적이 있었거든요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렸네요또 저는 야구단에 입사하기 전에는 일반 직장인처럼 평일 정시출근퇴근에 익숙한 사람이었거든요근데 야구는 공휴일명절주말에도 경기하잖아요쉬는 날 없이 매일 일하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여기 계신 다른 직원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이번 설 명절 때 처음 쉬어봤는데 진짜 행복했어요.


신선한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를 하나요?

보통 본사 물류센터를 통해 식재료가 들어와요회사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 재료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믿고 사용할 수 있어요가끔 특이하거나 유행하는 식재료를 구할 때는 인터넷이나 직접 발품을 팔기도 하기도 해요아무래도 선수들 식단을 관리하다 보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성분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어요조금이라도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포기하고 메뉴를 변경하죠.


무더운 여름철 체력이 떨어질 때면 어떤 특식을 준비하나요?

한여름에 경기가 끝나고 식사를 하러 오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힘들어 보일 때가 많이 있어요그 모습을 볼 때마다 여름 보양식이 나갈 때가 됐구나’ 생각하며 준비를 하죠복날에 맞춰서 삼계탕닭곰탕초계 국수를 만들거나입맛이 없는 선수들을 위한 시원한 팥빙수나 수박 간식을 준비하기도 해요다들 지쳐있을 시기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수박 무게 맞히기나 뽑기 같은 이벤트를 열어 상품도 나눠주고요한번 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이라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이곳에서는 제가 노력한 만큼 확실한 반응이 돌아오는 거 같아서 열심히 하면 정말 뿌듯해요.


다이어트가 필요한 선수들에게는 어떤 음식을 주로 제공하나요?

아무래도 급식이다 보니 개개인을 위한 맞춤 식단을 짜기 어려워요그래서 끼니때마다 현미밥과 샐러드를 항상 제공하고요다이어트가 필요한 선수들에게는 닭가슴살이나 삶은 달걀 등을 추가로 내놓고 있어요어느 날 갑자기 어두운 표정으로 저를 찾아오면 이 선수 오늘부터 다이어트 시작이구나라고 짐작하고 식단을 짜주죠. (웃음)


영양사로서 본인만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있는지 궁금해요.

아무리 좋은 음식비싼 음식이라도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거 같아요어릴 때는 제 만족으로 일을 하곤 했는데요시간이 지나고 보니 성취감도 발전도 없는의미 없는 하루만 반복하게 되더라고요그 이후로는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잘하는 건 더 잘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면서 일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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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


영양사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신입 시절 때 발주 실수했던 기억이요김치 20kg을 시켜야 했는데 단위를 착각해서 400kg을 주문했던 적이 있었어요다음 날 출근했을 때 탑처럼 쌓여있던 김치 박스를 떠올려보면 지금도 아찔해요영양사라면 다들 한 번쯤 겪는 발주 실수 경험이지만저는 다행히 매일 제공 되는 김치라서 다른 김치 메뉴로 변경해서 무사히 재료를 소진했던 기억이 있네요.


직업 만족도는 어떤가요?

굉장히 만족하는 편이에요신입 때는 영양사라는 직업이 정말 나에게 맞는 걸까?’라는 고민도 종종 하고 실수를 할 때마다 이 길이 나에게 맞는 걸까 싶었거든요근데 음식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더라고요또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피드백 받는 것도 재밌고요이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영양사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구단 영양사로 들어가려면 특별히 준비해야 하는 게 있나요?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이 직업을 꿈꾸는 이들이 갖춰야 할 역량이나 소양은 뭐가 있을까요?

우선 식품 관련 전공을 배우고 면허를 취득해야 하죠그리고 서비스 정신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야구계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야구단에서 일하면서 스포츠 영양학이라는 분야에 많은 관심이 생겼거든요그래서 좀 더 공부해서 스포츠영양사로서 발전해 나가고 싶어요.


<더그아웃 매거진독자분들이 그동안 구단 영양사를 취재해달라는 섭외요청을 많이 했어요오늘 인터뷰 소감이 궁금해요.

야구팬분들이 구단 영양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당연하게 매일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저뿐만이 아니라 야구단에서는 뒤에서 본인 일을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그런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고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시즌 동안 고생한 팀원 그리고 야구팬분들께 인사하고 인터뷰를 마칠게요!

부족한 저를 믿고 한 시즌 동안 정말 고생도 많이 하고 큰 문제 없이 시즌을 마치게 해준 팀원분들께 정말 정말 감사하고요또 이렇게 영양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주신 야구팬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저도 야구팬 중 한 사람으로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제 직업을 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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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4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3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네이버TV www.tv.naver.com/dugout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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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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