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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야구인들의 선택, 과연 멋이냐? 안전이냐?
생각하기도 끔찍한 사건이 지난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졌다. 두산 베어스의 선발투수로 나선 김명신은 넥센의 김민성이 날린 강습타구를 미쳐 피하지 못하고 안면부를 강타당한뒤 피를 흘리면서 쓰러져 응급차로 이송된 사건이다. 얼마전 삼성의 우규민이 에반스에 타구에 어깨를 맞아 심각한 타박상을 입고 갑작스럽게 강판당하는 등 최근 투수의 부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야구경기중 안전사고를 바라보면서 LG의 양상문 감독은 유독 빨라진 타구속도에 투수들이 미쳐 반응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KBO 공인배트의 반발력 계수를 다시 측정해봐야 한다는 논리로 고반발력 나무배트에 대한 이슈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안전사고의 원인은 무시무시한 일부 도깨비 방망이가 이유가 아니라 우연찮은 타이밍에 일어나는 우발적인 사고이며 야구인들은 강도와 세기가 다를뿐 언제든지 이런 총알타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18.44m라는 짧은 거리에서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할 수 있는 단 0.5초만에 투수에게 되돌아오는 타구는 일부 생활야구인들의 주장대로 사회인리그의 공인배트를 모두 목재로 바꾼다고 해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야구경기중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로부터 치명적인 부상을 막아주는 다양한 보호장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한다.
무방비 상태의 투수를 위한 안전헬멧과 안면보호대
타자가 친 공이 투수에게 다시 돌아올 경우 홈플레이트까지 18.44m의 거리가 확보되어 있다고 해도 디딤발과 타자들의 포지션을 감안하면 불과 15m의 거리에서 날아오는 공을 대응하기 위해 피칭후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기 힘든 투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더욱이 타자들의 타격기술이 좋아지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파워가 증가하면서 타구의 속도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타구속도가 150Km/h에 육박하는 프로야구에서 타자가 친 145g의 작은공은 무려 30kg의 물체가 1m의 높이에서 떨어졌을때의 운동에너지를 갖게 될 만큼 치명적이라고 한다. 정밀검사결과 광대뼈 함몰 판정을 받은 김명신의 경우처럼 1999년 쌍방울의 어린왕자 김원형은 한화 장종훈이 친 타구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 함몰로 10개월후에야 마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LG트윈스의 트랜스포머 김광삼 선수가 퓨처스리그 경기중 타구를 맞아 머리뼈에 골절을 당하는 큰 사고를 당하고 선수생활을 마감하기도 했다.
몇 해전부터 MLB에서도 투수가 타구에 맞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수도 안전을 위해 보호용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투수용 안전헬멧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알렉스 토레스를 제외하면 투수용 헬멧은 크기가 크고 우스꽝스러운 모양이라는 이유를 들어 선수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재 메이저리그의 현실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소프트볼의 경우 투수용 안면보호대가 보편화되었을만큼 짧은 거리에서 순식간에 날아오는 대포알처럼 무서운 타구로 부터 자신의 생명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구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처음 팔꿈치 보호장비가 야구장에 등장했을때 자칫 상대투수와의 승부에서 약한 모습으로 비춰질수 있다며 기피했던 암가드가 지금은 많은 선수들에게 보편화되었고 일부 사회인리그에서 의무화된 것처럼 다소 우스꽝스럽다는 이유로 안전장구를 기피하며 강한 타구로부터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투수들에게도 안전을 위한 안전장비의 착용이 의무화될런지는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타자들의 검투사 헬멧의 원조, 아이스하키 골리 마스크
투수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낯선 안면보호대나 안전헬멧에 비하면 타자들의 안면부를 보호하는 검투사 헬멧은 이미 상당히 보편화된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몸쪽공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많은 타자들은 투수의 피칭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검투사 스타일의 헬멧을 착용하여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강속구에 대한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심정수가 처음 착용한 검투사 헬멧을 이제 많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종범이나 김태완, 최재원같이 투수들의 강속구에 사구를 맞아 안면부상을 당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타석에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안전장구로 검투사 헬멧은 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턱이나 광대뼈의 부상경험이 없음에도 검투사 헬멧을 선택한 박용택이나 최준석같은 베테랑선수들은 유독 몸쪽 승부가 많아진 최근 추세에 심리적인 안정감과 집중력을 높이는데 효과만점인 검투사 헬멧 예찬론자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검투사 스타일의 헬멧 이전에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안면부상을 지킨 사례가 있다. 1978년 경기중에 턱관절 부상을 당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데이브 파커는 부상직후 복귀전에서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아이스하키 골리가 착용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킨 사례를 찾아 볼 수 있을만큼 투수들보다는 타자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장구를 이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수비수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부수적인 효과
그라운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유독 불규칙 바운드가 많은 생활야구의 상황은 타자나 투수보다 오히려 수비수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불규칙 바운드로 부상을 당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빠른 타구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강습타구가 많은 핫코너인 3루수나 스파이크 자국으로 크게 패인 그라운드에서 수비를 해야 하는 내야수들의 경우 타자의 체중이 제대로 실린 무회전 타구가 바람소리를 내며 낮게 날아오는 경우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려 들거나 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비수용 안면보호대는 확실히 폼을 안나지만 최소한 불규칙 바운드로 인한 수비수의 부담을 지워줄 수 있기 때문에 애꿎은 방망이나 그라운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지킬수 있는 좋은 방어막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비가 서툰 초보 생활야구 입문자들이나 리틀야구선수들이 타구를 쫒다가 크고 작은 안면부위에 부상을 당하게 되면 야구에 대한 흥미를 느껴보기도 전에 끔직한 기억을 가슴에 새긴채 야구를 그만두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결국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안면보호장구는 단순히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프로텍터이기 이전에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줄수 있는 보조장치라는 중요한 의미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야구장내 안전지대는 없다!
야구경기는 그라운드내에서의 위험요소만큼 야구공에서 시선을 떼고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벤치나 주루코치들도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생활야구의 경우 눈부신 5월의 화창한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나 어린 자녀를 동반해서 야구장을 찾았을 경우 지인들의 안전에 대한 배려는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잠시 한 눈을 팔다가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야구로 인한 당신의 즐거움은 그대로 마침표를 찍는 날이 될지도 모른다.
타자들은 각종 보호장구로 중무장을 하고 고반발력의 배트를 들고 나오는 상황에서 야구에 대한 열의가 높고 야구를 좀 한다고 하는생활야구선수들이 도맡아 담당하는 중요 포지션일수록 수비과정에서 타구로 인한 안전사고의 발생확률은 더욱 커지게 된다. 게다가 단 한번만으로도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사회인야구 선수들이라면 안전장구들은 거추장스럽고 간지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버리고 안전에 대한 대비를 좀 더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생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끈한 홈런포도 아니고 멋진 다이빙캐치나 그라운드를 바람같이 휘젖는 빠른 발도 아니다. 부상없이 오래도록 롱런하면서 재미있게 야구를 즐기는 것이 생활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시즌을 치루다보면 크고 작은 사건사고는 어쩔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겠지만 2017년 만큼은 더이상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부상소식없이 무탈한 한 해를 꿈꿔 본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댓글 15
zvxc***님, 저도 3루 보는데 불규칙으로 턱에 3번 맞고 나서 여러개 알아보았습니다만... 윌슨처럼 마치 포수 마스크처럼 철망처럼 입주위 보호하는것은 사용해본 결과 상대적으로 땅볼이 많은 내야수는 공이 잘 안보입니다 순간 철망 사이로 공이 사라져요 ㅠㅠ 포수들이 땅으러 꽂히는 공을 블럭킹으로 막는 이유가 이런것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전 예전 벨가드나 구보타 에서 나온 마스크가 그나마 훨 낫더군요 얼굴에 착 붙어서 수비하기가 편합니다 네이버에서 수비마스크 라고 치시면 윌슨 구보타 다 나오니 한번 보세여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 참고만 흐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