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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4회말 9점차이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3루주자로 출루했다면 투수가 던진공이 어처구니 없는 폭투가 되어 포수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멀리 날아가버린 상황에서 분명 홈에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주어진 경기시간 2시간을 가득 채워 한 이닝이라도 조금 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과 상대방을 배려해주겠다는 동정심에서 타석에서 일부러 터무니없는 공에 헛스윙을 하고 아웃이 되어 주는 것이 과연 생활야구의 매너를 지키는 일일까?
십년전 처음 사회인야구 리그에 가입하면서 가장 먼저 외운 공식 중에 하나는 “5십, 4팔, 6칠” 같은 암호를 수십번씩 되새기며 암기했던 콜드게임 규정이였다. 시간제한이 없는 경기의 묘미를 알려주겠다던 H2의 주인공 히로의 말과는 다르게 이 땅의 사회인야구는 1시간 50분이라는 엄격한 시간제한룰이 존재했다. 어려서부터 고교야구와 프로야구를 관전한 입장에서 정규이닝의 마지막 이닝이 9회말 아닌 7회에 끝나야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어색한데 만약 대회에서 강팀을 만나서 경기초반 십점차 이상의 큰 점수차이로 끌려가기라도 하는 날엔 경기는 4회 콜드게임으로 경기종료를 걱정해야만 했다. 모처럼만에 즐거운 야구를 꿈꾸며 그라운드에 섰지만 무참하게 깨져버린 일요일의 씁쓸한 기억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콜드게임 : 운동경기에서 심판에 의하여 종료결정이 내려진 게임을 말한다. 특히 야구에서 양팀 모두 5회 이상 공격을 동일하게 진행한 뒤 해가 지거나 폭우, 또는 분쟁 등의 이유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된 때, 또는 양팀간의 점수차가 너무 많이 나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할 필요가 없을 때에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는 경우에 쓰인다”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진 콜드게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너무 한쪽이 일방적으로 앞서는 관계로 게임의 흐름과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려서 더 이상 승부를 이어갈 의미를 잃어버린 경기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Cold Game" 으로 알고 있는 생활야구인들이 주변에 의외로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콜드게임은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킨다는 뜻의 "Called Game"의 또 다른 미국식 이름은 "Mercy rule game"이라고 한다.
머시룰 게임이란 말 그대로 승자가 잔인하게 더 이상 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상대를 무시하고 종료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망신이나 참패를 당하지 않도록 자비를 베푸는 것이다. 물론 도무지 종 잡을 수 없는 사회인야구의 경기의 흐름이라면 10점차도 한번의 찬스로 뒤집을 수 있다는 다소 낙천적이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생활야구인들도 있을 것이다. 큰 점수차이에서 상대를 이기려고 기를 쓰고 한 베이스를 더 공격적으로 진루하거나 뜻도 없이 도루를 감행하며 이번 기회에 개인 성적을 올릴 기회라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팀들도 문제겠지만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적당한 점수차이를 유지하면서 어린아이를 다루듯이 대충대충 이닝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약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닐까? 매순간 늘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야말로 비로소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콜드게임이 가지는 긍정적인 의미는 대책없이 점수를 내주고 있는 약자들에게는 이닝이 거듭될 수록 더 큰 점수차이가 벌어지면서 끔찍한 수모를 당하며 상실감을 느끼는 것을 조기에 수습하고 이기고 있는 팀에게는 불필요할 만큼 큰 스코어로 승리의 축배를 들며 더 큰 자만에 빠지는 것을 막아 주려는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투다이! 죽고 죽이는 살벌할 게임이 바로 야구?
우리는 경기중에 아웃 카운트가 하나씩 올라갈때마다 수비수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이”를 외친다. 도대체 누가 죽었다는 걸까?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 온 친구가 우리네 생활야구장에 와서 깜짝 놀란 것은 열악한 운동장 사정도 아니고 비싼 리그비도 아니였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를 깔보고 기만하는 뜻을 가진 상상하기 싫은 저속한 단어를 써가며 상대를 죽였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면서 서로 웃고 떠드는 모습이였다고 한다.
물론 언어의 생활권이 다르고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불필요할 정도로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어쩌면 경기중에 상대의 기를 꺽고 우리팀 수비수들에게는 힘을 실어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생활야구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자 치열한 전투와 죽음이 오가는 전쟁터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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