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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dugout***)
2016.06.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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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래도 잘할 땐 잘하지 않나요?


 

100점. 아무나 쉽게 얻을 수 없는 점수이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맺어지는 결실이지 않을까? 아마 독자들은 100점 이야기를 꺼낸 것에서 벌써 눈치를 챘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62호 ‘더그아웃 피플’의 주인공이 KBO 좌완 역대 3번째 통산 100승을 달성한 김광현이기 때문이다. 20대 좌완으로는 최초이며, 이 기록을 세우기 위해 김광현은 뛰기도, 넘어지기도 하며 길을 걸었다. SK왕조 시절, 우승의 중심에 서있었고 베이징 올림픽, WBC, 아시안 게임, 프리미어 12 등 국제무대에서까지 활약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김광현이 에이스라는 사실은 잘 알 것이다. 길게 얘기하지 않겠다! 어서 그를 만나보자.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오정수 Location 인천 SK 행복 드림 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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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정수 에디터입니다. 인터뷰 당일, 아침부터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화보촬영은 오후 2시로 그 시간에는 비가 내리지 않길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비가 그치지 않아 실내 촬영을 진행했어요. 빅보드로 화려하게 수놓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 배경인 김광현 선수를 보고 싶었는데…. 정말 아쉬웠어요. (에무룩) 하지만 김광현 선수가 등장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김광현 선수의 ‘존재’ 자체가 빛이 났기 때문입니다. 미소만으로 자체발광을 했으니까요! 믿기지 않는다면, 책을 덮고 표지를 보세요. 김광현 선수의 환한 미소가 비 오는 쌀쌀한 날씨마저 녹여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어서 가보실까요?

 

 

100승의 정상에 서다!

 

팬들의 앙게이트에서 만나고 싶은 표지 모델 1순위로 뽑혔어요. 팬들의 아우성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제가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나요? 왜 <더그아웃 매거진>과 인터뷰 한 기억이 있죠? (웃음)


이제 만났으니 됐죠. (웃음) 100승 너무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들어보고 싶어요. 숱하게 질문을 받으셨겠지만, 조금 특별하게 부탁드릴게요!

프로에 있는 10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100승이라는 의미 있는 숫자를 달성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말씀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노력해서 더 좋은 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0승 경기를 잠깐 회상해볼게요. 9회 초 2아웃 상황에 박희수 선수가 안타를 허용한 뒤, 도루, 또 볼넷를 주었어요. 그 때 초조한 듯 한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죠.

100승이랑 1승 할 때랑 기분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첫 승 할 때도 많이 떨렸었는데 100승 때도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 긴장했네요.


그 날, 장원준 선수(두산 베어스)랑 같은 날 등판했어요. 두 선수 다 100승에 1승만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죠. 의식을 했나요?

아뇨. (장)원준이 형은 5시 경기였고, 저는 2시 경기였어요. 경기 시간이 달라서 괜찮았습니다. 또 저는 화요일에 이미 실패한 상황이었고요. 화요일이 아쉽죠. (씁쓸) 그래서 일요일은 100승을 의식하지 않고 던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기록에 대해서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요!

 

100승을 기념해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숫자인 29개의 글러브를 자비로 제작, 판매한 후 본인의 기부금 5,000만 원과 판매수익금을 합쳐 장학금을 마련했어요. 나눔 까지도 에이스이시네요!

네. 작년에 못한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거든요.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습니다. 또 100승 글러브는 저를 협찬해주시는 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었어요. 좋은 일에 쓸 수 있게 돼서 뜻 깊고, 팬들이랑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에 굉장히 감사 드려요. 앞으로 더 좋은 계획을 세워서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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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승까지의 김광현

 

야구선수를 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네에서 야구하는 걸 좋아했어요. 또,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가는 것도 즐거웠고요. 저에게 야구선수는 천직인 것 같아요. 일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큰 행운이고,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야구가 아직도 너무 재미있어요. 매일 반복 된 훈련이 있지만, 야구 경기는 항상 같을 수 없잖아요? 매번 다른 상황을 극복해나가고, 그 과정을 밟아 나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래서 야구의 매력에 계속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야구로 명문인 고등학교에서 입학제의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숙소 생활이 싫다는 점과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안산공업고등학교로 진학했죠. 그런데 거기서도 숙소 생활했다는 뒷얘기가 있네요. (웃음)

네. (웃음) 결국 숙소 생활을 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집에 자주 못 갔거든요. 그래서 진학한 건데 결국 계속 숙소 생활을 해오고 있네요…. 고등학교 때도 하고 김성근 감독님(한화 이글스 감독) 밑에 있던 시절에도 숙소 생활을 매일 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아들로서 부모님께 불효를 하고 있죠. 부모님께 정말 죄송스럽고 더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서포터해주시니까 승리를 할 때마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요.


어린 시절에 LG 트윈스 팬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선수 등록증에 LG 유니폼을 직접 그렸던데요!

아니에요. (웃음) 초등학교 유니폼이 줄무늬 유니폼이었어요. 제가 그린 게 아닙니다. (웃음) 어렸을 때 살던 곳이 서울이었고, 아버지가 LG를 응원해서 자연스럽게 된 거예요. 어릴 때만 그랬던 거고 지금은 상대팀이기 때문에 꼭 이겨야 되는 상대입니다! 사실 신인 2년 차 때까지만 해도 제가 LG한테 약한 모습을 보였어요. LG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냐? 라고들 하셨지만, 점차 강해졌죠. 지금은 당연히 SK를 가장 사랑 합니다. (그렇죠! SK에 애정이 가장 많죠.) 그럼요! 저를 야구선수로 만들어준 팀이고 이만큼까지 올라 올 수 있게 해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해는 언제인가요?

일단 아팠던 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11년, 2012년도 2년 동안 아팠기 때문에 그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정말 아쉬워요. 11년도의 부상이 12년도까지 이어졌는데 11년도에 좀 더 쉴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했던 해보다 오히려 못했던 해가 더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부상이 오면 재활을 빨리 하는 것 보단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나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재활하는 어린 선수들한테 꼭 얘기해주고 싶은 건, 조급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 또한 2년 동안 너무 고생했거든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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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체인지업에 많이 꽂혀있다는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2015년에는 체인지업 비율이 3.6%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꾸준히 던져주고 있어요. 4월 7일 롯데전을 제외하고는 평균 8% 이상을 던지고 있습니다. 체인지업이 이렇게 좋아지게 된 원인, 신경 쓰고 있는 점이 있다면?

일단 체인지업을 많이 연습했습니다. 또 안 되더라도 던지는 게 연습이라고 생각해서 실전에서 많이 던져요. 자꾸 써봐야 실력이 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던지니까 결과가 좋게 이어지는 것 같고 자신감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면 던질 준비가 되어있어요.


그럼 올해는 체인지업 10% 이상을 기대 해봐도 될까요?

10%는…. (곰곰이 생각) (이)재원이 형에게 달렸어요. 지금 7게임(5월 10일 기준) 출장했는데 저는 재원이 형의 사인을 딱 세 번 흔들었어요. 공 3개 거절한 거죠. 한 게임에 100개씩 던졌다고 치면 지금 600개를 소화했는데 3번 흔들었으니까요. 비율이 높아지는 건 재원이 형에게 달렸겠죠!


3번 흔들었을 때, 결과는 어땠나요?

아…. (씁쓸) 두 번 안 좋았어요. (웃음) 한 번은 볼이었어요.

 

볼넷은 점점 줄고 있는데, 작년부터 피홈런이 급증했어요. 묘한 기록이에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솔직히 이야기 할까요? 문학야구장 때문인 것 같아요. (웃음) 야구장 개조를 많이 하고 인천이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홈런이 많이 나와요. 그런데 홈런이 증가한 건 제가 가운데 실투가 많아 졌다는 결과이기도 하겠죠.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맞자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홈런을 맞아도 몇 개 맞겠어요. 100개 맞지는 않잖아요? (웃음) 정면승부를 하면 투구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요. 그 점이 더 나은 것 같아요! 그나저나 문학야구장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펜스를 쫙 올리면 어떨까요? (웃음)


국제 대회를 많이 출전하셨었습니다. 이재원 선수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배터리가 있을까요?

(강)민호 형이요. 민호 형이랑 호흡을 많이 이뤘어요. 20대 초반부터 그 긴장되는 국제무대에서 같이 해왔거든요. 민호 형 성격이 활발하고 오픈마인드인데 저도 게임할 때 위축되기 보단 그런 성격이 잘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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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잘할 땐 잘 하잖아요. (웃음) 기복이 있더라도요! 그래서 기복을 무시할 수 있는 선수인 것 같아요. ‘이 경기는 중요하다!’고 할 때 내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 꾸준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고 변하려고 합니다.

 

(중략)


항상 KBO 미남 중 한 명으로 뽑혀요. 동의하시나요?

제가요? 아니요. (웃음) 잘생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이제 아저씨죠 (웃음) (그럼 김광현이 추천하는 KBO 미남 선수 한 명 뽑아주시겠어요?) 서진용 선수요. 잘생기고 실력도 좋아요. 스타성이 있고 앞으로 기대를 해볼 만한 선수입니다. (서)진용이가 지금은 수술하고 재활 중에 있는데 다 나아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하네요!


취미가 궁금해요. 혹시 롤(리그 오브 레전드)?

어떻게 알았어요? (웃음) SKT T1(프로게임팀)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웃음) 저는 취미가 게임 밖에 없는 거 같네요. 다른 취미를 가지면 욕먹더라고요. 사실 게임도 시력이 나빠진다고 못하게 합니다. 그렇다고 간단하게 술 한 잔도 못하게 하고! 제가 관심을 많이 받으니까 취미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씁쓸) 취미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거니까 이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롤팬들이 궁금해 하는 티어와 모스트 캐릭터 알 수 있을까요?) 모스트 캐릭터요? 안돼요. (웃음) 전력분석에 노출 돼요. 티어는 즐겜 유저라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웃음).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걸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들었어요.

네. 어렸을 때 머리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운동선수라고 삭발해야 되고요…. 삭발한다고 없던 실력이 생기진 않잖아요? (웃음) 그래서 저는 야구가 안 되거나 학생이라고 해서 머리를 짧게 자르는 거 반대합니다. 물론 헤어스타일로 사람의 이미지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안 좋은 편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헤어스타일은 제가 하고 싶은 거 합니다. 아내도 터치하지 않아요.


(중략)


김광현 선수 CF를 많이 찍으셨죠. 김광현에게 CF란? (웃음)

(웃음) 창피한 거죠. 어떻게 보면 오그라들고…. 좀 그래요…. 그래도 인지도가 쌓이는 느낌도 받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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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승 후, 그의 행보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입니다. 느낌이 어떤가요?

별로 느낌이 없어요. 다른 선수들은 FA로이드를 맞는다고 하는데 저는 항상 똑같아요. 신경이 잘 안 쓰이는 것 같습니다.


100승 외 목표가 있다면 메이저리그 도전 혹은 SK의 레전드로 남는 데에 갈등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지금은 고르실 수 있을까요?

아직도 모르죠. (웃음) 시즌이 끝나봐야 알 것 같아요. 도전할 기회가 있으면 해보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염두 해두고 따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있나요?

영어공부를 해야 되나? (웃음) 따로 준비하는 건 없어요. 야구가 가장 첫 번째 인 것 같아요. 메이저리그의 선발투수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구종 추가 등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야구를 많이 배우고 실력을 늘리는 게 준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올 시즌의 최종 목표를 들어보고 싶어요.

작년 시즌 끝날 때부터 생각한 건데요. 180이닝 이상 던지는 게 올 시즌의 목표입니다. 부상 없이 경기에 출장한다면 30게임이상 던질 텐데, 30게임을 평균 6이닝 던진다면 180이닝은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요한 건 부상 없이!


김광현의 10년 뒤의 모습은 어떨까요?

10년 뒤요? 딸을 중학교 보내고 있겠죠. (웃음) 10년 뒤는 먼 미래인 것 같아요. (그럼 야구인으로서 최종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야구선수로서 주위사람들에게 '성공했다!'라는 소리를 꼭 듣고 싶습니다.


김광현에게 야구란?

천직이죠. 나를 있게 해준 거고 앞으로도 살아야 할 의미이고 이유인 것 같아요. 더 열심히 노력하고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먼저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항상 응원해주셔서 제가 더 잘하고 노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다면 더 커진 모습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광현 선수에게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 남느냐고 물었을 때, 처음엔 시작과 끝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정정하며, “끝이라고 하면 이상하죠? 끝이 아니니까요. (웃음)”라고 대답했어요. 그의 말과 눈빛 속에서 강한 열망과 앞으로의 다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선수, 어떤 길을 가든 응원합니다! 저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발로 뛰는 에디터가 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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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은 평소 인터뷰를 자주하는 선수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에디터의 역량이 부족하여 분량이 나오지 않을 까봐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 선수는 인터뷰도 에이스였다! “잘할 땐 잘하잖아요.” 이 말은 야구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었네요. (웃음) “역시!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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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6월호(62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네이버 tv캐스트 http://tvcast.naver.com/dugout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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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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