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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romotion 현대야구의 열쇠, 세이버매트릭스 MEMORIES

dugout*** (dugout***)
2016.10.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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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둥글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말하면 바보 취급받는 시절이 있었다. 야구계도 마찬가지다. 한때 공이 좋은 투수만 보면 입버릇처럼 말했던 ‘종속’은 이제 의미 없는 숫자가 됐다.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 역시 달라졌다. 우리가 흔히 타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 타율은 운이라는 요소가 적지 않게 작용한다. 동시에 ‘왜 빗맞은 타구는 안타가 되고, 잘 맞은 타구가 아웃되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대답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이야기가 다르다. 선수의 진짜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세이버매트릭스가 현대야구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에디터 황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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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머니볼> 포스터

 

 

변화의 시작, 머니볼

벤저민 바우머와 앤드루 짐발리스트의 저서 <세이버매트릭스 레볼루션>에서는 ‘머니볼’이 야구계와 세이버매트릭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남겨놓았다고 언급한다. 하지만 머니볼이 야구계가 세이버매트릭스를 주목하게 만든 도화선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세이버매트릭스란 수학적, 통계학적 방법을 도입해 야구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하는 방법을 말한다. 덕분에 자본력이 부족한 스몰마켓 구단들은 돈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고, 트레이드 시장에서 보다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으로 분류되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2002년, 20연승 기록과 함께 무려 103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팀 연봉 총액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하위권이었던 오클랜드는 몸값이 높은 선수를 영입할 수 없었다. 이에 단장인 빌리 빈은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 폴 디포디스타를 자신의 오른팔로 채용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비싸게 책정되는 재능 있는 선수 대신 다른 팀의 관심 밖에 있고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할 선수 영입을 시도했다. 또한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고액연봉 지급이 불가피한 선수들을 다른 팀 선수와 트레이드해 원하는 선수들을 데려왔고 그해 정규시즌에서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세이버매트릭스는 좋은 타자의 기준을 출루율로 삼는다. 야구는 득점을 해야 이기는 경기고 득점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출루를 해야 하므로 좋은 타자의 덕목은 높은 출루율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당시만 해도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출루율은 오클랜드가 적은 돈으로 승리를 노릴 수 있는 열쇠가 되었다. 현대 야구에서 출루율이 가지는 상징성은 상당히 커졌다. 높은 출루율을 자랑하며 팀의 1번 타자로 활약했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 사례만 보더라도 출루율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다.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클랜드의 기이한 성적을 분석한 다른 팀들은 이후 오클랜드의 운영을 모방하며 대응했다. 보스턴, 템파베이 등의 구단은 테오 엡스타인과 앤드류 프리드먼 등 제2의 디포디스타를 단장자리에 앉히며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구단들은 세이버매트리션들을 고용하며 팀의 성적 향상을 위해 힘을 쏟았다. 통계학적 접근으로 시작했던 세이버매트릭스의 발전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투구 추적 분석 시스템(PITCH F/X)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공이라는 물체를 넘어 선수의 수비력까지 분석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어 야구 정보는 더욱 방대해지고 있다.

 

 

진짜 기록은 기록 뒤에 숨어있다

월드시리즈에서 오심으로 인해 퍼펙트게임을 놓친 비운의 주인공 아르만도 갈라라가(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2008년 성적은 13승 8패. 이닝 수도 적지 않았고 평균자책점도 3.73으로 준수했다. 그리고 그는 이듬해 평균자책점 5.64로 무너지고 만다. 그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세이버매트릭스는 ‘원래 그의 모습’이라고 답하고 있다. <더그아웃 매거진>에서 일전에 소개했던 인플레이 된 타구의 타율을 설명하는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수치를 보면 2008년의 수치는 그의 커리어 평균보다 월등히 낮았다. 반면 ‘수비를 배제한 평균자책점’은 4.88로 당시 평균자책점보다 1점 이상 높았다. 즉, 2008년 그의 성적은 수비의 지원을 잘 받는 등 운이 많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투수의 승수와 평균자책점 등의 올드스탯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작년을 끝으로 은퇴한 투수 마크 벌리는 리그에서 과소평가되던 선수 중 한 명이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 일명 ‘맞춰 잡기’를 선보이는 그의 투구는 세이버매트릭스의 관점에서 볼 때 그다지 매력적인 선수가 아니다. 수비라는 요소, 즉 운에 의존한 피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5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와 3~4점대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그의 커리어가 폄하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은퇴 시즌, 1.1이닝만 더 소화했다면 15년 연속 200이닝 기록도 가능했을 그의 꾸준함과 내구성은 세이버매트릭스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를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야구계의 빅 데이터 세이버매트릭스는 겉으로 알 수 없는 선수의 숨은 장점을 보여준다. 이 선수가 실질적으로 팀에 몇 승을 가져다주었는지, 몇 점을 더 올릴 수 있었는지, 이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로, 이 기록은 현재 선수의 연봉협상에서 주요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야구팬들을 위해, 스탯캐스트

숨은 기록을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은 타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를 보면 홈런 타구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타구 출구 속도와 비거리, 타구 발사 각도를 알려주는 자료가 자주 등장한다. 선수의 성적과 세부기록을 제공하는 <베이서볼 서번트>와 은 지난해부터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정타를 때린다는 가정 하에) 배트 스피드와 힘이 아닌, 스윙 각도와 타구 발사 각도를 조정해 생산적인 타구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선수와 기록들을 통해 입증됐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구 발사 각도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알려졌던 35도에서 더 낮은 20도 후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스탯캐스트는 선수들이 기존의 타구를 더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167센티미터의 단신 선수인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올해 처음으로 한 시즌 20홈런을 넘어섰고 장타율 역시 5할대로 높였다. 올 시즌부터 스윙 궤도를 바꾸며 타구 평균 비거리를 늘린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마크 트럼보(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작년에 비해 타구의 발사 각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들의 성적 변화의 이유를 궁금해 하는 일반인들도 이제는 위와 같은 세부자료를 TV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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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훈련에도 기술력이 필요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하지 않던가. 프로의 세계에서도 얼리 어답터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360도 스윙 각도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가 ZEPP사에서 개발됐다. 셀프 3D 스윙 코칭기인 ZEPP2는 배트 손잡이 끝부분에 부착해 타자의 스윙 유형과 각종 정보를 세부적으로 알 수 있는 장치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같은 팀 동료 앤서니 리조는 위 기술력을 통한 스윙 교정으로 성적 향상을 이뤘다. 특히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삼진을 당한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 삼진을 줄인 반면 홈런 개수는 늘리며 MVP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레전드로 거듭날 것이 유력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역시 이 기술력의 수혜자다. ZEPP의 초창기 멤버이기도 한 트라웃은 본인의 노력과 기술력의 도움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배트가 공을 때리는 데 걸리는 시간, 스윙의 수직 각도까지 측정하는 스마트 배트를 통해 본인의 성향을 분석하고 문제를 빠르게 수정할 수 있었다. 높은 공에 약점을 보였던 트라웃이 무결점 타자가 되어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무려 3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괴물 같은 은퇴시즌을 보낸 데이빗 오티즈(보스턴 레드삭스),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타자 조시 도날드슨(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리고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ZEPP사의 고객이다.

 


스윙에 대한 관점의 변화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전부터 세이버매트릭스에 친화적이었던 보스턴과 토론토 등 다수의 구단 역시 위 기술을 도입한 상태다. 정보량의 증가와 과학의 발달이 만들어낸 이 기술은 현재 MLB 스카우팅에도 활용되고 있다. 또한 ZEPP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회사들은 모두 청소년 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프로의 모태가 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상용화되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본인의 문제점을 신속하게 교정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또한 숨은 옥석을 가려내는 스카우트 과정 역시 보다 정밀한 분석을 통해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발전은 기존에 중시됐던 요소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스카우트들이 지금도 타자를 분석하며 주목하는 요소는 배트 스피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배트 스피드가 빠르면 타자가 그만큼 투수의 공을 오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것이 곧 장타를 위한 보증수표가 될 수는 없다. 가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2루수 콜튼 웡은 훌륭한 배트 스피드를 갖고 있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적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배트 스피드가 비교적 느린 축에 속하는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는 3년 동안 연평균 30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흔히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고 한다. 속도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투수들에게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타자들에게는 이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방향이 아닌 각도라는 개념이다. 세이버매트릭스라는 이름의 빅 데이터는 운을 배제한 선수의 순수 능력을 가려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확률을 다루는 야구의 세계에서 정답은 없지만 가장 믿을 만한 힌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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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PP2 3D 야구 스윙분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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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6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11월호(67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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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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