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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Ace 최현석 셰프 MEMORIES

dugout*** (dugout***)
2015.08.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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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다. 요리가 예능 대세로 자리매김 했고, 그 중심에는 마성의 매력을 지닌 한 남자가 있다. 일명 허셰프(허세+셰프)로 불리는 최현석 셰프다. 그런데 말이다. 셰프와 야구문화잡지 더그아웃 매거진의 만남이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 사실 최현석 셰프는 생활 체육 야구 17년 차 베테랑 야구인이다. 높은 타점에서 뿌리는 그의 소금은 어느 강속구보다 매력적이고, 변화무쌍한 레시피는 그 어느 변화구보다도 각이 좋다. 지금부터 각 잡고 앉아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류 셰프 최현석부터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한 그릇에 담아보고자 한다.

 

Photographer Ikjo Choi / Editor Jang wan 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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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구 - 요리하기 위해 태어난 이 남자

냉장고를 부탁해, 올리브 쇼, 한식대첩, 인간의 조건, 힐링캠프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예능계를 씹어 먹고 있다. 요리하기 위해 태어난 이 남자. 방송인들의 입맛까지도 완전히 접수했다.


 

안녕하세요?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정말 여러 곳에서 최현석 셰프님을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요즘 예능계에서 ‘요리’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서 계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최근 과로로 쓰러졌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방송은 스케줄 있으면 열심히 하고, 비는 시간에는 주방에서 요리하고 있어요. 비율로 따져볼 때 요즘은 방송 쪽이 6대4로 조금 더 많은 것 같네요. 최근에 과로로 쓰러졌던 거는 많이 괜찮아졌어요. 지금은 잔기침만 좀 나는 정도고요. (웃음) 예전부터 체력은 자신 있었는데 요즘 스케줄이 정말 많다 보니….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셨고,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계시잖아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궁금한 부분 중 하나가 냉장고를 스캔하고 바로 요리를 떠올리는 과정인데요. 재료를 보면서 바로바로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건가요?

일단 아침에 방송국 가자마자 냉장고부터 열어봐요. 방송 중간에 열어서 확인하면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저는 창조적인 요리를 많이 추구하기 때문에 미리 한 번 열어보는 거죠. (웃음) 그래 봤자 잠깐이긴 한데, 그래도 도움이 좀 돼요.


 

그 짧은 시간에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셰프로서의 철학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음식으로 장난치지 말자는 게 제1원칙이죠. 접시에 담아내는 게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음식을 맛보러 오신 분들에게 최고의 음식을 선물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제 철학이자 목표입니다.


 

몇 마디 안 나눠봤는데 진중한 셰프의 모습이 ‘간지’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방송에서 선보이는 소금 뿌리기 퍼포먼스, 앞치마 두르기 등의 허세는 모두 거짓이었단 말인가? 진중한 분위기를 망칠까 질문하기가 망설여졌으나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현석 셰프하면 역시 품격 있는 ‘허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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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 셰프님에게 허세는 어떤 의미예요?

방송용 이미지죠. (웃음) 아 물론 사석에서도 사람들 재미있게 하는 거 좋아해요. 그렇지만 실제 주방에서 소금을 과도한 액션과 함께 뿌리진 않아요. 실제로 주방에서는 정말 진지하게 일하죠. 물론 손님들 안 계시는 시간에는 직원들이랑 장난도 치고 하지만, 영업시간에는 180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죠. 제 철학과도 부합하는 부분이고요.


 

그렇다면 요리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음, 전부죠. 저한텐 운명인 것 같아요. 사실 꿈이 되게 많았어요. 무술가가 되고 싶기도 했고, 파일럿을 꿈꾸기도 했고 그런데 결국 요리였어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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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구 - 야구 ‘쫌’ 하는 이 남자

항상 머릿속에 요리뿐인 최현석 셰프. 방송 스케줄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요즘 야구까지 한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 최현석 셰프는 ‘천하무적야구단’과 ‘엘본즈’라는 팀에 소속돼있다. 야구와의 첫 만남도 셰프답게 레스토랑에서 시작됐다.


 

야구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어떻게 생활 체육 야구를 시작하신 건가요? 원래부터 야구 좋아하셨어요?

옛날에 다른 레스토랑에 있을 때 아는 형이 야구 글러브를 하나 가져왔어요. 그래서 테니스공으로 캐치볼부터 시작했어요. 이게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장비도 사고 동네야구1~2년 하다가 리그 가입해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죠.


 

그럼 생활 체육 야구 한지 얼마나 되신 거예요?

야구도 꽤 오래됐어요. 한 17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요리 시작하면서 거의 동시에 시작한 거죠.


 

지난 5월 7일에 두산 베어스 승리기원 시구를 하셨어요. 직접 시구를 해본 소감이 어떠셨어요? 사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그 마운드에 서서 공 던지는 상상을 하곤 하잖아요.

진짜 영광이죠. 오래전부터 두산 베어스 팬인데, 다시 한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영광이었어요. 시구하기 전에 실내 연습장에서 몇 번 던져보잖아요. 선수들이 자세 교정도 해주고. 저는 유희관 선수가 봐줬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포수 미트에 공이 잘 들어갔어요. 그래서 자신감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는데, 막상 직접 던지려니까 긴장되더라고요. 결국, 빈볼 던졌어요. (웃음)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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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최현석 셰프님도 투수 하시는 거예요?

네, 야구 시작할 때부터 투수했어요. 못하는데 무조건 투수하겠다고 우겼죠. (웃음) 지금은 은퇴한 지 오래 됐지만, 박찬호 선수를 정말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투수했어요. 가끔 포수도 하긴 해요.


 

구속은 어느 정도 나오시나요?

옛날에는 구속 잘 나왔어요. 120km 넘게 나왔었죠. 근데 한 8년 전? 어깨가 너무 아픈 거예요. 병원 가봤더니 연골이 찢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2년을 쉬었는데, 그 뒤로는 때려죽여도 구속이 안 나와요. 지금은 110km 정도 나오려나? (웃음)


 

그렇다면 투수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야구는 역시 투수놀음이죠. 그라운드에서 투수가 제일 멋있어요. 삼진을 딱 잡았을 때, 헛스윙 삼진 잡고 쿨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의 그 쾌감! 그 쾌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변화구도 자주 던지세요?

커브, 슬라이더, 포크 다 던져요. 커브는 진짜 좋았었는데, 요즘은 날마다 달라요. 슬라이더가 잘 들어가는 날이 있고, 커브가 잘 들어가는 날이 있어요. 포크볼은 거의 안 던져요. 사실 거의 필요도 없고요. (웃음)


 

야구 그렇게 심하게 하시면 다음 날 요리하는 데 지장 없으세요?

야구에 미쳐 지낼 때도 전혀 지장 없었어요.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어요. 제가 장염에 걸려서 열이 39도가 넘었었는데 그래도 야구는 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야구하러 갔죠. 근데 그 아픈 와중에도 야구는 잘 되더라고요. (웃음) 그렇게 하고도 다음날 요리했어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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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일이 많이 바쁘시잖아요. 요즘은 방송 스케줄까지 겹쳐서 더 바쁠 것 같아요. ‘천하무적야구단’과 ‘엘본즈’ 두 팀 모두 소화하기에 힘들지는 않으세요?

방송도 그렇고 스케줄이 불규칙하니까 요즘은 거의 못 나가요. 그래도 리그가 두 개니까 일정 비는 날 시합 스케줄에 맞으면 꼭 나가죠.


 

보통 한 달 기준으로 하면 몇 게임 정도 나가세요?

한 달을 기준으로 잡기도 모호한 게, 많아야 한 게임 정도 나가고요. 평균적으로는 두 달에 한 번 나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매주 나갔는데 요즘은 스케줄 때문에 안 되더라고요.


 

(중략)


 

이제 날씨가 무더워지고 있어요. 프로야구 선수들한테도 체력관리가 중요한 시기예요. 셰프로서 추천해주고 싶은 보양 음식이 있을까요?

따로 챙겨 먹는 것보다는 삼시 세끼 밥 챙겨 먹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도 굳이 꼽자면 꼬리곰탕 같은 거? (셰프님은 직접 해 드시나요?) 안 하죠. 저도 식당가서 사 먹어요. (웃음)


 

그렇다면 야구와 요리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요?

팀플레이죠. 투수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타자들이 1점이라도 뽑아줘야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을 수가 없어요. 수비들과의 팀플레이도 중요하죠. 요리도 팀플레이예요. 제가 주방장이지만 그 많은 요리를 다 할 수 없잖아요.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거죠.


 

생활 체육 야구인으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완봉승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7이닝 1실점은 해본 적 있어요. 그때는 진짜 잘됐어요. 바깥쪽으로 낮은 코스로 힘껏 던지면 아무리 잘 맞춰도 파울이었어요. 소위 말해서 긁히는 날 있잖아요. 어쨌든 완봉승을 한 번 해보는 게 목표예요.


 

팀 동료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합니다.

인간적으로 10점 전에는 강판시키지 마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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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구 - 인간미 풍부한 이 남자

최현석 셰프에게는 야구와 요리 말고도 또 다른 관심사가 하나 있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서도 공개된 적이 있는데 다름 아닌 피규어 수집이다. 최현석 셰프가 표현하길 ‘덕질’은 인생의 양념이라고 했다. 인간미 넘치는 취미부터 멋진 꿈까지, 최현석 셰프의 제3구 역시 스트라이크였다.


 

피규어 모으는 취미는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인생이란 건 한 번밖에 없어요. 열심히만 사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깐 너무 하나만 보고 사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자는 생각이에요. 그걸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요. 제가 하는 ‘덕질’들이 저한테는 영감도 주고 도움이 됩니다. 인생이 맛있어지는 거죠. 피규어를 모으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이에요. 예전에 동네에서 좌판 깔아놓고 이것저것 파시는 분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연히 오래된 로봇을 하나 샀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그 뒤로 동네 문구점을 하나하나 털기 시작했죠. (웃음) 집에 한 500개 되려나. 진짜 많이 모았어요.


 

자녀분들이 이제 한창 사춘기를 지낼 때잖아요. 특히나 여학생들 같으면 더 예민할 텐데, 같이 공유하는 취미 있으신가요?

요즘은 바빠서 거의 시간을 못 내요. 그래도 한 번씩 시간 내서 애니메이션을 같이 봐요. (웃음) (애니메이션이요?) 네. 우선 제가 좋아하고, 아내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요. 우리는 그걸 가족극장이라고 하는데요. (웃음) 미리 애니메이션을 받아놨다가 시간 날 때 거실에 다 같이 모여서 불 끄고 애니메이션 보는 거예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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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아주 먼 훗날에 어떤 셰프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그냥 뭐 요리사, ‘진짜 요리사’로 기억되고 싶어요. ‘쟤는 요리사네.’ 이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진짜 요리사’로 기억될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인간 최현석’의 인생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셰프 최현석으로서의 목표는 전 세계 미식 도시에 제 이름을 건 레스토랑을 만드는 거예요. 제 이름을 건 요리학교도 세우고 싶고요. 인간 최현석의 목표는 별거 없어요. 아내에게 좋은 남편,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더그아웃 매거진 구독자분들 포함 최현석 셰프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세상에 많은 덕질 중에 야구 덕질도 재밌잖아요. 한국 프로야구도 정말 많이 좋아졌고요. 한국 프로야구 많이 사랑해주십시오. 기회가 되면 저희 레스토랑도 한 번 찾아주시고요. 또 저 야구하는 것도 한 번 구경하러 오세요. (웃음)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5년 7월호(51)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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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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