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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야구규칙 7.13, 홈충돌 방지법에 대처하는 자세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6.04.22 01:57
  • 조회 6683
  • 하이파이브 4

홈충돌 방지규정, 이제 야구는 더 이상 전투나 전쟁이 아니다!

 
 지난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가 팽팽한 한 점차의 승부를 펼쳐내고 있는 상황에서 홈을 파고 들던 동점주자 롯데의 손아섭은 오지환의 송구를 받아든 LG의 포수 정상호에 가로막혀 홈에서 아웃판정을 받고 말았다. 올 시즌부터 선수들의 안전한 플레이를 도모하기 위해 합의판정이 가능한 플레이로 추가된 홈충돌방지규정에 의거해 롯데의 벤치는 처음으로 포수의 과도한 블로킹 및 주루방해여부를 묻기 위한 합의판정을 요청하는 순간이였다. 하지만 합의판정결과 정상호는 유격수의 송구방향대로 정당한 위치에 서서 반응하며 태그플레이를 펼쳤고 의도적으로 홈플레이트와 주자의 주로를 가로막지 않았다는 최종 결론에 따라 원심대로 손아섭은 아웃처리되었고 만약 판정이 번복되었을 경우 롯데가 승부를 원점으로 가져갈 수 있었는 중요한 승부처였기에 이 판정은 승부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음은 두 말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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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설된 야구규칙 7.13 (b)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포수는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 수 없다. 단 포수가 송구를 받으려는 정당한 시도과정에서 주자의 진로를 막게 되는 경우는 본 규칙 7.13(b)의 위반으로 간주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이 조항 각주에는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봉쇄했지만, 심판의 판단으로 주자가 원래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면 포수가 해당 주자의 주루를 방해 또는 저지했다고 간주되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심각한 부상을 방지하기 메이저리그에서부터 시작된 룰

 
 올 시즌 들어 KBO가 도입한 홈충돌 방지규정은 시작부터 논란이 상당했다. 새롭게 신설된 야구규칙 7.13에 의해 포수가 미리 송구를 받아 홈플레이트 앞에 자리를 잡고 있을때 주자가 과격한 태클이나 불필요한 신체접촉 혹은 슬라이딩을 해서 포수를 쓰러뜨려 공을 놓치게 되더라도 주자는 그대로 아웃처리가 된다는 점과 반대로 포수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주자의 주로를 의도적으로 가로 막거나 홈플레이트 위를 사전에 점령하여 주자의 득점을 방해할 경우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정확히 터치하지 못하거나 설령 태그가 빨랐다고 해도 주자의 득점은 인정이 된다는 점을 명시한 새로운 야구규칙이다. 


 일명 버스터 포지법으로 불리는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법”이 마련된 계기는 2011년 5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포수 버스터 포지가 홈을 향해 저돌적인 자세로 돌진하던 플로리다의 스콧 커즌스와 강하게 충돌했고 이 때문에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서 그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당시 발목인대가 끊어지고 정강이뼈 골절이라는 선수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중상을 당한 포수 버스터 포지의 상태에 놀란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당시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과격한 태클을 어느 정도 용인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2014년부터 새로운 충돌방지 조항을 신설, MLB 선수들의 적극적인 부상방지책을 마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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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NPB)와 한국프로야구(KBO)가 7.13항목을 일제히 도입하면서 3국의 프로야구에서 정한 야구규칙은 모두 동일해졌다. 하지만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약간 다른 부분도 있다. 미국과 한국의 경우 포수가 공을 지니고 있는 경우라면 어느정도의 주루선상의 육탄방어를 허용하는 반면 일본은 어떠한 경우에도 포수가 홈플레이트 위를 막아서거나 주루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것 자체를 엄격하게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은 홈 충돌방지를 위한 경우라면 비디오 판독 신청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양팀 감독은 언제든지 합의판정을 요청할 수 있는 반면 KBO는 경기중 단 2차례로 제한된 심판합의판정에 홈 충돌 여부가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점수가 오가는 중요한 승부처를 대비해 경기막판까지 합의판정을 아껴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야구가 야구답지 못하다는 지적? 야구는 결국 전투가 아닌 스포츠

 
 홈 충돌방지 규칙이 처음 시행되기로 결정되면서 현장에서는 선수들과 지도자, 그리고 심판들까지 혼란의 목소리가 가득 했다. 현재 KBO에 소속된 대부분의 현역 포수들은 야구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어떠한 경우에도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사수하는 것이 캐쳐의 기본적인 자세이자 원칙이라고 배워왔다. 마지막 방어선인 포수는 설령 뛰어오는 주자와 강한 신체적 접촉이 일어나더라도 홈플레이트를 비워두어서는 안된다고 선수생활내내 배우고 익힌 몸에 밴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만약 포수가 아슬아슬한 홈송부가 펼쳐지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달려오는 주자를 배려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블로킹이 아닌 홈플레이트를 버리고 소극적인 태그플레이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금까지 야구경기가 지니고 있던 중요한 수비와 공격의 균형감이 깨지는 일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무조건적인 배려와 양보는 야구를 야구답지 못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올만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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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프로야구가 정한 것처럼 포수가 일방적으로 홈플레이트를 비워두고 수비를 해야 한다고 하면 결과론적으로 공격측에 너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고 한국프로야구가 정한 룰대로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 홈승부에서 홈을 지닌 포수의 정당한 방어와 지나친 블로킹을 구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너무도 많은 것이 바로 홈충돌 방지규정인 셈이다. 가령 포수가 공을 잡은 뒤 몸을 움직여서 막은 것인지 일단 몸으로 막으면서 연속동작으로 포구와 태그를 시도한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베테랑 심판진조차 거의 불가능한 난이도를 가진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다고 미국프로야구처럼 홈접전 상황이 일어날 때마다 횟수의 제한을 두지 않고 합의 판정을 허락하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야구의 진행이라고 보기는 어렵기에 어쩌면 야구규칙 7.13은 태생부터 논란의 소지를 충분히 지니고 있는 양날의 검이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찰라의 순간에 홈플레이트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승부의 묘미와 보다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스타일의 야구가 주는 즐거움 이전에 무엇보다 선수들의 부상방지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 즉 프로야구가 더이상 전쟁 혹은 전투에 비유되는 치열함에 노출되어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큰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떠나야하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개념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주루선상을 막아섰는지 여부를 따지거나 신체접촉이 일어났는가를 확인해보자는 규정이 아니라 늦었다 싶을때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상대를 배려하자는 경종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 싶다. 


 생활야구, 서로가 즐거운 야구를 위해 베이스를 열어두자! 


 올시즌부터 대부분의 생활야구리그의 심판원들 역시 강화된 홈플레이트상에서의 충돌방지 규정이 적용한다고 경기전에 주의를 주고 있다. 생업을 가진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의 사정을 감안할 때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프로야구보다 더욱 엄격히 적용되어야 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부상방지요령은 어쩌면 승패보다 더욱 중요하게 강조되어야 할 요소인 것이다. 야구전문가들이 말하는 효율적인 홈충돌 방지방법으로는 만약 홈승부가 펼쳐질 경우 포수들은 처음부터 발의 위치를 홈 플레이트 위쪽이 아닌 한 발 앞쪽에 위치해야 하며 포수는 홈플레이트 앞으로 야수들의 송구를 마중나가면서 주자의 주로를 확보해주면서 홈플레이트를 확실히 열어두고 잡자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 태그동작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런 고난이도의 동작과 훈련이 불가능한 사회인야구의 경우라면 주심이 너무 정확하게 주자의 태그여부와 베이스터치 과정을 면밀하게 따져 판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타이밍상 아웃 혹은 세이프판정을 주는 것도 불필요한 충돌을 막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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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가 날아오는 송구를 잡기 위해 플레이에 집중하고 승부에 몰입하다보면 정말 자신도 모르게 주자의 길을 막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혹은 조금 늦은 타이밍에서도 살고 싶다는 일말의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최선을 다해 베이스를 향해 돌진하는 선수들이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이 야구가 가진 또 다른 이면일 것이다. 하지만 홈플레이트에서 주자와 포수가 거칠게 충돌할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호장비를 차고 있는 포수 혹은 날카로운 징스파이크를 신고 있는 주자 어느쪽이든 상대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는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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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서 이야기를 종합해 보자면 남자의 스포츠라는 프로야구도 이제는 격한 충돌과 흙먼지가 날리는 전투적인 분위기보다는 불필요한 부상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평화협정을 원하는 분위기이다. 하물며 생활야구는 무엇보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최우선인 마당에 서로의 즐거운 취미생활을 위해서 베이스를 열어두는 안전이 최우선된 플레이가 대세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리는 개인기록을 가지고 실력을 인정받고 연봉을 책정받는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도 아니고 순간순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앞만보고 돌진하는 야구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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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등급 이형진
    • 2016.04.25 00:39
    • 답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4.29 22:23
    • 답글

    이형진님, 모두가 어려워하는 룰이네요 ㅋ 정답은 서로 다치지 않기겠죠?

    • 등급 김필중
    • 2016.05.02 16:39
    • 답글

    다치지 않는게 중요하니...너무 무리하진 말아야죠~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5.09 11:49
    • 답글

    김필중님, 1승의 감격은 잠시뿐이고...부상의 후유증은 오래가는법이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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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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