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DUGOUT Dream LG 트윈스 유강남 MEMORIES

dugout*** (dugout***)
2017.02.14 11:57
  • 조회 5738
  • 하이파이브 1

DREAM__0022.jpg

 

강남, 그 남자의 겨울

 

전 구단 주전 포수 중 최연소! 강한 어깨와 한방 능력! 지칠 줄 모르는 야구 열정과 꾸준한 공부까지. LG 팬들이 그를 보면 공복에도 든든하고, 겨울에도 훈훈할 듯 보인다. 2015, 2016 두 시즌 연속 100게임 출장을 기록한 트윈스의 이 젊은 포수는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눈부시게 성장했고, 이번 겨울을 맞아 더욱더 담금질에 매진하려 한다. 1992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어느덧 프로 7년 차인 그. <더그아웃 매거진>이 만난 유강남, 그 남자의 겨울 이야기를 들어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성지현

 

 

DREAM__0007.jpg

 

겨울방학

 

 

길고 긴 겨울방학은 학생들에게 겨울의 축복과도 같다. 야구선수들에게는 시즌 종료 후 비활동기간이 겨울방학과 같지 않을까. 시즌이 끝난 뒤의 유강남의 근황에 대해 물어보았다.

 

 

오랜만이에요. 시즌 마치고 어떻게 지냈나요?

요새는 살이 좀 쪄서 집 앞 헬스장에서 가볍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맛있는 걸 이것저것 너무 많이 먹었나 봐요.

 

 

경기가 없으니까 조금은 쉴 법도 한데, 쉬지는 않았어요?

이천에서 마무리훈련이 있었어요. 11월에 끝나고 5일 정도 쉬었던 것 같네요. 그 외에는 팀 행사와 결혼식 등이 많아서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갖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취미나 여가활동은 어려웠고…. 아! 최근에는 쇼핑을 즐겼습니다. (오! 오늘 입고 온 옷도 그때 산 건가요? 멋지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선수들의 방학이 짧네요. 혹시 정말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 못 한 일이 있나요?

그냥 푹 쉬고 싶었어요. 포수 포지션 특성상 공부할 게 많아서 시즌 중반에는 잠을 많이 못 잤거든요. 잠을 설친 적이 많아서 계속 잠을 실컷 자고 싶었는데 못 했네요.

 

 

_UG_5973.jpg

 

보충학습

 

 

학생들은 겨울방학에도 보충학습을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낸다. 공부를 열심히 하기로 유명한 유강남에게서 그런 학생의 모습이 보인다면 과장일까? 그는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시즌 중에도, 겨울에도 공부할 게 넘친다고 했다.

 

 

공부할 게 많아서 잠도 잘 못 잤다고요. 주로 어떤 걸 그렇게 공부하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팀의 특징을 분석합니다. 작년과 올 시즌 경험을 토대로 팀 특징 판단이 끝나면 개인별로 타자 분석을 시작해요. 타자의 특성이나 최근 컨디션 같은 요소를요. 컨디션은 항상 바뀌게 마련이니까 상대 팀의 최근 경기를 보면서 패턴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경기에 자료를 다 들고 갈 수는 없으니 전부 암기를 해야 해요. 그냥 암기하면 어려우니 스윙 궤도나 타격 특징을 바탕으로 타자마다 테마를 만들어서 외우면 기억이 잘 나더라고요. 시즌 전부터 머릿속에 테마를 그려놓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런데 생각보다 이렇게 공부하는 게 굉장히 오래 걸려요. 영상을 볼 때 공 하나하나 들어가는 상황을 다 메모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잠을 많이 못 잤던 것 같습니다.

 

 

와. 정말 공부할 게 엄청나네요! 그래서일까요? 기억력 좋아지는 약을 먹는다는 소문도….

아! 그거는 박용택 선배님이 주신 겁니다. (웃음) 제가 원래 약을 잘 안 먹어요. 그런데 그걸 먹으니까 팀이 연승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한동안 안 먹다가 1개 남은 걸 플레이오프 때 먹었는데 그날 또 이겼어요. 먹을 때마다 이기니까 왠지 기억도 더 잘 나는 것 같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머리가 팍팍 돌아가는 느낌을 받긴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ver.)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공부한 걸 까먹는다”는 류제국 선수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강남 선수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전~혀! 절대로 까먹지 않습니다. (단호) 까먹은 게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서 제가 내린 판단이 투수의 의견과는 달라서 제국이 형도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닐까 해요. 미리 공부한 걸 토대로 둘이 정하고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시합에 들어가면 타자들도 대처가 변하니까요. 이건 포수로서 저의 배려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투수를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정말 포수는 신경 쓸 게 많군요. 혼자서는 아무래도 다 챙기기가 어려울 텐데, 도움을 주는 멘토가 있다면요?

김정민 코치님께서 저를 이렇게 만들어 주셨어요. 분석적인 면모라든가, 포수로서의 마음가짐, 포커페이스 유지 등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죠. 무엇보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근거가 있도록 신경 써라. 허점을 보이지 말라”고 하시면서 항상 좋은 가르침을 주세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여전히 지적을 많이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 전하고 싶어요. 코치님, 감사합니다!

 

 

시즌을 앞두고 정상호 선수가 FA로 LG에 입단했어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대선배인 만큼 배울 점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떤 점들이 있나요?

전체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요. 경험이 많으시잖아요. 특히 가을야구만 100경기 이상 하신 분이니까 큰 경기에 대처하는 모습을 유심히 봤어요. 전체적으로 굉장히 공격적이지만 피할 때는 확실히 피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죠. 전체를 봐야 하는데 저는 한 타자씩만 집중적으로 봤던 경향이 있었으니까 그런 점을 배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가을야구 계속 할 거니까요. 하고 싶고, 또 해야 하고요. (웃음)

 

 

DREAM__0027.jpg

 

결산

 

 

겨울은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결산의 계절이다. 유강남이 생각하는 팀과 자신의 2016시즌 결산에 대해 들어보자.

 

 

가을야구 얘기가 나온 김에, 아쉽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시즌 LG의 성적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안방마님으로서 팀 성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팀 성적은 아주 만족해요. 시즌 전 하위권일 거라는 전문가 예상이 많았는데 반전을 이뤄낸 거잖아요. 누가 알았겠어요. 예상을 뒤엎고 팀이 해냈다는 게 정말 짜릿했어요. 9연승을 했을 때 ‘팀이 상승세를 탔구나. 올라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후 한 번 지고 4연승, 다시 한 번 지고 5연승을 하는 등 연승 가도를 달렸는데요. 분위기 제대로 탔다고 느꼈죠. 정말 LG가 4위 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거예요. 팀의 포수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럼 개인적으로 올 시즌을 돌아본다면?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2군도 다녀오고 슬라이딩하다가 부상도 당하고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졌던 것 같아요. 한창 잘하다가 부상으로 내려갔던 게 너무 아쉬워요. 다시 올라와서 조금 헤맸거든요. 하지만 올 시즌 첫 목표였던 가을야구의 꿈은 이뤘네요. 전체적으로 돌아봤을 때 욕심이 과했던 게 문제이긴 했지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온 거 같아요?

작년에 비해서는 안 나온 것 같아요. 2015시즌 포수방어율 2위였는데 올해는 순위가 내려갔더라고요.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악영향을 준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었죠. 작년에 느낀 게 굉장히 많았거든요.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자신감이 넘쳐서 오히려 잘 안 된 것 같네요. 그래도 팀이 좋은 결실을 맺어서 괜찮다고 생각해요.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겁니다.

 

 

DREAM__0008.jpg

 

첫눈과도 같은 순간

 

 

인터뷰가 있던 12월 14일 서울에는 눈이 내렸다. 비록 첫눈은 아니었지만 올겨울 눈이 드물었기에 첫눈처럼 반가운 순간이었다. 한 해 동안 기다린 첫눈처럼 유강남에게도 올 시즌 바라던, 설레던 순간이 있었을까.

 

 

밖에 눈이 오네요. (흐뭇) 올해 첫눈 봤나요?

저는 올해 첫눈을 이천 마무리캠프 때 봤어요.

 

 

첫눈 오면 반갑잖아요. 설레고 들뜨기도 하고요. 야구할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올 시즌에 그런 기분 좋은 순간이 있었나요?

네. 두 번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제국이 형 완봉했을 때. 제국이 형이 “KBO리그에서는 완봉을 한 번도 못 해봤다”고 하시더라고요. 9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는데 9회에는 제국이 형 투구 수도 많아지고 공의 힘도 조금 떨어진 상태였어요. 2아웃 주자 1, 2루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타자의 타구가 잡히는 순간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처럼 제국이 형한테 달려가서 안겼던 기억이 나요. 물론 완봉 경기의 주인공은 투수이지만 포수의 입장에서도 배터리로 완봉경기를 함께 했다는 자부심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두 번째는 준플레이오프 넥센과의 3차전 홈런, 정확히는 그다음 타석이요. 홈런을 치고 나서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뛰었는데, 다음 타석에 팬분들께서 제 이름을 연호해주시는데 등골이 다 서늘해질 정도로 짜릿하더라고요. 관중들의 환호성에 그 엄청난 열기 속에서도 순간적으로 추울 정도로 소름이 돋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포스트시즌 전 경기 모두 흥분되고 설렜던 거 같아요. 게임할 때마다 관중분들이 만원을 넘어서 입석까지 오셨더라고요. 너무 재밌었어요. 항상 팀의 가을야구를 동영상으로만 봤거든요. 그때마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실제로 경험하니 너무 설레고 재미있던 순간들이었어요.

 

 

_UG_5949.jpg

 

한파(寒波)

 

 

좋았던 순간이 있으면, 나빴던 순간도 있게 마련.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추운 겨울도 오는 법이다. 궁금했다. 유강남의 야구 인생에도 한파가 몰아친 때가 있었는지. 그랬다면 그 한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좋았던 이야기를 했으니, 안 좋았던 순간 이야기도 좀 해보려 해요. 야구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였어요? ‘아, 정말 이때는 지독히도 추웠다’ 하는….

군대 시절이요, 상무 야구단에 있을 때.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어요. 첫날 캐치볼을 하는데 팔꿈치가 아픈 거예요. 군 훈련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는 참고 던졌죠. 한국에 돌아와서 검사를 했는데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팀 사정 때문에 바로 수술을 못하고 상병이 돼서야 수술을 했어요. 그동안은 지명타자로만 출장했고요. 그때 처음으로 몸에 칼을 댔어요. 야구를 하고 싶은데 못 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욕심은 많은데 할 수가 없으니까…. 팀 입장에서도 수술을 시키려고 저를 뽑은 게 아닌데…. 팀에 너무 미안했어요. 심적인 부담이 굉장히 컸습니다. 사실 재활이 끝나고도 한동안은 계속 아팠어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고, 아픈 걸 참고 뛰기도 했죠. (지금은 괜찮나요?) 네. 다행히도요. 그 시절이 정말 힘들긴 했지만 어려웠던 만큼 각오가 제대로 잡힌 거 같아요. 재활하면서 LG 경기를 TV로 보는데 ‘내가 저 자리에서 반드시 뛰고 만다’라는 다짐을 했어요.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됐죠. 그때는 아파서 투수한테 공도 제대로 던져주지 못 하고 토스로 줄 정도였는데,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게 야구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2011년 7라운드 전체 50번으로 LG 트윈스에 지명됐어요. 청소년 국가대표팀의 4번 타자 출신인 데 반해 ‘지명 순위가 낮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해요. 이런 부분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힘들거나 기분 나쁜 점은 전혀 없었어요.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지명 순위에는 아무 욕심이 없었어요. 호명 여부에만 촉각이 곤두서 있던 것 같아요. 그때 중계방송이 일찍 끝나버려 소식을 못 듣다가 주변에서 얘기해줘서 알았어요. 순번을 떠나서 지명됐다는 사실에 마냥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순위 상관없이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DREAM__0029.jpg

 

겨울이 지나면, 새싹이 튼다

 

 

프로에 지명되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던 소년은 어느새 2년 연속 100경기 출장을 기록한 한 팀의 어엿한 안방마님이 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팀의 다른 영건들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유강남에게서 팀의 새싹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각 구단 주전 포수 급 중 가장 어린 군필 자원이라는 평가, 어떻게 생각해요?

어린 군필 선수라는 게 분명히 장점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입단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내년이 프로 7년차네요. ‘어떻게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한국 야구계에 이름을 남기는 포수가 될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기 때문에 조급해지는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저를 창창하게 봐주시는 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냥 어리다고 봐주는 게 없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이 잘하는 게 중요하겠죠.

 

 

올 시즌 LG가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어요. 팀 1군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는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팀 분위기는 엄청 좋아요.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죠. 힘이 되는 얘기도 많이 하고요. 한 경기 지더라도 처지지 않고 ‘내일 이기면 된다. 내일 잘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특정 인물 한 사람이 주도한다기보다 다들 으쌰으쌰 하고 있거든요. (루이스) 히메네스도 항상 “(오늘 졌더라도) 내일이 있지 않으냐”고 해요.

 

 

신구조화도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배터리 간 호흡에 관한 질문입니다. 젊은 투수들과 배터리를 이룰 때 특별히 더욱 신경 쓰는 점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경험이 적고 기회를 새롭게 받는 투수들이다 보니까 ‘항상 네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지라’고 해주는 편이에요. ‘내가 내는 사인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아니다 싶으면 확실하게 고개 젓고 네가 던지고 싶은 공을 공격적으로 던지라’고 주로 말해줍니다. 소중한 기회가 왔는데 포수의 사인 때문에 제일 자신 있는, 던지고 싶은 공을 못 던져서 후회가 남으면 안 되니까요.

 

 

그럼 반대로 베테랑 투수들과는요?

젊은 선수들과는 아무래도 같은 또래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한 감이 있긴 해요.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선배님들이 어려운 면이 없지는 않죠. 제 성격상 사근사근하게 다가가지 못해서 아직 살갑게 하는 건 조금 어렵더라고요. 대화도 많이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하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야구 외적으로도 투수들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도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요. 내년부터는 지금보다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DREAM__0017.jpg

 

겨울나기

 

 

현재 완성되었다기보다 아직은 미래가 더 기대되는 새싹에 가까운, 그런 유강남에게는 새로운 시즌을 위한 겨울나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 유망한 선수답게 유강남은 자신의 약점과 장점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목표 또한 또렷했다.

 

 

다른 부분에 비해 블로킹이 상대적으로 안 좋다는 평가가 있어요.

안 좋아요. (쏘쿨) 인정합니다. 그래서 계속 연습하고 있고 작년보다는 확실히 좋아졌어요. 점점 연습량이 쌓여가다 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안 좋은 건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이 뭔지 잘 알고 있으니까 충분히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완점 얘기가 나왔네요. 여기서 질문! 자신의 포수 능력 향상을 위해 KBO리그 포수 중 한 명의 능력을 빼 올 수 있다면?

음, (양)의지(두산 베어스) 형? 저는 딱히 누구를 따라 한다거나 닮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요. 근래 의지 형의 플레이를 보고 포수 자리에서 여유 있는 모습과 포커페이스, 그런 장점을 많이 본받고 싶어졌어요.

 

 

‘승부가 빠른 편’이라는 얘기는 어떻게 생각해요?

저도 피해갈 때는 피해갑니다. (웃음)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승부가 빠를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요. 코치님께 ‘2스트라이크 노 볼 상황에 바깥쪽 유인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을 받을 때도 많거든요. 딱히 승부가 빠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보완을 통해 발전했다거나 자신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분명 있지 않나요?

도루저지요! (흐뭇) 작년에 도루저지율 1할 9푼이었어요. 포수로서 치욕적인 수준이죠. 적어도 3할은 해야 잘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뭐 뛰면 다 살려주는 수준이었죠. 기자분들이 도루저지에 대해 물어보셔도 그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는 말만 했어요. 그래서 2015년 마무리캠프 때 2루 송구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올 시즌에는 도루저지율이 3할 8푼 가까이 나왔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하는 거예요! 못했을 때는 얘기가 엄청 많이 나왔는데….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 때 지적받았던 부분은 정말 연습 많이 했거든요. 그게 결과로 나오니까 굉장히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남은 겨울 어떻게 보낼 건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확실하게 해서 체중감량을 할 계획입니다. 특히 스프링캠프 가기 전 보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번 아파봐서 다치면 얼마나 서러운지 알기 때문에 최대한 준비를 착실히 해서 다치지 않게 몸을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유강남 선수라면 남은 겨울도 성실히 보낼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겨울을 잘 보내면 2017시즌에 더 좋은 결과 기대해도 되겠죠? 새 시즌을 임하는 각오와 목표가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싶어요. (어떤 부분에서요?) 공격이면 공격, 포수면 포수, 모든 부분에서요. 특히 이닝 수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의지 형, (강)민호(롯데 자이언츠) 형, (박)동원이(넥센 히어로즈) 형처럼 수비 이닝 수를 늘려 팬들과 감독님께 확실한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나태해지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새로이 정립하는 중입니다.

 

 

어느덧 인터뷰 막바지네요! 자,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입니다. 유강남에게 야구란?

물음표? (오! 신선한 답변인데요. 이유는요?) 정답이 없어서요. 알다가도 모르겠고, 되다가도 안 되고요. 안 되다가도 잘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야구는 인생이다’ 같은 좋은 말들도 있지만 저한테는 정말 물음표가 딱인 것 같아요.

 

 

연하장

 

 

새해를 맞아 유강남이 팬들에게 보내는 인사 한마디.

 

 

“안녕하세요. LG 트윈스 유강남입니다. 저는 시즌 후 몸을 잘 만들고 있고요. 다음 시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야구장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야구장에서 조금 더 거침없는 플레이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 내내 겨울 얘기만 했지만 정작 본인은 “겨울이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형들과 야구를 더 하고 싶은데 원하는 만큼 할 수가 없어서”란다.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봄. 야구가 시작하니까. 이젠 가을이 좋아지려 한단다. 가을야구를 해봤으니까. 항상 야구에 대해서 공부하는, 어쩌면 머릿속에 야구 생각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남자. 그런 그에게 따뜻한 봄바람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mug_obj_148351740410477059.jpg

더그아웃 매거진 6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7년 1월호(69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agazine.co.kr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트위터 www.twitter.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wT46aAwOjO8mF8y6zhUBlA
네이버 tv캐스트 http://tvcast.naver.com/dugoutmz

하이파이브 1 공감하면 하이파이브 하세요!

댓글 0

더그아웃매거진, 더그아웃, dugoutmagazine, dugout, 야구잡지, 야구, KBO리그, LG트윈스, 유강남▲더그아웃 매거진 6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

등급
답글입력
Top
등급
답글입력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수정취소 답글입력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