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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되네?’의 연속이었던 지난 스토브리그. 각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이적,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KBO리그 복귀, 비 FA 다년 계약 등 파격적인 소식이 유독 많았던 만큼 팬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주전 선수들의 연쇄 이동으로 올해도 알쏭달쏭 안갯속인 22시즌 KBO리그 판도. 이에 이번 ‘더그아웃 먼슬리’에서는 BJ 테디윤(본명 윤동현)과 함께 올 시즌 5강 예측에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2월 11일 작성)
에디터 박소정 사진 NC 다이노스, KT 위즈
#테디윤이 누구예요?
BJ 테디윤은 건국대학교에서 3학년까지 사이드암 투수로 활동했고, 현재는 아프리카TV에서 KT 위즈 담당 편파 중계를 하고 있다. 그는 세이버메트릭스를 기반으로 한 선수 및 경기 분석에 탁월해 KT 팬뿐만 아니라 타 팀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는다. 그가 이번에 작성한 2022 KBO리그 5강 예측에도 각 팀과 선수들의 특징, 성적, 경기 외적인 부분 등에 대한 자세한 데이터와 스토리가 가득 담겼다. 비록 지면상의 이유로 모든 내용을 싣진 못했으나 그의 야구 사랑과 전문성을 엿보기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야구 스탯 분석 전문가는 어느 팀을 주목했을까? 지금부터 확인해보자. 참고로 이번 5강 예측은 올해 KBO리그가 ‘어떤 특이사항’도 없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를 가정했음을 미리 알린다.
#NC 다이노스
NC는 중심 타자 나성범을 떠나보냈지만,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하며 오히려 전력이 보강됐다. 21시즌 나성범은 OPS(On-base Plus Slugging, 출루율+장타율) 0.844 / wRC+(Weighted Runs Created+, 조정 득점 창출력+) 124.1 /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91을 기록했다. 박건우는 OPS 0.841 / wRC+ 138.5 / WAR 4.62를 기록했으니 박건우가 나성범의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거로 기대되며, OPS 0.787 / wRC+ 118.8 / WAR 3.33을 찍은 손아섭의 합류도 힘이 될 전망이다. 박건우의 리그 정상급 수비와 탈 잠실 효과도 주목할만하다. 파크 팩터(구장의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 1,000보다 크면 타자 친화적, 작으면 투수 친화적 구장)가 잠실야구장(득점 934 / 홈런 789)보다 높은 창원NC파크(득점 1,044 / 홈런 1,140)가 홈이 된 만큼 홈런 수 증가도 예상된다.
올해 NC의 팀 타격은 SSG 랜더스와 함께 리그 최강을 다툴 것이다. 21시즌 권희동,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 등 주전 4명이 전체 일정의 3분의 1만 소화했음에도 팀 OPS 0.759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개막전부터 함께 하지 못하는 점과 경기 감각 등의 변수가 있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리그 최강의 타선이 될 것이다. 3,000타석 이상을 기록한 현역 타자 중 통산 타율 TOP3인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으로 숨 막히는 테이블세터진을 꾸릴 수 있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김주원, 상무 피닉스 야구단에서 퓨처스리그를 폭격한 오영수(21시즌 퓨처스리그 OPS 0.930)와 서호철(21시즌 퓨처스리그 OPS 0.984)도 주전급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선발진은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구창모는 끝내 복귀하지 못했고, 송명기도 기대에 못 미쳤다. 핵심 불펜 자원들의 노쇠화도 겹쳐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팀 내 토종 선발 중 WAR 1위(2.65)를 기록한 신민혁이 중심을 잘 잡아줬지만 올해도 같은 모습일지는 미지수다. 전년도 42이닝에서 21시즌 145이닝으로 1군에서의 투구 이닝이 100이닝 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0시즌에 소화 이닝이 급증한 송명기가 작년 부진을 겪은 점으로 미뤄 보아 이는 우려할 만한 데이터로, 신민혁도 같은 과정을 겪는다면 NC 마운드에 또다시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다. 관건은 구창모의 복귀다. 현재 80%의 힘으로 투구할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가 돌아온다면 NC는 강력한 페넌트 레이스 1위 후보가 될 거다.
불펜에는 베테랑 마무리 이용찬, 2.08의 평균자책점으로 1군에 안착한 류진욱, 필승조 합류 가능성이 있는 심창민과 하준영 등 기대되는 자원들이 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대대적인 방출 릴레이로 새판짜기에 돌입한 NC는 올해 여러 젊은 투수를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시켰다. 지금 새 얼굴 찾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올해도 뒷문 걱정을 해야 한다.
새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의 활용과 타순, 포지션 교통정리 등의 숙제가 남아있지만, 4인방의 복귀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NC 야수진은 가히 리그 최강이라 부를 만하다. 투수진에서 리그 중간 정도의 퍼포먼스만 보여줘도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상위권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LG 트윈스
21시즌 LG는 팀 불펜 WAR 14.67을 기록했다. 이는 11시즌 SK 와이번스와(현 SSG)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성적이다. SSG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닝(576.1이닝)을 소화했음에도 불펜 평균자책점 1위, 최소 블론 세이브 2위, WPA(Win Probability Added, 승리 확률 기여도) 1위 등 역대급 기록을 만들었다. 올해도 이 전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여기에 추가 자원들도 합류했다. 수술과 재활 끝에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합류하는 함덕주와 임정우를 비롯해 넓은 잠실벌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베테랑 김진성이 그 예다. 올해도 LG 계투진은 잘 갖춰져 보인다.
작년엔 아쉬움이 남은 LG 선발진이지만 올해는 기대해볼 만한 요소가 많다. 임찬규(21시즌 선발 17경기 / 90.2이닝 / 평균자책점 3.87 / WAR 1.38)는 어깨 염증에 부친상까지 겪으며 힘겹게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이후 본인도 “아버지의 축복”이라고 말할 정도로 놀라운 구속 상승 폭을 보였다. 130km/h대 후반이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3.1km/h까지 올라왔다. 제구력과 커브,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높은 그가 끌어올린 구속까지 유지한다면 올해 에이스급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4선발에는 이민호가 있고, 5선발은 아직 공석으로 보이지만 후보는 많다. 좌완으로는 손주영, 김윤식, 임준형, 우완은 배재준, 채지선 등이 기회를 노린다.
LG의 우승을 위한 열쇠는 방망이다. 21시즌 팀 타격 WAR 21.04 / OPS 0.710 / wRC+ 99.4 / 경기당 득점 4.54점까지 모두 리그 8위 수준으로, 우승을 바라기에는 많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오지환, 이형종, 유강남은 최근 3년간 타격에서 나란히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30대 초중반인 만큼 온전히 에이징 커브로 치부하긴 어려우며, 급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편 외국인 타자들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나서 올해는 새 얼굴로 리오 루이즈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3루 수비 외에 1, 2루 자리에도 설 수 있는 내야 멀티 자원이다. 여기에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박해민도 더해져 공‧수 양면에서 전체적인 반등을 예상한다.
LG는 지난해 리그 최하위급의 타격성적을 냈음에도 페넌트 레이스 3위에 올랐다. 올해 화력이 업그레이드된다면 대권 도전도 가능하다. 21시즌 외국인 타자 WAR이 0.15로 최악이었던 점은 오히려 큰 전력 상승요인이다. 루이즈의 적응, 채은성의 1루 포지션 변경, 커리어 로우 3인방의 반등 등의 숙제가 해결되면 의심의 여지 없는 우승 후보가 될 거다.
#KT 위즈
KT는 21시즌 선발 투수 관련 기록(WAR, 퀄리티 스타트, 평균자책점, 이닝)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으로 구성된 환상의 선발진을 그대로 유지한다. 선발진에 문제가 생겨도 김태오, 심재민, 엄상백, 이정현 등 든든한 자원이 많다. 이대은의 돌연 은퇴로 불펜 전력 누수가 있지만, 과거 필승조로 활약한 정성곤이 제대 후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여 중이며 김민, 손동현도 하반기 전역 후 시즌 막바지 복귀 예정이다. 고교 시절 김도영, 문동주에 이어 No.3로 불린 박영현도 즉시 전력감으로 불펜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작년 KT 불펜은 450.2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최소 이닝 1위를 기록했다. 필승조 한 명이 한 시즌에 5, 60이닝 정도 소화한다고 보면 KT 계투진은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와 이닝 소화에 더 집중할 여력이 있다. 불펜 자체가 아주 강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작년과 비슷한 선발진의 활약과 함께 제 몫을 다 해주리라 평가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아킬레스건은 공격력이다. 강백호가 커리어 하이이자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을 보여줬으나 팀 타격성적은 리그 중위권에 머물렀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던 베테랑 유한준마저 은퇴해 난항이 예상된다. 기록으로 보면 FA로 영입한 박병호(21시즌 477타석 / OPS 0.753 / wRC+ 106.4 / WAR 1.47)가 유한준(21시즌 336타석 / OPS 0.831 / wRC+ 130.5 / WAR 1.87)을 완벽히 대체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강백호에게 1루 수비 휴식과 지명타자 기용으로 체력 안배를 해줄 수 있다는 점, 작은 구장을 홈으로 갖게 된 박병호의 반등 가능성이 긍정적이다.
KT의 좌익수 고민은 올해도 여전하다. 눈야구가 강점인 조용호는 역대 최다 볼넷이 나온 21시즌에 출루율 0.349로 규정타석 충족 타자 중 38위에 그쳤고, wRC+는 77.7로 리그 좌익수 평균 wRC+인 98.7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는 올 시즌 그에 대한 기대는 더 떨어질 수 있다. 198타석을 소화하며 wRC+ 115.7을 기록한 김민혁도 있지만, 수비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면 출전 기회를 보장받기 어렵다.
스토브리그 결과만 보면 타선에서 큰 업그레이드는 없다. 가장 취약한 좌익수, 2루수에도 변화가 없다. 작년과 비슷한 방망이라면 답답한 경기가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가진 만큼 상위권을 기대할만하다.
#SSG 랜더스
21시즌 SSG는 팀 타격 OPS, wRC+, WAR 그리고 홈런까지 모조리 1위를 기록한 화력의 팀이었다. 젊은 박성한과 최지훈이 성장했고, 2년간 다소 주춤했던 한유섬이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KBO리그에서의 5년 중 가장 저조한 성적(타율 0.225 / 출루율 0.340 / 장타율 0.425 / WAR 1.13)을 기록했음에도 공격력은 최강이었다. 올해는 케빈 크론을 영입해 다시 한번 홈런 공장을 풀가동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외국인 타자 중 타격에선 최고라고 생각한다. 최근 일본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미국 AAA에선 2시즌 통산 812타석 / 타율 0.319 / 60홈런 / OPS 1.057을 기록했다. AAA를 평정했다고 할 수 있는 기록으로 타석당 홈런 7.3%를 기록했다. 작년 홈런왕 최정의 기록이 6.31%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석당 삼진이 30%를 넘었지만, AAA에서는 20%대 초반으로 양호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가 홈인 크론이 원활히 적응하면 SSG의 방망이는 KBO리그를 폭격할 거로 보인다.
1선발 윌머 폰트는 지난해 8승에 그쳐 주목을 못 받았지만, 자세히 보면 에이스급 세부지표를 가졌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수비 무관 투구) 3.28로 아리엘 미란다와 고영표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했고, 9이닝당 삼진 개수도 리그 2위였다. 작은 구장을 쓰지만, 피홈런 기록 역시 준수하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도 149.3km로 리그 2위였던 만큼 올해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더불어 SSG는 베테랑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 그는 AAA 통산 선발당 평균 5.96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상당한 이닝이팅 능력을 갖췄고, 메이저리그 통산 9시즌 동안 9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SSG는 하위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 21시즌 문승원, 박종훈을 제외하고 토종 선발 WAR+를 기록한 자원은 이태양(0.06), 조영우(0.16)뿐이다. 김건우, 신재영, 양선률, 정수민, 조병현, 최민준 모두 음수를 기록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년 SSG 불펜 운영은 눈물 없이 보기 힘들었다. 선발진이 붕괴하니 계투진의 투구 이닝은 하염없이 늘었다. 불펜 소화 이닝 TOP10 안에 SSG가 3명(김택형, 서진용, 장지훈)이 포함됐다. 특히 대졸 신인 장지훈은 무려 80.1이닝을 소화해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21시즌 SSG의 외국인 선수 WAR는 4.42로 리그 10위를 기록했고 1위 두산과의 격차는 9.87이다. 반등의 여지가 가장 큰 팀이다. 문승원과 박종훈이 돌아올 때까지만 선발과 불펜진이 견뎌준다면 단숨에 리그 최상급 전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은 매년 주전들을 떠나보내면서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베어스의 ‘화수분 야구’는 작년에도 풍년이었다. 고졸 신인이지만 좋은 성적을 낸 안재석(OPS 0.662 / WAR 0.79), 완전히 잠재력을 터트린 양석환(OPS 0.827 / WAR 3.10), 주전 유격수로 거듭난 보상 선수 박계범(OPS 0.725 / WAR 2.06), 개인 통산 첫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성적(wRC+ 113.3)을 비롯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김인태(OPS 0.751 / WAR 1.74), 김인태와 더불어 알을 깨고 나온 조수행(OPS 0.787 / WAR 1.01) 등 우수한 자원들을 발굴했다.
한편 박건우의 보상픽인 강진성이 ‘보상 베어스’의 또 다른 신화가 될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두산은 경쟁과 플래툰을 염두에 두고 “강진성이 1루수만 가능했다면 안 뽑았다. 김인태와 우익수로 활용하겠다”라고 밝혔다. ‘1일 1깡’ 시절인 20시즌 강진성은 좌투수에 매우 강했다(좌완 상대 타율 0.388 / OPS 1.060). 박건우를 대체하긴 쉽지 않겠지만, 좌완 상대 강점이 확실한 강진성을 김인태와 적절히 활용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다.
매년 외국인 투수 영입에 성공했던 두산의 이번 선택은 로버트 스탁(메이저리그 통산 72.2이닝 / 평균자책점 4.71 / 9이닝당 삼진 9.4, 볼넷 5, 피홈런 0.7)이다. 위력적인 공을 가졌지만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는 점이 걸린다.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 변경 시 스태미나나 내구성에서 문제가 자주 생기기 때문이다. 전임자인 워커 로켓은 선발 9승과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투수 WAR 4.10으로 리그 11위에 오른 바 있다. 스탁이 그를 온전히 대체하지 못한다면 선발진 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올 시즌 KBO리그 심판진은 그동안 유독 인색했던 높은 쪽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쪽 코스의 공은 헛스윙과 플라이볼 유도에 효과적인데,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극단적인 뜬공 투수들이 있는 두산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1시즌 곽빈, 최원준, 아리엘 미란다의 땅볼/플라이볼 비율은 각각 0.48, 0.52, 0.57로 이는 규정 이닝 50% 소화 기준 투수 중 TOP3에 해당한다.
최원준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38.7km로 리그 42위(규정이닝 50% 이상 소화 기준)에 그쳤으나, 해당 구종을 던졌을 때의 결괏값으로 환산되는 구종가치는 리그 4위에 해당한다. 이런 기록이 가능했던 이유도 잠수함 투수 특유의 떠오르는 투구 움직임에 기인한 높은 존 활용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높은 존 헛스윙률, 피OPS, 피안타 등 기록들이 낮은 쪽에 비해서 월등히 좋게 나타난다. 곽빈의 데이터도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의 경우엔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따라 고질적인 볼넷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성적이 압도적임에도 페넌트 레이스 4위를 한 건 아쉬울 만한 성적이고, 올해는 불안 요소가 됐다. 박건우를 내보냈고 쏠쏠한 자원인 김민규도 입대했다. 하지만 성장한 야수들과 변화한 스트라이크 존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투수진이 있고 무엇보다 매년 보여준 저력을 절대 무시할 수 없기에 중위권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키움 히어로즈
지난 1월 말 KBO는 리그 흥행을 위해 올해 포스트 시즌부터 기존 5강 체제에서 6강 체제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정인 사안이지만 이슈된 만큼 한 팀을 보너스로 더 선정한다면 키움을 뽑고 싶다.
여러 사건 사고와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힘든 21시즌을 보냈으나, 또다시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박병호가 FA로 이적했고, 마무리 조상우와 필승조 김성민은 입대했다. 많은 전력이 빠져나갔으나 외부 영입은 없다. 주전 트레이드설로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홍원기 감독의 실험과 용병술도 아직은 미심쩍다. 여러 부정적인 요소들이 있음에도 6강 후보인 이유는 선발진이다.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 안우진, 이승호, 정찬헌, 최원태, 한현희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도 남는다. 작년 제이크 브리검이 61이닝 WAR 1.44로 분전했으나 외국인 투수의 기록으로는 매우 아쉬웠고, 주축인 안우진과 한현희도 36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키움 선발진은 749.1이닝(리그 3위) / 평균자책점 4.04(리그 4위) / 퀄리티 스타트 57회(리그 3위) / 선발 등판당 소화 이닝 5.20(리그 3위)을 기록했다.
이 기록의 선봉장에는 안우진이 있다. 그는 데뷔 후 3년 동안 선발로서 성장해왔고 21시즌엔 평균자책점 3.26 / WAR 2.45를 기록하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서드 피치가 약해 좌타자 상대에 문제가 있었지만, 작년에 이를 해결한 만큼 풀타임을 치를 올 시즌이 기대된다. 2년째 부진한 최원태, 성장통을 겪은 이승호도 언제든 반등을 기대할만하다. 관리만 해준다면 확실한 성적을 보장하는 정찬헌도 있다. 지난해 5일 휴식 후 등판 시 평균자책점 6.22에 그쳤지만, 6일 휴식 후 등판 시 평균자책점 1.55의 호성적을 보였다.
이정후가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지만 키움의 팀 타격은 리그 중하위권이었다. 윌 크레익과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WAR 합계가 리그 9위인 0.26으로 사실상 외국인 타자가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신해서 온 자가 화제의 인물 야시엘 푸이그다. 20시즌을 통으로 쉬고도 작년 멕시칸리그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247타석 타율 0.312 / 10홈런 / OPS 0.926) 워낙 악동 같은 이미지라 돌발행동이 걱정되지만, 적응만 잘한다면 작년보다 나아진 화력이 예상된다.
키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김성민, 박병호, 조상우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고, 홍원기 감독의 용병술도 발전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사건·사고도 없어야 한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키움을 6강 후보로 뽑은 건 야시엘 푸이그와 선발 투수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1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