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라
만나서 반가워요!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첫 만남 소감이 궁금한데요. (2월 28일 인터뷰)
<더그아웃 매거진>에 나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인터뷰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뜻깊은 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앞서 진행한 사진 촬영은 어땠나요?) 이런 촬영은 처음이라 조금 떨렸어요. 처음 찍는 거니까 잘 찍어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인터뷰도 잘 응답해볼 예정이에요!
동계 훈련과 윈터리그로 바쁜 겨울을 보냈을 것 같아요. 요즘 팀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현재 팀의 분위기는 너무 좋아요. 작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장충고가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잖아요? 이번에는 무조건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모든 팀원이 다지는 중이에요. 겨우내 진행한 훈련이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최정상에 오르기 위한 과정이니까 재밌게 하자는 얘기를 나누며 꾸준히 준비하고 있어요. 즐기는 중이죠.
윈터리그에서 최고 구속 148km/h를 기록하며 주목받았어요. 최근 컨디션이 꽤 올라온 것 같은데요?
지금의 몸 상태를 100%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어요. 대회에 맞춰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준비하는 중이고요. 사실 구속도 아쉬움이 남아요. 148km/h보다는 더 빠른 기록을 기대했는데, 미치지 못했어요. 더 높은 숫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한 후에 경기에서 보여줘야죠.
동계 훈련 간 집중한 포인트가 궁금해요.
부상 없이 3학년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이번 시즌 다치지 않기 위해 보강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에 집중했어요. 2학년 때 몸 스피드가 느려진 기분이 들어서 파워 훈련 위주로도 준비했고요. (파워 훈련은 어떤 훈련을 의미하나요?) 주로 메디신 볼을 던지는 훈련이나 단거리 러닝을 자주 했어요.
고교 우완 트리오로 마산 용마고의 장현석, 휘문고 김휘건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큰 부담감은 없어요. 저보다도 워낙 좋은 선수들이잖아요. 그 친구들의 영상이나 경기를 접하면서 더 열심히 야구에 임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수도 있나요?
장현석 선수요. 이번 동계 훈련을 부산에서 진행했는데, 우리 학교의 경기를 관람하러 왔어요. 그때를 기회로 얘기도 나누고 친해지게 됐죠.
육선엽이 생각하는 장현석과 김휘건의 장점이 궁금해요.
장현석 선수는 빠른 공과 더불어 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신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김휘건 선수는 구위가 좋은 투수예요. 그래서 타자들이 직구만 던져도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고 봐요.
반대로 육선엽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요?
저는 공도 빠른 편이지만, 다른 투수들보다 제구와 변화구에 강점이 있어요. 이 부분을 내세울 수 있죠.
마운드에서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됐을 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해요.
나한테 졌다고 울지 말고. (웃음) 다음 경기에도 기회가 있으니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담감 말고 자신감
2023년 장충고는 5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좋은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투수진의 한 축으로서 기대도, 부담감도 클 것 같아요.
좋은 투수들이 팀에 여럿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있는 게 사실이에요. 뒤를 맡길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제가 무너지면 다른 친구들이 고생해야 하잖아요. 팀에 민폐를 끼치기 정말 싫어요. 그래서 항상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은 존재해요.
이번 시즌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겠죠? 지난 시즌 이마트배 결승에서 코로나19 이슈로 등판하지 못한 기억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장면일 것 같아요.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사실 경기 날 몸까지 이미 모두 푼 상태였어요. 마운드 위에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었고요. 하지만 감독님에게 등판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어쩔 수 없이 대기하게 됐죠. 출전이 불발돼서 속상한 마음을 동료들에게 보이면 당연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잖아요? 그래서 참아보려고 했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 도움이 되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컸어요.
결승전 등판할 기회가 온다면 어떤 각오로 마운드에 오를 생각인가요?
마운드 위에서 직면한 상황, 컨디션 핑계 필요 없이 무조건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제가 담당해야 할, 잡고 이닝을 마무리해야 할 타자를 모두 내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할 예정이에요.
같은 팀 황준서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선발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어떤 선수의 팀이 승리를 거둘 것 같나요?
저희 팀이 이길 것 같아요. 준서는 6이닝처럼 긴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아직 부족해서 오래 마운드에 머무르기 쉽지 않을 거예요. 반면 저는 길게 던진 적이 많아요. 팀의 리드를 조금은 더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선발투수가 경기에서 맡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고요.
지난 시즌에는 선배 김동주와 주로 배터리를 이뤘어요. 이제 류현준과 함께 많은 이닝을 함께하게 될 텐데 작년과 다른 점이 있나요?
동주 형은 투수를 리드하는 포수예요. 먼저 다가와서 어떤 공을 이런 상황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방향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죠. 현준이 같은 경우는 투수에게 맞춰주는 선수예요. 투수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피칭을 이끌어줘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을 가장 자주 들어요. 동주 형은 믿고 따를 수 있는 선배라면, 현준이는 경기에 편하게 임하게 해주는 친구예요.
평소 포수와 맞춘 사인을 자주 틀렸다는 소문이 있는데, 관련 에피소드가 있나요?
해를 바라보고 진행한 경기였는데, 햇빛 때문에 포수가 보내는 사인이 그늘에 가려진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잘 안 보여서 틀린 상황이 생겼죠. 중요한 상황에서 실수한 기억도 있어요. (어떤 기억인가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나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의 경기였어요. 위기 상황이었고요. 포수는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제가 직구를 던져 안타를 맞았어요. 정말 아찔했죠.
작년 이맘때쯤 타지와의 인터뷰에서 2학년이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답했어요. 3학년 시즌을 앞둔 현재는 어떤 기분인가요?
전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지만, 반대로 2학년 때보다는 생각이 줄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야구만 생각하고 던지는 거에만 집중하려고 했죠. 요즘 학교 폭력 관련 이슈가 정말 뜨겁잖아요? 실망스러운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선생님들께 관련 교육도 많이 들어요. 야구뿐만이 아니라 평소 행동 같은 작은 부분부터 솔선수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동료들과는 최근 어떤 얘기를 가장 많이 주고받나요?
요즘은 당장 개막을 앞둔 이마트배 얘기만 나누고 있어요. 대회를 맞이하는 각오, 경기 준비 그리고 우승 세리머니를 어떻게 할지 같은 내용 위주의 대화예요. 모두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