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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 하는 순간
흔히 ‘강팀의 조건’이라고 한다면 믿음직한 선발 에이스, 거포 타자, 탄탄한 수비 등을 뽑는다. 맞는 말이다. 야구는 특히 숫자로 표현되는 것이 많기에 구체적인 스탯을 나열해 팀의 저력을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말해서, 이겨야 하는 순간 이기는 팀이 강팀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승리는 간절하다. 하지만 그 간절함을 승리로 바꾸는 힘, 그것이 지금의 동의대를 만들었다.
에디터 김나현 사진 JTBC 최강야구,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SSG 랜더스
#이기고 싶다
동의대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대학야구의 강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999년에 출범해 타 대학보다 다소 늦은 출발을 보였으나 창단 1년 만에 전국체전을 2년 연속 제패했고, 부지런히 프로 선수들을 키워냈다. 그리고 2019년, 정보명 감독의 선임과 함께 18년 만에 다시 한번 전국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며 열기를 불태웠다.
최근 JTBC 예능 ‘최강야구’를 통해 이러한 동의대 야구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보명 감독의 절묘한 작전과 이를 착실히 수행하는 선수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플레이로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어느덧 4년 차를 맞은 정보명 감독은 언제나 이기고 싶고 이기기 위해 야구를 한다고 말한다. 승리가 곧 동기부여가 되고 그것이 선수들을 움직이는 힘이 돼주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매일 같이 힘든 훈련을 이겨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간결한 메시지는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동의의 힘
동의대는 시작과 함께 많은 프로선수를 배출해냈다. 현 정보명 감독과 함께 국가대표 유격수로 활약했던 손시헌, 뛰어난 수비로 많은 팀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켰던 최경철은 동의대의 창단 멤버로서 프로에서도 오랫동안 활약했다. 또한 신재웅, 문광은은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모습으로 성과를 보였다. 앞으로 프로에서 보게 될 미래 동의대 자원들도 기대가 가득한 가운데,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동의대 야구부 출신 선수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1. 김재유
출생 1992.08.07 신체조건 180cm/82kg 학번 11학번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2021시즌 성적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87 |
.287 |
174 |
50 |
4 |
18 |
27 |
.340 |
.351 |
.691 |
이전 3시즌 성적
시즌 |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2020 |
68 |
.259 |
30 |
116 |
1 |
9 |
20 |
.344 |
.293 |
.637 |
2016 |
21 |
.148 |
4 |
8 |
0 |
1 |
8 |
.207 |
.148 |
.355 |
2015 |
18 |
.111 |
1 |
3 |
0 |
1 |
3 |
.200 |
.111 |
.311 |
대학 진학 후 만개한 타격 능력으로 일찍이 프로행이 점쳐졌던 김재유는, 2학년 때 당한 부상의 여파로 안타깝게 드래프트에서 낙방했다. 하지만 다행히 롯데 육성선수로 입단할 수 있었고, 2015년 입단 첫 시즌에 바로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데뷔 무대까지 치를 수 있었다. 이후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고, 2020시즌 대타와 대주자로 시작해 점차 꾸준한 선발 출장 기회를 부여받으며 팬들에게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1시즌 막바지 무릎 부상으로 긴 재활에 돌입했고, 올해 후반기에 2군에 등록되며 복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빠른 배트 스피드와 클러치 능력으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2. 도태훈
출생 1993.03.18 신체조건 184cm/85kg 학번 12학번 소속팀 NC 다이노스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좌타
2022시즌 성적 (8월 18일 기준)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72 |
.222 |
126 |
28 |
2 |
11 |
17 |
.286 |
.325 |
.611 |
이전 3시즌 성적
시즌 |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2021 |
77 |
.182 |
66 |
12 |
1 |
9 |
10 |
.290 |
.242 |
.532 |
2020 |
11 |
.182 |
11 |
2 |
0 |
1 |
0 |
.308 |
.182 |
.490 |
2018 |
26 |
.229 |
35 |
8 |
1 |
5 |
5 |
.357 |
.314 |
.671 |
두 번째로 소개할 이는 NC의 도태훈이다. 고교 시절 때만 해도 손꼽히는 유격수 유망주였으나, 포지션 변경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지명되지 못하고 대학 진학을 택했다. 이후 2016년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으며, 견고한 NC의 내야진 속에서도 퓨처스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어느 정도 두각을 보였다. 이후 8월에는 입단 첫해에 1군 무대를 밟기에 이르렀다. 2020시즌 상무 전역 이후 꾸준한 출장 기회를 받았고, 올 시즌 6월엔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3. 신용수
출생 1996.01.05 신체조건 177cm/77kg 학번 15학번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2시즌 성적 (8월 18일 기준)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25 |
.158 |
38 |
6 |
2 |
3 |
4 |
.238 |
.316 |
.554 |
이전 3시즌 성적
시즌 |
경기 |
타율 |
타수 |
안타 |
홈런 |
타점 |
득점 |
출루율 |
장타율 |
OPS |
2021 |
71 |
.261 |
119 |
31 |
1 |
6 |
23 |
.336 |
.361 |
.697 |
2020 |
5 |
.429 |
7 |
3 |
0 |
2 |
2 |
.500 |
.429 |
.929 |
2019 |
17 |
.100 |
20 |
2 |
1 |
2 |
4 |
.100 |
.250 |
.350 |
신용수는 5툴 플레이어라고 평가될 만큼 장점이 다양한 선수다. 대학 2학년 때 팔에 마비가 오는 고난을 겪기도 했으나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4학년 때 3할 6푼의 타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입증해냈다. 2019시즌 데뷔 첫 타석에서 본인의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며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고, 2021시즌이 끝난 후 은퇴한 민병헌의 등번호 3번을 물려받으며 본인을 향한 기대감을 입증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외야뿐만 아니라 3루수와 유격수 자리도 설 수 있는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로서 팀 내 쏠쏠한 역할을 해줄 거로 보인다.
4. 장지훈
출생 1998.12.06 신체조건 178cm/78kg 학번 17학번 소속팀 SSG 랜더스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22시즌 성적 (8월 18일 기준)
평균자책점 |
WHIP |
경기 |
승 |
패 |
홀드 |
세이브 |
이닝 |
사사구 |
탈삼진 |
3.77 |
1.19 |
33 |
2 |
0 |
6 |
0 |
45.1 |
9 |
26 |
이전 1시즌 성적
평균자책점 |
WHIP |
경기 |
승 |
패 |
홀드 |
세이브 |
이닝 |
사사구 |
탈삼진 |
3.92 |
1.28 |
60 |
2 |
5 |
10 |
1 |
80.1 |
23 |
51 |
데뷔 첫해부터 SSG의 불펜 에이스로 활약한 장지훈이 마지막 주인공이다. 장지훈은 본래 타자 출신으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대학교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하면서 눈부신 재능을 펼치기 시작했다. 2021년 2차 4라운드라는 높은 순번으로 프로에 입단했고, 동의대 코치 정대현의 뒤를 잇는 여왕벌이 되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그 포부대로 2021시즌 선발진이 무너진 SSG의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내며 단숨에 중심 자원이 됐다. 장지훈의 대학 시절을 지켜본 정보명 감독은 단 한 번도 그에게 잔소리한 적이 없을 정도로 매우 성실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보명 감독과 일문일답
전반기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4위, 대학야구 U-리그 조 2위를 기록하며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지금까지의 경기를 평가하자면?
사실 지난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반기였다. 우리는 4강 안에는 자주 들었고, U-리그는 3년 연속 조 1위를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2위를 한 것이다. 만족스럽진 않았다. 올해 우리 4학년 학생들의 실력이 정말 좋다. 그 친구들이 1학년이었을 때 내가 동의대로 왔으니까 4년 내내 동고동락하며 지켜봐 온 선수들이다. 이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무래도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본인의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아쉬운 결과를 낸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올해 경기 운영 면에서 특별히 중점에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번 시즌엔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없다. 지난 2년간은 여러 작전을 통해 한 점, 한 점을 뽑아내는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 팀이 공격도 좋고, 수비도 잘하고, 투수진도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공격이나 수비 때 특별한 지시 없이 각자의 실력으로 플레이하도록 뒀다. 덕분에 많은 경기를 콜드게임으로 이길 수 있었다. 우리가 가진 힘으로 밀고 나가는 야구를 했다.
이번 ‘최강야구’에서는 많은 작전을 선보여 주목받았는데?
대학야구와 ‘최강야구’는 다르다. 대학팀 상대로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편안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강야구’는 힘으로 누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작전을 꺼냈다. 그리고 우리가 강한 팀이라는 사실을 미디어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1점을 낼 수 있고, 또 지지 않는 힘이 있다는 걸 많은 이가 알아주길 바랐다.
‘정갈량’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놀라운 전략이 눈에 띄었다. 많은 공부와 고민 끝에 나왔을 텐데.
맞다. 그냥 며칠 연습한다고 되는 쉬운 작전이 아니다. 수년간 꾸준하게 연습하고 익혀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아무리 좋은 작전을 낸다고 해도, 막상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프로에서도 번트에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우리 선수들이 성공했다는 건 그만큼 개개인의 능력이 좋다는 뜻이다.
남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내가 감독을 시작하면서 함께 했던 이 친구들과의 마지막 시즌이다.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만끽하고 싶다.
감독으로 부임한 지 햇수로 4년이 됐다. 첫해와는 느낌이 다를 것 같은데 이제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가?
똑같다고 본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제자들을 열심히 가르쳐서 한 명이라도 프로에 보낼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동의대 출신이다 보니 우리 팀의 승리에 대한 집념도 더 강하다. 지지 않는 팀,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여전히 한다.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 2020년에 <더그아웃 매거진>과 인터뷰했을 때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했다. 그 생각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아마추어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길 바란다.
앞으로 동의대학교의 야구가 어떻게 발전하길 바라는가?
우리는 학교에서 지원을 많이 받고 있다. 특기생으로서 큰 대우를 받기에 이겨야 한다. 승리로써 학교에 보답해야 한다고 본다. 여러 번 우승했고 상위권에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항상 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어떤 부분으로의 발전을 얘기하기보다는 그저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아마야구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여기는가?
선수나 지도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야구를 대하는 방식이 매우 힘들다. 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듣고, 저녁에 잠깐 운동해서 발전하긴 어렵다. 엘리트 스포츠이지 않은가. 올해부터 얼리 드래프트가 시행되지만, 그것만으로 대학야구에 기회를 준다고 말하기는 모호하다. 그보다도 선수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처음 지도자가 되고, 전국체전 우승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국체전 100주년이었고 동의대에서는 18년 만의 우승이었다. 내가 감독으로 오면서 꼭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한 것도 좋았다. 아직도 그 순간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프로와 달리 아마야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보람이 있다면?
지도자와 선수와의 관계가 다르다. 프로에서는 정말로 코치와 선수의 사이를 유지한다면, 여기서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자들의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훨씬 조심스럽다. 어떻게 보면 애지중지 기르고 있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정말 애착을 지니고 아이들을 보고 있다. 하루 내내, 매일 어떻게 하면 이 친구들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오는 보람이 무척 크다.
선수들에게 어떤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솔직히 무서운 감독의 이미지가 있을 것 같다. 훈련도 많이 시키고, 유연성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졸업하고 나면 자신들을 위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도 선수를 해봤지만, 우리를 위해 진심으로 노력했던 지도자분들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훗날 나도 그런 마음이었다고만 생각해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동의대 야구부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남기고 마치겠다.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걸 안다. 그런데 훈련도 더 시키고, 미운 말도 많이 하는 내가 원망스러울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처음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드래프트 현장에 갔는데 우리 선수가 한 명 뽑혔고, 대학 출신은 20명도 불리지 않는 걸 봤다. 그때 단순히 편한 야구를 시키면 이 친구들이 프로에 갈 수 없겠다는 것을 느꼈다. 쉬고 싶어 할 때마다 휴식을 주고픈 마음도 굴뚝 같다. 하지만 내가 약해지면 안 된다며 마음을 계속 다잡는 중이다. 그렇기에 다들 조금 더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고맙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7호 (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