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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장충고등학교 육선엽 DUGOUTV

dugout*** (dugout***)
2023.04.1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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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 it on

2022년 봄. 우승의 문턱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엔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코로나19 이슈로 마운드에 올라갈 기회조차 받지 못한 선수의 아쉬움은 더욱 컸을 터. 1년이 지난 지금, 그 아쉬움은 야구공에 대한 집착이 됐고,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거름이 됐다. 어느새 대중의 관심을 받는 3학년 주축 투수로 훌쩍 커버린 그. 12개월이라는 시간은 그의 자신감이 한껏 채워지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포수의 미트만을 바라보고 던지는 한 구 한 구에는 타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포수에 대한 의심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육선엽만의 피칭 스타일이 담겨 있었다. 앞으로 육선엽과 상대하게 될 학교는 손수건을 지참하고 경기에 임하기를 추천한다. 아쉬운 패배로 눈물을 훔쳐야 할지도 모르니까!

Photographer Inbi NA Editor Jinseok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육선엽

출생 2005 7 13 신체조건 189cm 87kg 출신교 경기 백마초-서울 신월중-장충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2년 성적 6경기 17.2이닝 평균자책점 3.50 0 0 16탈삼진 8사사구 14피안타

#울지마라

만나서 반가워요!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첫 만남 소감이 궁금한데요. (2 28일 인터뷰)
<더그아웃 매거진>에 나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인터뷰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뜻깊은 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앞서 진행한 사진 촬영은 어땠나요?) 이런 촬영은 처음이라 조금 떨렸어요. 처음 찍는 거니까 잘 찍어야 한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인터뷰도 잘 응답해볼 예정이에요!

동계 훈련과 윈터리그로 바쁜 겨울을 보냈을 것 같아요. 요즘 팀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현재 팀의 분위기는 너무 좋아요. 작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장충고가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잖아요? 이번에는 무조건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모든 팀원이 다지는 중이에요. 겨우내 진행한 훈련이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최정상에 오르기 위한 과정이니까 재밌게 하자는 얘기를 나누며 꾸준히 준비하고 있어요. 즐기는 중이죠.

윈터리그에서 최고 구속 148km/h를 기록하며 주목받았어요. 최근 컨디션이 꽤 올라온 것 같은데요?
지금의 몸 상태를 100%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어요. 대회에 맞춰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준비하는 중이고요. 사실 구속도 아쉬움이 남아요. 148km/h보다는 더 빠른 기록을 기대했는데, 미치지 못했어요. 더 높은 숫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한 후에 경기에서 보여줘야죠.

동계 훈련 간 집중한 포인트가 궁금해요.
부상 없이 3학년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이번 시즌 다치지 않기 위해 보강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에 집중했어요. 2학년 때 몸 스피드가 느려진 기분이 들어서 파워 훈련 위주로도 준비했고요. (파워 훈련은 어떤 훈련을 의미하나요?) 주로 메디신 볼을 던지는 훈련이나 단거리 러닝을 자주 했어요.

고교 우완 트리오로 마산 용마고의 장현석, 휘문고 김휘건과 더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큰 부담감은 없어요. 저보다도 워낙 좋은 선수들이잖아요. 그 친구들의 영상이나 경기를 접하면서 더 열심히 야구에 임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수도 있나요?
장현석 선수요. 이번 동계 훈련을 부산에서 진행했는데, 우리 학교의 경기를 관람하러 왔어요. 그때를 기회로 얘기도 나누고 친해지게 됐죠.
 
육선엽이 생각하는 장현석과 김휘건의 장점이 궁금해요.
장현석 선수는 빠른 공과 더불어 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신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김휘건 선수는 구위가 좋은 투수예요. 그래서 타자들이 직구만 던져도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고 봐요.
 
반대로 육선엽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요?
저는 공도 빠른 편이지만, 다른 투수들보다 제구와 변화구에 강점이 있어요. 이 부분을 내세울 수 있죠.
 
마운드에서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됐을 때 전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해요.
나한테 졌다고 울지 말고. (웃음) 다음 경기에도 기회가 있으니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담감 말고 자신감

2023년 장충고는 5선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좋은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투수진의 한 축으로서 기대도, 부담감도 클 것 같아요.
좋은 투수들이 팀에 여럿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있는 게 사실이에요. 뒤를 맡길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게 든든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제가 무너지면 다른 친구들이 고생해야 하잖아요. 팀에 민폐를 끼치기 정말 싫어요. 그래서 항상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은 존재해요.

이번 시즌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겠죠? 지난 시즌 이마트배 결승에서 코로나19 이슈로 등판하지 못한 기억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장면일 것 같아요.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사실 경기 날 몸까지 이미 모두 푼 상태였어요. 마운드 위에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었고요. 하지만 감독님에게 등판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어쩔 수 없이 대기하게 됐죠. 출전이 불발돼서 속상한 마음을 동료들에게 보이면 당연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안 좋아지잖아요? 그래서 참아보려고 했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 도움이 되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컸어요.

결승전 등판할 기회가 온다면 어떤 각오로 마운드에 오를 생각인가요?
마운드 위에서 직면한 상황, 컨디션 핑계 필요 없이 무조건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제가 담당해야 할, 잡고 이닝을 마무리해야 할 타자를 모두 내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할 예정이에요.

같은 팀 황준서도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 선발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어떤 선수의 팀이 승리를 거둘 것 같나요?
저희 팀이 이길 것 같아요. 준서는 6이닝처럼 긴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아직 부족해서 오래 마운드에 머무르기 쉽지 않을 거예요. 반면 저는 길게 던진 적이 많아요. 팀의 리드를 조금은 더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선발투수가 경기에서 맡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고요.

지난 시즌에는 선배 김동주와 주로 배터리를 이뤘어요. 이제 류현준과 함께 많은 이닝을 함께하게 될 텐데 작년과 다른 점이 있나요?
동주 형은 투수를 리드하는 포수예요. 먼저 다가와서 어떤 공을 이런 상황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방향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죠. 현준이 같은 경우는 투수에게 맞춰주는 선수예요. 투수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피칭을 이끌어줘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을 가장 자주 들어요. 동주 형은 믿고 따를 수 있는 선배라면, 현준이는 경기에 편하게 임하게 해주는 친구예요.

평소 포수와 맞춘 사인을 자주 틀렸다는 소문이 있는데, 관련 에피소드가 있나요?
해를 바라보고 진행한 경기였는데, 햇빛 때문에 포수가 보내는 사인이 그늘에 가려진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잘 안 보여서 틀린 상황이 생겼죠. 중요한 상황에서 실수한 기억도 있어요. (어떤 기억인가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나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의 경기였어요. 위기 상황이었고요. 포수는 슬라이더 사인을 냈는데, 제가 직구를 던져 안타를 맞았어요. 정말 아찔했죠.

작년 이맘때쯤 타지와의 인터뷰에서 2학년이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답했어요. 3학년 시즌을 앞둔 현재는 어떤 기분인가요?
전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지만, 반대로 2학년 때보다는 생각이 줄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해요. 야구만 생각하고 던지는 거에만 집중하려고 했죠. 요즘 학교 폭력 관련 이슈가 정말 뜨겁잖아요? 실망스러운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선생님들께 관련 교육도 많이 들어요. 야구뿐만이 아니라 평소 행동 같은 작은 부분부터 솔선수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동료들과는 최근 어떤 얘기를 가장 많이 주고받나요?
요즘은 당장 개막을 앞둔 이마트배 얘기만 나누고 있어요. 대회를 맞이하는 각오, 경기 준비 그리고 우승 세리머니를 어떻게 할지 같은 내용 위주의 대화예요. 모두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어요.

#믿음을 주는 선수로

언제부터 야구와 함께했나요?
원래는 축구를 자주 했어요. 그러다 운동 중에 부상을 당했고, 덕분에 동네에서 친구들과 야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야구를 계속하다 보니 너무 재밌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죠.
 
투수의 매력을 느낀 순간이 궁금해요.
초등학교 때는 투수와 타자를 병행했어요. 중학교 3학년부터 타자 실력은 점점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피칭에는 힘이 붙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내 길은 투수라는 걸 깨달았고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죠.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선택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큰 반대는 없었어요. 평소에도 부모님은 제 의견을 진심으로 존중해주세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도와주겠다는 말을 들었고, 잘해보자는 얘기도 기억나요. 응원을 크게 받았던 순간이죠.
 
루틴이나 징크스가 있나요?
경기 날에는 무조건 아침에 토마토 주스를 챙겨야 해요. 꿀을 넣은 토마토를 꼭 갈아 먹고 집을 나서요. (경기 전 훈련할 때도 루틴이 있나요?) 경기 준비 시간에는 폼롤러와 멀리건 벨트 같은 기구를 활용해서 튜빙(어깨 주변 근력 강화 운동)에 신경도 많이 써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하는 편이죠.
 
마운드 위에서는 어떤 생각을 주로 하는지 궁금해요.
다음 던질 공에 대해 고민하거나 타자들이 못 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요. (피칭하는 순간은요?) 직구를 던질 때는 맞아도 괜찮으니까 한번 해보자는 다짐하고 피칭해요. 변화구는 최대한 타자들의 스윙을 끌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던지죠. 위기 상황에서는 포수가 리드하는 미트 한가운데만 바라봐요.
 
직구 외에도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데, 어떤 구종에 가장 자신 있나요?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어요.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연습해 온 구종이에요. 슬라이더를 활용해서 삼진을 잡은 기억도 많고요.
 
등번호 17번의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롤 모델이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예요. 그 선수가 달고 있는 번호이기도 하고 그냥 17번이라는 숫자 자체가 멋있어 보였어요. (17번이 아닌 다른 번호를 선택할 수 있다면요?) 1번이요. 넘버원이라는 좋은 의미가 있으니까요. 등번호를 선택할 때 17번과 더불어 끝까지 고민한 친구이기도 하고요.

어떤 선수로 성장하고 싶나요?
팬들에게도 성실하고 야구는 그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믿고 맡기는 투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등판하는 날은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팀 동료들과 팬에게 믿음을 주는 에이스 투수의 역할도 하고 싶고요.

#음악가 밴드 패션

개인 SNS 소개란에 음악가/밴드라고 소개한 모습이 인상 깊어요. 평소 음악을 자주 듣는 편인가요?
정말 자주 들어요. 평소 야구 외에 하고 싶은 걸 고르라는 질문을 들을 때 고민 없이 선택하는 게 음악이에요. 음악가나 밴드를 한 번은 꼭 하고 싶어요. (다룰 수 있는 악기도 있어요?) 어쿠스틱 기타나 드럼도 칠 줄 알아요. 젬베나 카혼 같은 타악기도 조금만 배우면 금방 할 수 있다고 봐요.

최근에는 어떤 노래를 가장 많이 들었나요?
뉴진스의 ‘OMG’요. 평소에는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 같은 팝송도 즐겨 듣는 편이고요. (팬들에게 추천할만한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앞서 말한 Billie Jean이나 OMG도 포함해야 해요. 요즘 SNS 챌린지 노래로 많이 알려진 날스 바클리의 ‘Crazy’도 추천하고 싶어요.

평소 SNS 계정을 보면 패션에도 감각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요. 아우터 상의 바지 신발 중 어떤 부분이 데일리룩의 포인트라고 생각하나요?
모자 아니면 바지요. 상의를 밝은색으로 입으면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바지의 색감이나 디테일 관련 부분에서 데일리룩에 포인트를 주는 편이에요. 모자는 스타일의 완성이라고 생각하고요. 비니나 버킷햇 같은 아이템을 평소에도 자주 애용해요.

요즘 날씨의 일교차가 큰데, 이런 간절기에 추천할만한 아우터 하나만 골라볼까요?
최근에 ‘핏더사이즈’라는 유튜브 채널을 자주 챙겨 봐요. 울 블루종 추천 영상이 있었는데, 너무 예쁘고 관심이 많이 갔어요. 그래서 저도 한번 입어볼까 해요. 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자주 보는 다른 유튜브 채널도 있나요?) 자주는 아니지만 ‘짱구대디’나 ‘호수’도 종종 보는 편이에요.

오늘 인터뷰 어땠나요?
이렇게 긴 촬영과 인터뷰는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떨리기도 했지만, 제 생각을 팬과 대중에게 전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어요. 감사했고요.

2023년 육선엽의 봄을 함께 할 팬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 마칠게요.
안녕하십니까, 팬 여러분. 장충고등학교 투수 육선엽입니다. 이번 2023년은 장충고와 육선엽이 다 책임질 예정입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고, 제게도 열띤 응원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1년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Bring it on.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의미를 담은 문장이다. 덤벼보라는 자신감 넘치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마저 육선엽이라는 선수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보여준 2023년에 대한 강한 각오와 겨우내 준비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고등학교 3학년 선수가 바라보는 목표 그 이상을 달성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자신감뿐만일까. 자신의 앞과 뒤를 맡기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과 책임감, 야구뿐만이 아니라 평소 행실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좋은 선수가 아닌 좋은 사람으로의 기대감까지 느끼게 했다. 2023년의 끝에 육선엽의 공은 어디로 향해 있을지 함께 기대해보자. 

▲ 더그아웃 매거진 14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4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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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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