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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가고 2017 KBO리그가 우리 곁을 찾아왔다. 팀당 144경기의 여정이 시작되고, 매 경기 선수들의 열정적인 플레이와 관중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울 것이다. 10개 구단의 팬들은 각자 응원팀의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매 순간순간마다 열광한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 환희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야구팬들에게 야구는 그런 의미다. 하루의 원동력이 되어줄 배터리. 그런데 만약 그 배터리가 방전되는 게 아쉬웠다면? 더 강한 원동력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여기 그 해답이 있다.
에디터 권형석
여기는 잠실야구장.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에게 한 점차로 앞서고 있는 치열한 경기. 당신은 3루 측 응원석 한 가운데서 선수들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LG의 대타 채은성이 큼지막한 타구를 쏘아 올린다. 아쉬움에 탄식하는 3루 측 관중들. 당신도 마찬가지. 하지만 아쉬움의 순간은 길지 않다. 아직은 7회말. 공격의 기회가 남아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의 판타지볼 라인업(이하 판볼 라인업)에 채은성이 있다. 여기에 만약 KIA가 경기를 뒤집기까지 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승리자’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 상황은 허구의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바로 ‘판타지 스포츠’와 함께라면 말이다.
‘판타지 스포츠‘는 국내 팬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해외에선 5,680만 명(FSTA, Fantasy Sports Trade Association 판타지 스포츠 트레이드 협회 추산) 이상이 즐기고 있는 메이저 장르의 게임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판타지 스포츠는 특히 미국에서 기록이 통계화되어 발전한 야구, 미식축구(풋볼), 농구 등의 프로스포츠 종목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만약 당신이 메이저리그나 NBA의 팬이라면 특히 더 익숙할 것이다.
기본적인 틀은 간단하고 접근이 어렵지 않다. 일정한 규칙 안에서(보통은 연봉이나 선수들의 능력치의 총합이 제한된다) 선수단을 구성해 실제로 진행되는 경기에 따라 선수단의 능력치와 연봉이 변동된다. 내가 선택한 선수의 성적이 좋다면 내가 꾸린 팀과 나에게 보상이 돌아오는, ‘경기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게다가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판타지 스포츠 역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었다. 지역, 국가 단위로 이뤄지던 기존의 방식에서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기록과 통계가 인터넷상에 저장되고, 게임은 그 정보를 토대로 더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었다. 유저들은 공개되어 있는 통계를 바탕으로 선수의 성적을 예상하며 자신의 팀을 ‘판타지 팀’에 가깝게 꾸려갔다.
사실 판타지 스포츠는 KBO리그와 아주 연이 없지는 않다. ‘비더레전드’를 알고 있는가? ‘비더레’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KBO리그 첫 단일시즌 200안타 기록을 세웠던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의 2014시즌. 야구 경기 시간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입을 모아 외쳤던 것은 ‘오늘도 비더레는 서교수님(서건창의 별명)이지!’였다. (그러던 중 서건창이 연속안타를 마감한 날은 ‘서건창의 난’으로 불리기도 했다.) KBO에서 실시한 이 게임은 그날 지정한 선수의 안타 유무에 따라 성패 여부가 갈리고, 40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기록‘할’ 타자를 맞추게 되면 상금을 얻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폭넓게 선수단을 구성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보자. 2016년 KBO리그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고타율을 기록한 최형우(KIA)와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한 박동원(넥센) 중 어떤 선수를 선택할 것인가. 기본적으로는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최형우가 박동원에 비해 더 가치 있는 선수로 평가될 수 있겠지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2016년 5월 17일 박동원은 팀을 패배에서 구해낸 역전 3점 홈런을 비롯해 3안타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 최형우는 같은 날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경우 박동원을 판볼 라인업에 포함시킨 유저가 더 큰 보상을 얻게 된다. 게임 내 샐러리캡(Salary Cap, 팀의 연봉 총액 상한선)에 의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만을 선택하지 못할 땐, 이런 뜻밖의 변수를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기록은 이름값만이 전부는 아니란 걸 보여주기도 한다. 최정, 양의지, 강민호. 세 선수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 최고에 오른 타자들이다. 하지만 최정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0.074의 타율을, 양의지는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0.082의 타율을, 강민호는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0.159의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또한 위와 같은 가상의 사례에서 언급된 채은성은 아직은 성장 중인 젊은 선수지만, 2016시즌 KIA를 상대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었다. (KIA 상대 타율 0.389, 리그 6위)
그것은 곧 최근 부진했던 선수도 어쩌면 예상을 뒤엎는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일, 그날 경기에 따라 새로운 선수를 내 팀에 영입하는 ‘데일리 드래프트’ 방식은 여러 가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내 응원팀에 강한 오늘의 상대팀 선수를 선발해 그 선수가 활약하는 걸 보며 웃기도 울기도 애매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최근 부진했지만 팬심으로 선택한 응원팀의 유망주가 대폭발하여 더 큰 기쁨을 주거나, 믿었던 선수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해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흥미롭지 않은가?
판타지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는 샐러리캡은 1일 200만원으로 제한된다. 선수들의 연봉은 매일 변동되는 성적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 이번 시즌 4할이 넘는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 리그의 수위타자라고 해도 최근 1주일간 부진했다면 비교적 낮은 몸값이 적용될 테고, 유저는 이 선수의 다음 모습이 부활일지 부진일지 예측하여 라인업 포함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동일한 샐러리캡을 기준으로 꾸려진 팀들 사이의 경기는 어느 유저의 운이 더 좋았는지, 또는 어떤 유저가 리그의 흐름을 알고 좋은 선수를 선택했는지 비교할 수 있는 재미난 지표가 된다.
기존에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를 기반으로 판타지 스포츠가 등장한 사례는 KBL(Korean Basketball League, 한국 프로농구) 선수들의 기록과 통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판타지볼이 있다. 농구 경기가 진행되며 선수가 기록하게 되는 플레이.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블록과 턴오버 등에 각각의 점수를 매겨 유저의 ‘판타지 팀’이 기록한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점수는 FBP(FantasyBall Point, 판타지볼 포인트)라는 단위로 집계되고, 순위를 결정짓게 된다.
판타지볼 야구는 투수와 야수의 각각 6가지와 9가지 기록을 통해 진행된다. 투수의 경우를 예로 들면 승리투수가 될 경우 +6,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아낼 때마다 +1, 삼진으로 타자를 돌려세우면 +3점이 되지만 자책점을 기록하면 -2, 피안타는 -1.6, 볼넷이나 사구로 주자를 내보내면 -1.4점을 기록하는 식이다. 각각의 기록에 매겨지는 배점이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FBP를 기록할 수 있는 선수’를 엄선해 야수 9명과 투수 1명을 선택하면 그것이 오늘의 ‘나의 판타지 라인업’이 된다.
또한 판타지볼 내에는 다양한 형식, 다양한 규모의 대회가 존재하는데, 친구 혹은 다른 유저와 겨룰 수 있는 ‘1대1’, ‘리그 판볼’과 ‘그룹판볼’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이벤트 판볼’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진행되는 ‘스폰서 판볼’이 있다. 각자 입맛에 따라 참가할 대회를 선택하고, 유저가 직접 꾸린 라인업의 ‘판타지 팀’이 대회에 참가하는 식이다. 주간, 월간 또는 시즌 랭킹에서 상위권에 오르면 보상을 얻기도 하고, 게임머니 역할을 하는 ‘쿼츠’가 상금으로 지급된다. 쿼츠를 모아 더 높은 클래스의 대회에 참가할 수도 있으며, 나의 팀을 더욱 높은 레벨로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유저에게 성취감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2017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지금. 판타지볼이 KBO리그와 만난다. 수많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남긴 기록들은 유저가 선택하는 근거가 되고, 새롭게 써내려가는 또 다른 기록들은 당신에게 승리와 패배, 기쁨과 아쉬움을 가져올 것이다. 자, 구단주와 감독의 역할, 그 모든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 당신만의 ‘판타지 라인업’을 떠올려보자. 판타지볼 안에서는 그 모든 게 현실이 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