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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응원가, 저작인격권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해결책은?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7.04.18 18:51
  • 조회 4491
  • 하이파이브 6
프로야구 응원문화의 대대적인 전환점, "저작인격권"의 등장
 

 프로야구관중 800만시대, 야구팬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TV중계가 아닌 야구장을 직접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화려한 조명아래 시원한 밤바람을 쐬면서 넓게 펼쳐진 푸른잔디를 배경으로 시원한 맥주와 치킨, 이른바 치맥을 즐기면서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몰입할 수 있는 것도 큰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같은팀을 응원하는 팬들과 함께 목청높여 소리치며 동질감을 찾는 에너지 넘치는 응원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수 있다는 것이 직관이 가진 진짜 매력일 것이다. 하지만 2017시즌부터 야구팬의 즐거움이자 볼거리라고 할 수 있는 KBO의 응원문화에 큰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보통의 평범한 야구팬들이라면 조금은 낯선 개념인 "저작인격권"이란 이슈로 인해 KBO는 야구장을 찾는 재미가 반감되고 관중들의 함성이 조용해질지도 모르는 엄청난 전환기에 놓여진 셈이다. 지금 KBO에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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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응원가는 지금까지 원곡저작료없이 무단사용했나?
 

 프로야구시즌 개막을 앞 둔 지난 봄 인터넷 커뮤니티상에서는 흉흉한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야구장에서 선수응원에 사용하는 응원가의 음원을 무단사용하면서 원곡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들을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루머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음원 사용료에 부담을 느낀 거리의 상점들이 캐롤을 틀지 않으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척이나 썰렁해진 것처럼 한국 프로야구만의 독특한 문화이자 직관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선수 응원가가 야구장에서 조용히 사라진다면 직관의 매력은 반감할 것이 분명하다. 경기중반부면 마치 거대한 노래방으로 변하는 사직구장에서 "부산갈매기"를 떼창으로 부를수 없다면 이건 재앙에 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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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창작활동의 결과물에는 저작권이 발생한다. KBO 각 구단이 사용하는 응원가 역시 저작권법에 따라 원작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예전만 해도 소리바다와 같은 P2P사이트를 통해 무단으로 공유하고 감상하던 MP3 음원에 대해 저작권의 개념이 강화된 것처럼 10개 구단은 마케팅 자회사인 KBOP를 통해 저작권협회에 년간 약 3억원(팀당 3천만원) 수준의 저작권료를 지불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원곡에 대한 저작권료이외에도 원곡의 가사와 멜로디를 임의로 변형했을 경우 원작자들에게 별도의 지불해야하는 "저작인격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워 돈을 요구하는 원작자들이 지난시즌부터 등장했다고 한다. 저작인격권이란 저작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이용자로부터 저작물의 내용을 변형당하지 않는 권리를 뜻하며 KBO에서 사용중인 대부분의 선수 개인응원가들은 창작곡이 아닌 원곡의 가사를 개사한 스타일이였기 때문에 10개구단 관계자들은 졸지에 불법을 저지른 날벼락을 맞은 셈이였다.

 
새로운 응원가, 적극적인 창작곡 도입만이 유일한 해결책일까?
 

 지난 시즌중에 일부 원작자가 "저작인격권"을 주장했고 이를 인정한 2개구단에서 합의금 명목의 추가사용료를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KBO는 저작인격권 사용료 합의를 전적으로 구단에 일임했지만 겨우내내 협상은 지지부진 별다른 진전없이 난항을 겪었다. 뚜렷한 대안이나 방침이 없는 야구단을 상대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압박하면 큰 돈을 만질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음원시장에 퍼지면서 상식선을 넘는 엄청난 수준의 저작인격권을 요구하는 대행업자들과 브로커가 등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쯤되면 구단입장에서도 기존 응원가를 틀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사용료(저작료+저작인격권료)가 적잖은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심각한 골치거리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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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단 입장에서는 가능한한 원만한 합의를 통해 팬들에게 익숙한 응원가를 제공해주는 것이 우선이지만 분쟁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창작곡을 만드는 적극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넥센구단의 경우 법적문제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기존 선수들의 응원가를 모두 자체 개발한 응원가로 교체하는 초강수로 대응을 하고 있다. 터무니없이 오른 저작인격권 분쟁을 해결하면서 저작권료를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는 방법이지만 고척 스카이돔을 찾는 넥센 히어로즈팬들의 입장에서는 멜로디만으로도 선수의 얼굴이 떠오르는 익숙한 응원가 대신 듣도보도 못한 낯선 응원가는 무척이나 서운한 결정임에 틀림없다. 이미 기존 응원가에 익숙한 팬들을 위한 배려와 다방면의 노력이나 신중한 고민없이 오로지 구단의 이익만을 내세운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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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적극적으로 음원사용 협상을 나선 한화 이글스는 최대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기존 응원가를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대부분의 응원가에 대한 저작인격권 사용협상을 마친 상태지만 KBO의 대표적인 레전드 응원가로 손꼽히는 정근우의 응원가는 올시는 사용하기 힘들 전망이다. 두산베어스의 경우에도 응원가의 거의 대부분이 외국곡의 리듬을 따온 경우이기 때문에 대행사를 통해 해외에 있는 원작자의 사용허락을 받아내는 과정이 무척이나 까다롭고 오랜 시간이 걸려 원만한 해결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 Twins의 경우에도 신나는 리듬과 개성있는 가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오지환의 응원가를 비롯해 ABBA의 원곡을 개사한 몇 몇 선수들의 응원가는 협상결렬로 교체가 불가피한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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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에 응원석에서 앰프를 퇴출하는 것은 어떨까?
 

 이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저작권료와 저작인격료를 동시에 지불해야 하는 기존 음원보다는 순수 창작곡으로 응원가를 교체하는 넥센 히어로즈의 결정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귀에 속속 들어오던 친숙한 응원가를 버리고 하루아침에 새로운 노래에 적응을 해야 하는 열혈팬들의 입장에서는 평소 잘 알던 선수에게 낯선 향기가 느껴질만큼 상황에 몰입하는데 괴리감이 클 것이다. 배우들의 열연만큼이나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BGM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는 것 만큼이나 선수의 등장음악만으로 이미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킬 수 있는 조미료같은 대한민국 응원문화는 이미 KBO의 일부이기 때문에 사용료의 부담이라는 이유를 들어 응원가를 함부로 교체할 수 없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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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준비된 응원가가 팬들에게 소개되어 귀에 익숙해지고 정착이 되기까지 과도기간이 결코 짧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볼때 팀에 새롭게 영입된 FA선수 혹은 신인선수의 경우 구단이 창작곡을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존 선수의 응원가는 어떤 방식이 되었든 그대로 유지하는 절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협의가 가능한 원곡의 경우 적극적인 자세로 저작인격권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당연한 수순을 밟아야 하고 만약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해서 사용이 불가능한 응원가의 경우 앰프로 주도하는 응원방식이 아닌 팬들의 육성응원을 유도하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을 가져본다. 구단이 앰프를 동원해서 무작정 따라 부르게 유도하는 1차원적 방식의 응원이 아니라 팬들이 자발적으로 부르는 응원가라면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인격권을 문제삼을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지금이 야구장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시끄러운 앰프와 스피커를 퇴출시키고 자발적이면서 건전한 응원문화로 진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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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등급 쭈욱닷컴
    • 2017.04.20 10:27
    • 답글

    허 이제 알게되었는데 심각하군요
    오늘 직관예정이라 응원가가 달리 느껴질듯 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7.04.20 10:44
    • 답글

    쭈욱닷컴 님, 몇몇 선수의 응원가 달라졌다면 바로 저작인격권때문이랍니다...유심히 들어보시고 꼭 알려주세요^^

    • 등급 라이더
    • 2017.04.21 16:07
    • 답글

    멜로디를 살짝 바꿔서 저작법에 걸리지 않게 쓰던 곡 비슷하게 응원하면 좋을텐데

    • 등급 GM수연아빠
    • 2017.04.22 20:18
    • 답글

    라이더님, 그건 왠지 표절? ㅎㅎ 부작용이 더 심해질 듯 싶어요

    • 등급 이준학
    • 2017.04.23 22:00
    • 답글

    각구단들이 대학교 응원곡도 갖다쓰던데 ㅠㅠ

    • 등급 GM수연아빠
    • 2017.04.24 19:02
    • 답글

    이준학님, 학교응원가에 해외 축구팀 응원가까지...마구잡이긴 했죠

    • 등급 fixedsu***
    • 2017.04.24 09:56
    • 답글

    팬들 때문에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데...저작권료 주고 좋은 응원가 부르게해줘야지 선수도 기분좋게 운동하고 팬들도 신날텐데;;

    • 등급 GM수연아빠
    • 2017.04.24 19:04
    • 답글

    fixedsu***님, 공감합니다...기본중에 기본적인 팬서비스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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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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