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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야구장 살곶이 생활야구 전용구장 개장식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5.09.18 18:33
  • 조회 5897
  • 하이파이브 7

집근처에서 마음놓고 야구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다! 살곶이 야구장 

 

 오랜만에 만난 동창녀석들이나 주변 이웃사람들에게 주말에 취미로 생활야구를 한다고 말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첫 마디는 "야구, 그거 정말 돈 많이 든다던데? 이 근처에 야구할때가 있나?"라는 난감하고 까다로운 질문이 돌아오기 쉽상이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야구는 골프처럼 드넓은 필드가 펼쳐진 넓고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누리는 사교와 친목을 위한 개인 스포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비용과 이동시간이 수반되는 요상한 취미생활임에는 틀림없다. 선뜻 누군가에게 함께 같이 즐겨보자고 권유하기에는 무언가 낯 뜨거운 우리네 생활야구의 민 낯과 속 사정을 드러내기에 살짝 부끄러워지기까지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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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일은 생활스포츠라고 명명된 야구를 하기 위해 적지 않은 리그비를 지불하고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서울에서 한시간 이상씩 차를 몰고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야구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솔직히 인근의 남양주나 성남, 일산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어떤 날은 이천에서 또 다른 날은 멀리 김포, 춘천, 안성까지 달려 가서 원정경기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생활야구인들은 자가용이 없으면 "하는 야구"라는 취미를 갖는 것조차 불가능 한 것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아쉬운 현실이다. 행여 야구부가 있어서 야구장을 가진 접근성이 편리한 집근처의 학교들은 사설리그 운영자들이 막대한 임대비를 내고 공공의 시설물이라고 할 수 있는 운동장을 먼저 선점하고 비싼 리그비 부담을 야구인들에게 그대로 전가시키는 야구장 장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생활야구는 돈이 많이 들고 소위 여유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고급스런 취미라는 이상한 인식이 굳어진 모양이다. 왜 우리는 조기축구처럼 저렴한 비용을 내고 가까운 집 근처의 학교 운동장이나 공터에서 마음놓고 편하게 운동을 즐 길 수 없는 걸까?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어렵사리 서울시내에 새롭게 문을 연 생활야구전용 경기장인 우리 동네 야구장에 대한 이슈를 전해 볼 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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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에 만들어진 우리 동네 야구장이 첫 선을 보이다.

 사실 서울특별시는 생활야구를 즐기기에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다. 오로지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한 고밀도의 아파트 개발와 고층빌딩들로 인해 나날이 줄어가는 녹지와 이제는 동네 놀이터마저 찾아보기 힘든 콘크리트 덩어리의 황량한 도시공간은 야구장을 만들고 싶어도 남는 여유부지가 없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운동장마저 생략해 버린 운동장없는 기형적인 초등학교가 하나 둘씩 만들어지고 있고 이른바 도심이라고 부르는 명동일대의 공간에서는 백년이 넘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초등학교 운동장을 밀어버리고 중국인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기 위한 관광버스를 위한 주차장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소 개념없는 생각이 결코 이상한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곳이 바로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현 주소이다.

 금싸라기 땅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새로이 확보한다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주말마다 서울시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들을 찾아 다니면서 미친듯이 야구장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살았던 것 같다. 누구든지 야구를 하고 싶으면 장시간을 이동할 필요 없이 가까운 동네에서 간편하게 생활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되려면 무엇보다 집근처에 야구를 할 공간이 절실했고 야구인들이 도심내에 공공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장 신설이라는 결과물을 얻어 내기 위해서는 지역 연합회가 주도하는 "하는 야구"가 활성화되어 힘있는 정치인들에게 좋은 인상과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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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 많은 시민들이 야구를 폭넓게 즐기고 있고 생활야구가 우리네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음을 알려야 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기에 각종 정책토론회나 야구관련 행사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수많은 생활야구 관계자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목소리로 뜻을 함께 해주어서인지 이러한 노력들이 조금씩 정책 입안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서울시 예산으로 만들어진 오로지 아마추어 사야인들을 위한 새로운 생활야구 전용구장이 문을 열수 있었다. 그것도 너무나 행복하게도 바로 우리집 근처라고 할 수 있는 한양대 옆 살곶이 체육공원내 부지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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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야구인의 단합을 유도한 개그콘서트 야구단의 재능 기부

 그토록 갈망하던 동네 야구장이 모두에게 첫 선을 보이는 대망의 개장식, 생활야구인들에게 각종 대회의 개막식 혹은 이런 개장행사의 요식행위는 솔직히 말해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짜증나고 지루한 행사임에 틀림없다는 점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살곶이 야구장 개장행사 역시 선거철을 의식한 내외빈의 축하 인사말이 한마디씩 더해지고 각종 시상식은 물론 보여주기식 시구행사와 각종 정치적인 퍼포먼스가 가득했다. 팀당 열명씩을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만들어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박수부대로 동원된 선수들의 얼굴에는 짜증이 묻어날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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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우리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저 만들어진 결과물만을 탐하고 즐거워하기 이전에 야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흘린 관계자들의 숨은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동구 연합회의 임원들이 숙원사업인 야구장 조성을 위해 지난 몇 년간 흘린 땀과 노력을 생각해 보면 고작 한시간 정도의 개장식에 모여 자리를 지켜주는 일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 성동구 야구 연합회의 고문으로 활동중인 야구에 관심이 많은 정원오 구청장님의 관심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였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생활야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꾸준히 지원을 받으려면 개장식에 모인 정치인들에게 생활야구인들의 단합된 힘을 어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자리야 말로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책임감있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뜨거운 가슴으로 야구를 대하는지를 자랑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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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의미에서 아무런 조건없이 야구장 개장식의 붐업을 위해 자리를 빛내 준 개그콘서트 야구단의 재능기부는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가을시즌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각종 이벤트와 행사의 초대를 뒤로 하고 살곶이 야구장 개장식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동안 개장식과 친선경기를 함께 하며 기꺼이 재능 기부해 준 박성광, 이동윤, 이성동, 김회경 개그맨들과 ​개콘야구팀의 선수들도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었다. 간혹 연예인팀을 섭외해보면 셀러브레티라는 명목하에 특권의식을 발휘해서 과도한 지원이나 특별대우를 요구하거나 다 만들어진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얻으려는 일부 연예인 야구단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뜨겁고도 진지한 느낌이다. 연예인 야구단도 어찌보면 그라운드에서는 우리와 똑같이 야구를 사랑하는 생활야구인이기에 개콘야구단처럼 솔선수범해서 뜨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서 지역야구발전을 위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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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선택한 살곶이 야구장

 다시 야구장 시설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살곶이 야구장의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받는 첫 인상은 조금 작다는 느낌이 강하다. 구장 사이즈는 좌측 90m, 중앙 87m, 우측 86m의 사이즈로 성인기준의 정규 야구장 규격에 비하면 조금 작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5m 높이의 외야 그물망과 13m 정도 높이로 추가된 보강된 안전 그물망이 2중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사회인야구 3부수준의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데 부족함은 없다. 그라운드의 여건은 살펴보면 아직은 마사토 복토와 평탄화 및 안정화에  대한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야구장 계획 초기부터 보기좋고 쾌적한 인조잔디에 설치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지만 장마철에 혹시 모를 침수가 우려되는 강변공원에 만들어진 구장 여건을 감안해서 무리하게 큰 돈을 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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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장 주변으로 주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야구장 바로 옆에는 여름철에 운영되는 살곶이 어린이 수영장이 위치해 있다. 개장기념경기와 성동구청장기 1라운드 경기를 치뤄 본 결과 파울볼로 인한 일반시민에 대한 안전대책과 적극적인 주민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파울볼이 자주 넘어가는 1루측에 위치한 수영장이 개장하는 8월 한 달간은 부득이하게 낮 경기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살곶이 생활야구 전용구장이 가진 약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득이 야구인뿐만이 아닌 일반주민 모두가 납득하고 서로 공존하면서 이용해야만 하는 체육공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곶이 야구장은 내년에는 조명시설을 보강해서 인근 직장인들이 퇴근후에 주중 나이트게임으로 평일야간리그을 즐길 수 있는 꿈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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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살곶이 야구장 준공직후 성동구 야구연합회의 자문과 요청을 받아들여 안전그물망이 2중으로 보강되었고 철제기둥마다 스펀지 재질의 안전보강재가 추가되어 실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는 야구인들을 위한 안전시설이 점진적으로 보완되어 가고 있다. 최고의 시설은 아니지만 제한된 공간내에서 최선을 선택한 살곶이 야구장은 서울시내 한복판에 만들어 진 생활체육동호인을 위해 조성된 첫번째 신설 야구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누구나 언제든지 야구를 하고 싶으면 대중교통 혹은 자전거나 도보로도 쉽게 접근이 가능한 두번째, 세번째 집근처 동네 야구장이 우리 주변에 새롭게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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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벌써부터 살곶이 야구장에 눈독을 들이고 사용권의 일부를 자신에게 내어달라는 단체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 무엇보다도 대관과정시 공정하고 깨끗하게 지역 야구 연합회와 일반시민들이 번갈아 사용권을 서로 합리적으로 나누고 투명하고 균형있게 야구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생활야구 전용구장에 대한 좋은 인식이 자리잡을 것이다. 아무런 노력없이 남들이 만든 성과물을 그저 지위를 이용해 이익을 탐하려 들거나 우리 모두의 시설물인 야구장을 마치 자신이 주인인양 독점하고 특혜를 누리려 든다면 지금까지의 생활야구인들이 들인 노력은 모두 헛수고가 될 것이다. 부디 생활야구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착각하고 배를 가르는 어리석은 행동만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동네 야구장은 시민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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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등급 TwinRock
    • 2015.09.21 12:02
    • 답글

    멋진 포스팅!! 수고하셨습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5.09.23 17:08
    • 답글

    TwinRock님, 네~ 항상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등급 와콤빌리
    • 2015.09.21 16:12
    • 답글

    잘 읽었습니다...성동구 야구연합회 대단합니다..드디어 해냈군여..축하합니다..운영 잘 하시길 기원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5.09.23 17:09
    • 답글

    와콤빌리님, 글쵸...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전 더욱 열심히 야구하겠습니다 ㅎㅎ

    • 등급 이종후
    • 2015.09.22 11:11
    • 답글

    집앞인데 정말좋네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5.09.23 17:09
    • 답글

    이종후님, 저도 얼른 자전거를 하나 사야겠어요 ㅎㅎ

    • 등급 파죽지세
    • 2015.10.06 15:45
    • 답글

    아쉽게도 구장이 좀 작던데..

    • 등급 GM수연아빠
    • 2015.10.21 18:02
    • 답글

    파죽지세님, 많이 작지만...그래도 전 동네야구장 감지덕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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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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