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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SK 와이번스 기억법 DUGOUTV

dugout*** (dugout***)
2021.03.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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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단순히 그 대상을 지칭하는 용도를 넘어선다현재의 이미지가 될 수도 있고과거의 상징이 될 수도 있으며 미래의 가능성을 나타내기도 한다사람사물 할 것 없이 심지어 무형물에도 이름은 명칭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수십만 명의 팬을 거느리는 프로야구단은 오죽할까. 2000년 창단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네 번이나 트로피를 들어 올린 SK 와이번스가 20여 년 만에 이름을 바꾼다. 2021년 3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바뀔 이름에 대한 흉흉한(?) 소문들이 쏟아져 나왔다아직 정해지지 않은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부디 SK의 명성에 걸맞은 새 이름이 탄생하길 바라며지금까지 SK가 달려온 길을 함께 되짚어보고자 한다.


에디터 송서미 사진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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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의 시작

 

신세계그룹이 지난 1월 26일 SK 야구단을 인수하겠다고 결정했다신세계 이마트가 SK텔레콤이 가진 SK 야구단의 지분 전부와 야구 관련 토지를 1,352억여 원에 사들인 것이다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계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가장 큰 이슈는 새로운 이름이다모기업이 바뀌면 야구단의 명칭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이마트 와이번스부터 쓱 와이번스’, ‘쓱 야구단’,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새로운 이름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돌았고이마트 내 전자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의 마스코트 일렉트로맨의 의상이 선수들의 유니폼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20여 년간 SK와 함께했던 팬들은 낯선 이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급기야 KBO리그 선수가 이 상황에 대한 개인 의견을 SNS에 올렸다가 KBO 상벌위의 경고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과연 SK의 이름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SK가 맞이할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며잠시 그들의 지난 20년을 추억해보자.


#그럼에도 잊을 수 없는


2000년 3월 31일 창단한 SK는 구단 창단 4년 만인 2003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우승까지 거머쥐진 못했지만갑작스레 인천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현대 유니콘스에 배신감을 느꼈던 인천 야구팬들에게는 큰 행복감과 성취감을 안겨줬다그리고 2006년 겨울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SK의 전성기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3번의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이후 2018년 잠시 정체기가 있었지만외국인 감독 트레이 힐만을 영입하며 SK는 8년 만에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비록 2020년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하며 염경엽 감독이 스트레스로 경기 도중 쓰러지기까지 했지만그들에게는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우승의 DNA가 있다.


우승의 길목에는 눈에 띄는 선수들도 많았다. 2003년 포수 박경완이 FA(자유계약선수)로 합류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그 밖에도 2003년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때려내며 팬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이진영,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SK 공식 왕자님이 된 김광현 그리고 박정권정근우조동화최정 등의 선수들이 원동력이 돼 팀을 이끌었다그리고 2018년 구세주처럼 등장한 힐만 감독과 연장 13회에 솔로포를 터뜨린 한동민 등은 SK 팬들의 환호를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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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의 추억


이렇듯 지난 20여 년을 달려오며 SK는 수많은 족적을 남겼지만이 비좁은 지면에 그 역사를 다 담기란 어려웠다그래서 대신 에디터들에게 각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물었다다음은 <더그아웃 매거진에디터들이 꼽은 SK 야구의 명장면이다.


박소정 에디터 : SK 왕조의 2010 한국시리즈

2010년 당시 김광현정근우정대현정우람최정 등 국가대표급 전력을 유지했던 SK는 무적 그 자체였다모두의 예상대로 2010년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SK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올라온 삼성 라이온즈두 팀 다 왕조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해 한국시리즈 우승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4:0, SK의 손쉬운 우승으로 끝났다삼성도 박석민박한이배영수오승환최형우 등 기량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SK에 1승조차 따내지 못한 것은 큰 충격이었다삼성 클린업 트리오는 SK 투수진에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꽁꽁 묶였다그만큼 2010년 당시 SK의 전력이 압도적이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2010 한국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1차전 선발 등판한 김광현의 투구로 시리즈가 시작돼 4차전 마무리로 다시 선 김광현의 투구로 시리즈가 끝났다는 것이다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광현의 진가를 입증한 시리즈였다. SK는 2010년 우승을 포함해 그 이전까지 4년간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이라는 경이로운 결과를 기록했다최근에는 기량이 주춤했지만한때 상대 팀들에 두려움과 부담감을 안긴 SK 왕조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안녕, SK!


이예랑 에디터 투혼의 SK

전설의 마침표를 찍는 김광현 선수입니다.”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무려 13회의 긴 이닝 끝에 SK는 네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000년 SK는 창단 후 어느 팀보다 빠르게 성장해 2007년 첫 우승 후 사상 첫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왕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강팀으로 거듭났다최근 팀의 상승세가 주춤했지만그 어느 팀도 감히 쉽게 볼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SK는 강한 전력과 더불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선구자로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2007년 이만수 전 감독의 팬티 퍼포먼스팬들이 꾸미는 위닝 로드와 같이 팬들이 야구와 더불어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특히 모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인 희망 더하기로 선수의 이름 대신 실종 아동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행사를 진행하거나, ‘강화 건강한 식단 꾸러미로 지역과 연계해 난치병 어린이에게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야구를 통해 감동을 전하는 구단으로 성장했다이젠 아쉽지만 야구장을 에워쌌던 안개 속에 가물가물 정든 사람 손 흔드네라는 연안부두의 가사처럼 정들었던 20년을 보내줘야 할 때다투혼의 SK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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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 에디터 야구 맛집 SK, 그냥 맛집 SK행복드림구장

KBO리그에서 SK라는 이름을 이제 볼 수 없다선수단도프런트도 그대로지만 많은 것이 변한다. SK가 지금까지 KBO리그에 남긴 족적은 결코 작지 않다멀게는 김성근 감독이 팀을 지휘하며 우승을 일궈내던 때도, 2018시즌 모두를 놀라게 한 우승까지. SK가 준 감동을 잊기란 어렵다개중에서도 SK행복드림구장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유명했다사전적 의미 그대로다입소문으로 유명한 치즈푸틴’, 3루 방향 매점에서 판매하는 일명 ‘3루 떡볶이’ 등은 구장에 방문한 팬이라면 반드시 맛보는 필수 코스다음식뿐 아니라 야구로도 행복을 전했다. 2018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의 기적 같은 끝내기를 기억하는 팬이 많다비록 지난해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마지막 홈경기를 팬과 함께 즐기며 마무리했다. SK로서 팬과 만난 마지막 자리라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이제 SK는 다시 시작한다새로운 모기업과 함께 더욱 도약할 모습이 기대된다그래도 치즈푸틴과 3루 떡볶이는 함께 갈 거라고 믿는다인천 유니폼도.


곽동희 에디터 진화의 발자취, SK의 스포테인먼트

SK가 남긴 수많은 명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만수 전 감독의 팬티 퍼포먼스다당시 SK는 통합 우승 등 빛나는 성적을 거뒀지만 평균 관중이 6천여 명 수준이었다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좌석 규모가 2만 석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성적 대비 관중 수가 적었다그런데 이만수 전 감독(당시 수석코치)이 얼떨결에 내뱉은 말에 SK 팬들이 결집했다만원 관중이 되면 팬티 한 장만 입고 야구장을 돌겠다는 공약에 SK 팬들이 돌연 만원 관중을 만든 것이다이만수 전 감독은 전국 각지에서 선물 받은 팬티 중 가장 화끈한 팬티를 골라 입고 야구장을 돌았다팬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이 모습을 지켜본 관중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그야말로 팬과 구단이 함께 만든 명장면이었다이처럼 SK는 ‘Fan first! Happy Baseball!’이라는 슬로건으로 스포테인먼트를 시도했다당시만 해도 프로야구단의 목표는 오로지 성적이었다그러나 SK가 스포테인먼트를 시도한 이후 팬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하는 것에 다른 구단도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바비큐존프렌들리존주말 불꽃 축제어린이 놀이 시설 등 이제 야구팬들은 야구장에 야구만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소풍을 하러 간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됐다이처럼 팬 중심의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실현해온 SK가 KBO리그를 떠난다니 서운하기도 하다그러나 SK가 한국야구에 남긴 진화의 발자취는 영원히 팬들의 가슴속에 기억될 것이다땡큐 SK, 굿바이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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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변함없는 미래


인천의 야구는 유독 모기업이 많이 바뀌었다삼미 슈퍼스타즈부터 청보 핀토스태평양 돌핀스현대, SK까지 여러 번에 걸쳐 새로운 이름을 가졌고이번에는 여섯 번째 인천 프로야구단이 탄생할 차례다신세계 그룹은 새 구단명과 엠블럼캐릭터 등을 확정해 3월 중 야구단을 공식 출범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지난 2월 1일 새 구단명으로 일렉트로스(Electros)’의 상표권을 출원했지만확정된 구단명이 아니라 여러 후보 중 상표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라며 팬들을 안심시켰다신세계 내부에서는 와이번스’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하니 막연한 우려는 넣어두자.


SK 팬들에게 최근 2년은 악몽과도 같았다지난 2019년 믿을 수 없는 플레이오프 전패와 2020년 정규시즌 9위 기록은 역대 최악의 성적이었다하지만 바닥을 한 번 찍었으니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9년 이름을 바꾼 키움 히어로즈가 그랬듯 SK 역시 금세 새로운 이름에 적응하고 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이다게다가 키움은 모기업이 바뀐 해 2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하기도 했다. SK도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른다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2021년 새로운 이름과 함께 새롭게 그려갈 그들의 야구를 기대해 보자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이 그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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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18호(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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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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