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이 없습니다.팀에 소속해 활동해보세요!
가입된 리그가 없습니다.리그에 가입해보세요!
서포트하는 선수가 없습니다.선수들을 서포트 해보세요!
승부가 모두 끝날 때까지 결과를 속단하지 마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은 뉴욕 양키스의 전설의 포수 요기베라가 남긴 말이다. 하지만 이 명언을 가장 좋아한다는 응답하라 1994 드라마속의 주인공 칠봉이도 결국 만들어 내지 못한 인생의 역전드라마, 아무리 야구가 드라마틱한 경기라고 해도 너무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최종회에 가서야 기적 같은 대역전극이 펼쳐진다면 아마 그것은 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비평가들의 평가 속에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이렇다 할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경기 내내 끌려가던 선수들이 갑자기 무엇인가에 홀린 듯 마지막 순간에 역전극의 빌미를 차곡차곡 쌓아 가면서 극적인 대반전을 연출한다면 말이다. 금주 이슈앤대세는 직접 보고도 좀처럼 믿기 힘든 서울시장기 2연패에 성공한 디팬딩 챔프 아스카론의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을 만나보자. |
김홍근-손의랑의 선발 맞대결 속에 이상현과 남현욱의 출격 대기
|
제16회 서울시장기 2부 결승전, 몇 해 전부터 수도권 2부대회에서는 감히 최고의 투수라는 명칭이 낯설지 않은 이상현의 아스카론과 이번 대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한 단계 성장한 트위스터의 남현욱이라는 걸출한 투수를 앞세운 양 팀의 기대되는 결승전 매치업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모두의 기대와는 딜리 최고의 어깨들의 선발 맞대결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양 팀 감독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 경기의 승부처를 길게 보고 초반 힘과 힘의 대결인 정공법대신 경기후반부 클라이막스에 승부수를 던지기로 마음을 먹은 듯 힘보다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김홍근과 손의랑이라는 깜짝 선발카드를 꺼내들어 잔잔하게 결승전 드라마를 써내려 간다. |
이런 양 팀 감독의 기대에 부응을 하듯 1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낸 양팀의 선발투수들의 모습에서 경기는 결국 한 점차의 승부가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상 속에 과연 어느 쪽이 먼저 상대의 선발투수를 적절하게 공략하면서 후반부를 위해 아껴 둔 에이스를 끌어 낼 수 있을까에 먼저 초점이 모아진 경기 초반이었다. |
중요한 순간 균형을 깨는 트위스터의 메가 홈런포 가동!
|
역시나 우열을 쉽게 가리기 어려운 수준급의 투수가 마운드를 지키는 결승전이었기에 이런 큰 무대일수록 결국 승부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장거리포를 탑재한 중심타선의 큼지막한 홈런포 한방이다. 이름만큼이나 어마무시한 파워를 겸비한 트위스터의 4번 타자 김억만이 2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승부의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으로 이름값을 하며 결승전의 분위기를 주도했고 삭발투혼으로 투지를 불태운 6번 김병귀가 징검다리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먼저 2점을 선취한 트위스터의 장타력이 서울시장기 첫 번째 우승을 향한 힘찬 전진을 시작한다. |
반면 아스카론은 한국 유학원 시절 서울시 생활야구를 평정했던 손의랑이라는 전설의 레전드를 상대로 4회까지 산발 2안타로 이렇다 할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끌려가고 있었고 3회 초 트위스터의 톱타자 최재영이 1사후에 우익수를 키를 넘는 2루타를 치고 나가자 더 이상의 리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벤치가 먼저 이상현의 카드를 꺼내드는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 주며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한 트위스터의 타선을 상대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 위해 갑작스레 마운드에 오른 이상현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 들쑥날쑥한 제구력으로 영점을 잡지 못했지만 대타 남현욱과 3번 타자 노태성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급한 불을 껐고 4회에는 김억만에게 우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맞고 폭투까지 허용하면서 3루를 순순히 내어주는 위기를 자초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삼진을 뽑아낼 수 있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5회까지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꽁꽁 묶어내며 다시 한 번 아스카론에게 반격의 의지를 독려한다. |
홈런포 두 방으로 2점을 빼앗긴 아스카론이 그토록 기다리던 첫 득점은 5회말 반격에서 김수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7번 타자 김수현은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들어선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이닝이 시작되자마자 손의랑의 초구를 통타하면서 좌측담장을 살짝 넘는 솔로포로 마침내 영의 행진을 마치고 스코어를 2-1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고 후속타자인 김홍근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트위스터는 지체 없이 마무리 남현욱을 투입한다. |
이상현에게 뽑아낸 믿기 힘든 트위스터의 백투백 홈런 쇼
|
트위스터의 선발투수 손의랑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는 동안 힘을 충분히 비축하고 마운드에 오른 남현욱은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면서 첫 타자인 김병군을 유격수 땅볼로 병살을 유도하면서 승부처라고 생각되었던 5회 아스카론의 반격을 단 5개의 투구만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처리하고 깔끔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 점 차의 살얼음판 같은 박빙의 스코어 속에서도 결코 흔들림 없이 팀의 리드를 지켜냈고 대회 관계자들이 모두가 기대했던 힘과 힘의 대결 남현욱과 이상현의 마운드에서의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하지만 5회 말 한 점을 뽑아내며 어렵게 추격의 불씨를 살린 아스카론은 경기가 종반으로 접어든 6회초 뜻밖의 상황을 만나게 된다. 일찌감치 마운드를 이어 받은 이상현을 상대로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준 거포 김억 만이 좌측 담장은 물론 신월야구장을 그물망마저 넘기는 엄청난 비거리의 장외홈런으로 다시 한걸음 달아나는 대포를 쏘아 올렸고 이번에는 5번 타자 김충민이 좌측 담장을 넘는 백투백 홈런을 터트리면서 스코어를 4대1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
비록 아스카론에게 두 번의 공격기회가 남아있다고는 해도 더 이상의 구원카드가 존재하지 않는 아스카론이었고 마운드를 지키는 투수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이상현이었다는 점에서 트위스터의 중심타선이 날린 이 백투백 홈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아스카론의 사기를 꺾으면서 승부를 그대로 결정지을 수 있는 쐐기포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
야구의 묘미를 느낀 마지막 7회말, 승부는 지금부터다!
|
경기는 어느새 운명의 럭키세븐 7회말, 석 점을 뒤진 아스카론은 마지막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5개의 솔로 홈런을 주고받으며 만든 점수가 전부였을 만큼 양 팀은 좀처럼 상대투수들의 구위에 눌려 연속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3점의 리드는 굉장히 버거워 보이기만 했다. 하지만 아스카론의 입장에서는 기적 같은 이닝으로 기억될 공격이자 트위스터의 입장에서는 악몽 같은 마지막 이닝이 된 7회 말은 이 날 행운의 아이콘이었던 7번 김수현으로부터 시작된다. |
7,8,9번으로 이어진 타순을 상위타선을 끌고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두타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첫 타자 김수현이 친 타구는 묘한 바운드로 투수의 키를 넘겼고 이 타구를 런닝 스로우로 처리한 3루수의 기민한 동작은 좋았지만 마지막 순간 1루수의 발이 베이스를 벗어나면서 행운의 내야안타로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 아슬아슬한 1루 승부 하나가 내야안타로 기록되면서부터 경기 내내 철벽의 수비를 자랑하던 트위스터의 내야가 귀신에 홀린 듯이 리듬을 잃고 연속적인 실책을 기록하고 만다. 김홍근의 타구를 2루수가 더듬으면서 첫 실책을 범하더니 대타 이상덕의 유격수 정면의 병살타성 내야땅볼마저 포구에 실패하면서 모든 주자들이 올세이프, 남현욱은 수비수들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무사만루라는 절대절명의 위기를 만나게 된다. |
하지만 위기상황이 오면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던 예전의 남현욱이 아니었다. 상위타선으로 이어진 아스카론의 리드오프 오성현을 상대로 다시 한 번 3루 내야땅볼을 유도하며 침착한 모습을 보인 남현욱의 호투를 무색케 하는 3루수 이홍규의 실책이 이어지면서 7회에만 내야에서 무려 4번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되어 한 점을 만회한 아스카론의 무사 만루의 찬스는 끝이 나질 않는다. 타석에 들어선 2번 타자 이상현이 날린 타구가 우측의 희생플라이가 되면서 3루 주자와 2루 주자의 한 베이스씩 진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여기서 우익수가 엉뚱한 방향으로 공을 송구하면서 역전주자인 1루 주자마저 2루에 안착, 스코어링 포지션에 두 명의 주자를 허용한 트위스터의 수비는 정말 두고두고 아쉬웠다. |
이제 어느새 스코어는 4-3 한 점 차, 안타 한방이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드라마 같은 승부가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대회 최우수 선수가 된 강형진이 날린 타구는 신월야구장의 정중앙을 가른 깨끗한 중전안타, 그렇게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극적인 역전극으로 결승승부의 마침표를 찍고 아스카론이 서울시장기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 낼 수 있었다. |
다 잡은 대어를 연속된 수비실책으로 허무하게 날려버린 트위스터나 경기 내내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승부를 극적으로 뒤집은 아스카론 역시 마지막 순간 펼쳐진 결과를 좀처럼 믿기 힘들어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끝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처럼 끝까지 방심하지 않는 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이 마지막 순간에 크게 웃을 수 있는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얻어 낼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금 느끼게 된 야구의 묘미가 가뜩 담긴 한판의 명승부였다. |
지금 비록 허무하게 인생의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리고 고개를 숙인 이 땅의 친구들이여...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면 다시 시작해도 좋을 듯싶다. 우리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
댓글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