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고척스카이돔 완공, 풀어야 할 남은 과제는?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5.10.02 22:04
  • 조회 5710
  • 하이파이브 6

고척스카이돔 개장, 생활야구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대한민국 최초의 돔야구장!

 

 마침내 국내 최초의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베일을 벗고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래 약 7년만에 세상에 모습을 공개한 고척스카이돔은 총사업비 1,948억원,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83,476㎡)의 완전 돔 형태의 야구경기장으로 그라운드와의 거리가 14m에 불가할 정도로 현장감있는 관람이 가능한 다이아몬드석과 스카이박스 등 총 1만8천석((내야 11,657석, 내야 테이블석 524석, 외야 5,314석, 회전형 장애인석 38석, 스카이박스 216석, 다이아몬드석 304석 등)을 확보하고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져리그 전용토사로 이루어진 그라운드, 선수들의 안전까지 감안한 15cm 두께의 안전펜스를 갖춘 최신식 야구장이다. 고척돔의 개장으로 인해 100년이 넘는 한국야구의 역사는 본격적인 돔구장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마련된 셈이다.

​

skyd.jpg

 ​

소음과 조명, 관객의 시야까지 고민한 최첨단 복합 문화 공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고척스카이돔은 애시당초 처음부터 프로야구경기를 개최할 목적의 돔야구장을 감안하여 입지를 선정하거나 설계되지는 않았다. 당초 하프돔의 형태에서 완전한 돔형태로 설계를 변경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장마철이나 악천후의 기상상태와 관계없이 프로야구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루기 위함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해 소음차단에 역점을 두고 부득이 야구장의 뚜껑을 덮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목동야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인근 목동아파트 주민들이 느끼는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당히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고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고 견딜 수 있는 응원소리와 응원도구가 내뿜는 소음이 누군가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던 셈이다.

 

ground0.jpg 

 

 특히 야구경기뿐만 아니라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까지 동시에 치루게 될 고척돔의 경우 외부로 새어나가는 소음은 물론 야구장 위를 5~8분 간격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소음을 안팍으로 차단해야만 했다. 천정에는 소음을 차페하는 3중막을 도입했고 좌우측의 창호 역시 모두 소음차단 유리와 소음흡수 커튼을 설치하여 야구경기, 콘서트나 공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98~117dB의 소음이 일상적인 생활소음 수준인 40~50dB로 줄어들기 때문에 주변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내야 조명의 경우 KBO가 정한 HDTV중계에 적합한 수평조도 3천룩스와 수직조로 2천룩스가 확보되어 국내 경기장 중 최고 수준의 밝기를 자랑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내며 마음껏 플레이가 가능함은 물론 돔야구장에서의 경기중계를 TV로 시청할 때 기존에 지어진 야외 야구장에서 펼쳐지는 야간경기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생생한 화면으로 중계방송을 관람할 수 있게 조명설비를 구축하였다고 한다. 

 

seat01.jpg

 

net1.jpg

 경기중에 갑자기 날아올 수 있는 파울볼로부터 관중을 보호하는 백넷, 혹은 백스톱이라고 부르는 그물망의 경우 최근의 경기장 추세를 감안하여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정색 그물망을 전체적으로 사용했고 기존 3mm 규격의 PE망 대신 가늘면서 내구성이 강한 1mm의 다이니마 고강도 섬유망을 사용하여 마치 그물망이 없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관중들이 오로지 선수들의 플레이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내야 1,3루 구간의 그물망의 경우 시야를 방해하는 철재기둥 구조물을 없애는 대신 천장에서 내려오는 와이어 방식으로 그물망을 시공, 야구관전시에는 시야간섭을 최소화했고 공연이나 각종 이벤트시에는 그물망을 높이 들여 올려 그물을 일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거슬림없는 공연관람이 가능하도록 배려된 관람객의 편리성을 갖춘 최신시설의 복합 문화 공간이다.

 ​

고척스카이돔의 주인은 과연 누가 마땅한가?

​

 이 모든 시설이 완비된 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아직까지 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고척스카이돔을 사용하는 주체로 일찌감치 넥센 히어로즈를 낙점하고 2016년부터 목동야구장을 아마추어 단체인 대한야구협회에 다시 넘겨주는 협정을 얼마전 체결했다. 당초 동대문야구장의 대체구장으로 만들어진 고척스카이돔의 우선권을 가진 대한야구협회가 아마추어 야구대회를 위한 경기장으로 사용하겠다고 주장할 경우 고척돔의 입장수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막대한 운영비를 고스란히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프로야구단 유치라는 잠정 결론을 내리고 내년부터 고척돔에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설관리공단과 넥센 히어로즈는 아직까지 사용권과 사용료, 광고수익과 운영권에 대한 협의를 마치지 못 한 채 불확실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sayai_n.jpg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상징성은 물론 이미 오래전에 지어진 낡고 작은 목동야구장에 비해 여러모로 쾌적해진 시설을 갖춘 고척스카이돔을 바라보는 넥센 히어로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다. 2008년부터 터를 잡고 사용중인 홈구장인 목동야구장에서 서서히 적응기를 마치고 강팀으로써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가 괜시리 고척돔으로 홈구장을 옮기게 될 경우 목동야구장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운영비 부담으로 인해 안정적인 구단운영을 위해 장기적으로 마련된 구단의 비젼과 청사진이 새로운 변수를 만나게 된다. 따라서 히어로즈는 갑작스럽게 내년부터 목동야구장을 비워달라는 서울시의 이번 결정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

 하지만 시간을 3년전인 2012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서울시는 "서울시 야구발전을 위한 청책토론회"를 열고 서울시에 연고권을 가진  LG, 두산, 넥센의 구단주와 KBO, KBA는 물론 야구인 출신의 해설위원들을 포함한 야구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당시 서남권 돔구장의 사용 주체는 대한야구협회가 아닌 넥센 히어로즈가 사용하게 될 계획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제 아무리 히어로즈의 이장석대표가 홈구장 이전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다고 해도 이미 3년전부터 목동야구장을 비울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집주인의 결정에 당당히 막아 설 수 있는 세입자는 없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이 것이말로 구단이 제대로 된 홈구장 운영권을 확보하지 못한채 야구장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지자체의 입김에 끌려가야만 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KBO가 가진 구조적 한계이자 비극적인 현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IMG_7150.jpg

 

 결국 대안이 없는 넥센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척돔에 입성하는 것이 어쩔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지금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넥센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서울시의 배려와 신뢰가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프로야구가 돈이 되지 않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LG와 두산이 수십년간 관리하고 키워놓은 잠실야구장의 광고권이 이제는 돈이 된다는 이유로 직접 발주하겠다며 서울시가 가져가 버린 것처럼 앞으로 언제 다시 빼앗길지 모르는 시한부로 주어진 단 2년간의 고척스카이돔 광고 수익권만을 바라보고 넥센이 쉽게 홈구장 이전에 합의를 할리는 만무하다. 시장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당장의 2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척돔을 구단이 직접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만 진정한 고척돔의 주인으로써 넥센이 마케팅을 펼쳐나갈 명분과 합의점을 찾게 될 것이다.

 

2016년 시즌 개막을 위해 보완해야 할 남은 과제들

​

 완공을 앞두고 공개된 프레스투어에서 드러난 고척스카이돔의 아쉬움은 생활야구인이 바라보기에도 프로야구 경기를 치루기에는 상당부분 보완작업이 시급해 보인다. 애시당초 처음부터 넥센 히어로즈 이외의 대안이 없었다면 서울시는 최소한 야구장 건설 중간 단계전에 사용주체인 프로구단과 KBO의 의견을 미리 청취하는 과정이 필요했음에도 이런 피드백 과정을 생략한 채 야구장을 건설의 마무리 공정을 그대로 진행한 것은 다소 무모한 행보였다고 판단이 드는 부분이다. 실제로 야구를 조금만 아는 선수출신이거나 야구를 많이 지켜 본 야구팬이 설계에 참여했더라면 이런 부족한 부분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IMG_6137.jpg

 직접 프레스투어에 참가한 매거진엠의 서정태 기자는 고척스카이돔을 구석구석 살펴 본 뒤 "가장 먼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덮개 없이 개방된채로 방치된 덕아웃이고 안전펜스를 도입했지만 단순히 인조잔디의 색상만 다르게 만든 워닝트랙의 재질이 상당히 아쉽다"고 말한다. 특색없이 흰색으로 길게 늘어선 좌석과 계단의 경사도는 야구장 전체를 삭막한 분위기로 만들고 정중앙의 자리에 앉은 관중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화장실을 참고 경기를 지켜봐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야구팬의 시선에서 고척스카이돔을 평가했다. 특히 "파울볼이 좌석 후면에 가까이 위치한 둥근 기둥에 맞고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튈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개장을 눈 앞에 둔 야구장 시설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 

 

IMG_6250.jpg

  

​ 누구나 다 알고 느끼는 500대에 불과한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과 최악의 상습 교통정체 구간에 야구장을 만든 서울시를 원망하고 탓하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최선이 안된다면 차선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할 때는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관전문화를 만들어 야구팬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야말로 고척돔의 불편한 입지적 요인의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일 것이다. 시설 운영권을 가진 서울시설공단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주차요금을 다소 높게 책정해서라도 자가용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경기시간전후에 주변 버스전용차로의 탄력적인 확대운영과 주요 지하철역과의 셔틀버스 도입 등의 대중교통 우선정책과 서울 메트로와 연계한 입장권할인 등의 마케팅을 통해 고척스카이돔만의 새로운 야구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skydome.jpg

 

 누군가는 아무런 비전도 철학도 없이 졸속행정의 결과물로 만들어 진 고척스카이돔을 가르켜 "재앙"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기까지 한다. 수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첨단 시설을 갖춘 현대식 돔야구장이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시설물로 전락해 야구인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면 서울시는 분명 그 원인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야구인이 원해서 만든 돔구장인만큼 야구계가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갑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논리는 다소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프로야구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여가생활을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서울시는 넥센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구장이전에 따른 비용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충분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서 구장이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만이 지금 고척스카이돔을 정상화시키는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지금의 서울시의 논리는 어쩌면 고척돔이 야구인들에게 주어진 선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재차 명심 또 명심했으면 좋겠다.

 


 
하이파이브 6 공감하면 하이파이브 하세요!

댓글 4

    • 등급 파죽지세
    • 2015.10.06 15:43
    • 답글

    대중교통 이용하며 운동삼아 야구보러가고,
    좀 좌석이 비좁아도 게임을 가까이서 봐서 좋다라고 감수하면
    그외는 여느 야구장에 다 있는 문제들일거고
    어쨌든 여기는 비가와도 한다는거...
    환영합니다...^^
    ( 환영하는 기사가 너무 없어서...그만 )

    • 등급 GM수연아빠
    • 2015.10.08 21:14
    • 답글

    파죽지세님, 저도 사실은 환영해요! 그리고 꼭 한번 뛰어보고 싶구요 ㅎㅎ

    • 등급 야구소년
    • 2015.10.26 13:42
    • 답글

    여러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돔구장입니다. 돔구장이라는 하나의 장점만 가지고도 우리나라의 야구장의 새역사입니다. 이제 2호 3호 돔구장도 고척돔을 기반으로 탄생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반갑습니다...^^..돔구장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1.12 22:33
    • 답글

    야구소년님, 지금 돌아보니 확실히 반갑네요!!!

등급
답글입력
Top
등급
답글입력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수정취소 답글입력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