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눈에 띄는 신인왕 후보? 역시나 중고신인의 맹활약!
물론 올해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봐도 올해 신인왕 판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신생팀 NC의 경우 순수 신인이라고 보는 것이 마땅하고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나성범의 케이스는 조금 다르긴 하다. 일찌감치 NC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내세운은 나성범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남부리그 최다안타, 홈런, 타점, 도루, 장타율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대형신인으로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런 부상으로 늦장 데뷔를 한 나성범은 데뷔전이었던 한화전에서 그는 데뷔 첫 안타와 두 번째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루더니 현재 득점권에서 한방을 날려주는 팀의 해결사이자 중심타자로 맹활약하면서 “괴물루키”의 존재감을 알리며 신인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모습이다.
순수한 루키라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그래도 루키라고 할 수 있는 나성범을 제외하면 나머지 신인왕 경쟁자들은 역시나 중고 신인들이 대부분이다. 신인왕의 요건이 입단한 해를 뺀 경력 5년 이내, 투수 30이닝, 타자 60타석 이내이다 보니 아무래도 기존의 2군무대를 평정하고 1군을 오간 경력자들이 갓 프로에 뛰어든 풋풋한 새내기들을 압도하기 마련이다.
또 다른 NC의 신인왕 후보로는 3년차 잠수함 투수 이태양이 중고 신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신생구단 전력보강 차원에서 이뤄진 20인 외 특별 지명 선수로 넥센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태양은 벌써 3승(1패)을 챙기면서 신인왕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SK의 외야수 한동민도 가파른 성장세로 팀의 4번타자 자리를 꿰차며 팀타선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고 성적도 타율 0.283, 4홈런, 23타점으로 상당히 좋은 편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면서 중고신인 자격을 얻은 최고령 신인왕이라는 다소 부끄러운 타이틀을 노리는 29살의 롯데의 김대우의 활약 역시 신인왕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이다.
2013년 KBO는 나성범이라는 약속된 대형신인의 등장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괴물루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에서 예년과 특별히 다르지 않은 시즌의 모습이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괴물 신인 오타니 쇼헤이와 후지나미 신타로의 맞대결
반면 옆 나라 일본의 경우 한신 타이거즈의 후지나미 신타로(19)과 니혼햄 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19)라는 2013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고졸 루키 선수의 등장으로 뜨거운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작년 고시엔의 패권을 차지한 오사카 토인고의 에이스 후지나미와 예선무대에서 162Km/h를 던지면서 화제를 불러 온 오타니는 일본야구의 차세대 간판 선수들이다.
애시당초 고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미국무대에 도전을 염두에 둔 발언을 했던 괴물 신인 오타니는 프로야구입단의 조건으로 투수와 타자를 겸직하겠다는 조건으로 일본무대에 진출했고 약속대로 구단역사상 54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에 우익수로 선발출전하면서 비록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3할대의 맹타를 기록하면서 야수로의 활약은 물론 최근 선발투수로 157Km/h의 강속구로 투수로써의 신고식을 마친 상태다. 반면 1m97의 장신에 150㎞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구사해 초고교급 투수로 전체 지명 1순위로 일본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한신의 후지나미는 고졸 신인투수로는 1966년 신인 드래프트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4월에만 3승을 거두는 등 방어율 1.67의 순조로운 출발로 야구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6일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다. 니혼햄의 5번타자이자 우익수로 나선 타자 오타니와 한신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후지나미의 프로 첫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간의 맞대결 결과만 놓고 보면 후지나미를 상대로 두 타석 연속 2루타를 때린 오타니의 판정승으로 끝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경기의 최종 결과는 후지나미 신타로가 7이닝동안 6안타 1실점만 내주면서 호투를 펼친 끝에 승리투수로 기록되면서 시즌 4승째를 챙기며 니혼햄과의 교류전에서 7대1의 완승을 거둔 경기였다.
작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미 한국야구팬에게도 낯설지 않은 두 선수의 화려한 등장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다르빗슈 이후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었던 모처럼만의 고졸 괴물루키의 등장이였기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한번에 집중될 수 있었던 좋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
이제 프로야구도 구단의 스타마케팅과 언론의 스토리셀링이 필요한 시대
한국야구팬들은 괴물신인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지만 앞 서 살펴 본바와 같이 이번 시즌에도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후지나미와 오타니와 같은 돋보이는 루키를 찾아보기는 힘들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흔히들 일본과 한국의 고교야구의 인프라의 차이를 말할 때 고교 야구팀의 숫자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려 고교 야구팀이 4,000개가 넘는 다는 일본에서도 후지나미와 오타니 정도의 초고교급 투수의 출현은 극히 드문 경우라고 하니 고작 50여개에 불과한 한국야구의 경우 LA다저스에 진출하여 승승장구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류현진과 같은 “괴물루키”의 등장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본은 리그가 달라 사실상 맞대결이 불가능해보였던 두 선수가 교류전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맞붙게 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두 팀은 교류전의 일정에 맞춰서 선발을 예고하고 언론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가면서 서서히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타자로 등장하는 오타니와 투수로 내정된 후지나미 중 누가 승리할 지 다양한 시각에서 초점을 맞추면서 이슈를 양산했고 오타니의 경우 팀 선배 이나바 아츠노리, 나카타 쇼에게 장타 특강을 받았다는 등 서로 이야기거리를 양산하면서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모습이였다.
언론사들의 뜨거운 홍보전략에 맞추어 소속 구단들도 스타마케팅에 발 벗고 나섰다. 한신과 니혼햄은 두 선수의 모습을 딴 티셔츠, 타올, 머플러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성 이미지와 포스터를 제작하며 고작 미천한 경험을 가진 신인에 불과한 타자 오타니, 투수 후지나미를 해당경기의 간판선수들로 밀어주면서 여론몰이에 나선 것이다.
반면 우리의 언론사들과 구단의 행보는 이번 임찬규의 세레모니사건을 계기로 과연 그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프로야구팬들의 기대에 걸맞는 성숙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되집어 보게된다. 서로 공생해야 할 프로야구라는 대상을 놓고 야구인과 방송인이 서로의 잘 잘못을 따져가면서 인격모독성 발언으로 보는이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야구팬들은 언제부터인가 대형신인의 등장을 목타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기다리는 괴물신인은 단순히 실력 하나만 가지고 탄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이 마음껏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한목소리로 응원을 쏟아줄 수 있는 뜨거운 관심과 때로는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다.
과연 2013년 한국프로야구는 배짱 두둑한 신인들이 자기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구단의 배려와 언론의 도움, 그리고 팬들의 응원이라는 빛나는 무대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지 야구에 죽고 사는 이 땅의 사야인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