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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크면 클수록 좋다! 시속 170km의 대세남 오타니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5.11.28 15:20
  • 조회 8238
  • 하이파이브 7

행운마저도 신의 뜻이 아님을 이해한 남자, 오타니 쇼헤이

 

 자랑스런 2015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가 더없이 즐거운 해피엔딩으로 종료되었지만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한 것 마냥 호들갑을 떨던 일본열도의 충격은 상당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야구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자랑하고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국내에 야구붐을 본격적으로 조성할 목적으로 고시엔대회의 일정마저 조정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지난 여름 세계 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생각지도 못한 미국대표팀에 덜미를 잡힌 쓰라린 기억을 보상받고 싶었던 두번째 기회. 게다가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불참한 이번 대회만큼은 한국이외에는 마땅한 적수가 없다는 자만심에 오로지 그들의 머리속에서는 두번의 "한일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던 일본, 마지막 순간 다잡았다고 생각한 우승트로피를 숙적 대한민국 대표팀에 넘겨주고 일본야구의 상징이자 심장이라는 도쿄돔에서 남의 잔치상을 차려준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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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번 프리미어12를 지켜보면서 한일전에서 느낀 짜릿한 9회 대역전극의 환희만큼이나 유독 한선수에게 쩔쩔매면서 허공을 가르는 대표팀 중심타선의 무기력한 스윙을 지켜보면서 큰 충격에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오타니 쇼헤이"라는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투수에게 농락당하면서 2경기 13이닝동안 변변한 찬스 한번 이어가지 못한채 무득점으로 무기력하게 당하고 말았다. 비록 준결승 경기는 승리했지만 오타니에게는 패했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을만큼 일본의 신성 오타니 쇼헤이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161kph의 속구로 이슈를 만든 동시에 148kph의 포크볼로 대세가 된 남자, 적이지만 이상하리만큼 미워할 수 없는 오타니 쇼헤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허경영급 허풍쟁이, 170km/h를 목표로 삼은 이도류의 사나이 ​

 

​ 2014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고졸 2년차 오타니 쇼헤이는 시즌직후 일본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목표는 시속 170km짜리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투수와 타자의 꿈을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욕심많은 이 젊은이는 16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물론 필요하면 직접 홈런포를 가동하는 초인적인 이도류의 힘을 발휘해 시즌 성적 10승-10홈런이라는 일본 야구역사상 전무한 만화속 주인공들이나 가능할 것 같은 놀라운 성적표에 만족하지 못하고 허무맹랑한 공약을 남발한 것이다. 당시 오타니의 발언은 우리나라 언론에도 대서특필되면서 대부분의 국내 야구팬들은 끝을 모르는 자신감에 찬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그를 마음껏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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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시즌 홈런타자와 마무리투수로 일본야구를 평정하고 돌아와 M본부의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 ‘이 대(vs) 오’ 특집방송에 출연했던 빅보이 이대호와 돌부처 오승환 역시 인간한계를 넘는 시속 170km의 직구는 도저히 불가능 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CG까지 활용해 이대호와 오승환이 고개를 저으며 '단칼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고 당시 윤종신을 포함한 MC들은 "170km/h의 광속구는 혹시나 허경영씨를 만나면 또 모를일이다"라는 우스개소리로 오타니를 웃음의 대상으로 희화화 하기도 했다. 과연 오타니는 내 눈을 바라보기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허경영급 허풍쟁이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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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구단 드래프트 1순위가 꿈인 고교1학년생의 목표 달성표 ​​

 ​

 이른바 괴물 투수로 일컬어지는 오타니 쇼헤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목표달성표가 최근 언론에 공개되면서 생활야구인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 프리미어12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한국선수보다 한 수위의 기량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오타니에 대한 한국 언론의 관심과 태도는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우호적으로 변해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닛폰’이 제공한 오타니의 목표달성표 정중앙에는 다소 무모해보이는 목표인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라는 궁극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교시절내내 꾸준히 노력한 구체적인 실행방법과 훈련법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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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최고의 투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몸관리와 제구, 구위를 다듬고 스피드 160km/h라는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쉼없이 트레이닝에 전념했음을 알 수 있다. 고등학생에 오타니는 단순히 빠른공과 날카로운 변화구를 연마하는 것이외에도 멘탈과 인간성도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결국 오타니는 고교 2학년때 구속 150까지 끌어올려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3학년 고시엔 지역예선에서 아마추어선수로서는 최고구속이라는 160km/h라는 엄청난 숫자를 스피드건에 찍으면서 고교3년동안 무려 30km/h의 스피드업에 성공,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며 프로야구입성이라는 꿈에 한발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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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가 작성한 목표달성표는 "만다라트"라고 부르는데 본인의 목표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도구로 일본의 디자이너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개발한 발상기법이다. 만다(Manda), 라(La), 아트(Art)의 합성어로 목적을 달성하는 기술 또는 도구를 뜻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를때마다 사람의 뇌구조에 적합하도록 연관성있는 실천방법을 나열하여 자신의 생각을 보다 쉽게 정리함을 물론 다양한 아이디어의 조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도구로 알려져 있다. 오타니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단지 맹목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치를 세우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큰 꿈일수록 좋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원대한 포부 ​​​

 ​그럼 왜 하필 프로야구선수 오타니는 170이라는 다소 무모하리만큼 허황된 목표치를 세운 것일까? 정답은 오타니가 졸업한 이와테현의 하나마키히가시고의 슬로건 '전력질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타니가 고교시절 작성한 목표달성표에서 알수 있듯이 전력질주는 단순히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것에 다가서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질주한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서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일반적인 지도자들의 흔한 교육방법과 다르지 않지만 오타니를 길러낸 사사키 히로시 감독의 방법은 실제 가능한 것보다 조금 더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도록 지시한 것이 차별화된 전략이다.​

 

 예를 들어 100m의 거리를 전력질주해서 달려가야 한다고 목표를 세웠으면 대부분은 사람들은 100m의 거리에 치중한다. 하지만 하나마키히가시고의 운동법과 지도방법은 조금 다르다. 100m를 전력질주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103m를 목표로 설정하여 어린선수들이 결승전을 앞두고 2,3m전부터 속도를 줄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온전히 100m의 거리를 전력질주하는 방법으로 뛰게 하기 위해 103m의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오타니 역시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고교시절 구속 160km의 구체적인 숫자와 8개구단 전체 드래프트 1순위를 목표치로 세운 이유가 바로 이 "전력질주 이론"에 근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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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오타니가 목표달성 용지에 적은 내용은 당시 까까머리 고교생 오타니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실제 목표보다 다소 높게 설정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다소 무모해보이는 목표치였지만 아직 아무도 기록한 적이 없는 기록인 고교생 160km의 구속을 목표로 전력질주한 결과 전국고교야구선수권 이와테 준결승에서는 실제로 시속 160km를 기록하는 기반이 되었다. 니혼햄으로부터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고 성공적으로 프로야구선수라는 궤도에 올라선 오타니의 다음 목표달성표의 정중앙에 적힌 내용은 아마도 "메이저리그 정복"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목표달성표 한 켠에 적어 놓은 숫자가 바로 170이라는 점을 상상해보면 이미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현재의 자신에 상황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행운마저도 노력으로 만들어질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 ​​​ 

 

 이번 프리미어12의 최고의 히트상품은 누가 뭐라해도 오타니 쇼헤이일 것이다. 이미 미국의 메이저리그의 많은 구단은 목표달성표라는 독특한 훈련법을 기반으로 세계 최강의 21세 투수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오타니를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트레이닝 방법은 적용시킨 히나마키히가시고의 사사키 히로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실제로 160km/h를 던져본적이 없어서 그 공을 던지는 법은 오타니에게 가르칠 수가 없습니다. 지도자로서 가르쳐야 하는 것은 단순히 치고 던지는 방법이 아니라 사고 방식입니다. 선수의 신체능력은 언제든지 잃을 수도 있지만 생각하는 힘, 즉 사고력은 거의 잃어버리는 법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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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어12의 개막전이 끝난 직후 한국에는 왜 오타니같은 투수가 나오지 않느냐며 자조섞인 한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고교야구팀의 절대적인 숫자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턱없이 부족한 선수층, 그리고 각종 야구인프라 시설 및 훈련공간, 나아가 체계적이지 못한 프로야구 신인선수들의 육성방식까지 많은 환경이 일본과는 다름을 인정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체력적인 면 혹은 기술적인 내용이 아닌 멘탈적인 요소와 인간성까지 염두에 두고 선천적인 자질을 후천적인 노력으로 결합시키고 있는 일본야구의 장기플랜과 지도방법을 벤치마킹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린 나이의 오타니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1순위가 되기 위해 160km의 빠른공과 날카로운 포크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을뿐 아니라 체력적인 뒷받침속에 인성과 멘탈, 그리고 적절한 "행운"도 뒤 따라야 한다는 점을 이미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행운은 신의 뜻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은 평상시 자신의 행동으로 조금씩 축척되어가고 있다는 진리를 알고 있었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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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좋은 실력을 연마해서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사람에게 인사하기, 쓰레기 줍기, 야구부실 청소하기, 야구장비를 소중히 다루기, 심판분을 대하는 공손한 태도, 책읽기, 긍정적인 마인드같이 너무나 사소해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면 모두에게 응원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고 결국 행운의 여신은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줄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다. 결국 우리가 즐기고 있는 생활야구에서도 이 원칙이 통용되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단순히 빠른공을 던지고 홈런을 뻥뻥 날리는 야구 잘하는 야구기계가 되는 것보다 항상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어쩌면 시기의 대상이 되지 않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항상 승리의 운이 따라주는 "럭키가이, 행운의 사나이"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대세남 오타니 쇼헤이를 통해서 다시금 깨닫게 된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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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등급 잘하고 싶다
    • 2015.11.29 20:48
    • 답글

    160 딱 나의 2배군

    • 등급 1/3의 순수한감정
    • 2015.12.01 10:09
    • 답글

    어린나이부터 생각하는게 남달랐네요~
    멋집니다~ ^^

    • 등급 파죽지세
    • 2015.12.04 14:11
    • 답글

    최고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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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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