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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구장 건립 프로젝트를 기억하십니까?
때는 2009년 4월의 어느 토요일로 기억된다. 문득 TV를 틀었다가 상당히 낯설지만 왠지 모를 마음을 이끄는 흥미로운 주제의 예능프로그램이 세상에 첫 전파를 타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 독특한 컨셉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은 훗 날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성장하면서 지금 생활야구의 재미에 푹 빠져있는 수많은 야구동호회가 새롭게 태동되는 산파역할을 수행했고 전국 사회인야구 동호인 수의 폭발적인 증가세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KBS의 토요 예능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의 조촐한 시작이였다.
스포츠는 절대로 예능의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항간의 우려를 말끔히 종식시키고 수많은 이슈를 불러오면서 단순한 야구 매니아층의 지지를 넘어 ‘하는 야구’에 관심이 없던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성들을 ‘하는 야구’의 매력으로 이끌며 단숨에 대세 예능 프로그램의 자리매김한 야구초보자들의 천방지축 좌충우돌 이야기 천하무적 야구단, WBC와 함께 생활야구의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이였다. 전국민적인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천하무적 야구단과 KBS는 마침내 그토록 소원하던 인프라 조성사업인 “꿈의 구장” 건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이천시와 체결하고 위대한 프로젝트의 첫 걸음을 마련한다. 하지만 영원할 것 만 같았던 프로그램의 인기는 서서히 시들어 버렸고 얼마 못 가 프로그램 자체가 전격 폐지되면서 꿈의 구장은 이름처럼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일장춘몽이 되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점점 사라져 갔다. 이번주 이슈앤대세에서는 그렇게 생활야구인들에게 잊혀져 버린 비운의 야구장, 철문이 굳게 닫힌 채 한 때 “꿈의 구장”이라고 부르던 야구장 후보지 공사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보기로 했다.
이천 쌍둥이, 불가능해 보이던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찍다!
천하무적 야구단 멤버들은 지지부진하던 꿈의 구장 건립을 위해 오뚜기와 합동마케팅을 벌이면서 당시 메인모델이였던 천무야구단 멤버들의 진라면 CF출연료 전액과 라면 판매수익금의 일부를 야구장 건립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 부었지만 당초부터 약속 이행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K본부가 요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며 폐지된 프로그램에 더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꿈의 구장 건립공사는 결국 부지 조성을 위한 기초 토목공사만 시행된 채 훗날을 기약하지 못한 상황에서 철문을 굳게 닫아 버리고 말았다. 몇 몇 생활야구에 관심을 가진 연예인들의 힘만으로 야구동호인들의 숙원사업인 야구장 신축을 이끌어 내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였던 셈이다.
그렇게 이천시 생활야구 동호인의 가슴에 큰 상처만을 남긴 채 흐지부지 사라져 버릴 것 같았던 ‘꿈의 구장 건립 프로젝트’가 다시 급물살을 탄 것은 때마침 이천시에 새로운 2군 야구캠프와 경기장을 마련하기 위해 스포츠 컴플렉스를 조성하기로 마음먹은 프로야구단 LG트윈스와 구단주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뜨거운 '야구사랑'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해진다.
최근 1군 베테랑 멤버들이 차례로 줄부상을 당하면서 2군 선수단이 대거 1군무대에 입성하면서 “이천 쌍둥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LG트윈스는 천하무적 야구단이 첫 삽을 뜬 꿈의 구장 후보지였던 경기도 이천시 무촌리 3만 8000㎡ 용지에 무려 44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생활야구전용 야구장을 지은 뒤 이천시청에 기부하기로 결정하고 꿈의 구장 건립 프로젝트를 2013년에 전격적으로 이어 받기로 결정했다. 당시 LG스포츠는 "천하무적 야구단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중단된 꿈의 구장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의미"와 "이천 시민들과 야구동호인들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체육 공간을 마련하여 국민생활체육 발전을 도모하려는 증여"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단 LG트윈스와 프로축구단 FC서울을 운영하고 있던 럭키금성 그룹이 당시 사용중이던 구리 챔피언스 클럽의 2군 야구장은 최초 인허가 조건이였던 축구장 용도의 부지를 개조하여 퓨처스리그 야구장으로 사용하다가 원상복구 명령을 한 구리시와 마찰이 발생했다. 모그룹마저 LG스포츠와 GS스포츠로 양분되면서 새로운 야구장부지가 절실한 상황이였다. 따라서 2군 퓨쳐스리그 야구장과 LG세이커스 농구단의 훈련시설을 갖춘 복합 스포츠 컴플렉스 부지를 모색하던 와중에 뜻을 함께 하기로 한 이천시에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차원에서 이천 종합운동장내 야구장 건립지원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였다.
서울에서 한시간 반, 결코 아깝지 않은 이동 시간
토요일 오전 9시반에 이천시 꿈의 구장을 향해 출발한 차량은 올림픽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정확하게 오전 11시에 야구장에 도착했다. 출발지인 서울 행당동을 기준으로 65km주행거리에 위치한 꿈의 구장은 1시간 30분의 이동시간이 소요되는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주말 교통상황을 감안할 때 수도권 남부의 생활야구인들은 물론 서울 강남지역의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 수 있는 지리적인 요건을 갖췄다.
무엇보다 탁 트인 넓은 그라운드에는 사회인 전용 야구장 1면과 유소년들을 위한 리틀야구장이 1면이 동시에 조성되어 있고 넉넉한 주차시설과 전자식 스코어보드, 검정색 그물망으로 시야를 개선한 백넷과 본부석 위에 가족들이 편안하게 야구를 관전할 수 있는 쾌적한 관중석을 보유한 꿈의 구장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충분한 공간의 그라운드 확보, 좌우측의 설치된 그물망과 정식규격의 외야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혹시나 모를 파울타구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포수뒤쪽으로 바짝 붙어있는 답답한 형태의 기형적인 백넷이 아니라 충분한 여유공간을 가진 스타일의 경기장은 정상적인 내야플라이가 나오는 제대로 만들어진 진짜 야구장이다. 다만 와일드피칭이나 패스트볼의 우려가 큰 만큼 포수들의 블로킹 능력이 상당히 중요한 구장팩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억지로 옥의 티, 흠집을 찾아내고자 하면 그라운드가 예쁘게 사진빨 잘 받는 인조잔디가 아닌 마사토구장이라는 첫 인상뿐일 것이다.
최적의 야구환경, 대낮같이 밝은 조명탑과 편의시설 완비
이천 베이스볼 파크의 개장으로 인해 이천시 생활야구인들은 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시간에 쫒기지 않고 주말 야구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파울볼로 인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라운드와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최신식으로 만들어진 덕아웃에서 선수들이 경기중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허락되어 있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선수들이 무더운 여름날 경기직후에 시원하게 땀을 씻어 낼 수 있는 샤워실과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회인전용 야구장에서는 감히 찾아 보기 힘든 파격적인 시스템을 가진 꿈의 구장임에 틀림없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천 베이스볼 파크의 조명탑은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사회인 전용 야구장보다 환한 밝기를 자랑하고 있어서 한 여름밤, 밤하늘에 하얗게 수놓은 백구의 묘미와 야간경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소 어둡고 침침한 조명으로 인해 타구판단이 어렵고 조금은 위험해 보이는 이벤트성의 야간경기가 아니라 경기력을 충분히 확보 할 수 있는 나이트게임이 가능한 곳이 바로 꿈의 구장이다. 이렇게 지금도 충분히 훌륭한 야구장은 올 시즌 직후 다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 올 예정이라고 하니 모든 면에서 감히 최고의 야구장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듯 싶다.
이렇게 ‘꿈의 구장’이라는 야심만만한 이름으로 시작한 이천 베이스볼 파크는 최종 완공을 마칠 때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사업기간동안 이천시장님을 비롯한 지자체 관계자, 이천시 야구연합회 소속의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지금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비록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한 천하무적 야구단이나 KBS가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 땅에 생활야구의 씨앗을 뿌린 그들의 위대한 첫 걸음을 너무 펌하하거나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생활체육의 발전을 위해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제고함은 물론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경기장을 지을 수 있는 부지제공에서 자유로운 지자체간의 공생관계는 어쩌면 너무나 부족한 경기장 인프라로 인해 목말라 있는 생활스포츠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서로가 윈-윈하는 모범사례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가평에 위치한 “데상트 무브 베이스볼 파크”처럼 네이밍 마케팅을 허용해 일정기간 해당 기업에 사용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 전국에 또 따른 의미를 가진 희망이라는 이름의 ‘꿈의 구장’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를 두 손 모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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