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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SK 와이번스 고종욱 MEMORIES

dugout*** (dugout***)
2019.07.0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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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파이브 1

 

도망칠 수 없는 야구의 늪

 

숙제를 안 하면 맞는 게 싫었던 아이는 학원에서 도망쳤다. 커서는 스트레스에서 도망쳤다. 고민하느니 억지로라도 잠드는 편을 택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바로 야구. 고등학생 시절 지명을 받지 못했을 때도, 어깨 수술 후에도, 크고 작은 위기가 닥쳤지만 그는 결국 운명처럼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지난해도 위기는 찾아왔다. 파격적인 삼각 트레이드, 우려 속에 SK 와이번스에 자리 잡은 고종욱은 스스로를 증명해보여야 했다. 고진감래처럼 한바탕 위기가 지나가니 이제 달달한 미래가 그를 반기고 있다. 지금은 야구장에 가는 것도, 유니폼을 입는 것도 마냥 즐겁다는 고종욱. SK의 고로켓이 돼 비상할 준비를 마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Interview 김세연 Editor 송서미 Location 인천SK행복드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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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오늘은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스스로 ‘첫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을 만나볼 텐데요. 지난해 SK,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의 삼각 트레이드 후 걱정 어린 시선 속에 자신의 가치를 성적으로 증명해 보인 선수입니다. 지금은 팬들 사이에서 ‘트레이드 복덩이’로 불리는 이 선수. 타격은 물론이고 올 시즌 도루왕을 기대해도 될 만큼의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비룡 군단의 고로켓, 고종욱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고로켓, 발사 준비 완료

 

최근 ‘꾸준히 잘한다’라는 표현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데 요즘 컨디션은 좀 어때요?

작년에는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경기를 쉬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주 좋아요. 흔히 하는 얘기지만 잘 먹고, 잘 자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깊이 잠들지 못해 좀 걱정이에요. 주변이 소란스러우면 곧잘 깨거든요. 요즘 옆집이 좀 시끄럽네요. (웃음)

 

올해 SK가 주루에도 활력이 생겼다고 해요. 고볼트 덕분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팀 내 본인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나요?

선수들 모두 노력하고 있어요. 굳이 기여도를 따진다면 30%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도루왕 타이틀에 욕심은 없어요. 30개만 채우는 게 목표예요. 일단 해볼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될 때 도전하고 싶어요.

 

‘고볼트’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세요?

키움에 있을 때 별명이에요. SK로 온 이후에는 팬들이 다른 별명도 많이 지어주셨어요. 고로켓도 있고, 고속열차도 있어요. 고속열차는 좀 웃겨요. 고로켓은 새로워서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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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서 뼈를 묻겠습니다!

 

지난해 말 SK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키움에 오래 있었던 만큼 서운한 마음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정든 선배나 후배, 코치님들과 헤어지는 게 정말 슬펐어요. 의지가 많이 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좋은 팀을 떠나게 되니까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당시, 어떤 심정이었어요?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요. 기사가 난 후에 알았어요. 그날 저녁 운동 후에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들었거든요. 새벽 1시에 깼는데 연락이 엄청 와 있더라고요. 트레이드 됐다는 연락이었어요. 기사를 보고 얼떨떨했는데, 그렇게 그냥 넘어갔어요. 준비 없이 트레이드돼서 솔직히 당황스러웠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어요. 어떻게 이겨내고자 마음먹었나요?

지난해 성적이 뛰어나지 않았잖아요. 반면에 김동엽 선수는 이미 SK에서 홈런타자로 자리 잡은 상태였고요. 팬들의 반응이나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게 이해돼요. 특별히 댓글이나 사람들 이야기를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 걱정하시는 만큼 더 잘해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런데 야구라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캠프 때 준비를 잘하고도 시범 경기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려 주전 경쟁에서 밀리게 됐어요. 시즌 초반에도 부진했고요. 이 상태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야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10타석을 채운 후 타격폼을 바꿨어요. 그게 지금의 폼이에요. 이게 끝까지 잘될지는 모르겠는데 다행히 지금까지는 좋네요.

 

이적한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팀에 적응을 정말 빨리 했어요.

그게 문제입니다. (웃음) 형들이 너무 놀려요. (나)주환이 형과도 알게 된 지 4개월밖에 안 됐는데 한 4년 된 것 같아요. 친해지려고 먼저 다가가는 편이긴 해요. 새로 와서 소극적이면 상대가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요. 싫든 좋든 먼저 말을 거는 스타일이라 형들에게도 농담을 던지다 보니 금세 친해졌어요. 다행히 형들도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특별히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요?

(허)도환이 형이 도움을 많이 줬어요. (이)재원이 형도 그렇고요. 워낙 잘 맞춰줘서 적응하기 편했어요. 반면에 주환이 형은 제가 맞춰줘야 해요. 워낙 대단하신 분이잖아요. SK가 키움보다 연령대가 높아서 제 밑으로는 (한)동민이 정도밖에 없어요. 한 살 차이라 거의 친구같이 지내요.

 

최근 인터뷰에서 SK가 마지막 팀이길 바란다고 밝혔어요.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선수들은 한 팀에서 오래 하고 싶어 해요. FA로 다른 팀에 가는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굳이 트레이드되고 싶어 하지 않죠. 저보다 더 괜찮은 선수가 있기에 주전 경쟁에서 밀려 트레이드 카드로 나온 거잖아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SK에서 정말 잘해서 뼈를 묻겠습니다!

 

SK와 키움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둘 다 좋은 팀이에요. 키움은 연령대가 낮아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은 편이고, SK는 경기에 대한 의지와 승부욕이 있어요. 승리에 대한 믿음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1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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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 좋아요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들었어요. 이정후와 떨어지게 돼 슬프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송성문의 낡은 배트를 보고 새 배트를 사주기도 했다는 미담이 있어요.

거절을 못 해요. 그래서 뭘 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사실 정후는 룸메이트라서 처음 친해졌는데 성격이 정말 잘 맞았어요. 20살이라고 못 느낄 정도로 싹싹하고 생각이 깊어요. 헤어지는 게 아쉬운, 마지막까지 챙겨주고 싶던 후배예요. 정후가 신인왕을 타고 골든글러브를 받았을 때, 제 목표는 정후가 MVP를 받는 거였어요. 세 가지 상을 받으면 그때 야구를 그만두려고 생각할 정도였죠. 반면에 성문이는 작년에 잘하더니 좀 변했어요. (웃음) 배트는 그냥 준 거예요. 신인인데 잘하고 귀엽더라고요. 제가 준 배트로 잘 치고 고맙다고 인터뷰까지 해줘서 뿌듯했어요.

 

SK에서는 어떤 후배에게 애정이 가나요?

(정)진기와 친해요. 불펜 차에 ‘진기랑 야구 오래 하고 싶어요’라는 글귀를 적어놓기도 했죠. 그런데 진기가 2군에 가버려서 이제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 일단 저부터 신경 쓰고 내년부터 도와줄 후배를 찾아보려고요. (웃음)

 

삼성 김대우와도 각별한 것으로 유명해요. 경기에서 만나면 어때요?

어제도 만났어요. 경기 끝나면 늘 살살하라고 해요. 제가 나오면 그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가 아닌데도 최선을 다하더라고요. 만나면 너무 진지하게 던져서 얼굴을 못 보겠어요. 대우 볼을 못 치는 건 아닌데 올해는 제가 지고 들어갔어요. 같이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계속 함께 야구 하고 싶은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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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선수가 많아요. 채태인과도 가까웠다고 들었어요.

(채)태인이 형은 워낙 저를 잘 챙겨주셨어요. 자주 연락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형이 섭섭해 할 것 같아요. TV로 경기 볼 때 태인이 형이 나오면 늘 응원해요.

 

식사를 절대 혼자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지금도 그런가요?

혼자 밥을 먹는 게 싫어요. SK에서는 거의 도환이 형과 먹어요. 그 외에는 함께 식사할 사람이 없네요. 거의 유부남이거든요. (웃음) 혼자 가게에 가서 밥 먹는 게 어색해요. 집에서는 치우는 게 귀찮고요.

 

취미생활도 꼭 친구와 함께한다면서요.

쇼핑이 취미예요. 혼자 하는 것보다는 옆에서 봐주면 좋잖아요. 밥도 같이 먹을 수 있고요. (웃음) 형들을 데리고 다닐 순 없으니까 후배나 친구들과 같이 가요.

 

스트레스 해소법도 궁금해요.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해요. 부득이한 경우에는 먹는 걸로 풀어요. 그리고 고민거리가 생각나지 않게 그냥 잠들어 버려요. 휴대폰을 보고 일부러 몸을 피로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술을 잘 못 해서 음주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안 돼요. TV를 보고 다른 일을 해서 고민거리를 회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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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고진감래

 

처음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걷고 자전거 타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산책하다가 역삼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 2학기였어요.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좀 늦은 편이었죠. 역삼초가 우승하면서 또래 친구들이 미국으로 훈련을 갔을 때도 저만 혼자 남아서 저학년 친구들과 뛰는 훈련만 계속했어요. 꿈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고 싶어 했는데 다행히 코치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꾸준히 야구를 할 수 있었어요.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다른 일을 했을 지도 몰라요.

 

하고 싶은 일이 많았나 봐요.

축구도 좋아했고, 테니스도 잘 쳤어요. 공부를 잘했다면 의사도 해보고 싶었고요. (웃음) 맞는 게 싫어서 학원에서 도망치는 바람에 꿈이 바뀌었지만요. 숙제를 잘 해가서 혼이 안 났더라면 지금쯤 어디 취업해 회사원이 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혼자 밥 먹을 일이 생기면 재료를 사서 이것저것 만드는데 나중에 작은 가게를 차려보고 싶기도 해요.

 

스스로 지금이 ‘첫 전성기’라고 밝혔지만, 대학 시절에도 4년 내내 타율 3할 5푼 이상을 기록했고, 프로 지명 때도 외야수 중 1순위였어요.

고등학생 때 지명을 받지 못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당시에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어요. 이럴 바에는 다른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했죠. 아버지와 양재천에서 피자를 먹는데 신고선수라도 계속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다 운 좋게 한양대를 가게 됐어요. 프로에 와서도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이번 시즌은 제 생각처럼 되고 있거든요. 올해는 좀 잘 되는 것 같다고 인터뷰한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이전까지는 늘 운이 좋아서, 하늘이 도와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프로 지명 당시를 돌아볼까요?

대학교 3학년 때 어깨를 다치면서 습관성 탈구가 생겼어요. 지금은 모두가 ‘어깨가 안 좋은 선수’라고 평가하지만 부상 전에는 공 던지는 게 제일 재밌었어요. 강견이었거든요. 다치고 나서 공을 세게 던지지 못하게 됐어요. 4학년 시절에 스카우트가 왜 공을 던지지 않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또 한 번 포기할 뻔했는데 키움에서 지명해주신 거예요. 정말 재수가 좋았어요. 하지만 역시 프로의 세계는 쉽지 않았고, 바로 군대에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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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또 한 번 위기가 있었어요. 어떻게 이겨냈나요?

어깨가 좋지 않다고 놀림을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야구는 어깨만 강하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타격으로 극복할 수 있고, 주루나 수비도 있어요. 한 가지 단점이 있어도 다른 장점으로 이겨낼 수 있는 게 야구죠. 다른 부분에서 뛰어나도 똑같이 ‘야구 잘하는 선수’로 호평받을 수 있잖아요. 야구선수 중에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 제 이야기가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힘들 때 마인드 컨트롤에 특별히 도움을 주는 분이 있나요?

코치님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특히 박재상 코치님 덕분에 힘이 나요. 너무 재밌고 활력이 되는 분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중요해요.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건 본인이니까 스스로 잘해야죠.

 

그럼 야구선수로서 본인의 장점이 있다면요?

주루요. 지금은 남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100미터는 11초에, 타석에서 1루까지는 3.6초 안에 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인가요?

최상의 컨디션일 때 가능합니다. (웃음) 정말 한 군데도 안 아프면 그렇게 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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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에서도 스윙을 한다!

 

과거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들이 야구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니 본인은 꿈에서도 스윙을 한다고 반박했어요.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요. (웃음)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 역시 상황마다 노림수나 투수 스타일을 고민해요. 야구를 계속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는데 너무 거기에 집중하면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단순한 걸 좋아해서 어려운 상황에도 가벼운 마음으로 배팅하려고 해요.

 

모든 경기가 다 소중하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경기가 있나요?

매 경기가 소중해요. 팬분들이 열심히 응원해주고 있으니까요. 며칠 전에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에 이기고 싶어서 무조건 살아 나가고 싶었어요. 수비 때부터 타석에 들어서면 번트를 대려고 마음먹고 타석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투수 땅볼이 나온 거예요. 순간 맥이 빠져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려버렸어요. 저도 모르게 걷게 됐어요. 순전히 제 잘못이에요. 팬들에게도, 팀에게도 미안했어요. 그날 하필 팀이 대패해서 전부 제 탓 같았던 날이에요.

 

강자에 더 강하다는 평가가 많아요. 타일러 윌슨의 날카롭게 떨어지는 싱킹패스트볼, 케이시 켈리의 투심패스트볼이나 컷패스트볼도 완벽하게 쳐냈어요. 본인만의 대처법이 있나요?

쉬운 투수는 없어요. 한 번은 칠만 하다고 자만했다가 못 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모든 투수를 다 똑같이 봐요.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콘택트 능력을 키우기 위해 특별히 하는 훈련이 있나요?

무조건 타이밍 싸움이에요. 투수의 타이밍을 잘 맞추면 안타는 따라오게 돼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앞으로 더 강화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집중력이요. 야구는 평균적으로 3시간 이상 하잖아요. 경기에 모두 집중하려면 3시간 넘게 해야 하는데 사람이 로봇도 아니고 어려워요. 수비 때 바짝 집중하고 타석에서도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노력해요. 많이 나가면 4, 5타석을 나가는데 시간으로 따지면 6분에서 10분 정도거든요. 그 시간만큼은 올인할 수 있는 집중력을 키우고 싶어요.

 

이번 시즌 본인에게 점수를 매겨 본다면?

50점이요. 아직 더 잘해야 해요. 시즌을 다 끝내면 80점에서 90점 정도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고요. 제가 생각하는 100점짜리 선수는 (양)의지 형이에요. 어떤 팀에서도 의지 형은 다 인정해요. 심플하게 정말 잘 쳐요. 본받을 점이 많아요. (최)정이 형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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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꼭 이루고 싶은 기록이나 타이틀이 있나요?

도루왕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올해가 가장 좋은 기회라고 얘기해주시는데 문제는 안 다치는 거겠죠. 그 외에는 내년이 돼봐야 알 것 같아요. 다음 시즌에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면 더 먼 미래의 목표도 말씀 드릴게요.

 

10년 후의 미래만 미리 얘기해줄 수 있나요?

10년 후에는 가게 차려야죠. (웃음) (더 뛸 수도 있잖아요.) 안 돼요, 안 돼.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하고 딱 끝내는 게 진짜 멋있는 거죠. 박수칠 때 은퇴! 잘할 때 은퇴! 그게 좋을 것 같네요.

 

공식 질문입니다. 고종욱에게 야구란?

저를 바꾸는 힘이에요. 야구가 저를 변화시켜줬어요. 지금은 야구장에 오는 게 너무 즐겁고 유니폼을 입는 게 행복해요. 지금까지 이렇게 느껴본 적이 없어요. 올해는 좀 달라요.

 

마지막으로 ‘트레이드 복덩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SK팬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요즘 야구장에 제 유니폼이 정말 많이 보여요. 덕분에 힘이 납니다. 남은 시즌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 많이 보여드릴 테니까 끝까지 응원해주세요. 더 높은 곳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

짝사랑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여태껏 이렇게 야구가 즐겁고 야구장에 오는 게 좋았던 적이 없다는 고종욱. 하지만 실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야구와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그다.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 야구는 늘 그를 쫓아왔고 그는 늘 뒤를 돌아봤다. 이제야 사랑의 화살이 제대로 서로를 향했다. 앞으로 사랑의 결실을 볼 일만 남았다. 몇 번의 위기 끝에 제대로 자리 잡은 SK에서 야구 인생의 뼈를 묻고 싶다는 고종욱의 달달한 미래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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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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