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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반, 30분이 주는 여유로움! 이제 2시간짜리 야구를 탈피할 때?
처음 사회인야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치 않은 사회인리그만의 "로컬 게임룰"이라면 아마도 지금까지 9이닝 경기로만 알고 있었던 정식 야구경기의 기준이 7이닝으로 다소 짧아진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 사회인 야구경기는 9회가 아니라 보통 7회까지만 하는거 구나!"라고 석연찮은 입맛을 다시며 처음 리그를 가입한 뒤 게임을 시작해보지만 막상 주어진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한으로 인해 경기는 7이닝은 커녕 4회나 5회정도에 새이닝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쉽게 종료되는 것이 비일비재한 현실에 다시금 충격을 받게 된다. 야구는 시간제한이 없는 경기인지라 9회말 투아웃이후에도 믿기 힘든 대역전극이 펼쳐지기도 하고 경기중 체력을 안배해 가면서 마운드 운용이 이루어지기에 더욱 짜릿한 명승부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지금까지 우리는 야구의 진정한 묘미를 조금은 놓치고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이번주 이슈앤대세는 "1시간 50분이후 새이닝 금지"라는 엄격한 타임아웃이 정해져 있는 평균 5이닝짜리 스포츠인 "사회인야구"의 시대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사능 셧아웃리그 녹화는 배터리 넉넉하게 챙겨가야 겠네!
지난주 야남드 중계석의 녹화는 사능 셧아웃리그 일요 루키A조의 1위, 2위팀이 만난 최종 순위결정전, 드플포스와 카두세우스가 사능베이스볼파크 무대에서 펼쳐내는 사실상 미리 보는 결승전이였다. 게임 스페셜포스의 스폰을 받는 드플포스 야구팀과 현직 의사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카두세우스 야구팀, 게임을 잘하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양팀 선수들의 프로필을 서로 돌려보며 확인하고 녹화일정을 꼼꼼히 사전 체크하던 야구는 남자의 드라마 중계진은 사능 셧아웃리그가 보통의 수도권 리그들과는 달리 2시간 30분의 시간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필자의 말 한마디에 중계스태프들 모두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사회인야구 리그경기는 운동장 사정상 2시간 단위의 경기로 치뤄지기 때문에 1시간 50분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가지 못하는 현실속에 마치 정석처럼 지켜지고 있는 4회 10점, 5회 8점, 6회 7점으로 마련된 콜드규정을 정확히 따를 경우 빠르면 1시간 30분이내에 녹화분량이 모두 끝나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번 녹화만큼은 2시간 15분이후 새로운 이닝에 들어 갈 수 없는 조금 다른 사능 셧아웃리그의 로컬 규정때문에 양팀 감독의 경기전 인터뷰와 중계진의 오프닝, 그리고 경기후에 선정하기로 한 스파이더가 함께 하는 "야남드 임팩트 플레이어" 선수 인터뷰까지 최소한 3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을 버텨 줄 방송용 카메라의 배터리와 HD영상을 담을 메모리 카드를 평소보다 넉넉히 준비해야 하는 비상상황이였다. 자칫 타이트한 경기내용으로 경기가 길어질 경우 1시간 분량의 방송시간에 맞도록 편집으로 들어내야 할 부분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기에 지금까지 익숙했던 2시간짜리 녹화 패턴과는 많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단지 30분이라는 시간이 주는 의미는 확실히 남다르게 다가왔던 것이다.
리그비를 지불하고 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2시간은 아쉽다.
각 팀간의 기량차이가 심하고 주전선수 몇몇의 참불여부에 의해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던 2000년대 초반의 사회인야구는 경기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늘어지는 일이 잦았다. 운동장 사정 역시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2시간 단위로 빡빡하게 경기일정을 배치하고 다소 무리하게 서둘러 하루 일정을 치뤄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물론 2시간에 7이닝을 소화하기에는 경기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고 만족도도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납득할만한 수준의 리그비를 지불하고 인서울내의 운동장을 확보했었기 때문에 별다른 불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가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4회 10점차, 5회 8점차, 6회 7점차로 정한 콜드게임룰은 정말 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절묘하게 어우르는 황금비율과도 같은 균형감을 유지하는 걸작이라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제도였다. 적당하게 경기시간을 확보하되 더이상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지 않고 다음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철저하게 운영자의 측면에서 계산되어 만들어진 공식이였던 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약 9점을 이긴 팀이 4회말 마지막 한 점을 다분히 의도적인 목적으로 뽑지 않고 새로운 이닝에 돌입하는 것은 엄청난 비매너이자 몰상식인 것처럼 포장되어 버렸다. 2시간이란 정규 경기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의 리그들은 양팀이 경기당 50만원이 넘는 과분한 리그비를 지불했음에도 우리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덕아웃을 비워줄 준비부터 해야 하는 시간에 쫒기고 있는 것이 바로 2015년의 현재 사회인야구의 현 주소이다. 과연 심판들이 말하는 것처럼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빨리 빨리 뛰어 이닝교대를 하면 정말 2시간안에 정규이닝인 7이닝은 확실히 보장된다는 말은 사실이였던 걸까?
작년까지 2시즌을 함께 한 모리그의 2014시즌 전체 경기전적을 모두 집계해 본 결과 몰수게임을 제외한 정규시즌 총 565경기의 평균 소화이닝은 단 4.75이닝으로 상당히 부족했고 정규이닝 7이닝을 모두 소화한 경기는 단 15경기로 수치상 2.7%에 불과했다. 결국 2시간이라는 시간내에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현실적인 제약조건하에서 일주일만에 돌아오는 한 게임과 한 타석이 너무나 중요한 생활야구인들에게는 5이닝이 되지 않는 평균이닝수는 너무나 아쉬운 수치임이 분명한 것이다.
2시간 15분이후 새이닝 진행금지가 가져 온 경기패턴의 변화
어느새 생활야구인들에게 고정관념처럼 궂어져버린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경기시간 2시간이 아닌 2시간 30분으로 게임시간을 늘일 경우 변화는 확실히 나타난다. 어짜피 경기시간이 넉넉히 보장된다고 해도 팀들의 전력차이가 심하다면 경기가 일찍 끝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게 "2시간 15분이후 새이닝을 돌입할 수 없는 확장룰"을 적용하고 있는 2015시즌 현재까지 사능 셧아웃리그에서 펼쳐진 348경기의 경기결과의 통계치를 살펴보았다.
경기초반 큰 점수차이로 콜드게임이 펼쳐질 경우 불가피하게 4회 12점차이로 경기가 끝나는 경우는 16.7%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리그의 평균 이닝수는 2시간 경기때인 4.75이닝에 비해 1이닝 가까이 늘어난 5.64이닝을 보여주고 있고 양팀이 사회인야구의 정규이닝을 모두 소화한 7회경기가 2.7%에서 무려 25.3%로 급격하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6회이상 진행된 리그경기 역시 전체일정의 55%에 육박하기 때문에 콜드게임로 일찍 종료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리그에 뛰는 팀들은 최소한 6이닝의 경기시간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닝이 비교적 충분히 보장되기 때문에 짜임새 있는 팀웍과 타선의 집중력에 의해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점이 2시간 30분경기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경기 패턴의 변화이다. 한 명의 투수가 경기를 모두 책임지면서 완투승을 거두는 경우보다는 2~3명의 수준급의 투수를 보유한 팀들의 마운드 운영이 중요해졌고 경기후반에 타선에서 집중력을 보유한 팀들의 성적이 좋다는 것도 6이닝 이상이 보장되는 경기의 차이점이다. 걸출한 에이스를 투입해서 4이닝동안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막으면 그대로 끝나는 허무한 투수놀음의 패턴이 나올 확률이 다른 리그에 비해 조금은 낮아졌다는 점에서 야구가 팀스포츠라는 본연의 특징을 살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변화임에 틀림없다.
30분의 여유, 다음경기팀의 간단한 노크볼이 가능한 해피타임
단 30분의 여유는 경기외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일단은 첫번째로 경기시간이 뒤로 밀리는 일이 적어졌기 때문에 예정된 정시에 경기에 들어가는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은 귀중한 주말에 양팀 선수들이 불필요한 시간을 대기하면서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두번째는 경기진행의 공정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앞 경기의 경기시간이 늦어질 경우 심판들도 어딘가 모르게 심리적으로 바빠지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퇴근본능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집중력이 발휘되어야 할 경기종반부 다소 아쉬운 판정이 많이 나오는 시간이 바로 2시간을 넘어서 일정에 쫒길 때 많이 일어나는 것이 어쩔수 없는 사회인야구 리그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세번째 변화는 경기전에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 시간이 조금씩 주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진행을 해보면 2시간 30분을 모두 채워서 끝나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다음팀은 그라운드에서 십분, 때에 따라서는 삼십분정도의 캐치볼 혹은 펑고를 받을 정도의 여유가 주어진다. 2시간씩 짜여진 일정으로 인해 다음팀에게 덕아웃을 급하게 비워주기 위해서 부랴부랴 서둘러서 전쟁통에 피난민처럼 짐을 싸다가 장비를 놓고 나올 일도 없어진다는 점에서 겨우 30분이 더 주어진 시간이지만 리그에 대한 만족도의 차이는 매우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대부분 리그들의 전용구장은 공간적인 제약때문에 수도권 외곽지역에 만들어지고 있다. 인근지역의 거주자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팀원들은 왕복 2시간에 가까운 거리를 차를 몰고 부지런히 이동해야만 한다. 과연 언제까지 채 5이닝이 되지 않는 반쪽짜리 야구경기를 치루고 아쉬움에 입 맛을 다시면서 귀가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생각해야 하는 걸까? 이제는 생활야구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무모하리만큼 촉박한 2시간이 아닌 합리적인 2시간 30분의 리그경기를 도입하는 리그들이 대세로 인정받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생활야구의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만 시간제한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도 우린 많이 목마르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댓글 36
몇년전만해도 2시간경기 리그비 200만원 언저리 였습니다.
지금은 보통 330만원 이상이죠. 어찌 보면 불공정거래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시설이 좋아진것도 아니죠. 서울에서 100km이상 떨어진 경기외곽지역은 거리의 핸디캡을 2시간30분경기,시설,서비스(장내아나운서등)를 갖춰 놓고 있지... 진작 폐기처분해야할 축구장 폐인조잔디 걷어다가 내야 인조잔디 구장이라고 광고하고, 덕아웃이라고 찢어진 천막에 비치의자 몇개 놓고, 관리하지도 않는 이동식 화장실 하나 덜렁 설치한 구장이 아직도 태반입니다.(한 여름엔 차라리 풀밭에서 용변 보는게 나은,,)
그런데도 돈독은 오를대로 올랐죠.
빠른 시일내에 공론화한번 해야 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