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2구장 개장~ 즐거운 야구와 이기는 야구는 다르지 않다!
지난 번 이슈앤대세를 통해서 소개드린바 있었던 남양주 생활체육야구연합의의 숙원사업의 하나였던 남양주 제2구장이 푸르름이 돋보이는 인조잔디로 정식개장을 마치고 남양주 크낙새리그 소속팀들이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번주에는 수도권 야구 명품도시를 꿈꾸는 남양주 크낙새 리그 루키B조 진영코리아와 남양주시청 패커스팀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이석우 시장님의 아낌없는 생활체육지원으로 야구하기 더없이 좋은 도시 남양주를 다녀왔다.
선수출신자의 출전을 불허하는 토요루키부~
남양주 크낙새리그는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선수출신자의 숫자에 따라 루키, 싱글A, 더블A, 트리플A로 세분화되어 리그운영이 구분되고 있기 때문에 각각 팀의 수준에 맞는 활동리그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남양주 크낙새리그를 참여하기 위해 남양주관내 팀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많은 팀들이 문을 두드리는 인기리그인 만큼 실제 참가팀들의 실력과 수준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보통은 일요리그보다는 토요리그의 실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인데 남양주의 경우 순수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토요루키부의 야구실력을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될 것 같다.
토요루키B조에서 중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는 진영코리아와 남양주시청패커스 역시 다른 일반적인 토요루키리그에서는 우승후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뛰어난 투수진과 파워가 느껴지는 방망이와 짜임새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선발투수 나재목과 김유천의 마운드 대결...
진영코리아는 선발투수로 1승2패1세이브를 기록중인 73년생 나재목선수를 선발로 마운드에 올렸고 남양주시청패커스 야구단 역시 1승을 기록중인 73년생 김유천을 마운드에 올리며 베테랑선수들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양팀의 성향이 지키는 야구보다는 화끈한 방망이로 승부를 보는 팀컬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소 습도가 높고 기온이 높은 날씨를 감안해 볼 때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선발투수카드는 활발한 타격전을 예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예상대로 경기는 시작부터 화끈한 타격전의 양상으로 진행된다. 톱타자로 나선 진영코리아의 손승진은 제구력을 잡지 못한 김유천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고 선두타자의 필수조건인 빠른발로 패커스의 내야를 흔들면서 단숨에 3루에 안착, 3번타자 나재목의 중전안타로 홈을 밟으면서 가볍게 선취점을 뽑아내는 모습이였다. 1회초 먼저 2점을 선취한 진영코리아가 한걸음 앞서 나가자 시즌 타율이 7할이 넘는 무시무시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패커스의 북치고 장구치는 엄친아성격의 투수겸 4번타자 김유천이 상대 우익수의 아쉬운 수비의 도움으로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한점을 만회하며 양팀은 1회 탐색전이랄 것도 없이 서로 득점을 주고 받으면서 활발한 타격전을 예고했다.
안정된 수비력이 돋보인 양팀선수들의 진검승부
경기초반 양팀 상위타선의 힘이 돋보였다면 2회부터는 두팀의 마운드에서의 집중력이 팽팽한 경기의 양상을 이끌어 냈다. 패커스의 선발 김유천이 진영코리아의 하위타선을 상대로 삼진을 2개나 뽑아내면서 삼자범퇴로 2회를 막아내자 진영코리아의 선발 나재목선수 역시 투수땅볼 2개와 삼진을 1개 곁들이면서 삼자범퇴로 응수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더욱이 3회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6-4-3의 병살플레이로 비록 1실점을 했지만 위기를 모면한 패커스의 내야의 짜임새와 신사승의 3-유간의 안타성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 올린 진영코리아의 유격수 손승진의 만점활약으로 루키간의 경기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내야의 집중력이 높았던 경기는 여전히 한점차이의 살얼음판 같은 짜릿한 긴장감이 경기중반까지 이어진다.
좌월솔로홈런의 신호탄으로 마침내 경기를 뒤집은 패커스
한점차로 4회까지 팽팽히 맞선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것은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나온 대포한방이였다. 선공으로 먼저 공격기회를 잡은 진영코리아가 점수를 내면 곧바로 말공격에서 남양주시청 패커스가 실점을 만회하면서 매이닝 턱밑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패커스는 번번히 역전만큼은 성공시키지 못하는 2% 아쉬운 흐름이 이어오고 있었다.
5회초 선발 김유천 대신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철웅이 한점을 더 내주면서 5대7로 리드를 벌어진 상황에서 패커스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유천이 좌중간의 그물망을 그대로 강타하는 100m짜리 솔로아치를 그려내면서 마침내 역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풀릴 듯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답답한 흐름속에서 호시탐탐 역전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던 패커스는 팀의 중심타선이 힘을 내면서 이 후 이철웅의 3루타와 이해규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9번 현승주가 부상투혼을 발휘하면서 만든 2사 1,2루의 찬스에서 톱타자 김영효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싹쓸이 2타점 3루타로 기다리던 역전에 성공하면서 경기후반 극적으로 승기를 잡으며 승리를 굳혀가는 것으로 느껴졌다.
결국 사이좋게 무승부로...진정한 승부는 다음기회에!
비록 아슬아슬한 리드였지만 5회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잃지 않았던 진영코리아는 결국 체력이 떨어진 선발투수 나재목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한 채 어느덧 2시간을 향해 달려가는 경기의 마지막 6회 단 한번의 공격 기회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6회초 마지막 공격에 나선 진영코리아는 끝까지 승부를 미궁속에 몰아넣었다. 경기내내 침묵했던 8번타자 이상진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우익수로 교체출전한 조시진이 볼넷을 골라 내며 만든 마지막 찬스에서 진영코리아는 나재목의 중전안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을 기여이 만들어 내더니 최수희의 내야땅볼로 득점에 성공, 스코어를 10-9로 다시 한걸음 날아났다. 하지만 재역전을 허용한 패커스 역시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듯이 6회말 1사후에 볼넷을 얻어 출루한 동점주자를 이철웅이 적시타로 불러들이면서 다시 동점을 만드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 대단한 승부욕을 끝까지 보여준다. 마지막 순간까지 업치락 뒤치락...그야말로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명언이 떠오르는 경기였다.
기억을 되돌려보면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의 묘미를 보여주겠다던 H2의 주인공 히로가 명대사를 날리며 타석에 들어선 결과는 아니러니하게도 1루주자의 견제사로 끝이 나버렸던가?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던 진영코리아와 남양주시청 패커스의 경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동점을 허용하면서 2사 1,2루의 역전위기에 몰린 진영코리아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은 약속된 플레이였던 선행주자인 2루주자를 향한 날카로운 견제였다. 허무하게도 마지막 순간 2루주자가 그렇게 아웃을 당하면서 팽팽했던 시합은 결국 승자를 가르지 못한 채 경기는 사이좋게 무승부로 끝이 났다. 좋은 매너로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진지함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은 양팀 선수들에게 승리의 여신은 그 누구의 손도 쉽게 들어주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비록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양팀모두 많이 아쉬웠겠지만 이기는 야구와 즐기는 야구 속에서 늘 고민하고 있는 생활야구는 단순히 어느쪽에서도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선수출신자가 없는 루키리그인만큼 단순히 경기력보다는 즐기는 야구가 전부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던 오해 혹은 승부욕을 앞세운 야구는 너무 혹독하고 매너없이 치열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진지하지만 매너있게, 결코 승부를 내어주고 싶지 않지만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결코 오버하지 않는 균형감잡힌 시합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이것이 생활야구를 향해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는 풀리지 않는 숙제에 잠시나마 가장 근접한 해답을 엿 본 소중한 시간은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이 든 짧지만 긴 여운이 남은 알찬 2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