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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terview] 더스틴 니퍼트 DUGOUTV

dugout*** (dugout***)
2023.04.1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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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상

야구를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에는 선수들과의 이별이 아주 낯설었다당연히 우리 팀 엔트리에 남아있을 것만 같았던 선수의 이름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건 큰 충격이었다물론 한두 명을 더 떠나보내고 날 때 즈음엔 프로의 냉정한 현실에 점차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2017시즌이 끝나고 정들었던 팀과 멀어지는 니퍼트를 바라볼 때만큼은 그간 외면해 왔던 이별의 아픔이 한 번에 터지는 것처럼 씁쓸했다다행히 그는 이듬해 KT에서 현역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그 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인생을 끝내고 말았다그를 영영 추억 속에 묻어야 하는 줄 알았지만사려 깊은 그는 팬들을 마냥 슬프게만 두지도 않았다은퇴 후에도 한국에 남기로 한 그는 유소년 야구 교실 감독이자 방송인으로 누구보다 뜻깊은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oonjeong Jeon Location Dustin Nippert Big Dream Baseball Academy

팬들에게 요즘 근황이 어떤지 소개해주세요. (3 3일 인터뷰)
먼저 이곳 야구 아카데미에서 운동하면서 청소년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나는 대로 아들들과 캠핑하든 무엇을 하든 바깥 활동을 하려고 해요.

#방송인 아빠

‘피지컬:100’에 출연해서 친해진 사람들이 있나요?
100명이 다 같이 있을 땐 카를로스(크로스핏 선수)와 제일 친했습니다사는 곳이 가까워서 운동을 같이 자주 했거든요그 뒤로는 팀이 나뉘면서 제가 속해 있던 팀의 팀원들과 주로 친하게 지냈습니다특히 추성훈(격투기 선수)이나 최종 우승한 우진용(크로스핏 선수)은 영어도 꽤 잘해서 절 많이 도와줬습니다저도 그들에게 많이 의지했고요.

무려 파이널 직전 라운드까지 진출했는데은퇴 후에도 몸 관리를 꾸준히 한 건가요?
2018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한 뒤 2년 정도는 할 수 있는 대로 운동을 했습니다하지만 2020년에 아카데미를 연 뒤에는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데 집중했어요힘이 닿는 데까지 운동을 계속해보려고는 했지만, 원하는 만큼 할 상황은 안 되더라고요.

지난해 양준혁 자선야구대회에서는 140km/h 대의 공을 던지기도 했어요.
정확히는 144km/h를 던졌죠. (찡긋만약 그것처럼 이벤트 경기가 있다고 하면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려고 합니다작년에도 양준혁 위원이 대회에 앞서 먼저 소식을 알려줘서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있었어요또 저는 이곳 아카데미에서 아이들과 캐치볼을 하기도 하니까 행사가 있으면 그렇게 미리 몸을 만들어 놓을 수 있죠(시간만 주어진다면 아직도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는 거네요!) 제가 전보다 나이가 든 건 맞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경기에 뛸 수 있다고 느껴요몸이 전처럼 따라 줄진 미지수지만 두어 달 정도만 선수 때처럼 신체 훈련에 매진한다면 다시 뛸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Easy money! (웃음제가 운동을 비롯해 캠핑이나 하이킹 같은 바깥 활동들을 좋아하는데그런 것들을 방송을 통해 보여줄 수 있냐는 요청을 받았습니다근데 그 덕분에 아이들이 방송에 참여하게 됐고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더라고요그래서 이젠 아이들과 함께 방송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아이들에겐 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거기도 하고좋은 경험이 돼 주겠죠이건 저한테도 좋은 경험이고요외국인이 한국 TV 프로그램에 나와 한국과 한국 사람에 대해 더 많이 겪어볼 수 있으니까요.

육아하는 모습도 방송에 자주 나왔어요가족들이 대중에게 노출되는 데 부담은 없었나요?
저는 없었지만아내가 좀 부담스러워했습니다사람들이 저나 가족들에 대해 뭐라고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아요물론 어쩌다 접하게 되면 화가 나지만요사실 전 그런 사람들이 야구선수로서의 저만 알지제 가족들에 대해선 모르면서 왜 나쁘게 말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하지만 저는 방송에 나가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느꼈고남들의 시선 때문에 좋은 기회를 저버린다는 건 결국 그들이 원하던 일이니까요그래서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아빠라는 얘기가 많았는데니퍼트만의 육아 철학이 있을까요?
좋은 아빠든 나쁜 아빠든 다 주관적인 의견이겠지만 스스로 엄격한 편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물론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도 좋지만저는 제 아이들이 다른 이들에게 공손하지 않게 대하거나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을 때 화가 나거든요.

아들들은 아빠의 선수 시절을 알고 있나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제가 선수로 뛸 때는 기억하지 못합니다대신 ‘백 투 더 그라운드’나 양준혁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하는 모습 정도를 봤죠제 사진을 보고 ‘아빠다!’라고 하는 정도입니다제가 활약할 땐 아이들이 아내의 배 속에 있었죠.

최근 출연한 방송프로그램들을 보니 한국어 실력이 전보다 많이 는 것 같던데요?
아니에요통역이 없으면 조금 힘들어요어려워요한국말 알아듣는 건 괜찮아요근데 한국 사람들 사투리부산광주서울 사람… (니퍼트는 한국말을 열심히 시도했다.) 다들 하는 말과 속도가 다 달라서 잘 못 알아들을 때도 있습니다그럴 땐 ‘Slow down, please’ 이러죠제가 한국말을 좀 더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제 아이들은 이중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데아이들이 집에서 한국말을 하면 제가 ‘응뭐라고?’ 하거든요.

‘피지컬:100’에서는 거의 100명이 한국어를 했잖아요.
맞아요힘들었습니다첫 번째 미션이 봉에 매달리는 거였는데요영어로는 하나도 설명해주지 않더라고요그래서 제가 급히 참가자들에게 ‘저기요영어 할 줄 알아요뭐라고 하는 거예요?’라고 하고 다녔습니다그래도 많은 참가자가 영어를 조금씩은 할 줄 알기도 했고 이후에 만난 팀원들도 절 많이 도와줘서 크게 곤란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방송에 나온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기도 하나요?
조금 보긴 했는데전부 보진 않습니다제 모습을 스스로 보기 싫거든요바보같이 나와서차라리 야구 경기를 하는 건 원래 하던 거라 괜찮은데 예능에 나와서 제가 말한 걸 듣고 있으면… 와봐주기 힘듭니다(가족들은 방송을 보나요?) 가족들은 보죠제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방송을 보고 있으면 전 빨리 지나가 버려요.

방송에 나오거나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돼요평소에도 감수성이 풍부한 편인지 궁금한데요.
MBTI가 유행이라던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러다 보니 아내가 절 앉혀 놓고 ‘빨리 검사해!’ 하더라고요그래서 검사를 해 보긴 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내 결과가 뭐였지(아내몰라당신이 뭐라고 했더라?) 검사가 너무 멍청하다고 그랬나? (웃음질문을 보면 ‘당신은 감성적입니까아닙니까?’ 하잖아요물론 제가 엄청나게 감성적일 때도 있지만맨날 울진 않거든요저는 이성적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출연해 보고 싶은 방송프로그램이나 콘텐츠가 있나요?
저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낚시나 캠핑등산 같은 외부 활동을 좋아하니까 그런 방송은 다 좋습니다(‘최강야구’에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아요.)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했을 때 박용택 선수가 제게 ‘최강야구’ 시즌 2에 대해 귀띔해줬어요저로서는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는 거니까 기회가 된다면 참여할 겁니다하지만 아직 그쪽에서 제게 연락을 주진 않았죠사실 에피소드를 두 편 정도 봤는데 제가 참가하면 분명 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예요그러니까 제 말은요. 최강야구내가 할게!

#니퍼트 감독님

아카데미 설립 초반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들었어요요즘은 운영 상황이 어떤가요?
아카데미를 열 당시는 코로나가 무척 심할 때였습니다실내에서는 방역 수칙 때문에 수업하기가 힘들었고 눈이 내리는 밖에서만 할 수 있었죠타이밍이 참 안 좋았습니다하지만 다행히도 이듬해 봄이 오면서부터는 학생들이 제법 들어오기 시작했어요그래서 지금은 꽤 괜찮은 상태예요사실 날이 따뜻해지면 아이들이 많아집니다선수를 준비하지 않는 취미반 친구들도 잘 찾아주고요.

야구 아카데미에서 일하는 ‘니퍼트 감독’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늘 다릅니다일단 월요일은 쉬는 날이고요일주일 동안 기초반유소년반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칩니다일주일 중 대부분 시간을 이곳에서 보냅니다.

레슨이 별다른 통역 없이 진행되는 거로 알고 있어요소통의 문제는 없나요?
가끔은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많은 학생이 영어로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합니다물론 기초반 학생들은 대체로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최대한 한국어로 설명해보려고 하죠만약 그래도 서로 안 통하는 부분이 있으면 아내에게 전화해서 통역을 부탁하기도 합니다세세한 부분까지 100%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할 때 주로 그렇게 하고요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통역 없이 제가 직접 소통할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정 안 되면 핸드폰을 가져와서 파파고를 씁니다파파고는 친구야! (웃음)

빅드림 아카데미에서 추구하는 교육 목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생들이 다른 학원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할 때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고 있습니다물론 그들이 야구선수를 꿈꾸는 것도 알지만 10살 남짓 되는 아이들이 매일 하루 8시간을 훈련하더라고요제가 만약 그런 수준의 훈련을 매일 해야 했다면 선수를 진작 그만뒀을 겁니다그래서 이곳 아카데미에서는 야구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어린 학생들이 즐겁게 지내며 야구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시합니다훌륭한 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아이들도 지나치게 엄격한 코칭과 고된 훈련으로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우린 그런 아이들을 북돋아 주면서 재미있게 야구를 배울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Remember No.40

야구장에 종종 직관을 오더라고요은퇴 후에도 KBO리그 경기를 자주 챙겨 봤나요?
TV로는 스포츠를 안 봅니다선수 때도만약 다음 경기가 KIA전이면 이전 KIA전 영상들을 돌려보는 정도였습니다야구든 농구든 축구든 TV로 보면 지루하더라고요가끔 제가 일하는 아카데미나 광교 세인트폴의 학생들을 데리고 야구장엔 갔습니다구장에 가면 그때가 그리워서 다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어쨌든 TV로는 지루해서 안 봅니다.

사실 두산에서 KT로 갑자기 이적하게 됐을 땐 기분이 다소 상한 듯 보였어요.
에효… 두산이 저와 계약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저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사실 저는 수년간 두산을 떠날 수 있었는데도 충성심으로 팀에 남았습니다근데 2017시즌이 끝난 후 그들이 갑자기 등을 돌려서 화가 났습니다그해 14승을 했고 나쁜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하지만 한편으론 이해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두산이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하는 해에 한국시리즈에서 미끄러졌으니 실망했을 법도 하죠하지만 저와 계약하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 더 나은 방식이 있었을 겁니다제가 7년 동안 두산에서 어땠는지를 생각해보면 경우가 없다고 느껴졌죠차라리 저한테 이유라도 제대로 설명해줬으면 받아들였을 텐데아무런 연락도 없는 상태에서 두산이 다른 외국인 투수 2명과 사인했다는 사실을 기사로 접했습니다마치 저한테는 자격도 없다는 듯이 말이에요반면 KT에는 정말 감사했어요그들은 제가 계속 선수로서 팀에 이바지하도록 해줬으니까요솔직히 이적 후 첫 번째로 두산전 경기를 나갔을 땐 두산을 무조건 이기고 싶었습니다물론 옛 동료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길 바란 건 절대 아니지만그땐 두산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나 있어서 두산이라는 팀이 그냥 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바라기도 했어요.

그때 이후로는 관계가 어떤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그땐 그랬지만 몇 년이 지나니마치 흘러가는 강물처럼 좋은 관계로 돌아왔다고 느낍니다동료들이든 통역이든 그때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은 제가 도움을 요청하면 발 벗고 나서 줄 사람들이거든요단지 KT로 이적하던 해에 상처를 많이 받았을 뿐입니다.

양의지가 올해 두산으로 돌아왔는데연락을 나눴나요?
아마 아카데미 학생들과 갔던 거 같은데지난해에 NC전을 한번 보러 갔습니다그때 경기가 끝나고 의지랑 대화를 나눴는데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고 그랬죠그래서 제가 ‘헤이두산으로 돌아가는 건 어때?’하고 놀렸거든요그때 의지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웃기만 했습니다근데 겨울에 예전 통역이 의지가 두산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제게 전했습니다그래서 의지한테도 두산으로 다시 간 걸 축하한다고 말해줬습니다우리가 두산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보니 의지가 두산으로 돌아가서 기뻤어요두산 유니폼을 입은 의지는 저한테 무척 특별합니다아마 그를 보면 함께 뛰었을 때가 생각나겠죠.

올해 시구자로 나서고 양의지가 그 공을 받으면 굉장히 의미 있겠네요!
좋아요재밌겠네요대신 사람들이 제가 의지 덕분에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여야… (니퍼트는 답을 멈추고 한동안 눈물을 보였다.) 왜냐면 그는 오랫동안 제 포수이기도 했고제 프로 선수 인생 마지막 투구가 끝났을 때 마운드에서 내려와서 그와 포옹했거든요그때가 자꾸 떠올라서 이래요제 커리어는 그 포옹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죠.

수많은 야구인이 니퍼트를 칭송하는데스스로 돌아봤을 때 어떤 선수였다고 생각하나요?
모두 제 동료들 덕분입니다전 테니스 선수도골프 선수도복싱 선수도 아닙니다팀에 소속된 야구선수였죠동료들이 절 돕지 않았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많은 사람이 저를 최고의 선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왜냐면 제가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했으니까요저는 그저 행운아였을 뿐이에요만약 제가 다른 구단과 계약하거나 선수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면혹은 의지 말고 다른 포수를 만났더라면 아마 많은 것이 달라져서 성공한 선수가 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곽빈박신지최준호 등 니퍼트를 롤 모델로 삼으며 입단한 선수들도 있는데자신을 본받고 싶어 하는 그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우선 그들이 저에 대해 그렇게 말해준 건 멋진 일이네요그런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야구를 얼마나 오래 할지 모르니까 유니폼을 입고 뛰는 오늘을 특별히 여겨야 한다는 겁니다내일은 보장되지 않으니까요오늘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오늘 체육관에 가는 것에 후회 없이 모든 걸 바치면 좋겠습니다.

KBO리그 레전드 40인에 선정되기도 했어요외국인 선수로서는 아주 특별한 일이겠어요.
그런 이벤트가 있다고 처음 들었을 땐 제가 선정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전설적인 한국 선수들이 이미 많았잖아요제가 알기로는 타이론 우즈와 저이렇게 두 명만 외국인 선수인데쟁쟁한 4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저를 뽑아주셔서 무척 영광입니다.

은퇴 후 두 차례 시구를 했는데마운드에 오를 때 선수 시절이 그립지는 않았나요?
이젠 야구장에 가면 주로 아이들과 관람을 합니다하지만 시구할 때처럼 그라운드로 내려갈 일이 있으면 야구장의 잔디 냄새와 마운드의 느낌그곳에서 보이는 팬들이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줘요맞아요남은 삶 동안 그리워하겠죠.

아직도 지도자 생각은 크게 없는지 팬들이 무척 궁금해합니다!
하하나중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준비가 안 됐어요코치가 되면 시간을 정말 많이 할애해야 하는데그걸 감당할 자신은 아직 없습니다.

자신의 선수 시절에서 가장 낭만적이었던 장면이나 순간을 하나 뽑아보자면 언제였나요?
유니폼을 입었던 모든 순간이 그랬습니다돌아보면 운이 좋아서 그렇게 오래 뛸 수 있었죠그래도 2015시즌에 우승했을 때가 기억납니다그해 제가 어깨를 다쳐서 두산이 절 집으로 보낼 줄 알았습니다게다가 두산은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팀이었고요근데 제가 얼마나 오래 결장할지도 모르는 와중에도 두산은 절 믿고 계속 쓰기로 해줬습니다덕분에 얼마 뒤 복귀해서 팀이 우승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었어요그래서 그때가 제겐 매우 인상 깊은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만약 과거를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후회되는 순간이 있는지 묻는 거군요과거로 돌아간다면 2018시즌을 끝내고 그때보다 더 노력할 겁니다한국이 아니더라도 대만이든 어디든 가서요그리고 아내도 늘 같은 얘기를 하곤 해서 지금 앞에서 웃고 있네요아무튼야구에 좀 더 매달려야 했는데 그때 그냥 포기해버린 게 후회됩니다.

나에게 야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Everything. 야구는 모두가 즐길 수 있습니다아이든 노인이든 상관없죠그래서 야구는 사람들이 서로 함께하게 해줍니다심지어 선수들은 다른 나라에 가서까지 그들의 야구를 선보이기도 하고요저로서는 그런 야구가 절 살아가게 해준 전부예요제가 야구선수가 아니었다면 과연 뭘 했을까요수많은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준 야구는 제게 전부와도 같습니다.

니퍼트를 그리워하는 야구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마치겠습니다.
두산 팬, KT 팬을 포함한 모든 야구팬에게 감사합니다요즘 거리에서 제게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하시는 팬분들이 ‘저 삼성 팬이에요’‘저는 롯데 팬이에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모든 팬분이 다 소중합니다비록 제가 상대 팀의 투수였더라도 저를 한 명의 야구선수로서 존중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친구들을 만나면 근황을 묻다가도 결국 그 시절 얘기로 회귀하곤 한다어떤 사람이 돼 있든 우리는 언제나 서로에게만큼은 어린 날의 우리로 남아있을 뿐이기 때문이다숱한 두산 팬들이 니퍼트를 보면 괜스레 눈물짓게 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거다이제 그는 야구선수가 아닌 아카데미 감독이자 방송인으로 거듭났지만양의지의 말마따나 팬들의 마음속에는 영원한 1선발로 새겨져 있을 테니 말이다.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는 아주 다양하다하지만 간혹 단순한 애정을 넘어 존경한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선수도 있다두산 팬들에게는 니퍼트가 바로 그런 존재다. 7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그는 팬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우상이 됐다압도적인 실력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투철한 팬 서비스 정신과 동료들을 대하는 애정 어린 마음까지야구선수 니퍼트를 사랑하는 까닭을 하나만 대 보라고 한다면 아마 답을 골라내느라 고민이 깊어질 테다다만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이것 하나는 굳게 다짐했다어떤 선수가 사랑받는지 묻는 문제에 답을 적어야 한다면망설임 없이 니퍼트 같은 선수가 사랑받는다고 쓰겠다고.

▲ 더그아웃 매거진 14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4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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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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