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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8기, 오뚝이 같이 다시 일어선 풍산화이터스의 우승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6.07.04 14:38
  • 조회 9452
  • 하이파이브 5

풍산화이터스, 7전8기의 도전끝에 마침내 서울시장기를 품에 안다!


 넘어지고 쓰러져도 포기를 모르는 풍산 화이터스의 끊임없는 도전이 마침내 제18회 서울시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 2부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으며 활짝 웃었다. 2002년에 창단한 풍산 화이터스는 소속 리그에서 항상 가을의 잔치에 초대를 받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기복없이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는 15년차의 베테랑팀이다. 쥬신리그, 미즈노 제일리그, 윈리그, 에코킹리그, TOP리그 등 각종 리그전에서 수없이 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이 바로 강호 풍산 화이터스였다. 게다가 게임원 통합랭킹전을 살펴보면 매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많은 경기수와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풍산은 이상하리만큼 큰 타이틀이 걸린 토너먼트 야구대회에서만큼은 매번 4강권 언저리에 머물면서 단기전 우승과는 인연이 먼 비운의 팀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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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충분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 2% 부족한 세기와 승부근성이 시장기 무관의 팀으로 각인된 풍산이 맨 처음 서울시장기무대에 도전한 세월도 벌써 십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당시 아버지를 따라 동대문 야구장을 드나들던 초등학생 꼬마는 어느새 훌쩍 자란 청년이 되어 이제는 백전노장이 된 아버지와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축선수로 성정하면서 팀의 새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주 이슈앤대세는 7전 8기의 도전정신으로 좀처럼 쉽게 허락되지 않는 서울특별시에서 야구 제일 잘하는 대세팀이라는 인증과도 같은 서울시장기 2부 우승 타이틀에 당당히 이름을 새긴 풍산 화이터스의 짜릿했던 결승전 이야기를 전해볼까 한다.


1회 첫 단추를 잘 못 꿴 풍산을 벼랑 끝에서 구한 김정태의 호수비


 풍산의 선공으로 시작된 제18회 서울시장기 2부 결승전, 상대는 역시 이번 대회 상승세를 타며 처녀우승에 도전하는 만만치 않는 상대인 강호 한양캠프였다. 풍산 화이터스는 1회초 리드오프 고국범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빠른발로 상대의 내야를 흔들어 놓았고 김남기의 적시 2루타로 기분좋게 선취점을 뽑아냈지만 1회말 첫번째 수비의 시작은 "결승 징크스"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최악의 흐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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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유희관을 방불케 하는 느린 직구와 허허실실 완급조절에 능수능란한 변화구 투수 홍용석을 선발카드로 꺼내들은 풍산이 노린 것은 한양캠프의 젊은 타자들이 생각이 많아지는 느린볼에 덤벼들게 만들어 경기초반 상대의 타격페이스를 흐트러뜨리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마운드에 올린 것이였다. 하지만 이 깜짝 선발카드는 한양캠프의 재간둥이 강은규의 기습번트안타와 이민우의 볼넷, 김동민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만루가 되면서 결과론적으로 대실패로 돌아갔다. 자칫 결정적인 한 방을 허용할 경우 결승전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어 버릴수도 있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결정적인 위기상황에서 풍산은 지체없이 차영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1회말 정석이 아닌 변칙적인 수를 꺼내든 댓가인 무사만루의 위기는 냉혹하게까지 느껴지는 상황이였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4번타자 김상혁이 바뀐 투수 차영진의 2구를 통타하면서 날린 잘 맞은 타구는 좌익수의 키를 훌쩍 넘는 싹쓸이 장타코스로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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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타구를 거짓말처럼 따라 붙어 팔을 쭉 뻗어내며 건져낸 것은 풍산의 좌익수 김정태의 호수비였다. 맞는 순간 이미 안타임을 직감하고 스타트를 끊었던 주자들은 다시 원래 베이스로 돌아오기에 급급했고 이 타구로 3루주자만 힘겹게 언더베이스, 홈을 밟는 희생플라이가 되면서 동점이 만들어졌지만 만약 이 결정적 한 방이 좌익수의 키를 넘어 구의야구장의 좌측펜스를 직격했을 경우 풍산에게는 자칫 오늘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치명적인 결정타가 될 수도 있었다. 경기초반 첫번째 승부처에서 기사회생, 위기에 빠진 팀을 살린 것은 김정태의 호수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기억에 남는 결정적인 "Play of the day" 최고의 수비장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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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 한성규의 호투속에 초반 열세를 극복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비록 상대의 호수비에 막혀 첫번째 기선제압에는 실패했지만 한양캠프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정연욱의 2타점 적시타와 최창우, 이명권의 안타로 풍산의 선발투수 홍용석이 허용한 승계주자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스코어 4대1로 앞 서 나가기 시작한다. 결승전의 중요도와 이민우-민기환으로 이어지는 한양캠프 마운드의 중압감을 생각할 때 초반에 내 준 넉점은 상당히 부담이 갈 만한 상황으로 보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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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이상의 추가실점을 내준다면 승부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풍산 화이터스는 2회부터 아껴두었던 한성규 카드를 꺼내든다. 미즈노 제일리그 시절 풍산의 걸출한 에이스로 1부리그 우승을 이끌며 맹활약했던 풍산의 좌완투수 한성희 선수는 경기전 인터뷰에서 "우리 아들이 있어서 풍산이 우승할 것"이라며 듬직한 체구의 파이어볼러 한성규에 대한 강한 믿음과 자신감을 보여주었고 아들은 아버지의 이런 믿음에 회답했다. 풍산의 세번째 투수 한성규는 강력한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를 앞 세워 초반 기세가 무섭던 한양 캠프의 타자들을 상대로 6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상황을 내주지 않고 마운드에서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팀의 추격의 발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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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운드가 안정되자 풍산의 타자들도 곧바로 힘을 내기 시작한다. 대회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첨병역활을 수행한 고국범이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만회한데 이어 볼넷으로 출루한 김남기를 안재성이 불러들이면서 스코어 4대4, 경기중반 승부를 원점으로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초반 열세를 이겨낸 경기의 분위기는 풍산쪽이 되찾아가는 흐름이였다. 한양캠프는 유격수 김동민의 마치 프로야구를 보는 듯한 두번의 멋진 다이빙캐치를 연속으로 선보이면서 역전의 위기를 모면, 결승전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만큼의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었다.


민기환이 내준 무사만루, 안전한 아웃카운트를 택한 1루수 최창우의 홈송구


 스코어 4대4로 맞 선 양팀의 두번째 승부처는 4회초 한양캠프가 필승카드인 민기환을 올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풍산 화이터스의 최대강점은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실력차와 편차가 크지 않아 쉬어갈 수 있는 타순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민기환의 첫 상대인 7번타자 정상묵은 깨끗한 중전안타로 출루한다. 8번 김정태가 초구를 받아쳐 연속안타로 찬스를 만들자 상대의 하위타선의 강력한 화력에 당황한 민기환이 9번 김병선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가 상위타선으로 연결된 것이다.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했던 승부처, 양팀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고조로 발휘되는 순간이였다. 밀어내기의 부담을 느낀 민기환이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를 노린 고국범의 타구는 삼유간의 깊숙한 안타성 타구였지만 한양캠프의 김동민이 역동작에서 강견을 자랑하면서 정확한 홈송구로 실점을 막아낸다. 다시 1사만루의 상황, 2번 홍일택 역시 거침없이 초구를 받아쳐 1루 정면의 빠른 강습타구를 날린다. 1루수 최창우가 이번에도 역시 안전하게 홈승부를 선택하면서 투아웃이 만들어진다. 무사만루의 위기가 눈깜짝할 사이에 2사만루로 변해버리면서 한양캠프의 수비 집중력이 큰 고비를 넘어서는 것 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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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세번째 승부, 풍산의 3번타자 김석의 선택 역시 초구였다. 김석의 타구는 좌중간에 떨어지는 역전 적시타가 되었고 이를 한양캠프의 좌익수가 더듬는 사이 가볍게 홈을 밟은 두명의 주자는 물론 1루주자까지 홈으로 쇄도하면서 긴박한 홈승부가 펼쳐졌다. 단숨에 3베이스를 노린 1루주자 홍일택이 홈에서 아슬아슬하게 아웃되면서 한양캠프는 가까스로 대량실점을 모면하면서 한 숨을 돌렸지만 풍산은 귀중한 2점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결국 이 두점의 리드는 결승점으로 이어진다. 야구에서 만약이란 표현은 의미가 없지만 그래도 만약 홍일택의 빠른 땅볼타구를 잡은 1루수 최창우가 먼저 베이스를 찍어 타자주자를 잡고 홈승부를 선택하는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노려보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모면했더라면 승부의 방향은 180도 다르게 흘러갈 수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에 어쩌면 최창우는 밤잠을 설쳤을 것만 같은 한양캠프의 4회수비였다. 


불안불안했던 유격수 풍산의 고국범, 마지막 순간 우승을 확정지으면 활짝 웃다!


 양팀이 경기초반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치열한 난타전속에 서로 점수를 주고 받았던 경기는 이 후 한성규와 민기환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면서 좀처럼 스코어보드에 새로운 점수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초반의 열세와 불리한 흐름을 극복하고 역전에 성공했지만 역시나 결승전이란 무대가 주는 부담감에 압박을 받는 쪽은 풍산이였다. 풍산의 공격을 이끈 고국범은 리드오프로써 맹활약을 펼쳤지만 유격수로 나선 수비에서는 1루수 한성희의 도움속에 비록 실책을 범하지는 않았지만 송구가 아슬아슬하게 계속 빗나가면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을 온 몸으로 표출하면서 건들면 폭발할지도 모르는 불안불안한 뇌관처럼 안정감이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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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경기는 마지막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로 이어진다. 두 점차이로 시작된 한양캠프의 7회말 반격, 1사이후에 정연욱이 서서히 힘이 떨어지고 있는 한성규에게 안타를 뽑아내며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냈고 이재경이 풍산의 유격수 고국범이 몸을 날렸음에도 처리하기 힘든 유격수쪽의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동점주자로 루상에 위치한다. 누구라도 마운드위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임을 간파한 8번 민기환이 끈질긴 승부끝에 볼넷을 골라 2사만루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경기는 일촉즉발의 상황, 아무도 승부를 쉽게 예상하기 힘든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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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한양캠프의 김석영이 날린 타구는 유격수쪽으로 데굴데굴 구르는 내야땅볼, 한양캠프의 입장에서는 혹시나 하는 작은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는 상황이였지만 이 타구를 잡은 풍산의 고국범은 1루송구 대신 곧바로 2루베이스를 선택하면서 아슬아슬했던 결승전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포스아웃으로 팀승리를 지켜내면서 마지막에 활짝 웃을수 있는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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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전8기,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겠다는 풍산 화이터스의 뚝심은 마침내 십년이란 시간을 돌고 돌아 아빠와 아들이 온 힘을 모아 서울시장기 우승기를 차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면서 단기대회 우승에 목말라 있던 막힌 혈을 뚫어냈다. 늘 2% 부족했던 우승을 향한 세기와 짜임새를 서울시장기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으로 보강한 풍산의 우승행진은 이제부터가 시작일런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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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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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등급 김필중
    • 2016.07.05 10:32
    • 답글

    우승 축하드립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7.06 09:45
    • 답글

    김필중님, 저도 우승이 하고 싶네요 ㅋ

    • 등급 달아요
    • 2016.07.05 12:29
    • 답글

    너무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ㅎㅎ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7.06 09:45
    • 답글

    달아요님, 진짜 결승전다운 재미난 경기!!!

    • 등급 밍짱
    • 2016.07.05 23:47
    • 답글

    김정태선수 반갑네요 ㅎㅎㅎ

    • 등급 GM수연아빠
    • 2016.07.06 09:46
    • 답글

    밍짱님, 여전히 야구를 잘하시더라구요 ㅎㅎ

    • 등급 스파이크
    • 2016.09.05 10:24
    • 답글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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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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