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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사나이들의 집중력이 기적을 만들어 낸 2017 스트라이크존 컵 사회인야구대회
아무도 예상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실로 엄청난 결과가 대회 마지막 날에 연속으로 펼쳐졌다. 5회까지 호박C의 강력한 마운드의 힘에 눌려 단 1안타로 침묵하며 스코어 0대8로 패색에 짙어가던 준결승전에서 쓸쓸히 거제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짐을 싸던 삼성중공업 포세이돈의 선수들은 스스로도 믿기 힘든 기적의 빅이닝을 만들어 내면서 스코어 8대8로 기여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집중력을 보여주었고 5대4의 추첨승으로 천신만고끝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반면 또 다른 우승후보로 점쳐지던 에이포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유상현이 단 2피안타의 호투를 펼치면서 주포 김정태와 고국범의 맹활약속에 준결승에서 별다른 체력소모없이 10대1의 완승을 거둔 풍산 화이터스의 상승세는 정말 대단했다. 고척스카이돔에 모인 대회 관계자들 모두가 풍산의 우세를 점치고 있던 그 순간 "우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라는 명언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결승전을 앞두고 고척돔 1루측에 위치한 포세이돈의 덕아웃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결승전 매치업, 쾌재를 부른 풍산의 우승 자신감
2017 스트라이존 컵 야구대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생활야구인들이라면 내심 호박C와 에이포스가 펼치는 결승전 빅매치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고척돔 전광판에 최고구속 138kph를 찍은 호박C의 서시원은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대상이였고 호박C 입장에서는 감히 이번대회 우승을 장담할 수 있었던 클래스가 다른 강력한 에이스였다. 하지만 더블헤더로 펼쳐지는 결승전을 염두에 두고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준결승전에서 선발 서시원을 잠시 내린 호박C가 마지막 이닝 모든 것을 쏟아부은 삼성중공업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덜미를 잡히자 난적 에이포스를 꺽은 풍산 화이터스의 선수들은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주어졌다라는 생각에 필요이상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멀리 거제에서 장거리 원정길에 올라 주말을 꼬박 고척스카이돔에서 대기하면서 아슬아슬한 1점차의 신승을 거둔 한양캠프와의 8강전과 힘겹게 동점을 만든 진땀나는 준결승의 경기결과로 인해 경기 종료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전력 피칭을 해야 했던 삼성중공업 포세이돈의 원투펀치 김효성-박민국의 체력적인 소모가 큰 것 역시 풍산에게는 무척이나 좋은 호재로 작용했다. 예상하지 못한 뜻 밖의 결승전 매치업 상대를 만난 풍산의 덕아웃 표정은 생각보다 훨씬 쉬운 시험지를 받아든 수험생들처럼 밝아 보였다. 하지만 1회초 수비에서 평범한 내야땅볼을 아웃카운트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내야의 모습은 너무 일찍 우승의 단꿈에 빠져버린 자신감이 화를 부르는 단초가 되고 말았다.
쾌조의 컨디션으로 에이포스의 강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풍산의 유상현이 포세이돈의 리드오프 홍정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2번 김민재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3루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한 베이스를 더 파고드는 삼성중공업의 공격적인 베이스런닝과 가벼운 몸놀림은 마치 결승전은 보너스 스테이지였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는 모습이였던 반면 내야실책과 홍원기의 적시타까지 더해지면서 3점을 내 준 풍산의 1회초 수비는 자신감이 오히려 부담감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시간이였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고척 강림, 삼지창 타선 공포의 11연타석 안타
사실상 일찌감치 결승전의 승부를 결정지은 순간은 집채만한 파도를 일으키며 풍산의 마운드를 단숨에 삼켜버린 2회초 포세이돈의 신들린 방망이였다. "대지를 뒤흔드는 자"라는 그리스 신화속의 포세이돈이 야구배트 대신 삼지창을 집어 들고 고척돔에 강림한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의 가공할 만한 타선의 폭발력을 과시한 삼성중공업의 활화산같은 타선의 안타행진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대단한 장관이였다. 흔히들 야구에서 잘 친다고 해서 전부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 날만큼은 치는대로 전부 안타가 되는 포세이돈의 타선은 엄청난 하늘의 기운을 받은날임에 분명해 보였다.
9번타자 채희승의 좌전안타를 신호탄으로 테이블세터 홍정현과 김민재가 고척돔의 정중앙을 가르는 총알같은 중전안타를 기록하자 풍산은 급하게 마운드에 잠수함투수 차영진을 투입하면서 상대의 상승세를 저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클린업 트리오 이준영, 고석현, 홍원기가 연속 적시타가 터트리면서 공격을 주도한 포세이돈의 방망이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차영진과 김정태의 구원카드가 단 한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는 사이 포세이돈은 김원오, 이철, 이동호가 연속안타를 날리며 1이닝 선발 전원안타라는 도무지 믿기 힘든 대기록을 써내려갔고 홍정현의 싹쓸이 3루타로 무려 11타자 연속안타를 완성시키면서 빅이닝을 만들어 냈다.
일반적으로 대량득점의 공식은 상대의 실책과 사사구, 혹은 빚맞은 행운의 안타로 모은 루상의 주자를 결정적인 싹쓸이 한 방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이 보통인 반면 포세이돈의 2회초 공격은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이 하나같이 욕심을 버리고 컨택위주로 배트를 내민 결과 타구의 질이 좋은 연속안타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사회인야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명장면이였다. 팀창단이후 한 이닝에서 10점 이상을 내준 기억이 없다고 혀를 내두른 풍산의 마운드가 자멸했다기 보다는 포세이돈이 수준급의 어깨로 통하는 풍산 화이터스와의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내내 봉인되어 있던 "트리아이나(삼지창)"를 잠시 꺼내들었다는 표현이외는 딱히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사회인야구 4부대회의 방향제시라는 또 다른 과제를 얻은 결승전
2회에 15점을 내주면서 사실상 전의를 상실한 풍산 화이터스는 마지막 추격의 의지를 붙태우며 의욕적으로 2루를 훔치던 김정태가 삼성중공업의 배터리 김효성-이준영의 경기의 흐름을 읽는 영리한 피치드 아웃에 걸리면서 2루에서 객사하는 순간 결승전답지 않은 일방적인 경기의 흐름이 완성되고 말았다. 각각 색깔이 다른 유상현-차영진-김정태-홍용석이라는 4명의 투수가 이어 던진 풍산을 상대로 21안타를 집중시킨 상하위 타선 구분이 없는 포세이돈 타자들의 고른 활약을 바탕속에 연투의 피로마저 잊게 만든 김효성-박민국의 계투작전이 결국 2017년 스트라이크존 컵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이번 대회의 최고의 화두는 생활기록부상에 한번이라도 엘리트 야구를 경험한 적이 있는 중학교 이상의 선수출신자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출전을 불허한 4부대회였음에도 참가팀 선수들의 면면이 너무도 화려했다는 점일 것이다. 순수 아마추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제구가 되는 120kph가 넘는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를 마음껏 뿌려대는 우승후보팀들의 에이스 투수들과 KBN 1.21의 반발력 테스트를 완료한 대회지정 공인배트를 가지고 비거리 100m가 넘는 양주 베이스볼파크의 펜스를 가볍게 넘겨버리는 대형 홈런타자들로 인해 과연 저 선수들을 "4부 순수 비선출"로 분류해도 좋은까 싶을 정도의 의문이 든 엄청난 야구실력에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한 대회였다.
어쩌면 4부대회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클래스가 다른 개개인의 능력치를 앞 세운 원맨팀 혹은 연합팀이 아니라 오랜동안 손발을 맞춘 전통의 명문 풍산화이터스와 삼성중공업이 다행스럽게 결승전을 치루게 되었고 장거리 이동을 마다하지 않는 끈끈한 팀웍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단일팀 삼성중공업 포세이돈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8강진출팀을 지켜보면 비록 서류상으로는 참가를 제한할 수 없는 비선출자일지는 몰라도 4부대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들이 욕심을 내면서 앞으로도 4부기준의 대회가 일부 야구쟁이들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할 경우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야구대회의 인기는 점점 시들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거리가 늘어버린 대회였다. 이 땅의 보통수준의 실력을 가진 평범한 아마추어 생활야구인들이 별 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행사와 대회에 꾸준히 돈을 쓰고 스폰서를 자처할 기업이 이제 많이 남아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팀의 이름을 알리고 대회의 우승상금 욕심으로 팀을 달리하면서 1부와 4부를 넘나들면서 대회에 참가하기 보다는 본인의 야구실력과 자신들의 팀컬러에 어울리는 대회를 스스로 선택하고 출전을 자제할 수 있는 현명한 생활야구인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댓글 29
예전에 리그들 초창기때는 충암고 운동장이나 산업대 운동장 아니면 미사리같이 슬라이딩하면 허벅지서부터 상처가 좌악~~ㅎㅎ 무릅도 깨지고 그게 또 아물기전에 또 야구하러 나와서 또 슬라이딩하다 고름 흘러 나오고....그렇게 야구에 빠져 살다가 그만 두었었는데 나이가 좀 들어서 야구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와~정말 야구장같이 해놓고 하는데 감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그게 송추구장이었는데 지나고 다른 리그를 들어가니까 경기장이 더 좋대요ㅋ
신월구장은 정말 너무 좋아서 취해서 했던거 같아요
신월구장도 다시 거기서 뛰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은데 이런 대회같은걸 통해서 고척돔이라니....정말 꿈만 같으실거 같습니다
그런 구장에서 뛰어봤다는거 만으로도 부럽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