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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Tip] 21세기에 지어진 야구장 MEMORIES

dugout*** (dugout***)
2019.02.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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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즈파크.jpg

 

지난 93호(1월 호)에서는 1900년대에 만들어진 야구장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호부터는 ‘더그아웃 위키’와 ‘더그아웃 팁’이 합쳐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2000년대 이후 개장한 구장들을 소개한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뿐만 아니라 2019시즌 처음 만나게 될 창원NC파크까지 야구장의 새로운 방향을 이끌어가는 다섯 구장에 대해 알아보자.

 

에디터 강성은 사진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야구 관람 문화를 선도하다

 

숭의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SK 와이번스가 2002년 문학야구장이 개장하자 홈구장을 변경했다. 문학야구장은 인조 잔디를 깔던 다른 구장과 달리 개장 당시부터 천연 잔디가 깔린 구장이다. 인조 잔디는 관리하기 쉽지만, 선수들의 부상을 초래하고 경기 중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문학야구장은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천연 잔디로 야구장을 채웠다.

 

문학야구장은 2015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하 행복드림구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이곳은 KBO리그의 야구장 문화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야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비큐 존이나 외야 잔디 존을 처음 시작한 곳이 행복드림구장이다. 또 2009년 사직구장과 함께 국내 야구장 최초로 익사이팅존을 만들어 관중이 경기를 보다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2000년대 초반에 개장한 야구장이기에 앞으로 소개할 네 개의 야구장보다 시설이 낙후됐을지는 몰라도 새롭게 개장한 야구장들에 적용된 많은 부분이 이곳에서 시작된 것임은 확실하다.

 

국내 최초의 돔구장

 

대한민국에도 드디어 천장이 다 막혀있는 돔구장이 탄생했다. 복합 문화 체험이 가능한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유일 돔구장답게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콘서트, 시상식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고척돔은 키움 히어로즈(전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야구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 스포츠지만 고척돔에서만큼은 우천으로 인한 취소는 일어나지 않는다. 기록적인 불볕더위를 기록한 2018년의 여름에도 선수와 팬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선사했다.

 

‘국내 최초’의 이름에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천장이 흰색이라 경기 중 공이 뜨면 수비수들이 공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구장에서는 햇빛이 뜬공 수비의 적이라면 고척돔에서는 흰색 천장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한다. 또 하나는 구장 전체가 인조 잔디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햇빛을 받을 수 없는 돔구장의 조건 상 어쩔 수 없지만, 인조 잔디가 야구 경기를 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기에 아쉬움이 따른다. 그러나 고척돔이 야구뿐만 아니라 문화계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새롭고 새롭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이하 챔피언스필드)와 삼성대구라이온즈파크(이하 라이온즈파크), 그리고 2월 말 그 모습을 드러낼 창원NC파크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팬과 선수 모두를 고려했다는 점이다. 먼저 ‘관중 친화형’이라는 말을 빼놓을 수 없다. 더욱더 생생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파울존을 좁히고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를 가깝게 했다. 그리하여 홈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챔피언스필드는 18.5m, 라이온즈파크는 18.3m, 창원NC파크는 14.3m다. 파울존이 좁아짐에 따라 타자들에게는 한 타석을 더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타자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원정팀 라커룸이 홈팀 못지않게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야구장’ 하면 빠지지 않고 문제점으로 제기된 것 중 하나가 원정팀 라커룸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 구장은 처음부터 비중 있게 신경 써 원정팀 선수들도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선수와 관중의 주차장을 따로 둬 선수단의 출퇴근길에 생길 수 있는 안전 문제도 개선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이 세 구장은 문제점도 같다. 야구장을 짓기에도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주차장의 공급이 수요에 한참 못 미친다. 세 구장 모두 2만 석이 넘는 좌석을 가지고 있지만 주차면수는 1천 석 남짓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시는 대규모 주차장 조성을 예고했다. 그나마 라이온즈파크는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이 쉽다. 창원NC파크 역시 이러한 문제점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기에 적절한 해결책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세 구장의 공통점과 문제점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이 구장들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고척돔.jpeg

 

 

가장 아름다운 구장

 

최악의 경기장이라고 불리던 무등야구장을 뒤로하고 2014년 KIA 타이거즈는 문학야구장 이후 12년 만에 새롭게 지어진 프로 야구장인 챔피언스필드로 거처를 옮겼다. 챔피언스필드는 ‘환경친화적인 공원 같은 개방형 야구장’이라는 프레임을 놓고 지어진 야구장으로 녹지 공간과 휴식 공간을 만들고자 야구장 주변에 나무 5만 그루를 심었다. 또한, 태양열과 지열 발전을 통해 일부 전기를 사용한다. 이러한 활동으로 챔피언스필드는 2014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과 2015 한국 색채대상에서 상을 받았다.

 

게다가 홈팀 응원석인 3루에서 밖을 바라보면 무등산이 보인다. 그라운드에는 천연 잔디가 깔려있고, 국내 야구장 중 배수가 가장 잘되는 야구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야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을 뿐만 아니라 야구장이 단순히 야구만을 위한 곳이 아닌 아름다운 곳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초의 팔각

 

라이온즈파크는 좀 특별하다. 국내에서 유일한 팔각형 야구장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의 홈구장인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벤치마킹하면서 팔각형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기존 국내 야구장은 부채꼴 형태를 하고 있어 팔각형의 라이온즈파크는 그 자체로 독특한 개성이 있다.

 

하지만 이 팔각형의 개성이 야구 경기에서는 투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기존 부채꼴 야구장의 경우 외야가 곡선으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라이온즈파크는 점과 점이 직선으로 연결된 형태를 띠고 있어서 외야 담장부터 홈까지의 거리가 기존 대구야구장보다 짧다. 더불어 파울존이 좁게 구성돼있어 타자 친화적인 모습을 보인다. 외관에도 신경을 썼다. 외부 조명을 통해 경기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데 삼성 라이온즈가 이기고 있을 때는 파란색이, 지고 있을 때는 빨간색의 조명이 켜지며 비기고 있는 상황에는 두 조명이 번갈아 켜진다.

 

Nice to meet you!

 

아직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창원NC파크는 2019시즌부터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으로 리그에 합류한다. 올해 2월 28일이 개장 예정일이다. 22,011석의 좌석과 중앙 121m, 좌우 101m의 그라운드로 구성돼있다. 메이저리그 구장의 설계를 담당한 설계사 파퓰러스가 참여해 최대한 메이저리그 구장과 비슷하게 짓기 위해 노력했다. 관중석의 형태 또한 기존의 국내 야구장과 다르다. 보통의 관중석이 층수가 올라갈수록 그라운드에서 멀어지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창원NC파크는 총 4층으로 구성돼 가장 높은 관중석을 가지고 있다. 큰 키를 자랑하는 만큼 국내 야구장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여 노약자를 포함한 모든 야구팬이 더욱 편안하게 관중석으로 향할 수 있다. 또한, 관중 친화적인 내야에 관중석의 70%를 구성해 더 많은 사람이 경기를 편안히 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외야의 모양은 라이온즈파크의 각진 외야와 비슷하나 꼭짓점이 아닌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져 있다. 꼭짓점이 없을 뿐이지 라이온즈파크처럼 외야에 직선 구간이 나타난다. 반면에 외야 담장의 높이는 3.3m로 잠실야구장보다 60cm 더 높다. 외야 직선 구간과 높은 담장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신임 감독, 외국인 선수, FA 영입 포수, 그리고 새로운 야구장이 함께하는 NC의 2019시즌이 기다려진다.

 

***

최근 5년간 3개의 신축 야구장과 돔구장이 대한민국에 모습을 드러냈다. 야구장은 이제 단순히 ‘야구 경기를 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한 지역을, 나라를 대표하는 공간에서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수준급의 경기를 선수들 역시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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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잔디,더그아웃매거진,창원NC파크,돔구장,고척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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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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