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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KBO리그 심판들의 판정 논란 MEMORIES

dugout*** (dugout***)
2019.05.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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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도 경기의 일부다’라는 말이 있다. 워낙에 많이 인용된 말이다 보니 제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심판의 잘못된 판정에 대해 옹호하기 위해 생겼음은 짐작할 수 있다. 오심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도 이에 대해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치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이를 받아치듯, 오심 또한 ‘경기의 일부처럼’ 자연스레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먼슬리 코너에서는, 숨 쉬듯이 나오는 심판들의 판정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에디터 최홍서 사진 삼성 라이온즈

 

#규정의 애매함이 낳은 판정 논란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리그는 네이버후드 플레이 삭제, 강정호 룰 신설 등 경기 규정에서 몇 가지 변화를 꾀했다. 그중 하나가 ‘3피트 라인 규정’으로 불리는 3피트 수비방해 규정의 강화였다. 수비 과정에서 야수의 부상을 방지하고 수비 방해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기 위해 신설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타자주자는 수비수 송구 시점과 3피트(홈과 1루 사이의 후반부) 지점부터는 1루 파울 라인 바깥쪽에서 뛰어야만 하며, 이를 어길 시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심판이 아웃 선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완된 3피트 라인 규정은 오히려 리그에 혼란만 가중시켰다. 애초에 강화를 발표하기만 했을 뿐, 세부적인 알맹이의 변화는 없었다. 3피트 수비방해와 관련한 야구 규칙인 5.09 (a)(8)은 2018년판과 비교했을 때 내용 면에서 어떠한 수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핵심인 ‘송구 시점’과 ‘3피트의 시작점’, ‘라인 바깥쪽의 기준’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명시한 바가 없다. 기존의 내용 또한 ‘타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피하기 위하여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을 달리는 것은 관계없다’고 적혀있기 때문에 결국 순전히 심판원의 재량인 셈이다.

 

4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이러한 문제점이 전적으로 드러났다. 7회 말 무사 1, 2루의 상황에서 LG 김민성이 희생번트를 대고 1루에서 아웃됐다. 원래대로라면 번트 작전으로 1루주자는 2루에 도착했겠지만 배병두 주심은 타자주자인 김민성이 1루 파울 라인 안쪽으로 뛰어 3피트 라인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해 아웃을 선언하고 주자들을 원위치시켰다. 주심의 판단대로 김민성이 1루 라인 안쪽으로 달렸던 것은 맞다. 그러나 이러한 베이스러닝이 두산의 수비를 방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타구를 잡은 투수 윤명준의 송구가 김민성과 약 1m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1루수에게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정 논란이 한두 번 일어난 게 아니었다. 4월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LG의 경기에서는 2회 말 KT의 공격 때 마운드와 1루 파울라인 사이로 타구를 보낸 주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렸지만 심판진은 이를 3피트 수비 방해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날 나온 오심은 경기 종료 후 3루심을 맡았던 심판조장 전일수 심판이 자신들의 실책을 인정함으로써, 심판들 또한 규정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음을 입증하는 간접적인 증거가 됐다. 개막한 지 한 달도 안 돼 숱한 판정 논란을 낳은 3피트 라인 규정은 결국 각 구단 단장이 의견을 모아 5월 중순 실행위원회를 통해 보완 작업이 이뤄졌다.

 

#올해도 팬들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판정 논란

 

3피트 라인 규정과 관련된 논란의 경우, 단순히 심판의 자질만을 탓하기에는 규칙 자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오심 또한 숱하게 일어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4월 2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다.

 

4회 초, 삼성의 공격 때 선두타자로 나선 김상수는 볼카운트 1-1의 상황에서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배트를 내다 멈췄다. LG의 배터리 유강남과 케이시 켈리는 곧바로 헛스윙 어필을 했고 장준영 1루심은 스윙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중계방송의 다시 보기 화면으로 봤을 때 김상수의 방망이는 스윙이 이뤄지기 전에 멈춘 것처럼 보였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주심을 바라본 후 다시 타석에 임한 김상수는 4구째 볼을 타격, 얕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문제는 직후에 발생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김상수가 3루 파울 라인 부근에서 헬멧을 일부분이 부서질 정도로 세게 내동댕이친 것. 이를 본 권영철 주심이 퇴장을 선언했다. 김상수에게 손짓하며 더그아웃으로 다가가는 권 주심을 삼성 코치진과 김한수 감독이 막아서며 강하게 호소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가 전에도 심판에게 판정 불만을 드러냈기에 이에 대한 연장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이후 KBO는 4월 30일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상수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끝에 제재금 50만 원을 부과했다. 일리 있는 퇴장 사유였고, KBO리그 벌칙내규에 의거한 정당한 징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심을 저지른 것은 심판들인데, 어째서 김상수만 징계를 받아야만 하냐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게다가 그날 경기의 7회 말 1사 3루 상황에서는 1-2의 볼카운트로 몰린 타자 박계범의 완전히 돌아간 듯한 체크스윙이 노스윙 판정을 받아 ‘잘못을 해놓고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심판들의 모습은 곱게 볼 수 없었다.

 

#판정 논란에 분노하는 야구팬들

 

판정 논란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언제나 뜨거운 감자였으며, 단지 오늘날 모든 경기가 TV로 중계되고 인터넷의 활성화로 심판의 판정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을 뿐이다. 프로야구 팬들은 이미지 캡처 프로그램을 사용해 경기 중 나온 오심을 녹화하고 야구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심판이 잘못된 판정을 하는 장면을 공유한다. 이로 인해 오심을 인지하고 있던 팬들은 물론 몰랐던 팬들까지도 함께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아예 KBO리그 경기의 스트라이크존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해당 사이트는 KBO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받은 공들의 위치를 이미지로 보여준다. 10개 팀이 치르는 하루 다섯 경기의 모든 스트라이크존을 업데이트할뿐더러 경기별 주심의 이름까지도 적어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가진 야구팬들이 즐겨 방문하는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관리자가 사이트를 만든 계기 또한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들과 주심의 불만스러운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심판의 존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고 하니, 프로야구 팬들의 불만을 알 수 있다.

 

#논란을 부풀린 것은 심판 자신

 

김병주 심판위원은 모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눈, 심판의 눈으로 보는 것은 100% 정확할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오심은 존재한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에서는 9회 2사까지 26명의 타자를 모조리 잡아내며 퍼펙트게임 승리를 눈앞에 둔 선수가 1루심의 오심으로 인해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날려버린 적도 있다.

 

그러나 당시 1루심을 봤던 짐 조이스 심판은 경기가 끝난 뒤 오심이었음을 깨끗이 인정하며 투수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팬들에게 KBO리그의 심판들은 대부분 권위주의적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고집불통의 이미지로 각인돼있다. 때문에 더욱 문제가 불거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3피트 라인 규정 관련 오심과 김상수가 헬멧을 집어던지게끔 만들었던 판정에 대해 미묘하게나마 다른 온도차를 보이는 것은, 자신들의 판정이 미숙함을 인정하였는가의 여부 때문이 아닐까.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기만 하는 심판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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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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