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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단일구 사용 원년,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6.01.05 15:47
  • 조회 9538
  • 하이파이브 6

새해 달라지는 프로야구, 전구단 단일 브랜드(SkyLine)의 공인구 사용!

  

 2016년 새해 KBO리그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느껴진다. 비디오판정에 대한 추가 요청 기회와 자체 판독비디오 기기의 설치 및 전문판독원의 도입, 홈플레이트에서의 선수간의 충돌방지와 같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야구인들의 목소리에 KBO가 귀를 기울이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외형적 변화라면 최근 몇 년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구단별로 각각 다른 야구공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오해와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위해 지금까지 구단별로 납품계약을 맺어 무려 4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던 기존의 시합구 공급방식을 전체 10 구단이 하나의 단일 브랜브의 공식구를 이용해 시즌을 치루게 하는 제도의 변화는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가장 큰 변화의 움직임중에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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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6 정규시즌 단일 시합구 공급업체로 (주)스카이라인을 결정하고 향후 2년간 10개구단이 공히 AAK-100만을 사용하여 시즌을 치루는 방안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어찌보면 사소한 차이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밀하고 정교한 야구경기에서 우리보다 먼저 프로야구를 시행하고 있는 MLB와 NPB가 오래전부터 단일구를 사용했던 점을 감안해볼때 KBO의 결정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제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 각기 다른 무게, 공의 크기와 반발계수, 가죽표면의 질감의 차이, 손에 잡히는 실밥의 느낌까지 조금은 사소해보이지만 상당히 중요한 문제였던 일관성에 대한 논란은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주장하던 단일구의 사용여부가 전격적으로 결정되었지만 어쩐일인지 아직도 공인구에 대한 수많은 논란과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 2016시즌 대세 야구공으로 선정된 스카이라인 공인구 선정과정을 통해 열악한 한국야구용품시장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프로야구 공인구의 조건, 제대로 만든 야구공의 기준이란?

 지난 시즌 프로야구 공인구를 제공한 업체는 스카이라인과 빅라인, 아이러브베이스볼(IILB), 하드의 4개회사로 KBO의 공인규 규격 표준화 가준에 따라 적합성 여부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명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공산품과는 달리 야구공의 마지막 공정은 108개의 실밥을 숙력자의 손을 통해 한땀 한땀 꿰매지는 100% 수작업으로 최종 완성되는만큼 불가피한 편차가 발생하게 된다. KBO는 지금까지 시즌직전 구단에서 사용예정인 공인구를 제출받아 KSPO 시험기관에 의뢰를 하였는데 공인구의 조건을 결정하는 주요 검사내용으로는 반발계수(0.4124∼0.4374)와 야구공실밥(108개), 무게(141.7g~148.8g), 둘레(22.9~23.5cm), 솔기폭(6~7mm) 등 일련의 검사를 통과한 엄선된 A급 야구공을 프로야구 공인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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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이처럼 제 각각의 회사에서 만들어진 공인구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붉어진 것은 작년 봄 롯데 자이언츠가 홈구장으로 쓰는 사직구장에서 유독 홈런포가 많이 양상되면서 일부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롯데의 공인구인 하드볼(H&D)을 두고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하는 구단의 요청으로 반발력을 높게 제작된 "탱탱볼"이라고 칭하면서 고반발력 공인구에 대한 논란과 이슈가 스물 스물 새어나왔다. 실제로 KBO가 샘플추출법을 통해 검사한 4개업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조사해 본 결과 H&D사의 하드볼은 반발계수의 기준치는 KBO의 상한선보다 0.004를 초과한 0.4414의 반발계수를 가진 기준치를 오버하는 부적합 야구공이였음이 밝혀졌다. 반발계수 0.001당 약 20cm의 비거리가 증가가 예상되므로 이론상 따져보면 불과 80cm 늘어난 비거리의 차이를 가지고 롯데의 공인구가 홈런을 양산하는 멀리 나는 탱탱볼로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작은 반발계수를 가진 0.4172의 스카이라인과 H&D을 비교해보면 무려 0.0242의 차이가 발생하고 이는 약 5m의 비거리의 차이를 뜻하기에 프로야구 전체 공식기록의 신뢰성과 구단간 형평성의 차원에서서 공인구를 하루빨리 단일구로 통일해야 할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된 것이다. 이후 롯데는 홈런수의 증가가 단순히 규정위반의 야구공때문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4월 27일 삼성과의 3연전부터 기존의 부적합판정을 받은 공인구를 전량 회수한 뒤 반발력을 낮춘 0.4166의 합격품으로 나머지 시즌을 소화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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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KBO가 공인구를 하나의 브랜드로 통일하지 못한 이유는 프로구단에 납품을 해오던 기존 업체들이 판로가 끊어지면 자생적으로 살아남기 힘든 한국야구용품 시장 규모의 영세성 때문이였다. 당장 올시즌 단일 경기구 공급업체로 선정된 (주)스카이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더이상 야구공을 만드는 브랜드로 남아 이윤을 창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KBO는 보완책으로 차점업체 경기구인 IBL-100을 퓨처스리그 공인구로 선정했고 나머지 업체들이 제작한 시합구도 아마추어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충분히 배려하겠다는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당장 사회인야구에서도 스카이라인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고 대학이나 고교선수들도 프로야구의 적응력을 위해 AAK-100을 구매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과연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는 판단이 든다.​

 

4종류의 공인구, 과연 회사마다 편차가 존재하는가?

 사실 공인구라는 개념이 많지 않은 사회인야구에서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스카이라인의 CK급 경기구를 기준으로 삼아 각종 토너먼트 대회나 공식리그 경기의 공인구로 선호되던 시절이 있었다. 남양주 야구연합회 크낙새리그의 경우 KBO의 공인구와 동일한 품질을 가진 고가의 빅라인 혹은 스카이라인의 AK급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생활야구 리그들은 결국 비용적인 측면을 감안하여 품질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묻지마 중국산 OEM 경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고 이는 어쩔수 없는 한국 생활야구의 아쉬운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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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스카이라인과, 빅라인, ILB, 하드볼을 사용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은 해당 브랜드의 차이점을 실제로 느끼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야구공을 가장 많이 만지는 투수들에게 들어 본 스카이라인은 가장 익숙하고 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가죽의 촉감이 좋고 실밥이 촘촘해서 잘 체인다는 느낌을 한결같이 말하는 반면 일부 선수들은 품질의 편차가 커서 잘 만들어진 공과 그렇지 않은 공의 차이가 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LG, SK, NC가 사용하는 빅라인의 경우 가장 큰 특징으로 그립감이 좋다는 장점을 꼽는다. 해당 구단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실밥이 두툼해서 손에 잡았을때 느낌이 좋고 맞아 나가는 반발력의 느낌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덜하다는 표현과 함께 투수친화적인 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간 무거운 느낌과 두꺼운 실밥을 선호하지 않는 선수들에게는 적응하기가 힘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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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B는 기존에 맥스라는 브랜드에서 상표를 바꾼 시합구라고 보면 된다. 실제 사용해 본 프로야구선수들이 내리는 ILB의 특징으로는 적당한 크기의 실밥과 손에 잡히는 느낌이 좋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실밥이 두툼하게 도드라져서 변화구 구사에 좋고 가죽이 미끄럽지 않고 그립이 작기 좋다는 이야기속에 다른 공에 비해 조금 작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 공이 바로 ILB사의 제품이다. 반면 롯데가 단독으로 사용했던 하드볼의 경우 롯데선수들조차도 전지훈련을 통해 적응하기 전까지는 미끄러운 질감으로 인해 낯선 느낌이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생각보다 타구의 비거리가 상당하다고 생각하는 타구단의 선수들이 있는 걸 보면 결국 선수들은 4개 브랜드의 야구공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부분의 프로선수들이 공인구의 브랜드별 편차와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KBO의 단일구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였던 셈이다.  

 
4개업체 모두 양심불량! 제대로 된 야구공이 아니였다.

 작년 이 맘때 박동희 기자는 프로야구 공인구에 사용되는 양모의 함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야구공의 품질과 단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인 양모의 함유량이 제조사마다 각각 다르다는 것을 지적했고 우리가 최상급으로 알고 있던 국산브랜드의 공인구 즉, AK급 야구공은 미즈노나 롤링스에 비하면 양모의 함양을 인위적으로 월등히 낮게 줄여 제조단가를 낮춘 저가형 제품이라는 내용이 이미 제조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더해져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카이라인과 빅라인, ILB는 중국과 대만에서 값싼 짝퉁 야구공을 들여와 KBO 로고와 문구만 인쇄해 마치 국내제작인 것처럼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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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중국산 야구공을 국내산으로 속여 납품한 혐의에 대해서는 공인구가 반드시 국내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근거와 중국산을 고의적으로 국내생산품으로 속여 납품한 증거가 적다는 이유로 해당 업체는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해당 업체들은 KBO가 정한 품질과 규격에 만족된다면 반드시 제조공정이나 제조시설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근거나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제재없이 이번 사건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일반적으로 최상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으로 여기던 프로야구 공인구가 숙련된 장인에 의해서 국내에서 만들어진다는 믿음을 무참히 깨버린 씁쓸한 사건으로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중국산 OEM 야구공 103만개가 대량 유통되었음은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된 셈이다.

 게다가 반발력과 겉모습, 크기, 무게 등의 외형적인 품질규격 기준치는 만족하지만 기본적인 품질관리와 원산지표시에 의문이 제기된 중국산 야구공을 9개 구단의 야구팀이 공식경기구로 사용을 해왔고 롯데의 경우 기준치의 한계를 넘는 부적합 야구공을 사용한 시즌초반 오점을 남겼다는 점에서 KBO 전체 10개구단 및 리그 전체가 모두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본 셈이다. 이처럼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신뢰를 저버리며 프로야구 공인구마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시장에 유통시킨 사례를 볼 때 생활야구경기에 흔히 사용되고 있는 중국산 저가형 OEM 시합구의 품질관리 및 규격검사, 제조과정에서의 신뢰성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일부 업체에서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중국공장의 경우 납품기일이 다가오면 숙련공이 아닌 수감중인 재소자들의 손을 빌려 야구공의 매듭을 마무리하고 납품일자를 맞추기도 한다는 상상이상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 영세 야구용품 시장의 현실이라고 한다.

 

주먹구구식의 돌려막기보다는 엄격한 잣대와 기준이 필요하다!

 KBO는 올시즌 단일 경기사용구 도입에 따라 공인구에 대한 규정을 보다 강화하고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구단의 프런트나 직원이 아닌 KBO직원들이 스카이라인 물류창고에서 월 2회 직접 수령을 하고 제조된 공의 상태를 모두 하나씩 확인한 뒤 봉인하여 구단에 배송하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보관창고에서 박스채로 공인구를 보관하도록 했다. 그리고 경기 개시 1시간전 구단 직원이 심판실에 경기구를 제출하면 재확인 과정을 거쳐 최적의 상태의 경기구가 시합에 투입되도록 하여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공인구 관리 프로세스를 발표했다. 또 공인규격 및 반발력 기준을 수시에 불시 검사하고 3개월간의 재고 확보 규정을 위반할 경우 제재금을 벌금으로 부가하고 재발될 경우 계약자체를 무효화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강력한 안정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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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에서 각 구단의 1, 2군을 합쳐 연간 소모되는 야구공은 200~250박스 규모라고 한다. 개수로만 따지면 약 3만개 정도의 야구공이 필요한 데 과연 KBO가 이 시합구을 일일히 육안으로 품질확인을 하고 전수조사를 해서 공인구로 봉인을 한다는 것에 첫번째 의문점이 생긴다. 또한 두번째 걱정은 더이상 공인구를 납품할 수 없게 된 영세규모의 국산브랜드들이 몇 년내로 시장에서 도태될 경우 KBO가 계약해지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대안책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불행한 사태를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엄격한 잣대로 야구공의 품질규격을 논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보여지는 가죽상태나 실밥 솔기의 일관성 같은 외형적인 모습이외에도 내부의 코어의 재질과 90%이상의 울 함양 등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조공장을 투명히 하고 품질관리를 철저히 해서 제품간의 편차를 없애는 노력까지도 명문화하고 계약조건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생활야구의 근간을 이루는 근간이 되고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스카이라인의 프로야구 공인구 규격인 AK급 기준이 최고가 아니라면 아마추어 시합용인 BK, 사회인야구용인 CK의 품질이 동시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단일구 도입 첫 해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껬지만 단순히 공인구를 통일했다는데 만족하기 보다는 엄격한 잣대와 기준을 마련해서 MLB나 NPB보다 훨씬 더 우수한 품질의 공인구가 공급되어 KBO리그 소속의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맘 껏 뽐낼 수 있게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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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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