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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eople]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DUGOUTV

dugout*** (dugout***)
2020.09.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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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사람

 

포털사이트에 ‘김하성’을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검색어들이 있다. 국가대표 유격수, 유격수 김하성. 너무나 자랑스러운 수식어들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능력을 한정 짓는 틀이 될 수도 있는 단어들. 올 시즌 김하성은 그 틀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어떤 포지션에서든 흔들림 없이 자기가 할 일을 해내고 있다. 게다가 시즌 초반의 부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연일 기록을 터뜨리는 모습은 놀라울 뿐이다. 변수가 많은 프로야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개의치 않고 한결같이 제 모습을 찾는 김하성. 그가 보여주는 굳건함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번 인터뷰에는 그의 흔들림 없는 단단한 모습을 담아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photo 키움 히어로즈 Editor 송서미 Loacation 고척 스카이돔

 

김하성_(1).jpg

 


#어떤 바람이 불어와도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입니다.

 

이전에 박민우 선수와 더블인터뷰를 한 적은 있지만, <더그아웃 매거진> 단독 표지 모델은 처음이에요. 기분이 어때요?

<더그아웃 매거진>은 잘 알려진 야구 잡지잖아요. 독자도 많고요. 그런 유명 잡지에 표지 모델로 선정돼 영광이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전 인터뷰했던 내용도 잡지나 영상으로 봤나요?

네, 다시 봤어요. (어땠어요?) 그 당시에 굉장히 즐거운 분위기에서 인터뷰했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이번 시즌 득점 1위(8월 1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어요. 얼마 전 잠실 경기(7월 30일 두산베어스 전)에는 한 경기에서 5안타를 때려내기도 했고요. 요즘 컨디션이 더 좋아진 것 같은데,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요?

시즌 초반보다는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 타격감은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지금의 좋은 감을 유지하는 거예요.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서 득점 순위 같은 지표들은 되도록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자 하고 있어요.

 

5, 6월보다 7월 이후 성적이 확연히 좋아졌어요. 결과가 좋아진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을까요?

글쎄요. 사실 그때는 잘 맞은 타구들이 많이 잡혔어요. 운도 안 따라준 것 같고요. 하지만 지금은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잘 맞은 타구들이 하나씩 안타로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상승했고요.

 

포지션 변화가 조금 있었지만 성적은 여전히 좋아요. 타격감도 살아났고요. 3루수에도 금세 적응한 것 같아요.

포지션과 타격감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손혁 감독이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 출장도 고려한다고 하던데, 부담감은 없나요?

감독님께서 배려해주신 것에 감사하죠. 하지만 전 어떤 포지션과 타순에서도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어요. 경기에서 늘 최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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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그럼에도 ‘역시 김하성’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7월 14일 고척)에서 보여준 ‘무릎 꿇은 홈런’은 올 시즌 명장면으로 계속해서 회자하고 있어요. 배트 컨트롤이 정말 정교했던 것 같아요.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저도 모르게 그런 동작이 나온 것 같아요. 정말 자연스럽게 나왔거든요. 무릎을 꿇은 건, 공에 배트를 맞추기 위해 나온 본능적인 동작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어땠어요? 이재학 선수를 상대했는데, 쉽지 않은 투수잖아요.

재학이 형은 정말 좋은 공을 가진 훌륭한 투수라고 생각해요. 타자마다 자기와 맞는 투수들이 있듯이, 투수도 타자의 타격감을 떠나 잘 공략하는 특정 선수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이)재학이 형한테 결과가 좋다 보니 자신감도 더 생기고 타석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어요.

 

홈런을 직감했나요? 무릎 꿇는 순간은 자세가 좀 흐트러졌잖아요.

타자들 대부분은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해요. 무릎 꿇고 홈런을 친 그날에도 잘 맞았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홈런 여부보다는 파울인지 페어인지 궁금하더라고요.

 

경기 전 좀 더 신경 써서 준비하는 투수나 평소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느끼는 투수가 있나요?

특정한 투수는 없어요. 다만 제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모든 투수를 상대하기 어렵고, 반대로 컨디션이 좋을 때는 모든 투수에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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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올 시즌 유독 기억에 남거나 아쉬웠던 경기가 있나요?

이번 시즌은 전반기 모든 경기가 다 아쉬워요. 비시즌 때 준비한 게 정말 많았는데 그에 비해 결과가 안 나왔거든요. 조급한 마음도 들었고, 때론 힘들기도 했어요. 시즌 시작하고 두 달간은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잘 맞은 타구도 다 잡히면서 운도 안 따라줬고요.

 

멋진 장면이 나온 데는 김하성 선수의 힘도 한몫한 것 같아요. 작년보다 힘이 더 좋아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근력 운동을 많이 했어요. 몸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그런 투자들이 지금 결과로 나오는 거로 생각해요. 중요한 건 이제 이걸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고, 잘 유지해야만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죠.

 

운동 외에 몸 관리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요?

중요한 건 휴식을 잘 취하는 거예요. 식사도 잘 챙겨 먹으려 하고요. 되도록 잠도 푹 자려고 합니다. 당연히 근력 운동도 꾸준히 하고요. (경기 전 꼭 하는 루틴이나 특별한 징크스가 있나요?) 징크스나 루틴은 따로 없습니다.

 

물론 지금은 팀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할 텐데요. 그럴 때는 어떻게 풀려고 하나요?

욕심부리면 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그냥 안 좋았던 기억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더 철저히 준비하는 것, 그거 하나뿐이에요.

 

그럼 반대로, 너무 경기가 잘 풀린 날, 스스로 어떤 포상을 내려주나요?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이야기도 나눠요. 쇼핑도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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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자양분이 되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나요?

팀의 모든 동료 선수들이 도움이 돼요. 그중에서도 특히 (박)병호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세요. 야구가 잘 안 풀리거나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직접 조언도 해주세요. 너무나 감사한 선배님이죠. 경기장이 아니라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이 힘이 많이 돼요. 제가 최대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거든요. 이 자리를 빌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2년 전에는 강정호 선배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롤모델로 삼고 있거나 닮고 싶은 선배가 있나요?

이제는 저를 롤모델로 삼는 아마추어 선수들이나 후배들을 위하고 싶어요.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제가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최근 가장 가깝게 지내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병호 형과 (이)정후예요. (만나면 주로 무얼 해요?)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특별한 야외활동을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홈경기나 원정 경기가 끝나면 같이 식사하면서 대화를 주로 나누는 것 같아요. (평소 경기가 없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도 궁금해요.) 주로 집에서 쉬는 편이에요. 장마철이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활동이 쉽지 않아서요.

 

취미활동이나 좋아하는 것들이 있으면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영화 보는 걸 좋아해요. 영화관도 가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를 봐요. (어떤 장르를 좋아해요?) 전쟁 영화나 액션 영화요.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평소에 SNS를 잘 하지 않고 외부 활동도 적은 편이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시즌 때는 경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 될 수 있으면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요. SNS나 외부활동은 비시즌 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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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깊은 나무

 

벌써 20대 중반이 넘었어요. 포스트 김하성을 꿈꾸는 후배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그런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조언해준다면요?

글쎄요. 조언이나 말보다는 제가 야구를 더 잘하고 좋은 행동을 보이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럼 후배 선수들이 저를 보고 배우지 않을까요? 백 마디 말보다 후배들 스스로가 직접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행동으로 본보기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멘탈 관리 팁이 있다면요?

신앙을 가지고 있어요. 기도와 명상을 하고 성경도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요.

 

한 해 한 해 변화가 많아요.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났잖아요. 야구선수로서 또 다른 목표가 생겼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든가 대기록, 영구결번 같은 것들이요.

세 가지 모두 다 이루면 좋겠네요. (웃음) 하지만 쉽지 않잖아요. 아직 야구 경기를 할 날도 너무 많이 남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생활하는 것에, 하루하루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어떤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그 팀을 생각했을 때 레전드인 선수로 남고 싶어요.

 

그럼 만약 야구선수가 아니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이었을 것 같아요?

야구가 아니어도 다른 운동을 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어요. (어떤 운동이요?) 축구도 좋아하고요. 지금은 골프도 좋아해요. 종목과 관계없이 워낙 운동하는 걸 즐기기 때문에 어떤 종목이든 운동을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도 야구선수여야만 하는, 김하성 선수가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야구는 정말 힘든 스포츠예요. 매일매일 경기가 있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힘들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 시즌을 치르고 나면, 그 시즌이 끝났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대단한 스포츠이기도 해요. 또 야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잖아요. 많은 분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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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키움 히어로즈는 어떤 매력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나요?

선수들이 서로 정말 잘 뭉쳐요. 선후배 관계도 너무 좋고요. 더그아웃에서는 젊고 역동적이고요. 힘이 넘치는 팀이에요.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팬들과 만남이 힘들었잖아요. 드디어 일부 관중 입장이 가능해졌는데, 어때요?

팬분들이 와주시니까 경기에 더 집중도 잘 되고 야구 경기를 할 맛도 나요. 팬들의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팬분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야구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한 노력이 기본이죠. 야구선수는 경기장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최고의 소통이고 가장 먼저 해야 할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서 팬들을 위해 팬서비스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구단 유튜브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할 거고요. 제 소식 많이 전해 드릴게요.

 

다음에 또 <더그아웃 매거진>과 인터뷰하게 된다면, 이번엔 어떤 이유로 인터뷰를 하고 싶은가요?

야구선수의 커리어를 마감하고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정리하는 인터뷰를 해보면 어떨까요? 아직 너무 먼 얘기긴 하지만요. (웃음)

 

마지막으로 그동안 기다려주신 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프로야구는 팬들이 있어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팬 여러분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경기장에서 팬 여러분이 주시는 응원과 함성을 들으면 정말 힘이 나요.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까 많이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텐데 부디 건강관리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마치 한 그루 나무 같았다. 어떤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나오는 답변이 마치 김하성 자체라고 느껴졌다. 시즌 초반의 부진부터 외국인 선수의 영입, 포지션 변화까지.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련이고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는 사건들이지만 그에게는 길고 긴 야구 인생 중 흘러가는 한 부분일 뿐인가 보다. 어떤 우려에도 개의치 않고 담담히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참 믿음직스러웠다. 인터뷰 내내 그라운드에서도 나무처럼 굳건할 그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팬들의 함성에 힘입어 더욱더 쑥쑥 자라날 나무, 김하성의 모습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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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3호(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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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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