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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SK 와이번스 김태훈 MEMORIES

dugout*** (dugout***)
2019.02.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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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 이어질 2018 한국시리즈의 기운

 

2018년, 비룡 군단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단숨에 강팀으로 인정받은 SK 와이번스. 그 중심에는 탄탄한 마운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마운드에서 가장 강렬한 빛을 발한 김태훈은 3표 차이로 아쉽게 MVP 자리를 내줬지만, 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진하게 남았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본연의 빛을 띤 그를 김세연 아나운서가 만나 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Interview 김세연 Editor 송서미 Location 인천SK행복드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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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김세연 아나운서입니다. 한동안 프로야구 경기가 없어 많이 심심하셨을 텐데요. 이제 2019시즌 개막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 시즌을 기다리며 저와 지난 시즌을 되돌아볼까요? 이번에는 2018시즌 한국시리즈의 숨은 주역, 김태훈 선수를 만나러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아듀, 2018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첫 인터뷰는 바로 2018년 누구보다 열일한 김태훈 선수입니다! SK 선수단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각자 경기에 임하는 한 줄 각오를 써냈는데요. 김태훈 선수는 ‘무조건 막는다’라는 문장을 적어냈다고 합니다. 과연 그가 얼마나 잘 막아냈을지, 함께 돌아볼까요?

 

안녕하세요, 지금은 새 시즌을 위한 훈련이 한창일 텐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요.

한국시리즈 끝나고 2주 정도 쉬었어요. 이후에는 계속 야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하며 몸 만들고 있습니다. (쉬는 동안에는 무엇을 했나요?)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 시즌 중에 못 본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김태훈 선수 하면 지난해 포스트시즌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총 9이닝 9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어요. 덕분에 ‘미스터 제로’라는 새로운 별명도 생겼고요.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죠?

첫 포스트시즌이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즐길 수 있었어요. 다행히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행복하게 할 수 있었어요.

 

긴장했다고 하지만 경기 영상을 보면 당시 표정이 굉장히 여유로워 보여요.

여유 있는 척을 한 거예요. (웃음) 플레이오프 때 긴장을 많이 했고 한국시리즈는 오히려 괜찮았던 것 같아요.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모든 순간이 다 생각나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노아웃 만루 상황을 잘 막아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SNS에 김광현 선수의 우승 반지 사진을 올리기도 했어요.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서였어요. 김광현 선배가 우승 반지 3개를 한 손에 낀 사진인데 ‘나도 저 우승 반지 한번 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올렸죠.

 

껴보니까 어때요?

아쉽게도 아직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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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당시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들었습니다.

더그아웃에서 (박)종훈이 하고 같이 장난을 많이 쳐요. 그래서 팀 분위기가 한결 좋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활약에도 불구하고 MVP는 3표 차이로 놓쳤어요. 아쉬움이 클 것 같아요.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한동민 선수하고는 안 친한가요?) 그 이후로 안 친해요. (장난) (이후 한동민 선수와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한)동민이 형이 “원래 네가 받았어야 했는데…”라고 하면서 밥을 사주셨습니다. 덕분에 다시 조금은 친해진 것 같아요. (하하)

 

시즌 전 김광현 선수에게 슬라이더를 배워가며 SK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마당쇠 김태훈 선수. 2018년 한국시리즈의 숨은 MVP는 김태훈 선수라는 말처럼 모두가 그의 활약을 인정했는데요. 그런 그에게도 어두운 시절은 있었습니다. 긴 터널의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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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김태훈 선수는 팬들에게 완벽히 각인됐지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습니다.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승을 따내고 10년 만에 제대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니 잘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어떤 분이 특히 기억에 남나요?

신인 때부터 함께한 제춘모 코치님이 큰 힘이 됐어요. 또 작년에 새로 오신 손혁 코치님, 최상덕 코치님, 트레버 힐만 전 감독님, 염경엽 감독님 모두 많이 도와주셨고요.

 

평소 제구가 잘 안 되거나 경기력이 아쉬울 때 본인만의 해결책이 있나요?

시합 때 위기 상황이 오면 관중석 가장 위를 봐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거든요.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 한 템포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제일 높은 곳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혹자는 ‘2018년, 새로운 김태훈과 만났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점이 있나요?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못 던지면 2군에 내려가겠지’라는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2018시즌에는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2018년을 돌아보는 김태훈 선수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어요. 그만큼 그에겐 잊지 못할 한 해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겠죠. 그런 2018시즌 한국시리즈만큼이나 야구인들의 뇌리에 박힌 경기가 있어요. 바로 고교야구 선수 김태훈이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순간이죠. 10년 전 고등학생 김태훈은 어땠을지 궁금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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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퍼팩트맨

구리 인창고등학교 재학 시절인 2008년 8월 1일, 부경고등학교와의 미추홀기 16강전에서 김태훈 선수는 퍼펙트게임이란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당시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고교 시절 김태훈 선수는 어마어마했습니다. 2008년에 부경고와의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퍼펙트게임이 정말 대단한 기록이더라고요. 고등학교경기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 기록이잖아요. 앞으로도 같은 기록이 다시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고등학생 김태훈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었나요?

2008년에 (김)광현이 형이 엄청나게 잘 던지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선수가 돼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10년 전 꿈꾸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비슷한가요?

팀 우승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비슷해진 것 같아요.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저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스스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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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SK맨

2008년 8월 18일 열린 신인 선수 지명에서 김태훈 선수는 연고권을 가진 SK에 1차 지명을 받아 2009년 1월 계약금 1억 원을 받고 입단했습니다. 당시 그의 장점은 단연 속구였는데요. 빠른 공 구위로 한정한다면 좌완 왕국인 SK의 투수진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고 합니다.

 

2009년 SK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습니다. 처음 지명받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1차 지명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요. 아무도 귀띔을 해주지 않아 미리 알지 못한 상태에서 신문으로 소식을 접했어요. 엄청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어요. 당시 김성근 감독님이 계신 SK의 훈련량이 엄청나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SK에서 ‘이거 하나만큼은 내가 최고다!’라고 하는 게 있을까요?

장난기, 비글미만큼은 제가 최고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줄이려고요. 보직이 마무리 투수로 정해졌기 때문에 무게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해진 보직은 마음에 드나요?

마무리 투수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저를 그만큼 믿고 맡겨주신 거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려 11년 차 SK맨입니다. 10개 구단 중 SK만의 매력을 꼽는다면요?

최근 몇 년 전부터 SK가 홈런 군단으로 비쳤는데요. 원래 SK는 마운드가 탄탄한 팀입니다. 그게 매력이기도 하고요. 타자들이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원래 투수가 강한 팀이었습니다. (웃음) 올해는 투수가 잘하는 팀으로 더 알려지면 좋겠어요.

 

또 다른 SK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선수 간의 호흡이 좋고 인간적인 관계도 정말 끈끈해요.

 

훈련할 때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훈련할 때는 없습니다. 혼자 열심히 합니다. (웃음)

 

그렇다면 훈련이 아니라 평상시 죽이 잘 맞는 선수는 누군가요?

평소에는 박종훈, 노수광 선수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박종훈 선수 같은 경우는 일찍 결혼해서 자녀도 있잖아요. 혹시 박종훈 선수가 부러울 때도 있나요?

글쎄요. (박)종훈이가 저를 더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웃음)

 

SK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김태훈 선수는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였어요. 벌써 11년 차 SK맨인 그에게 본인의 매력을 묻자 단박에 비글미라고 꼽을 만큼 스스로 SK에서 굉장히 즐거운 선수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해맑은 표정 뒤에 진지한 모습도 있어요. 이제 서른 살이 된 김태훈 선수는 마냥 아이 같지는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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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김태훈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가 있을 만큼 서른 살이라는 나이가 되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데요. 앞자리가 바뀌면 많은 것이 바뀐다는 말처럼 김태훈 선수에게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했습니다.

 

평소 김태훈 선수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쉴 때는 보통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연장 경기를 가도 끝나면 피시방에 가고 홈경기 때도 끝나면 선수들과 다 같이 게임을 해요. (게임 실력이 좋은가요?) 잘하기보단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2019년을 맞아 서른 살이 됐어요. 30대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20대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마무리해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앞자리가 바뀌었으니 또 한 번 우승해야 하지 않을까요? 30대의 시작도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습니다.

 

결혼에 관한 생각도 있나요?

또래 친구들이 최근에 장가를 많이 갔어요. 그래서 결혼 생각을 하고 있긴 합니다.

 

이상형이 궁금해요.

일단 예뻐야 하고요. (웃음) 착하고 집안일도 잘하는 현모양처 스타일이요.

 

요즘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요?

관심사는 결혼입니다. 또 볼 스피드를 좀 더 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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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김태훈

2018년의 성공 요인으로 체중 감량과 루틴을 꼽은 김태훈 선수. 지난해 9kg을 감량한 덕분에 회전력이 좋아지면서 구속이 더 올라갔다고 합니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낙점되면서 추가 감량에 노력하고 있다는데요. 2019년 얼마나 더 성장할지 벌써 기대가 됐답니다.

 

피칭에 도움이 되기 위해 다이어트에 매진했다고 들었어요. 아직 다이어트는 현재 진행 중인가요?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식사량을 조절하고 있어요.

 

지금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인가요?

치킨이요. 제가 치킨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원래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먹는데 지금은 다이어트 중이라 못 먹고 있어요.

 

2019시즌 목표가 있다면요?

승리, 홀드, 세이브 합쳐서 30개 이상을 기록하는 게 목표입니다.

 

공식 질문입니다. 김태훈에게 야구란?

친한 친구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또 떼고 싶지도 않아요. 야구는 제게 어떤 일이 있어도 결국 함께하는 친한 친구입니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합니다.

작년에 SK가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팬분들 덕분이에요. 많이 찾아와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습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리고 저희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꼭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지막으로 10년 후의 김태훈 선수에게도 한마디 해볼까요?

10년 후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싶어 김태훈 코치님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코치님 잘 계시죠? (웃음) 저는 야구 선수 김태훈으로 아름다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0년 뒤에 좋은 코치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동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주변인의 말처럼 김태훈은 인터뷰 분위기도 한결 가볍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필요한 순간마다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줬던 것처럼 인터뷰 중간중간 진지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홈런 군단 SK에서 이제는 투수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에게서 언뜻 결연함마저 느껴졌다. 지난 10년간 잠시 갈피를 잃었지만 이제 마무리 투수가 돼 SK를 이끌어 갈 김태훈, 그의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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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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