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는 6번 손주완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권혁준의 볼넷과 조용락의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박성수가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후속타자들이 착실히 팀배팅위주의 팀플레이를 하면서 착실히 점수를 쌓아나가면서 스코어를 4-1로 벌이면서 경기의 흐름을 유리한 쪽으로 가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하고만 있을 백상이 아니였다. 백상은 대량실점으로 역전을 당한 직후인 3회초 반격에서 타격감이 좋아보인 2번타자 임선묵이 공격의 활로를 찾자 중심타선인 이상윤, 이창훈과 고정민이 연속 3안타를 기록하면서 2득점에 성공, 엔젤스의 노장 정용배를 끌어내리면서 4-3으로 한점차까지 따라붙으면서 경기의 분위기는 이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경기중반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약고 같이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이 흐르는 팽팽한 흐름속에 살얼음판 같은 한점차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었고 마운드에는 선발투수에게 바톤을 이어받은 공일식과 이종권이 좋은 공을 뿌리고 있었기에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엔젤스 내야의 뼈아픈 실책으로 백상이 다시 승기를 잡다!
강팀의 면모는 역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휘되는 법이다. 2회말 대량실점으로 리드를 허용한 백상이였지만 곧바로 2점을 따라붙으며 승부를 사정권안에 놓아 둔 백상은 릴리프 공일식이 침착하게 마운드에서 좋은 공을 뿌리며 안정감을 보여 준 4회 이호영, 임선묵, 이상윤이 연속 3안타를 기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이창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의 상황에서 뼈아픈 엔젤스의 실책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한다.
스코어 4-4로 팽팽히 맞선 1사만루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서 백상 고정민의 날카롭게 돌아간 배트에서 날아온 3루 땅볼을 잡아 홈승부를 택한 엔젤스는 일단 3루주자를 홈에서 포스아웃시킨 후 병살로 연결시키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더블플레이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포수 정일현이 던진 1루송구를 1루수 손주완이 베이스에 신경을 쓴 나머지 아쉽게 포구에 실패하며 우측선상으로 빠트리는 돌이킬수 없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면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그대로 지켜보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짜릿한 끝내기 안타
경기중반 두점의 리드는 한번의 찬스로 얼마든지 동점내지는 역전이 가능한 점수이긴 하지만 리드를 허용한 과정이 좋지 못한 엔젤스보다는 백상쪽에 승부의 무게가 기울었던 5회말 엔젤스의 마지막 반격, 기회는 아쉬운 수비를 만회하기 위해 타석에서 집중력을 보여준 손주완의 방망이로부터 시작된다.
손주완이 호투하고 있던 백상의 두 번째 투수 공일식에게 우중간의 2루타를 기록하면서 꺼져가던 공격의 불씨를 살려내자 공일식은 권혁준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백상의 벤치는 부랴부랴 좌익수로 출전한 파이어볼러 안인철이란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안인철은 첫상대로 만난 선출타자인 8번 정일현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9번타자 조용락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 보였지만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듯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지며 이른바 볼이 들쑥날쑥하게 날리는 모습은 다소 불안해 보였다.
결국 엔젤스의 톱타자 박성수가 2아웃에서 가운데 몰린 안인철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동점 적시타로 3루를 점령하면서 스코어를 6:6 동점으로 만들었고 그대로 백상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경기의 분위기는 단숨에 엔젤스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그리고 모두가 숨을 죽이고 양팀의 승부에 집중하며 지켜보던 마지막 순간, 타석에 들어선 이날의 히어로 2번타자 박재국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갔다.
두 번째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했을 뿐 삼진과 내야플라이로 침묵했던 2번타자 박재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천금같은 3-유간을 가르는 좌전안타로 승부를 결정짓는 끝내기 결승타로 모든 부진을 한번에 만회했고 백상의 선수들은 거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던 다잡은 승리를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둔 채 날려버린 허탈감에 그라운드에 그대로 주저 앉고 말았다.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엔젤스는 2사후에 터진 동점타와 짜릿한 끝내기안타로 업치락 뒷치락 역전과 역전을 거듭한 치열한 명승부의 승자로 기록되면서 백상이라는 큰 산을 넘고 대회 2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다잡은 경기에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역전을 허용한 백상은 결과론적으로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마지막 투수교체 타이밍이 두고 두고 아쉬운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