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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번복이후 욕설 관중 퇴장, KBO 이대로 괜찮은가?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5.08.30 02:49
  • 조회 5609
  • 하이파이브 5

판정불만으로 야유와 욕설을 일삼은 관중의 퇴장 명령​, KBO의 가이드라인 필요성?

 

 지난 25일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가진 한 인천 야구팬의 야유와 욕설로 인해 경기에 지장을 주었다는 주심의 판단하에 해당 야구팬의 경기장 퇴장 명령이 벌어졌다. 한국 프로야구가 어느새 30년을 넘어선 시점에서 보기 드문 관중퇴장사태가 문학 야구장에서 일어난 것이다. 보통 야구장에서 승부에 집착한 팬들간의 시비로 인한 충돌 혹은 폭언과 폭행, 취객의 그라운드 난입 같은 경기진행을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난동 혹은 오물투척같은 볼썽사나운 행동으로 알게 모르게 보안요원들에 의해 극성팬들이 경기장 밖으로 퇴장을 당하거나 물리적인 제재를 당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단지 주심을 향해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관중을 퇴장시키기 위해 경기를 중단하고 보안요원에게 경기장 질서유지를 직접 지시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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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관중의 퇴장 조치는 KBO가 올시즌부터 시작한 주류반입을 제한하고 보다 쾌적한 관전문화를 위한 정책인 "SAFE 캠페인"과 연계해 구장내 강력한 질서유지 및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에 대한 엄격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나름의 의지를 엿보게 한다. 그 동안 야구장에서 술 한잔 걸치고 다소 낯 뜨겁고 민망한 응원과 야유를 동반하더라도 프로야구 관전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열혈 야구팬들에 대해 구단과 팬이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용납을 했다면 이제 부터는 욕설를 동반한 소란을 일으키는 관중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첫 번째 퇴장 사례로 보여진다. 이제 야구장에서 경기진행에 방해를 주는 행위나 소란을 벌였을 경우 즉시 레드카드를 받고 관중석 밖으로 쫒겨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입조심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팽팽한 0의 균형을 깨는 순간에 벌어진 중요한 합의판정

 양팀은 9회까지 0의 행진을 거듭하며 팽팽한 접전을 펼치던 상황에서 기아 타이거즈의 이홍구의 3루타로 얻은 귀중한 찬스에서 대주자 고영우가 백용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때 홈을 파고 들면서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승부처를 맞이한다. 연장 10회초 1사 3루에서 백용환의 다소 짧은 외야 플라이를 잡은 SK의 중견수 조동화가 지체없이 홈으로 송구하면서 위기를 넘기는 아웃 판정을 최초에 받아냈다. KIA입장에서는 결승점이 될 수 있는 한 점이 너무나 중요했고 SK 역시 절대절명의 위기를 벗어나는 3번째 아웃카운트였기에 치열한 5위싸움을 펼치고 있던 양팀 모두에게 상당히 중요한 플레이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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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고영우의 발이 조금 빨랐다고 느낀 KIA의 김기태 감독이 심판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이 아웃판정은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뒤바뀌면서 KIA가 힘의 균형을 깨고 스코어 1-0으로 앞서갈 수 있었다. 중견수 조동화의 송구도 나름 정확했고 포수 이재원의 블로킹도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누가 보더라도 타이밍상 아웃으로 보여진 플레이가 분명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여러차례 리플레이를 해 본 결과 찰나의 순간 3루주자 고영우의 발이 조금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한 것으로 판정이 번복되었던 것이다. 너무나 중요한 흐름과 승부처에서 나온 이 한차례의 판정번복은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점으로 작용했고 KIA의 합의판정 요청은 적재적소에 효과를 발휘하며 5강 경쟁팀 SK를 나락으로 빠뜨리는 결승점의 얻어 낸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치열한 순위싸움의 과정에서 1승의 중요성과 함께 연장승부 끝에 내 준 한 점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아는 SK팬은 결국 득점없이 공수교대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실점으로 뒤바뀐 이랬다 저랬다 하는 주심의 경기운영방식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지나친 팬심과 아쉬운 마음을 모두 담아 차마 입에 담아서는 안될 저주섞인 욕설을 퍼부었던 것이다. 선수들과 심판의 숨소리마저 느껴지는 그라운드에 가장 근접한 좌석인 포수후면석에서 결코 방치되어서는 안되는 지나친 소란을 지속적으로 일으킨 관중과 이를 용납할 수 없었던 권영철 주심은 즉시 해당 관중을 경기장 밖으로 퇴장시키는 조치를 취하기에 이른 것이다.​​ 

야구장내 폭언과 폭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

 만약 감독이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욕설을 하면 곧바로 퇴장을 당하게 된다. 물론 관중석에서 심판에게 지나친 욕설을 해도 퇴장을 당할 수 있는 근거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입장티켓 뒷면을 자세히 읽어보면  ‘경기 및 타인에게 방해가 되는 행위(소란 및 폭력(욕설)행위, 투척행위, 애완동물 동반, 현수막 게첨, 상업적 행위 등)을 할 경우에는 퇴장 또는 법적 제재를 당하실 수 있습니다’고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 암표를 매매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 역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제3조 2항 4호에 의거하에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법적근거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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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은 80~90년의 극성팬들에 비하면 상당히 차분해지고 세련되졌다. 흔히 경기의 승패보다는 프로야구 경기 자체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들 말한다.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기사를 찾아보니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해태의 경기도중 관중 500여명이 그라운드로 난입, 관중끼리 패싸움을 벌이고 무려 67분간 경기가 중단되었다는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들이 자행되던 곳이 90년대의 일반화된 야구장 관중문화였다. LG가 일방적인 공격으로 7회말 7점을 뽑아 스코어가 10-0까지 승부가 기울어지자 무기력한 경기력에 불만을 품은 해태팬들은 주저없이 그라운드로 뛰어 내려왔고 결국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던 LG팬들과 무력 충돌하면서 베이스를 뽑아들고 관중석에 불을 지르는 추태가 벌여졌다. 무려 난동 주동자 19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되었을만큼 당시 잠실야구장은 흡사 전쟁터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였던 것을 생각해 보면 당시에 선수와 신팜을 향한 욕설과 야유는 그냥 웃어 넘길만한 애교로 치부할 수도 있는 시절이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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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최근의 야구장 관전문화는 가족 혹은 연인단위의 관중이 들어나면서 볼썽사나운 추태들은 서로가 각성하고 자제하자는 분위기로 변했고 경기에 지장을 주는 그라운드 난입이나 선수들에 위협의 가하는 오물투척같은 경우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팬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처럼 야구장에서 사건사고를 일으킨 관중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영구적으로 야구장 출입금지를 하거나 현행범으로 체포, 경찰에 인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현재 공공연히 암표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KBO의 현실상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신원을 일일히 조회하고 단속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야구장 내에서의 폭언과 욕설, 지나친 승부욕을 앞세워서 말썽을 일으킨 관중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KBO가 직접 나서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거나 경찰이나 보안요원을 이용한 강제적으로 관중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하는 것보다는 프로야구가 좋아서 야구장을 찾는 팬들 스스로 불필요한 언행은 자제하고 아이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성숙한 관중문화가 절대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팬들을 자극하는 또 다른 이슈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절반에 가까운 합의판정의 번복률, 과연 이대로 문제는 없는걸까?​ 
 

 KBO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후반기에 도입된 합의판정은 9개 구단에서 총 112차례의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는데 이 중 당초의 판정과 다르게 결과가 번복된 사례는 모두 47회, 비율로 따지면 41.96%로 절반이 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올시즌 KBO에서 밝힌 합의판정 요청에 대한 최신통계자료는 7월 6일 현재 204차례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이중 비디오판독에 의한 윈래의 판정이 뒤 바뀐 사례는 총 76차례가 나왔고 성공율로 따지면 약 37.2%정도로 작년에 비하면 수치상 줄어든 셈이라고 한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하던 예전같았으면 그냥 그대로 지나치고 말았을 오심이 10번 중에 4번정도는 구제를 받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선수와 감독들이 심판판정에 대한 불필요한 불신을 종식시키고 야구를 즐기는 야구팬 입장에서도 보다 합리적인 시스템의 도입으로 합의판정은 충분히 선기능을 수행하면서 환영을 받는 추세이다.

 하지만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팀별로 합의판정을 요청한 횟수와 성공율은 제 각각 다름을 알수 있다. 합의판정에서 가장 큰 재미를 본 팀은 KIA 타이거즈로 총 29차례를 요청해 15번이나 당초의 오심을 뒤집으면서 51.7%의 놀라운 성공율을 보였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라이온스는 시도자체가 적었지만 10번중 6번을 성공시키면서 판정 번복율이 가장 높은 팀으로 집계되었다. 넥센히어로즈의 경우 18차례를 요청에서 단 3차례만 성공하면서 합의판정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 케이스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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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판정으로 인한 판정번복의 성공은 해당팀에게는 분명 억울한 오심을 바로 잡는 또 하나의 작전이자 전략이 된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판정이 뒤바뀌면서 중요한 승부처에서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모면하거나 짜릿하게 득점에 성공을 했던 팀은 결과적으로 심판의 판정번복으로 인해 180도 변해버린 상황을 맞이하면서 팬들은 허탈함과 상실감을 감출 수 없게 된다. 합의판정 성공으로 결과를 자주 뒤집는 감독이 유능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요상하기만 하다. 사람인만큼 누구나 오심은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창피한 일임에 분명한 합의판정요청을 받아들이는 심판들의 자세가 이상하리만큼 너무나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점도 의아하다.

 심판이 내린 아웃, 세이프 판정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오심이 아닌지 다시 확인해 달라는 선수들과 감독의 요청이 많아지고 확인결과 오심으로 판정내용이 정반대로 달라진다는 것은 결국 본인들이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기 위한 자질이 부족하다는 증거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 드는 장면이다. 자신의 오심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쿨한 자세로 인정하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태도를 현재 KBO심판들의 장점으로 치부하기에는 신중하지도 않고 정확하지도 못한 판정들이 너무 많아져서 프로야구 자체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것이다. 

 

팬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방통행식의 결정만큼은 절대로 사절​

 

 프로야구에서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은 야구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고 외면하게 된다면 프로야구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는 대전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프로야구를 진행하는 심판이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팬들은 그 결정을 존중하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매순간 집중하면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


 최근 야구장은 점점 진화를 거듭해 포수 후면좌석이나 익사이팅존 같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는 팬 친화적인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 선수들과 심판 그리고 관중들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서로 접촉이 일어날 확율이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구단들이 가족단위 팬들을 잡고 여성팬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야구경기를 관전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을 팬들에게 내준 것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좀 더 익사이팅한 야구관람을 누릴 권리가 주어진 만큼 경기장에서 소란을 자제해야 하는 의무도 동시에 받아든 것이다. 만약 일부 몰지각한 극성팬들로 인해 성숙한 팬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분명 KBO는 경기장 질서유지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열혈 관중제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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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런 일부 몰지각한 팬들을 향한 경기장 입장제한조치와 퇴장 등 규제를 강조하는 가이드라인를 제시하여 야구장을 찾은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에 대한 강력한 질서유지를 강조하기에 앞 서 일단 판정은 대충 내려놓고 궁금하면 비디오로 같이 돌려보면 된다는 안일한 자세로 잦은 오심논란에 휩싸여 팬들의 신뢰를 점점 잃어가고 있는 KBO의 일부 심판들에 대한 가이드라인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즌이 끝나고 합의판정요청으로 인한 판정번복이 많았던 심판들에 대해서는 경기배정을 줄이거나 퓨처스리그로의 강등, 감봉조치 등의 불이익을 주거나 심판 재교육을 통해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각심을 심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 두명의 극성스런 팬으로 인해 KBO리그 전체의 관중 문화를 망치는 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자중해야 하는 것처럼  비디오 판독을 통한 합의판정요청이 마치 '전가의 보도'로 이용되면서 '솔로몬의 지혜' 같이 억울한 이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해법으로 치부하고 있는 현재의 관행이 심판의 판정 문화를 망치고 불신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 한번 내린 판정이 어지간해서는 변하는 일이 없도록 조금 더 신중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심판들의 자숙과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서로의 신뢰가 깨어져 버린 이번 퇴장조치가 왠지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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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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