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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의 손기술, 포수 프레이밍 비즈볼프로젝트

류지호 (gulakk***)
2016.04.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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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볼 프로젝트 오주승] 야구에서 심판을 속이는 행위는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포수에게만 허용되는, 심지어 기술로 인정받는 속임수가 있다. 바로 미트질이라고도 불리는 포수의 프레이밍이다. StatCorner.com에 따르면 우수한 ‘프레이머’는 한 시즌에 20~30점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10점이 1승의 가치를 지닌다고 하니 홈 플레이트 위에서의 손놀림만으로 한 해에 2~3승을 더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부터 프레이밍은 포수의 기본 능력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순전히 느낌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3D 도플러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트랙맨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지난해 레이더가 측정한 잠실구장 포수들의 프레이밍은 어땠을까? 트랙맨 설치 후 잠실에서 치러진 110경기 동안 1000개 이상의 포구(스트라이크 또는 볼 판정을 받은)를 기록한 4명의 포수(유강남, 최경철, 양의지 최재훈)의 프레이밍 능력을 평가해 보았다.



스트라이크 존



사진1.png


규정상 스트라이크 존은 홈플레이트의 넓이와 타자의 무릎부터 벨트와 어깨의 중간부분까지를 높이로 갖는 세로가 긴 직사각형 형태이다. 그러나 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 스트라이크 존은 누워있는 담뱃갑 형태에 가까웠다. 프레이밍 능력을 측정하는데 있어 규정보다는 실제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여 이 칼럼에서는 측정 기간 동안 실제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 중 상하좌우 5% 극단값을 제외한 범위를 기준으로 삼았다.



볼 >> 스트라이크(oStr)


v.png

 

먼저 교묘한 프레이밍으로 존에서 벗어났지만(nO)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oStr)이다. 자료를 보면 네 명의 포수 모두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것에 있어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최경철은 존을 벗어난 911개의 공 중 106개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며 이 부문 1위를 기록했고 같은 팀 포수인 유강남이 10.13%로 그 뒤를 따랐다. 최재훈은 우타자를 상대로는 준수한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평균 이하의 oStr 수치를 기록하며 투수를 크게 도와주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 볼(zBall)



사진3.png


다음은 미숙한 프레이밍으로 존에 들어온 공(nZ)이지만 볼 판정을 받아(zBall) 투수들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이다. 앞선 oStr 비율보다 포수별 차이가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LG 포수들의 강세가 여전했다. 특히 최경철은 좌, 우타자 모두를 상대로 평균보다 3%p 이상 낮은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평균의 포수보다 30%이상 스트라이크를 더 지켜낸 것인데 아래 그림을 보면 볼 판정을 받은 공들(빨간 점)도 모서리에 걸친 공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4.png

 

LG 투수들은 최경철이 홈 플레이트 위에 앉아있는 한 볼 판정으로 불만을 가질 일은 적었을 것이다. 반면 양의지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평균적인 포수의 모습을 보였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우타자를 상대하면서 두산 투수들은 억울한 순간들이 다소 있었을 것이다.



준수한 잠실 포수들, 경이로운 최경철


사진5.png


프레이밍의 정확한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StatCorner.com을 참고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계산해보았다. 먼저 +Calls는 리그 평균 포수에 비해 프레이밍으로 몇 개의 스트라이크를 더 만들었는지를 나타낸다. 최경철의 경우 oStr과 zBall 수치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포구수가 유강남의 1/3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유강남과 비슷한 35.67개의 +Calls를 만들어냈다. 양의지는 oStr로 만든 11.88개의 스트라이크를 zBall로 손해보면서 3.66개의 이득을 얻는데 그쳤다. PerGame은 출전시간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Calls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경기당 평균 포구수인 82개를 기준으로 +Calls를 계산한 것이다. 최경철이 기록한 경기당 2.34개의 +Calls의 경우 최근 5년간 1000개 이상 포구 한 메이저리그 포수들 사이에서도 3위에 해당하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프레이밍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Dan Turkenkopf에 따르면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행위는 0.133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를 +Calls에 곱하면 포수가 프레이밍으로 만들어낸 평균 대비 득점 생산(RAA)를 구할 수 있다. LG의 두 포수는 각각 4.7점의 RAA를 기록했는데 이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약 12점정도가 나온다. Statiz 기준으로 2015년 1승당 필요 득점이 10.91점이니 LG는 두 포수의 프레이밍만으로 약 2승을 더 챙겨왔다고 할 수 있다.


사진6.png


위는 지난 12년간 LG와 두산의 투수 WAR이다. 2004년이후 줄곧 앞서 오던 두산의 투수 WAR이 2013년 이후 뒤집혔다. 그리고 그 시점은 트레이드를 통해 현재윤, 최경철 등이 LG의 유니폼을 입으며 포수가 대거 교체된 시점과 일치한다. 안방 위에서 벌어지는 작은 손놀림, 생각보다 훨씬 많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기록출처 : 애슬릿 미디어, STATIZ.co.kr, StatCor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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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프레이밍, 미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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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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