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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하는 수요일밤의 매력, 야구에 미친 야광야구단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17.11.27 22:57
  • 조회 10695
  • 하이파이브 19


야구환자 야광[野狂,夜光]! 전승우승의 신화를 쓰다.


 수요일이 되면 언제나 신나고 즐거운 일이 생길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던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나이에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억압된 분위기에 좀처럼 적응이 쉽지 않고 하루 하루가 너무나 더디게 흐르는 시간 때문에 그저 답답하고 깝깝하기만 했던 군생활에도 생활의 활력소 비타민이자 일주일의 낙이 되었던 것은 바로 "전투체육의 날" 수요일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의젓한 사회인의 일원으로 자리잡아 주5일 근무가 일상화 된 최근에도 일주일의 중심인 수요일, 뭔가 재미난 이벤트가 있다면 바람쥐 쳇바퀴 돌 듯 무료한 평범한 직장인의 1주일이란 시간이 금방 지나갈 수 있을텐데라는 작은 바램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수요일이 되면 마치 공중전화 부스에서 안경과 양복을 벗어던지고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클락 켄트처럼 야근없는 가정의 날 수요일, 칼퇴근후 야구유니폼을 챙겨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수요야간리그 선수들의 티없이 밝고 순수한 표정은 잔업과 격무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위로할 수 있는 생활체육이 추구하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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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밤 최후의 혈투, 창과 방패의 맞대결


 살곶이 야구장에서 열린 수요야간리그 결승전의 주인공은 팀 승리 11승중 10승을 홀로 책임지며 다승, 방어율, 탈삼진까지 투수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못 말리는 에이스 우형진이 이끄는 야광팀과 타율 0.696과 OPS 2.185에 달하는 괴력을 뽐내며 수요일 밤하늘에 4개의 홈런포를 수 놓으며 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리그 최고의 거포 하상우 선수가 이끄는 밀리턴트 베이스볼간의 창과 방패로 비유되는 마지막 싸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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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대로 시즌내내 홀로 고군분투하며 마운드를 책임진 우형진을 상대로 밀리턴트 베이스볼는 권태상 카드로 맞불을 놓으며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결승전의 무대를 준비한다. 야광의 선발투수 우형진은 힘들이지 않는 슬로우 커브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구로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완급조절로 1회부터 삼진을 2개 솎아 내면서 기분좋은 출발을 가져간다. 특히 투타의 대결에서 관심을 모은 홈런타자 하상우와의 첫 대결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우형진의 스타트가 무척이나 산뜻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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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나는 야광과 반격하는 밀리턴트의 양보없는 대접전


 경기초반의 분위기를 결정지은 것은 양팀 선발투수들의 제구력 차이였다. 1회초를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은 야광의 마운드와는 대조적으로 밀리턴트 베이스볼은 1회에만 사사구 4개를 허용하면서 먼저 석점을 헌납했다. 톱타자 김재천이 최창열의 내야안타상황에서 무리하게 3루를 파고들다가 주루사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결승전 첫 이닝에 일찌감치 싱겁게 승부가 결정되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일방적인 경기초반의 흐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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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밀리턴트의 선두타자 백승국이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전명수의 우전안타와 더블스틸로 무사 2,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우형진은 특유의 슬로우-슬로우-퀵의 리듬감으로 밀리턴트의 하위타선을 삼진 2개를 곁들이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야광의 우승은 떼 놓은 당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1회와는 달리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되찾은 권태상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연속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경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4회초 선두타자 박재용의 우전안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밀리턴트 베이스볼은 9번타자 주원이 좌전안타로 귀중한 한 점을 뽑아 맹렬한 반격의 시작을 알렸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아쉽게 물러난 팀의 간판타자 하상우의 적시타와 백승국의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든 밀리턴트는 중견수의 키를 넘는 전명수의 2타점 2루타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한다. 정규 시즌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던 전승신화의 야광팀을 상대로 닥공야구의 팀컬러를 가진 밀리턴트의 뜨거운 방망이가 무섭게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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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성공한 밀리턴트의 리드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잠시 안정감을 찾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마운드의 권태상이 스코어 5-3으로 역전에 성공한 직후 사사구를 남발하면서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대량실점을 허용한 것. 상대투수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 든 야광의 집중력은 4회에만 7득점에 성공하는 빅이닝을 만들어 냈다. 이식과 정낙규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찬스를 이어나간 야광은 김명훈이 적시 2루타를 치고 폭주기관차처럼 3루를 향하다가 세번째 아웃을 당하는 장면이 다소 아쉬웠지만 스코어는 어느새 10대5로 승부의 추가 야광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어렵게 잡은 흐름을 허무하게 곧바로 내 준 밀리턴트의 경기운영 능력은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지던 상황이였다.​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의 승리, 이봉구 끝내기 결승타​

 야광이 한 걸음 달아나면 밀리턴트가 추격하는 경기의 내용은 마지막 이닝까지 계속 이어진다. 패색이 짙어가던 6회초 밀리턴트 베이스볼 클럽은 박상준-권태상-임원영이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밥상을 차렸고 백승국과 전명수의 내야타구에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야광의 내야진의 난조로 다시 한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면서 수요일밤의 다소 쌀쌀했던 날씨마저 잠시 잊게 만드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남자의 드라마를 조용히 써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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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이 대타로 출전한 이봉구에게로 찬스가 이어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하게 자기자리에서 꾸준함을 보여준 야광의 8번타자 이봉구는 이기원의 행운의 내야안타와 한민희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1사 2,3루의 찬스에서 권태상의 직구를 받아쳐 좌익선상으로 타구를 높게 띄워 올렸다. 이미 맞는 순간부터 팀의 우승을 위해 필요한 한 점을 만들기에 충분해 보이는 거리의 희생플라이성 타구였고 이 타구는 아슬아슬하게 좌익수의 글러브 끝을 스치는 끝내기 안타로 기록되면서 대타 이봉구는 결승전 MVP에 선정되는 각본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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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후 술자리의 약속을 뿌리치고 삼삼오오 야구장으로 모여들게 하는 평일야간야구의 성격에 걸맞게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이 돋보인 수요야구모임,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 4강전에 이은 결승전까지 유효적절한 순간마다 야신같은 용병술을 발휘한 배성재 감독이 이끄는 야구에 미친 사람들이 가을밤하늘을 야구로 환하게 밝힌 수요일은 바로 "야광의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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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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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등급 배대표
    • 2017.11.28 01:21
    • 답글

    잘봤습니다^^ 다시봐도 ㅎ 쫄깃한 경기였어서 ,,, 덕분에 좋은 추억 으로 남겨질것 같습니다! 추운날 취재하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4
    • 답글

    배대표님, 조금 늦엇습니다...그리고 우승 축하드려요!

    • 등급 geto2***
    • 2017.11.28 10:01
    • 답글

    멋진글 감사드립니다!! 사야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해주시는 서준원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4
    • 답글

    geto2***님, 재미난 경기였습니다~

    • 등급 psycored
    • 2017.11.28 10:54
    •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댜. 항상 감사드려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5
    • 답글

    psycored님, 재미나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등급 brothe***
    • 2017.11.28 17:30
    • 답글

    감사합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5
    • 답글

    brothe***님, 수고하셨습니다!!!

    • 등급 김엽
    • 2017.11.28 17:33
    • 답글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당~~~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4
    • 답글

    김엽님,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ㅎㅎ

    • 등급 pig***
    • 2017.11.28 18:49
    • 답글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7
    • 답글

    pig***님, 빅매치를 찾아 떠나는 야구장 출동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 등급 심성구
    • 2017.11.28 19:38
    • 답글

    오~~ 나무 배트를 쓰네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1.28 22:35
    • 답글

    심성구님, 네...최근에 나무배트를 사용중인데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 등급 김정현
    • 2017.11.28 22:16
    • 답글

    성동구청장기
    무사만루 역전찬스를 놓치고 준우승에 머문
    개포맘모스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 등급 김남준
    • 2017.12.01 14:49
    • 답글

    저도 사진속 나무배트를 보며 의아해 했습니다 저도 사회인야구를 하고있는데 왜그런가요?

    • 등급 GM수연아빠
    • 2017.12.03 10:19
    • 답글

    김남준님, 구장이 아담하기도 하고 안전을 위해 나무배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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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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