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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양창섭 & 윤영수 MEMORIES

dugout*** (dugout***)
2017.02.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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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배터리

 

“배트맨과 로빈, 메리와 피핀. 남철, 남성남. 서수남, 하청일.” 힙합 가수 다이나믹 듀오가 부른 ‘신나?’의 가사 일부다.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환상의 짝꿍에 관한 비유다. 하물며 저 가사를 읊는 다이나믹 듀오 역시 가요계의 대표적인 ‘짝패’다. 야구에도 ‘콤비’로 불릴 만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키스톤 콤비, 배터리, 테이블세터, 원투펀치…. 그중 ‘더그아웃 리포트’는 찰떡 호흡의 배터리와 함께했다. 2016년 황금사자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하며 2관왕 자리에 오른 덕수고등학교의 ‘영혼의 배터리’, 투수 양창섭과 포수 윤영수가 그 주인공. 배터리 하면 떠오르는 유명 선수는 이미 즐비하다. 언젠가 두 소년도 그들과 같은 반열에 오를 그날을 꿈꾸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시진과 이만수, 선동렬과 장채근, 그리고 김원형과 박경완처럼….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김현세 Location 덕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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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열아홉

 

 

“안녕하십니까. 덕수고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안방마님, 윤영수입니다!” “안녕하세요. 덕수고에서 ‘영수의 남편’을 맡고 있는 양창섭입니다.” 덕수고 배터리 양창섭과 윤영수는 여느 열여덟 소년 못지않게 활기찬 인사로 에디터를 반겼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둘의 상큼한 인사말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 추운 겨울, 궂은 날씨에도 미소를 머금고 있었던 두 소년과의 기분 좋은 추억 쌓기가 시작되었다.

 

 

아이돌 가수 소개 같은데요? 이제 2학년도 끝이네요. 곧 있으면 3학년이에요.

양창섭(이하 양) 맞아요. 그래서 내년 시즌 준비하며 열심히 몸 만들고 있습니다. 안 좋았던 자세도 교정하고 있고요. 청소년 대표팀에 다녀온 후로 고칠 점은 고쳐가는 중입니다.

윤영수(이하 윤) 창섭이가 투구할 때 팔이 조금 벌어지는 게 있었는데 잘 보완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포수니까 타격도 중요하지만 수비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하체훈련도 잘 하고 있고, 공 던지는 연습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운동했는데, 꿀맛 같은 휴식은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 텐데요.

쉬기도 하죠. 그래도 내년 시즌 준비에 충실해야 하니 그리 많이 쉬지는 않고 있어요. 그 외에는 정상적으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년 시즌이 끝나면 친구들과 일본에 다녀오려고요. 아직 어디로 갈지는 생각 안 해봤지만, 꼭 갈 거예요!

맞아요. 저도 내년에 친구들과 반드시 일본 여행 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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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 기분 좋게 쌓을 수 있도록 내년에도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 그런데 둘 다 체격이 정말 좋네요. 밥도 많이 먹을 것 같아요.

학교 밥도 맛있고 회식 때도 잘 먹거든요. (회식? 메뉴 선정에 선수들 의견도 잘 반영되나요?) 보통 회식 때 저희가 좋아하는 메뉴로 골라주세요. (웃음) 고기라든지요. 저번에는 우승하고 축하 기념으로 동문 선배님들이 오셔서 호텔에도 가봤어요. 뷔페에 가서 먹었는데 그때 맛본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망고 들어간 거였는데 잘은 기억이 안 나네요.

맞아요. 저는 그중 새우가 제일 맛있었어요. 진짜 맛있더라고요.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눈물) 스트레스받을 때도 그 만한 게 없죠. 스트레스 푸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는 편이에요. (피시방이나 노래방 같은 데도 안 가요?) 중학교 때는 많이 갔는데, 요즘은 재미가 없어서…. 음악 들으면서 해소하는 걸 좋아해요.

저는 그럴 때 짜장면을 많이 먹습니다. (짜장면이요? 전혀 예측 못 한 답변이….) 네. 제가 짜장면을 정~말 좋아해요.

맞아요. 영수가 짜장면은 진짜 잘 먹어요. 쉬는 날 쟁반짜장이나 탕수육 인증샷 찍어서 친구들 단체채팅방에 올리기도 하거든요. 자랑하는 거죠.

저도 모르게 짜장면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희한하게 짜장면은 먹어도 먹어도 안 질려요. 곱빼기 먹고도 양이 안 차면 밥까지 비벼 먹고요.

 

 

둘 다 잘 먹어서 야구도 잘한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잘 먹고 야구도 잘한 2016년 한 해를 스스로 평가한다면?

솔직히 올해는 수비보다 타격에서 더 좋았는데요.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페이스가 떨어진 게 좀 아쉬웠어요. (황금사자기에서 최다안타상도 받았잖아요.) 그때는 타격감이 정말 좋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올라온 것도 있고요. 그리고 사실 제가 주루플레이를 못하는 편인데, 덕수고에 와서 정말 많이 늘었어요. 덕수 하면 ‘발로 하는 야구’인데요.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합 중에도 자신감을 많이 키워주십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아진 모습으로 청소년 대표팀에도 발탁되고, 프로 지명까지 받는 게 제 목표예요.

저는 전반기 때 힘이 많이 남아있었어요. 그때는 구위도 되게 좋았던 거로 기억해요.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컨트롤도 잘 안 되고…. 그래도 시합에 많이 못 나갔던 1학년 때에 비해 올해는 많이 출전할 수 있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어요. 무엇보다 팀이 좋은 성적 거둔 게 가장 흡족합니다. 그래도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데로 가야죠. 내년에는 봉황대기까지 우승해서 3관왕 하는 게 목표예요. 좀 더 나아가 대통령배와 전국체전까지 우승한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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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창섭이와 영수

 

 

둘은 같은 팀 동료이자 친구다. 친구, 듣기만 해도 늘 곁에 있을 것 같은 단어이지 않나. 둘도 마찬가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양창섭과 윤영수는 언제나 함께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부터….

 

 

둘은 서로 다른 중학교에 다녔어요. 고등학교에 와서 처음 만난 건가요?

아니요. 중학교 때도 서로 알고는 있었어요.

알고만 있었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고등학교 와서 ‘영수의 남편’이 됐네요.

창섭이랑 같이 덕수고에 온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 소식 들으니 맘이 되게 편했고요. 꿈도 크게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전국대회 우승할 수 있겠다’ 싶었죠. (당시에 양창섭 선수를 되게 좋게 봤나 봐요?) 네. 좋은 인상으로 남았거든요. 창섭이가 잘했으니까요.

고등학교에서 만나기 전에 영수랑 승부를 해본 적도 있어요.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맞은 적 있는데요. 장타였을 거예요. 2루타였나…. (한숨) 실점으로까지 이어졌는데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해요. 그러다 같은 학교 됐다는 소식 듣고 영수처럼 잘하는 친구와 함께 야구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상대 팀으로는 만나봤지만 동료로는 처음인데요. 막상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니 어땠나요?

영수가 블로킹을 상당히 잘해요. 상대 팀 주자가 2루나 3루 득점권에 있을 때 제가 바닥으로 던져버리면 한 베이스 더 진루를 허용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때도 영수가 정말 잘 막아주니까 안심이죠. 올해 그 덕분에 실점도 많이 안 하게 됐고요. 음…. 그냥 영수가 앉아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웃음)

창섭이는 마운드 위에서의 자신감이 정말 좋아요. 어느 상대든 주눅 들지 않고 정면승부 하는 걸 즐기거든요. 게다가 ‘이 타자는 어떻게 상대해야 될지’ 다 생각하면서 던집니다. 저와 사인을 주고받을 때 아니다 싶으면 싫다고도 말할 줄 아는 투수예요. 그럴 때 잘 먹혀든 경우도 많고요. 서로 의견도 잘 통하고 호흡도 정말 잘 맞습니다.

 

 

찰떡 배터리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짓궂은 질문일 수 있는데요. 윤영수 선수는 여태 야구 하면서 호흡 맞춰본 투수 중 누가 가장 잘 맞았어요? 잠깐, 눈치 보지 말기!

그래! 내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얘기해. 궁금하다.

(눈치) 정말 솔직하게 저희 학년 투수들과는 모두 잘 맞아요. 그런데 올해는 창섭이랑 많이 맞춰봤으니까…. 창섭이가 가장 잘 맞았죠. 창섭아, 넌 어때? 내 눈치 보지 말고.

마찬가지로 저도 영수랑 가장 많이 맞춰봤어요. 정말 잘 맞죠. 영수가 저를 제일 잘 알 거예요. (웃음)

 

 

‘영수의 남편’과 ‘안방마님’답습니다. 둘의 배터리 스타일은 어때요? 추구하는 볼배합도 있을 것 같아요.

시합 전에 감독님께서 늘 “내가 사인을 내도 너희들이 판단했을 때 자신 있는 공이면 승부하라”면서 저희 의사를 존중하고 맡겨주시는데요. 보통 피해가는 유형보다 정면승부 하는 쪽이에요.

맞아요. 저도 불필요한 공을 많이 던지는 것보다 빠르게 승부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스타일까지 잘 맞는 거 보니 둘은 천상 친구네요.) 그렇죠. 저희 둘이 진짜 잘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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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성격도 잘 맞아요?

(영수를 힐끗 쳐다보며) 그게…. 영수가 조금 소심해가지고….

아닙니다. 저는 소심하지 않습니다!

그렇죠. 요즘은 조금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영수가 부끄러운지 노래를 안 불러줘요. 노래방도 같이 안 가고요. 제 소원이 졸업하기 전에 영수 노래 한 번 듣는 거예요.

사실 제가 노래 듣는 건 좋아하는데…. (머뭇) 졸업하기 전에 들려주겠습니다.

(이 기회 통해서 깔끔하게 약속 한 번 하나요?) 그래! 깔끔하게 딱! 약속 한 번 하자. 이제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는 말의 줄임말인 합성 신조어)’이야!

 

 

그러면 친구 입장에서 ‘영수가 본 창섭이’는 어때요?

창섭이는 생각보다 밝은 아이예요. 게다가 놀 줄도 압니다.

‘생각보다’라니! 네가 생각했던 건 뭔데?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을 때 조용할 것 같은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장난도 많이 치더라고요. 첫인상과는 달랐지만 창섭이의 밝은 모습이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둘 성격은 많이 다른데요? 어쩌면 그래서 더 잘 맞는 걸 수도 있어요. 여기서 ‘이구동성 퀴즈’ 하나 나갑니다. 서로 던졌을 때, 받았을 때 가장 좋았던 구종은? 하나, 둘, 셋!

아, 잠깐만요! 직구도 포함이에요? (지금 힌트 준 건가요?) 아닙니다! 모든 구종 다 해당되는 거죠?

양 & 윤 (네. 자, 다시 한 번 갑니다. 하나, 둘, 셋!) 직구!

 

 

뭐죠. 이 찜찜한 느낌은…. (웃음) 아무튼 다시 대화 주제로 돌아가서 둘이 동시에 말한 바로 그 ‘직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죠.

창섭이 직구는 최고죠. (엄지 척) 제구도 좋은데 공에 실리는 힘까지 엄청나거든요. 저는 늘 상대 팀 타자들 뒤에서 다 지켜보잖아요. 배트가 밀리는 느낌을 창섭이 상대하는 타자들 보면서 처음 받아봤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그런 느낌을 잘 몰랐거든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네요. 그렇다면 투수와 포수 입장에서 본 ‘구속과 제구’ 둘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할까요?

실제 경기에서 사용하려면 제구가 중요하겠죠. 공이 아무리 빨라도 볼넷이 잦으면 야수들도 힘이 빠지잖아요. 크게 보면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고요.

맞아요. 저도 받아봤을 때 제구가 더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제가 서울권 고등학교 투수들 정보는 거의 다 알고 있는데요. 컨트롤이 안 좋은 투수 상대로 타석에 들어서면 볼넷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다 가운데 쪽 실투라도 나오면 한 번에 무너지잖아요. 제구가 중요하다는 걸 그럴 때 종종 느낍니다.

맞아요. 그런데 어느 정도 구속도 뒷받침이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타자를 조금 더 압도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는 거니까요.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겠네요. 그렇다면 현재 던지고 있는 것 중 다른 구종은요?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 던지고 있어요. 그중 슬라이더가 제일 자신 있습니다.

창섭이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오다가 각이 살아서 확 꺾이죠. 직구는 빠른데 슬라이더가 느리면 안 돼요. 그런데 창섭이는 슬라이더도 빨라서 타자들이 느끼기에 직구처럼 보이는데 끝에 꺾여 들어오니까 탈삼진이나 범타 처리도 많이 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윤영수 선수는 마운드 위의 양창섭 선수가 흔들리면 주로 어떤 말을 해주나요?

‘맞아도 된다’고 말해줘요. 물론 안타 맞으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그래도 볼넷으로 위기가 이어지는 것보다는 나을 거예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안타 맞고 깔끔하게 점수 줘라. 땅바닥 꽂히는 건 내가 다 막아줄 테니까 마음 편하게 먹고 자신 있게만 던져라’라고 얘기해주죠.

영수가 엄청 믿음직해요. 정말로요. “뒤에 수비도 있으니까 우리 믿고 던지라”고도 말해주거든요. 저를 정말 편하게 해줘요.

 

 

둘이 프로에 가서도 배터리를 이루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간혹 고등학교 시절 내내 호흡 맞췄으니 프로는 다른 팀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저는 가능하면 영수랑 같이 가고 싶어요. 그게 편하지 않을까요. 희망사항이지만 계속 같이 뛰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창섭이랑 프로에 가서도 멋진 배터리 이루면 좋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지내온 만큼 서로를 잘 알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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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의 중심

 

 

둘은 덕수고 야구부의 핵심 전력이다. 아울러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대변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덕수고가 추구하는 야구에 관해 물었다. “코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게 있는데요. 우선 야구 선수임과 동시에 학생이니까 그 신분에 맞게 교실에서도 차분하게 앉아있고 선생님께 인사도 깍듯이 하는 걸 원칙으로 해요. ‘기본에 충실하자’는 거죠.” 근본이 바로 선 야구. 그것이 덕수고 야구부만의 강점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맞아요. 기본에 충실한 게 우선이라고 늘 말씀해주십니다. 야구는 어떤 선수가 출전하든지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하는 팀이죠. 덕수고는 누구 한 명의 팀이 아니에요. 투수가 못하면 타자가 점수를 더 내주고, 반대로 타자가 못 쳐주면 투수가 잘 막아줍니다. 균형 있는 야구를 하는 거죠.”

 

 

고교야구 하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파이팅 외치는 게 참 재미있잖아요. 덕수고는 어때요?

저희는 상대 팀을 도발하는 식의 응원은 하지 않아요. 감독님, 코치님께서 “우리 야구만 하자. 그게 명문 고등학교다”라고 말씀하시거든요. 실력으로 보여주자는 거죠.

 

 

야구에 임하는 진중한 모습이 멋진 팀이네요. 그래도 팀 내 분위기 메이커는 있겠죠?

그럼요. 우리 동수! 박동수요. 진짜 웃긴 친구예요.

최고예요. 분위기 메이커라 하면 동수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니까요.

(동수에게 한마디!) 동수야, 너 내가 봤을 때 정말 ‘역대급(역대의 그 어떤 것보다 최고라는 의미로 만든 신조어)’이다.

동수야, 살면서 너 같이 웃긴 애는 처음이야. 진짜로….

(둘은 어때요?) 에이, 동수가 원탑이죠.

저희 둘은 동수에 비할 바가 안 돼요.

 

 

박동수 선수 다음에 한번 꼭 만나요! 덕수고 야구부 스타일은 확고한 것 같아요. 정윤진 감독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포수는 센스와 두뇌를 갖추어야 한다”며 ‘똑똑한 포수론’을 이야기했어요. 주전 포수인 윤영수 선수는 어떻게 생각해요?

중학교 때는 공만 빠르면 직구로만 승부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감독님께서 타자의 스윙과 공략법을 분석해서 알려주시는데요. 공부가 정말 많이 됩니다. 시합 때 볼배합이 잘 안 되면 감독님께서 한 번씩 지시해 주시는데 그게 탈삼진이 되거나 범타 처리가 되는 게 참 신기했어요. 깨닫는 게 많았죠.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타자의 스윙을 잘 보라”는 게 참 도움이 많이 됐어요. 덕분에 이제는 좀 보이는 것 같아요. 상대 팀 타자 성향을 파악해가고 있습니다. 변화구에 약한지, 몸쪽을 잘 못 치는지, 이런 것들이요.

저도 영수가 그렇게 성장해나가는 데 정말 많이 도움 받고 있어요. 결과도 대부분 좋았거든요.

 

 

스스로 잘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확신이 보이네요. 둘의 롤모델은 누구예요?

LG 트윈스 류제국 선배님이요. 선배님은 흔들림 없이 일정하고, 컨트롤도 좋잖아요. 게다가 저희 실내연습장을 선배님께서 지어주신 건데요. 선배님 덕분에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 열심히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도 언젠가 선배님처럼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 할 수 있다면…. (웃음)

저는 KIA 타이거즈 한승택 선배님 닮고 싶어요. 선배님은 솔직히 말해서 체구는 작지만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똑똑한 포수론’에 부합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선배님 경기하는 모습 보면서 본받을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느끼거든요.

 

 

둘도 몇 년 뒤 그 선배들처럼 멋진 선수가 되어있을 거예요. 자,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창섭이에게 영수’란? 그리고 ‘영수에게 창섭이’란?

‘꼭 필요한 존재’요.

(한참 고민하다) 제 ‘동반자’요.

 


***

영락없는 열여덟 소년이라고? 천만에 말씀. 둘은 자기 자신보다 팀을 위할 줄 아는 성숙하고 헌신적인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둘은 지난 전국대회에서 개인상 부상으로 받은 글러브와 스파이크를 모두 후배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그 마음과 마찬가지로 둘은 서로를 위할 줄 아는 배터리다. ‘안방마님’과 ‘영수의 남편’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자 ‘동반자’로서 함께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벌써부터 기대되는 둘의 미래. 언젠가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영혼의 배터리’를 검색했을 때 둘의 이름이 가장 먼저 보일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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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매거진 6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7년 1월호(69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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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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